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리치의 일본 미학 - 경계인이 바라본 반세기
도널드 리치 지음, 박경환.윤영수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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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은 패턴화 된 나라에서 살고 있는 패턴화 된 사람들이다.(p.16)' 로 시작하여 ‘패턴’을 만들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에세이인 #일본의형태(1964)를 비롯해 말년에 자신의 연구를 집대성한 듯한 #일본미학소고(2007)까지 모두 스무편의 에세이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 안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한 ‘전형적인’ 일본의 모습도 들어있습니다. 그러나  저자의 관점을 통해 접하는 일본은 생각보다 다채롭고 새롭고 거대합니다.
'일본 전통 예술에서는 덜어낼수록 좋다고들 말한다.'(p.31) 라는 문장은 두번째 에세이 #일본영화에대한어떤정의에 나온 문장입니다. 
저자는 일본 문화에서 바로 이 '덜어냄' 혹은 '빈 공간'에 대해 수록된 글 여러 부분에서 언급합니다. 일본 경제성장이 폭발적으로 이루어진 버블을 지나며 그 공간이 다른 것들로 채워지는 것에 대해서 아쉬움을 표합니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상당히 적극적으로 서양문물을 받아들인 일본 사회에서 그 문화가 어떻게 나타났는지, 왜 그런 양상을 띄게 되었는지 살펴본 글들은 일본문화의 단면들을 보여줄뿐만 아니라 이방인으로써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을 함께 이야기합니다.
자동차, 키스, 패션 그리고 외부에서 영향을 받았다기 보다는 일본 고유의 유사종교와도 같은 파친코의 이야기가 그렇습니다.
이 책에서 일본영화를 다룬 에세이들이 단연 눈에 띄는데, 저자 도널드 리치는 오즈 야스지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을 서양에 알린 장본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조금은 관념적인 글들 사이에서 영화에 대한 글은 구체적인 분석이 돋보입니다. 

마지막 글 #일본미학소고에서는 제각각 흩어져 있던 문화의 조각들이 하나로 근사하게 맞춰집니다.
듣기는 했지만 개념은 모호 했던 '와비와 사비 , 이키와 후류'에 대한 개념과 일본 문학에서 표현되는 예가 제시됩니다. 여기서 한번 더 일본인들이 변화를 바라보는 방식과 죽음을 수용하는 방식이 다뤄집니다. 의미와 관계없이 겉모습만 모방하는 게 일본문화의 특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리치의 주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결과적인 것이 그럴지언정 일본의 전통 방식은 아니라고 합니다.


저자의 입장이 #경계인( 한국과 일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경계인)이라서 새롭게 바라보게 된 면도 있습니다.
모든 에세이가 좋지만 특히 마지막 #일본미학소고는 천천히 시간을 들여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이 필요하고 그래서 더욱 이 책 #도널드리치의일본미학은 읽어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도널드리치의일본미학서평단#도서협찬#도널드리치의일본미학#글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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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본스
애나 번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창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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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데뷔 작이기도 한 이 작품 #노본스는 총성이 일상이 된 북아일랜드의 아도인을 배경으로 시대별로 주인공 ‘어밀리아‘와
그 주변 인물들의 연대기를 그린 작품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건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극 중에서 세월이 가고 사람이 죽고, 싸움이 일어나고 또 어딘가에서는 복수 혹은 응징이 이루어 지고 있고 그런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지나갑니다. 텍스트를 통해 눈 앞에 펼쳐지는 정경은 유혈이 낭자한데, 또 어이 없이 웃음이 터지기도 합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그런 상황들을 읽으면서 과연 이들에게 출구는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작품 전체를 끝까지 읽으면 다를까 궁금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죽음을 당하지 않으려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지, 왜 열여섯 먹은 아이가 60년 , 70년 남은 시간을 살고 싶어하지 않는지 알 수가 없었다.( p.145)

#부커상작가#밀크맨#애나번스#천재적데뷔작
#전쟁#여성서사#혐오#북아일랜드분쟁
#가제본서평단#노본스
#가제본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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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팝의 고고학 1960 - 탄생과 혁명 한국 팝의 고고학
신현준.최지선 지음 / 을유문화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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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팝의고고학1960탄생과혁명은 #한국팝의고고학시리즈 첫번째 책입니다.
1장 미8군 무대와 ‘양악’의 유입을 시작으로 이름도 생소한 ‘캄보 밴드’를 거쳐 팝 혁명의 조짐, 그룹사운드, 사이키의 광란 그리고 10장 포크송, 이지리스닝에서 싱어송라이터를 끝으로 이 책은 마무리 됩니다.
10년 정도의 세월동안 꾸준히 사랑받는 ‘트로트’와 다른 갈래로 많은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새로운 음악들이 번성했다 사라지는 과정을 촘촘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전.후로 주둔한 미군기지를 중심으로 ‘양악’이 이식되고, 그 ‘쇼’에서 연주하거나 노래를 부르던 이들이 매체의 발전에 따라 대중가요로 편입되는 과정과 한국의 ‘팝’음악이 변화화는 과정을 따라가다보면 역동적인 변화는 항상 있어왔던 것 같습니다. 6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미8군 출신이 아닌 가수들이 등장하고 70년대가 가까워지면서는 그동안 정해진 수순과는 전혀 다른 길을 통해서 등장하는 가수(그룹 등)가 늘어납니다.
이런 변화는 단지 그 시대 뿐만 아니라 순환처럼 계속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가수 혹은 그룹이 있으면 그들이 ‘쇼’에 출연할 수 있도록 기획하는 사람들, 음반을 만들도록 조력한 사람들, 그리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 사람들 등 수많은 사람들의 힘이 한 시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놀랍고도 아쉬웠던 부분은 어느 장르를 막론하고 ‘음반’이 많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기술이 발전하고 인식도 변화하면서 점점 음반 발매가 이루어졌다고는 합니다만, 전설처럼 흘러가 버린 시간이 안타깝습니다.

이 책에서 펼쳐 놓은 ‘한국 팝의 역사’를 통해 근대사와는 또 다른 ‘현대 사회사’를 접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특히, 당대를 풍미한 아티스트, 기획자 그리고 관계자들의 인터뷰는 그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합니다. 기록만으로는 알 수 없는 당시의 상황을 좀더 생생하게 전해 들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시작으로 다음 시대, 또 그 다음시대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더 읽고 싶어졌습니다.
#한국팝의고고학1960#신현준_최지선_지음 #을유문화사
#도서제공 #한국팝#대중음악#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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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H마트에서 울다
미셸 자우너 지음, 정혜윤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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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패니즈 브랙퍼스트의 가수이자 기타리스트 미셀 자우너의 에세이집 입니다. 가족과 음식에 관한 스무 개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리뷰책으로 받은 표제작 #h마트에서울다는 어머니와의 추억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한국식료품을 판매하는 쇼핑 몰 h마트에서 저자가 느끼는 그리움과 슬픔 그리고 반짝이는 추억들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추천하는 말 중에 ‘h마트에서 울다를 읽고 울지 않을 수 없다’는 문장처럼 이미 시작부터 사랑하는 사림을 잃은 슬픔이 분주한 마트의 모습과 함께 훅 치고 들어옵니다.
낯모르는 노인에게 분노를 느끼고 건너편 모자의 모습을 보며 무덤덤한 그 아들에게 모친의 중요함을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저자의 모습에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이 느껴집니다.
여기서 분노는 요즘 공기처럼 차고 넘치는 혐오의 분노가 아니라 늙기 전에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깔린 분노입니다.
엄마와 먹던 뻥튀기, 엄마와 이모와 먹던 한국식 중국음식 등 음식 대한 묘사들이 영혼을 눌러 담은 듯 생생합니다. 거기에 담긴 그리움들도 그에 못지 않게 생생합니다.
일상적으로 늘 함께 가던 장소들이 어쩌면 피할 수 없는 그리움들이 쌓여있고 또 이후의 그 마음들을 쌓아가는 곳 아닐까 합니다.

다른 글들도 너무 궁금해서 꼭 읽어보려고 합니다.

#h마트에서울다_리뷰단
#전자책일부를출판사에서제공받았습니다.
#미셀자우너지음
#정혜윤옮김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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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살인 2 - 내 안의 살인 파트너
카르스텐 두세 지음, 전은경 옮김 / 세계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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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의 산장에서 썩 유쾌하지 못한 상황을 겪고 다시 명상 선생 요쉬카 브라이트너를 찾게 됩니다.
명상 선생이 수용할 수 있는 선에서 자신이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던 상황을 면담하던 중
자신의 ‘내면 아이‘의 존재를 자각하게 됩니다.
말하자면 어린 시절의 상처를 품고 내면에 남아있는 자신의 어린 시절이라고 할까요 .
명상가의 조언대로 내면아이와 잘 지내기 위해 파트너 주간을 시작하면서 사람 일이 그렇듯 계획에 없던 일들, 그것도 샤사와 함께 ‘더 이상 살인은 하지 않겠다‘는 신념과 정면 충돌하는 일들이연이어 발생합니다.
탈출한 줄 알았던 보리스가 협박장과 함께 돌아오고, 비요른이 내면아이와 함께 떠올린 해결책인 ‘홀게르손 집안‘의
구성원이 끼어들고 한마디로 뒤죽박죽으로 달려가는 듯한 양상을 보입니다.
그렇게 비요른이 처한 상황들은 아주 사소한 것으로 인해 이전의 사건들까지 그를 압박해 오는 듯 합니다.
예를 들면 유치원 맞은편 공원의 자유인들을 조금 조용하게 하려고 했을 뿐인데 홀게르손 집안 사람들이 끼어있다거나 등등.
그러나 내면의 아이를 잘 달래가며 그 ‘순진학‘ 혹은 ‘유치한‘ 생각의 도움을 받아 협박범과 지하실의 마피아를 처리하고, 평화를 맞이합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그다지 크게 자극적이지 않고, 독일어의 낮은 읊조림 처럼 흘러가는 듯 한데, 묘사가 그럴뿐 과격하기도 하고,곳곳에 웃음 포인트가 숨어 있습니다. 한 번 잡으면 계속 읽게 되는 작품입니다.

상처의 버튼이 눌렸을 때 통제할 수 없이 터져나오는 ‘분노‘의 원인을 ‘아이‘에게 전가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어른들의 내면에 아직 자라지 못하고 남아있는 상처받은 아이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합니다.

3편 예고도 나왔는데, 얼른 읽어보고 싶습니다.

#도서제공
#5살아이는왜사람을죽였을까
#명상살인
#명상살인2
#내면아이
#카르스텐두세
#전은경옮김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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