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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다 - 가까울수록 상처를 주는 모녀관계 심리학
가야마 리카 지음, 김경은 옮김 / 걷는나무 / 2018년 4월
평점 :
상처 하나 없이 성장한 사람이 있을까요.
<딸은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다>는 엄마로 인해 힘든 딸들을 위한 심리 코칭 책입니다.
30여 년간 가족심리전문의로서 수많은 사람들을 치유해온 저자는 '모녀 관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저자는 딸들이 엄마와의 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모녀 스트레스'라고 이름 붙였고, 이 책을 통해서 다양한 사례와 함께 해결책을 제시해줍니다.
물론 일방적으로 엄마가 딸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딸 입장에서 엄마는 거부하기 힘든 존재라서 딸이 받는 심리적 상처가 더 클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실에서는 딸로 인해 고통받는 엄마도 있겠지만, 이 책에서는 엄마로 인해 힘든 딸들만을 생각하기로 합니다.
엄마와의 관계에서 스트레스 받는 딸들이 유독 힘든 이유는 관계의 경계선을 긋기가 어려울뿐더러 엄마를 미워한다는 죄책감까지 시달리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너무 가깝기 때문에 상처가 더 큰 것인지도 모릅니다. 엄마에게 딸은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자신의 분신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엄마가 딸에게 갖는 애착이 클수록 집착과 간섭은 커지고, 성인이 된 딸은 엄마로부터 벗어날 수 없어서 괴롭게 됩니다.
사실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라는 표현은 매우 자극적으로 들립니다. 인간 관계에서 누구든지 상대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서는 안되니까. 하지만 책 속에 나온 사연들을 보면서 '감정 쓰레기통'이 어떤 의미였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엄마와 친구처럼 지내던 딸이 우울증에 걸린 사연처럼 모녀 관계가 지나치게 밀접하면 딸이 독립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면서 원하는 삶을 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엄마와 딸 사이에도 일정 거리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가까운 가족 간에도 관계의 경계선을 그을 줄 알아야 마찰이 줄어듭니다.
모든 인간 관계가 그러하듯이, 이 책에서 알려준 조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세상에서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기 자신뿐이라는 걸. 생각의 무게중심을 엄마에서 나에게로 옮기라는 것, 그래야 엄마가 아닌 딸이 주인이 되어 자신의 삶을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사연과 감정 코칭 이외에도 상담을 받는 것처럼 질문에 대한 답을 적어보는 칸이 있습니다.
"나는 □ 다"라는 문장의 빈칸에 들어갈 말을 자유롭게 써보세요. '부지런하다', '인정이 많다' 등 성격의 특징이든, '키가 크다', '머리가 짧다' 등 외모의 특성이든 어느 것이라도 좋습니다.
엄마가 반대해서,
혹은 엄마의 눈치를 보느라 하지 못했던 것들을 써보세요. (213p)
솔직하게 적어보는 것이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문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엄마와 딸 사이, 좀더 행복한 관계를 위해서 필요한 책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