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산에는 꽃이 피네 - 열두 개의 달 시화집 四月 ㅣ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지음, 파울 클레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18년 5월
평점 :
제게 있어서 시(詩)는 달맞이꽃 같습니다.
어둑어둑 밤이 되어서야 달을 맞이하듯 피어나는 꽃처럼, 제 안에 시(詩)를 향한 마음이 피어납니다.
모두가 잠든 밤이 좋습니다. 새근새근 숨소리가 정겨운 음악 같이 들려오는 시각에 시집을 펼쳐봅니다.
<산에는 꽃이 피네 : 열두 개의 달 시화집 四月>은 딱 제 손바닥만한 작은 시집입니다.
열두 달 계절의 느낌을 담아낸 아름다운 시(詩)와 명화를 결합한 시화집 시리즈 중에서 이 책은 4월 편입니다.
사월의 봄을 노래한 19명의 시인과 현대 추상회화의 시조라 불리는 독일 화가 파울 클레의 그림을 함께 만날 수 있습니다.
매일 한 편의 시... 연필로 꼭꼭 눌러가며 한글자씩 적는 심정으로 마음에 담아봅니다.
4월 1일 하이쿠 - 나리히라
4월 2일 청양사 - 장정심
4월 3일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 김영랑
4월 4일 산유화 - 김소월
4월 5일 사랑의 전당 - 윤동주
4월 6일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 김영랑
4월 7일 산골물 - 윤동주
4월 8일 꿈밭에 봄 마음 - 김영랑
4월 9일 하이쿠 - 잇사
4월 10일 그 노래 - 장정심
4월 11일 하이쿠 - 지요니
4월 12일 돌팔매 - 오일도
4월 13일 공상 - 윤동주
4월 14일 봄은 간다 - 김억
4월 15일 하이쿠 - 기토
4월 16일 양지쪽 - 윤동주
4월 17일 고양이의 꿈 - 이장희
4월 18일 울적 - 윤동주
4월 19일 해바라기씨 - 정지용
4월 20일 위로 - 윤동주
4월 21일 오줌싸개 지도 - 윤동주
4월 22일 애기의 새벽 - 윤동주
4월 23일 형제별 - 방정환
4월 24일 도요새 - 오일도
4월 25일 하이쿠 - 바쇼
4월 26일 꽃이 먼저 알아 - 한용운
4월 27일 봄2 - 윤동주
4월 28일 새 봄 - 조명희
4월 29일 달밤 - 윤곤강
4월 30일 저녁 - 이장희
유난히도 짧은, 사월의 봄이 지나갑니다. 그래서 김억 시인의 <봄이 간다>의 구절들이 가슴에 콕 박히는 것만 같습니다.
밤이도다 봄이도다. / 밤만도 애닯은데 봄만도 생각인데/ 날은 빠르다 봄은 간다/ 깊은 생각은 아득이는데 저 바람에 새가 슬피운다/ 검은 내 떠돈다 종소리 빗긴다/ 말도 없는 밤의 설움 소리 없는 봄의 가슴/ 꽃은 떨어진다 님은 탄식한다.
어쩜 이리도 봄을 잘 표현하였는지 그저 감탄할 따름입니다. 뭐라 표현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하는 내 마음을 대신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봄이 주는 애틋함, 간질간질한 설렘... 그밖에 모든 감정들이 시인의 목소리를 통해 아름다운 시로 탄생합니다.
그리고 파울 클레의 그림들은 마치 시를 위해 만든 작품처럼 잘 어울립니다. 클레는 아프리카 튀니지를 여행하면서 "색채와 나는 하나가 되었다. 나는 화가다."라는 감상을 남겼다고 합니다. 그들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겠지만 한 권의 책 속에 시와 그림이 함께 있다는 건 기막힌 운명과 닮아 있습니다. '바로 너였구나... 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