수족관 소녀 1
모쿠미야 조타로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돌고래 쇼.

어린 시절에 봤던 강렬한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물속에서 힘차게 솟구쳐 오르는 매끈한 돌고래의 자태.

그러나 <수족관 소녀 1>을 읽고서 '돌고래 쇼'가 아니라 '돌고래 라이브'였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사육사는 돌고래가 놀고 싶어 하는 마음과 관객에게 보여주는 연기의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지, 억지로 시키는 게 아니랍니다. 있는 그대로의 돌고래 모습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쇼가 아니라 라이브라는 겁니다. 보는 쪽과 보여지는 쪽의 간극이 이토록 큰 이유는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수족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보고 싶은 장면만 보려고 합니다. 마치 TV를 통해 본 자연 다큐멘터리를 재확인하는 정도랄까.

주인공 시마 유카는 3년차 시청 직원인데, 갑자기 황당한 파견 명령을 받게 됩니다.

바로 『시립 수족관 아쿠아파크』에서 1년간 일하라는 것.

사무직으로 일하던 시청 직원에게 수족관 일이라니 당최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그런데 더 신기한 건 유카가 순순히 자신의 업무를 받아들였다는 겁니다. 역시 공무원이 탁월한 적응력이랄까~~ 원래 해양학 전공자도 아닌 그녀가 아쿠아파크에 파견된 이유는 나중에 밝혀집니다. 암튼 수족관에 대해 1도 모르는 신입이지만 열정적으로 일하려는 유카에게 태클을 거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돌고래 담당자 카지입니다. 카지에게 업무를 배워야 하는데 가르쳐주기는커녕 유카를 투명인간 취급을 하니 답답할 노릇.

그러니까 이 소설은 유카의 좌충우돌 수족관 적응기이자 진짜 수족관 체험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진지하게 새로운 직업의 세계를 배우는 느낌이랄까.

특이한 건 돌고래 C1이 유카를 처음 보자마자 놀이 상대로 받아들였다는 겁니다. 굉장한 호감 표시라서 신기했습니다. 돌고래의 지능이 꽤 높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아쿠아파크의 돌고래들을 보니 더욱 감정이입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말만 못할 뿐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그렇다면 수족관은 왜 만들어졌고,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가라는 문제까지 생각하게 됩니다. 아쿠아파크의 관장님은 수족관 자체가 모순덩어리라고 말합니다. 자연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수족관을 유지하기 위해 인공적인 작업을 해야 하니까. 사육 스텝들이 해양동물을 대하는 태도 역시 모순적입니다. 객관적인 업무로 보면서도 인간적인 정을 느낄 수밖에 없으니까.

<수족관 소녀>는 현재 일본에서 4권까지 발간되었고, 2016년 NHK 드라마 <수족관 걸>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어쩐지 소설을 읽으면서 인간극장 같은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지더라니... 돌고래 C1처럼 단숨에 끌리는 이야기, 수족관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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