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보이 - 2018년 제14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박형근 지음 / 나무옆의자 / 2018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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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보이>의 주인공 '나'는 우주인 오디션이 최종합격하여 2주간 ISS(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물게 됩니다.

우주선이 발사된 후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니 우주가 아닌 지구와 똑같은 곳에 도착합니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첫 장을 펼치자마자 주인공 시선에서 시작된 이야기 때문에 읽는 내내 주인공처럼 어리둥절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필이면 외계인이 샤넬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의 모습을 한 것도 이상해, 완전 이상해~~왠지 몰래카메라가 아닐까라는 의심이 스멀스멀~

그러나 외계인은 능숙하게 설명해줍니다. 수십 년 전부터 지구인들이 우주로 날아와서 우리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 그러나 우리는 지구인들에게 전혀 흥미가 없다, 고로 너는 2주 동안 우리가 마련한 이곳에서 잘 놀다 가거라. 스페이스 보이~

외계인은 마치 주인공의 생각을 읽는 것처럼 보입니다. 외계인이 제시한 조건은 이곳에서 겪은 모든 기억을 지우는 대가로 원하는 것 한 가지를 들어준다는 겁니다.

오호~ 외계인이 아니라 요정 지니 같은데?

외계인은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합니다.  "스페이스 보이, 혹시 이 말 기억하고 있어?  언어의 한계란 사고의 한계다." (20p)

주인공은 곧 이 말을 기억해냅니다.

"언어의 한계는 사고의 한계고 세계는 사물이 아닌 사실의 총체다. 그리고 이 세계는 바로 나의 뇌 속이죠."

그가 선글라스를 고쳐 쓰며 내게 말했어.

"말할 수 없는 것에는 침묵해야 한다."

"그래요 그것도 전부 비트켄슈타인의 말이죠. 당신은 나도 잊어버린 15년 전에 읽은 책의 구절을 알고 있어요. 왜냐하면 이곳에서 나를 읽었기 때문이죠. 나도 잊어버린 나의 뇌 속 깊숙이 박혀 있는 문장을요. ...." (74p)

신비로운 우주 체험을 할 줄 알았던 주인공에게 벌어진 이 해괴한 상황에서 문득 궁금해집니다. 주인공의 한 가지 소원은 뭘까라는.

로또당첨이나 우월한 유전자... 뭐든 이뤄진다고. 그런데 주인공은 원한 건 자신의 기억을 손대지 말라는 거.

주인공이 외계인을 만났던 2주 동안 지구에 전송된 그의 모습은 모두 연출된 것으로, 지구로 귀환해보니 그는 우주인에서 유명인이 되었습니다. 그다음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인생은 게임처럼 리셋할 수 없으니까, 평범한 우리는 이 생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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