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제5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이준영 외 지음 / 마카롱 / 2018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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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 속에 여러 작가의 소설을 만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2018>

심사위원이 평가하여 뽑힌 다섯 편의 작품을 굳이 또 평가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저 놀라운 상상력이 돋보이는 단편소설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님아, 저 우주를 건너지마오>는 미래에 벌어질 법한 우주 여행과 복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과학기술이 가져올 명암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미국영화 중에 자신의 복제인간을 만들어서 귀찮은 일상을 처리하게 시켰더니, 나중엔 자신의 존재가 불필요해지는 모순이 발생하는 스토리가 기억납니다.

그 영화의 결말이 어땠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완벽한 복제인간은 자신을 복제라고 생각하지 않을테니까, 진짜인간을 위협하는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짜인간의 마음이 진실하다면 그 역시 복제되지 않았을까요. 만약 내가 복제인간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진지한 상상을 했습니다.

<임수 씨, 맛있습니까?>는 꿈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야기입니다. 사랑했던 그녀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 뒤, 뚱뚱했던 그녀처럼 살쪄버린 남자의 이야기. 두 사람의 사랑이 얼마나 깊었는지 다른 사람들은 알 수 없습니다. 그저 보이는대로 뚱뚱한 여자가 잘생기고 멋진 남자를 만났다고 기억할 뿐. 하지만 남자는 그녀를 잊지 못해서, 그녀가 없는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자신의 배를 끝없이 채워갑니다. 문득 꿈 같이 사슴으로 나타난 그녀는 왜하필 그 남자의 발톱을 잘라줬을까요... 정확한 이해보다는 막연한 느낌으로 그들의 사랑을 짐작해봤습니다.

<야광의 구두 수선 가게>는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인간 이외에 괴물이나 이물로 불리는 존재가 있다는 설정. 왠지 드라마 <도깨비>를 떠올리게 됩니다. 주인공 한빛은 야광족으로 구두 수선 가게를 운영하면서 인간이 맡긴 신발을 통해서 그들의 운을 흡수하여 영생을 누립니다. 한 번도 인간에게 자신의 정체를 들킨 적 없는 한빛을 단번에 알아본 여자는 바로 보라. 그리고 이들을 지켜보는 서낭은 인간과 이물, 두 종족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존재하는 관리자입니다. 미리 밝히자면 드라마처럼 한빛과 보라의 로맨스를 기대하지 마시길. 야광족에게 인간이란 자신의 영생을 위해 필요한 영양분 정도랄까. 맛있는 치킨을 먹으면서 닭장 속의 닭에게 사랑을 느끼기는 힘든 법. 다만 연민을 느낄 수는 있을 겁니다. 연민이 사랑으로 바뀔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팔랑귀의 시계>는 요근래 쏟아져나오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연상케 합니다. 아이돌 스타가 되기 위해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소년, 소녀들을 보면서 속상했는데...

이 소설의 배경은 영화 <주토피아>를 떠올리면 될 것 같습니다. 대형기획사 사장은 치타, 연습생이자 주인공 라라는 코끼리. 도대체 왜 코끼리인 그녀가 날씬해져야 하는 건지 알 수 없지만, 그건 코끼리가 아닌 인간이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해서 그 기준에 맞추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여러 동물들로 묘사되니까 더욱 극대화되는 느낌이 듭니다. 코끼리 라라의 특기가 커다란 귀를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팔랑귀라니... 무슨 특기를 가졌는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떤 특기든 대중의 관심을 끌고 인기를 얻으면 그만이니까. 그래서 라라의 선택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후회하면 늦으리.

<브람스-612>는 배경은 SF인데 전반적인 스토리는 영화 <클래식>을 떠올리게 합니다. 사랑이 뭔지, 삶이란 무엇인지...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인간의 감성은 변하지 않을 것 같아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책과 브람스라는 이름을 가진 고양이. 어쩌면 사랑을 대신할 만한 단어를 찾는다면 그건 브람스? 

잔잔한 듯 보이는 주인공 명진 덕분에 사랑이라는 감정이 더 선명해보이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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