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노후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
박형서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의 노후>는 초고령 사회에서 벌어질 수 있는 끔찍한 비극을 다룬 소설입니다.

매우 친절하게도 이 소설 말미에는 '작품 해설'이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굳이 이 소설에 작품 해설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노후를 생각하는 연령대의 사람이라면 그 어떤 해설도 필요없을테니까. 분명 읽는 내내 충격 그 자체일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턴가 '혐오'라는 단어를 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건 말의 힘을 너무 간과한 탓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떤 대상이든 '혐오'라는 단어를 붙이는 순간 저주 받은 느낌이 듭니다. 묻지마 살인으로 희생된 여성에 대해서 범죄자가 평소에 '여성 혐오'가 있었다는 식으로...

이 소설에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노인 혐오'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인공 장길도는 보름 전에 공무원으로 정년퇴직을 한 따근따근한 백수입니다. 그는 아내 수련 씨에게 국민연금은 들 필요가 없다고 당부했는데, 방금 전 아내가 34년 전 연금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만 79세 비생산층, 연금 100% 수급 개시, 생산인구에 속한 자식이 없고 가족은 공무원연금 수급자인 남편 하나, 요양원 장기 거주' 하고 장길도는 하나하나 따져봅니다. '대체 얼마나 위험한 거지?' (18p)

국민연금 100% 수급자 노인이 사회에 얼마나 위험한 걸까요?

작가는 14년 뒤, 초고령 사회가 되는 시점을 배경으로 이 소설을 썼다고 합니다. 소설을 빙자한 예측이라고 하면 너무 소름끼칠 수 있겠지만 그만큼 납득이 되는 음모론으로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젊은이들이 계속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서 노인 세대보다 빈곤하게 살아야 한다면?  늘어나는 노인 인구를 책임지기 위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비용은 젊은 사람들이 부담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노인들에 대한 불만이 쌓일지도 모릅니다. 그때 국가는 어떻게 이 상황을 해결할지 궁금합니다.

<당신의 노후>에서 국가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합니다. 노인들의 자연스러운 죽음을 유도하는 것.

워낙 이 소설이 짧기 때문에 더 자세한 내용은 말하지 않겠습니다. 직접 읽어보는 것이 <당신의 노후>를 생각하는데 가장 효과적일 것입니다.

'난 아직 젊으니까 노후 걱정은 나중에 할래.'라고 생각한다면 읽지 않는 게 좋습니다. 스스로 어리다고, 아직 젊다고 느낀다면 이 소설은 아무런 감흥이 없을테니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나란 사람은 충격을 받았고, 이 소설이 마치 현실인 것마냥 아주 잠시 '국민연금을 포기해야 되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닌데 말이죠. 누구나 늙는다는 사실, 그리고 초고령 사회가 되고 있는 현실을 상기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당신의 노후>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심각한 문제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하는, 짧지만 강력한 한 방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