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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손길이 닿기 전에
리사 윈게이트 지음, 박지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누군가에게 어떤 진실은 감추고 싶은 비밀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당사자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 결국 드러나는 진실이 있습니다.
<당신의 손길이 닿기 전에>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고 합니다.
미국 멤피스에 있는 테네시 보육원에서 벌어진 조지아 탠의 범죄.
조지아 탠은 불법적인 방식으로 신생아뿐 아니라 어린아이들을 보육원에 데려와 입양이라는 명목하에 수많은 돈을 갈취했습니다.
또한 입양되지 못한 아이들 중에는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한 데다가 학대, 감금, 폭행 등으로 죽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테네시 보육원의 피해 아동들입니다.
과거 1939년과 현재라는 시간이, 마치 씨실과 날실처럼 엮어지면서 감춰져 있던 진실들이 서서히 드러납니다.
미시시피강의 보트 위에서 생활하는 가난한 포스가(家)의 아이들 - 열두 살 소녀 릴 포스, 카멜리아, 라크, 펀, 가비언.
어느날 엄마 퀴니는 출산 중 위급한 상황이 되어, 아빠 브라이니가 어쩔 수 없이 아이들만 남겨둔 채 병원에 가게 됩니다. 그때 경찰들이 부모 없이 보트에 있는 릴과 네 명의 아이들을 테네시 보육원에 데려갑니다. 잠시만 기다리면 부모를 만날 줄 알았던 아이들은 한순간에 버려진 아이들 취급을 당하며 학대를 당합니다. 조지아 탠에게 보육원 아이들은 한낱 돈벌이 대상이었던 겁니다.
현재 시점에서는 명문가 스태포드의 막내딸 에이버리가 등장합니다. 그녀는 상원의원인 아버지를 돕기 위해 요양원 행사에 참석했다가 메이 크랜들이라는 할머니를 만나게 됩니다. 에이버리의 할머니가 준 잠자리 팔찌를 자신의 것이라며 가져간 메이 크랜들. 팔찌를 찾기 위해 다시 찾은 요양원에서 액자 속 사진을 보게 됩니다. 묘하게도 사진 속의 인물이 에이버리의 할머니를 닮았던 것. 지금 에이버리의 할머니는 치매 초기 증세로 다른 요양원에 계셔서 확인할 수 없습니다. 뭔가 호기심이 발동한 에이버리는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게 됩니다.
이 소설은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는 아닙니다. 오히려 잔잔한 가족영화를 떠올리게 합니다. 부모를 잃은 아이들, 입양된 아이들... 솔직히 겪어보지 않은 아픔이라서 아이들의 심정을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슬프고 아픕니다. 입양아동들이 성인이 된 후에 친부모를 찾으려고 애쓰는 건 그냥 본능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의 뿌리를 찾는다는 건 두렵지만 마주해야 할 진실인 것 같습니다.
<당신의 손길이 닿기 전에>는 가슴 속에 응어리진 한(恨)을 담담히 풀어낸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사랑받아야 할 존재인데, 불행하게도 현실은 아이들에게 더욱 가혹한 것 같습니다. 아픈 과거를 되돌릴 수는 없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더욱 사랑하는 것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