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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신호 - 무시하는 순간 당한다 느끼는 즉시 피할 것
개빈 드 베커 지음, 하현길 옮김 / 청림출판 / 2018년 6월
평점 :
끔찍한 살인 사건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사실 예전에는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여겼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우리 주변에서 범죄와 폭력이 벌어진다는 걸 알게 된 후로는 경계심이 많아졌습니다. 다만 어떻게 범죄로부터 안전을 지킬 수 있는지를 잘 몰라서 불안감이 더 커졌다는 게 문제입니다.
<서늘한 신호>는 범죄 예방을 위한 가이드북이라는 점에서 우리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이 책의 원제는 '두려움의 선물 : 우리를 폭력으로부터 보호하는 생존 신호들' <THE GIFT OF FEAR: SURVIVAL SIGNALS THAT PROTECT US FROM VIOLENCE> 입니다.
미국 사회에서 벌어진 폭력을 다루고 있지만 어떤 나라든지 폭력적인 행태의 위험들은 비슷하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 많은 걸 배울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실제 사례를 통해 위험이 어떻게 보이는지, 어떻게 폭력적인 형태를 예측할 수 있는지 여러가지 신호를 알려줍니다. 우리는 대부분 위험을 미리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으나 그걸 무시하기 때문에 위험에 처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위험을 감지했다면 즉시 피하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입니다.
책에 나오는 모든 이야기는 실화이며, 대부분의 가해자가 남성입니다. 모든 연령대 그리고 이 세상 모든 곳의 남성이 여성보다 더 폭력적이므로 성별에 따른 차별이 통계적으로 더 정확하다는 것이 저자의 의견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소름끼쳤던 건 대부분의 범죄자들이 사건을 저지르기 전에 여러 번 위험한 신호를 보냈는데 주변 사람들이 무시했고, 그 결과 누군가는 폭력의 피해자가 됐다는 사실입니다. 낯선 사람에게 당하는 경우보다 익숙한 사람에게 당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도 충격적입니다. 같은 직장의 동료 혹은 동네 이웃, 아니면 소개로 만난 사람 그리고 생각하기 싫지만 가족, 배우자 등등.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아무리 피해자가 "아니오."라는 거절을 해도 범죄자들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또한 범죄자들은 매우 교묘하게 "아니오."라는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을 표적으로 삼는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거절 못한 여자의 잘못이 아니라 쉽게 제압할 수 있는 상대를 고르는 범죄자의 전형적 수법으로 봐야 합니다. 낯선 사람의 미심쩍은 호의는 단호하게 거절해야 합니다. 물론 강력한 거절을 표시했어도 끝까지 집착하는 스토커를 당해낼 방법이 없는데, 이때는 위험 신호를 빠르게 예측하고 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스토커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여자들이 접근 금지 명령으로 보호받기는커녕 살해당한 경우가 많았다는 건 심각한 문제입니다. 폭력적 성향이 없는 이성적인 사람에게는 접근 금지 명령이 효과적이겠지만 스토커나 학대하는 남편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증거입니다.
우리는 폭력이 우리의 이해 범위를 넘어선 어딘가에 있다고 믿고 싶어하기 때문에 신호를 읽지 못한 데 따른 책임감에서 벗어나려 합니다. 그러나 진실은 이렇습니다. 폭력은 일어나기 전에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합니다. 폭력을 쓰겠다는 결정에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절차 - 정당성Justification, 대안Alternatives, 결과Consequences, 능력Ability -를 어떻게 인식하는지로 압축됩니다. 이 네 가지 요소의 머리글자를 따서 'JACA'라고 줄여 부르는데, 이 요소들에 대한 평가는 폭력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밖에도 우리가 폭력을 감지할 수 있는 패턴과 경고 신호는 다양합니다. 책에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왜 이 책이 두꺼울 수밖에 없는지, 읽다보면 알 수 있습니다. 부록에 있는 '신호와 예측 전략, 예측의 요소,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해야 할 질문'을 보면 현재 얼마나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가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이 알수록 위험을 예측하는 능력, 자신의 직관을 믿을 수 있습니다. <서늘한 신호>는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한 생존 전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