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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렉터스 컷 - 살인을 생중계합니다
우타노 쇼고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해외 뉴스에서 유명한 기자의 특종들이 사실은 조작이었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밝혀진 한 건만 거짓인 줄 알았는데, 이전의 특종들마저도 방송조작이었다는 게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기자로 인해 방송국 전체의 신뢰도는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방송을 위해서라면... 방송국놈들이란...'식의 말들이 빈말이 아니었습니다.
<디렉터스 컷 : 살인을 생중계합니다>라는 소설 역시 특종을 위해서라면 조작방송을 서슴지 않는 디텍터와 SNS 스타가 된 연쇄살인범이 등장합니다.
읽는 내내 불편하고 불쾌한 기분을 느끼면서도 끝까지 읽을 수 밖에 없는 소설이었습니다.
다 읽은 후에 목차를 보니 저자는 모든 걸 예고편처럼 알려줬습니다.
# 모든 것은 몰지각한 젊은이들의 폭주에서 시작했는가 ... 굳이 이유를 찾자면 '몰지각'하다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도가 지나치면 문제가 생기는 법.
방송국 하청업체 디렉터로 일하는 하세미는 특종을 위해 아는 동생들을 이용한 조작방송을 만듭니다. 그리고 아는 동생들은 마치 악역을 연기하듯 일상을 살아갑니다. 스마트폰과 SNS의 발달로 인한 폐해, 그 중에는 소비자 갑질도 포함됩니다. 예를 들면 음식점에서 작은 실수나 트집을 잡아 소란을 피우면서 이득을 보는 진상 손님 역할을 충실히 해냅니다.
# 아니면 고독한 청년이 도시의 사냥꾼으로 변해서인가 ... 미용실 견습 직원으로 일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혼자 쓰는 트위터에 올리면서 푸는 가와시마 모토키. 원래 트위터는 소통을 위한 것인데 아무도 팔로잉하지 않는 트위터를 일기장처럼 쓴다는 게 아이러니. 실제로 일이 서툰 건지 사회성이 부족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둘 다라고 해도 직장 내 왕따는 부당한 일입니다. 속에 쌓인 불만은 많았지만 비양심적인 인간은 아니었는데. 그랬던 그가 살인자가 된 건 전혀 예기치 못한 사고였습니다.
# 아니, 그전부터 불씨는 이미 존재했다 ... 안타깝지만 모든 불행한 사건에는 미처 막지 못한 불씨가 존재합니다. 아무리 작은 불씨라도 발견하면 바로 껐어야 했는데, 그걸 무시했기 때문에 큰 화재로 번진 것입니다. 선행에는 크고 작은 것을 나눌 수 있지만 악행은 다 똑같습니다. 아무리 작은 악행이라도 한 번 저지르고 나면 이후에는 겉잡을 수 없으니까.
#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침묵의 살인자 ... 연쇄살인범으로 쫓기는 가와시마와 그를 잡기 위한 미끼로 방화를 저지른 하세미와 동생들. 도대체 어디까지 갈 건지,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차를 보듯 불안해보입니다. 양심이 사라지면 그 끝은 비극뿐.
# 야욕에 사로잡힌 남자는 소리친다. "죽어! 죽어! 다 죽어버려!" ... 너무나 쉽게 사람을 판단하는 게 아닐까, 스스로 반성해 봅니다. 사회가 만든 허상에 우리 모두가 속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진실은 사라지고 교묘하게 편집된 영상을 가리켜 '악마의 편집'이라고 부릅니다. 당연히 편집한 의도대로 보여지는 사기 행각.
# 이것은 연출의 범주입니다 ...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인간이길 포기한 인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너무 다양한 악인들을 보게 되어 공포스럽습니다. 끝까지 방송이라는 미명하에 살인을 생중계하다니, 현대판 악마를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