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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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1913세기의여름 에 이어 저자 #플로리안일리스는 양대 대전 사이 유럽이 들끓고 있던 1929년부터 히틀러가 집권하고 다시 전쟁이 발발하게 되는 1939년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사르트르,#보봐르, #마를레느디트리히#막스에른스트 #토마스만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시대의 리더라고 할지, 당대의 스타들의 이야기들을 발굴하여 보여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가장 재미있는 건 ‘남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다 가짜’인 소설에 열광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과연 이렇게 살았을까 파격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사람사는 게 다 비슷하구나(설령 유명인 일지라도) 싶은 부분도 있습니다. 의외의 인맥(?)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정보가 부족하거나 관심이 없는 분야라 초면인 인물들도 많습니다만 ‘찾아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 개인들의 작은 역사가 모여서 다시 큰 흐름을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본 영화 #존오브인터레스트에 등장했던 베를린의 #오라니엔강제수용소가 언급되어 그 실체를 알게됐습니다. #광기의사랑이란 제목처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도 눈에 띕니다만 그게 ‘이해’의 영역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티저북이라 약간 ’비어있는 부분‘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어제 (6월10일) #증오의시대광기의사랑이 발간됐으니 새책을 다시 찬찬히 읽어봐야 겠습니다.
#티저북을제공받았습니다 #증오의시대광기의사랑#플로리안일리스#문학동네#북클럽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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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엄마는 어린 시절 놀이동산에서 동생 '소이'를 잃어버렸다고 합니다.  실종의 상황이 길어지던 어느 시점에 제과 회사에서 딸기 맛 웨하스에 '소이'이모의 사진을 광고로 내면서 '메리 소이'가 됩니다. 

선의를 그다지 가장하지 않은 홍보를 통해 '우리' 집은 딸기맛 웨하스 컨셉으로 단장을 하게 됐고, 

'메리 소이'들의 방문이 이어지게 됩니다. 

이상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대체로 '메리 소이'가 컸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모습들로 엄마를 찾아왔던 이들은 어느 정도 과장된 친밀감을 보이다가 떠나갑니다. 

다 큰 나이에도 인형 '미사엘'을 손에서 놓지 않는 '나'는 삼촌과 하나뿐인 친구 '마로니'(본 캐릭터는 드라마 작가 마영희)와 그저 별일 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나무스씨의 패턴 수업에 다니는 것을 시작으로 '나'는 움직이는 영역이 조금씩 늘어납니다. 

마치 오지 않을 '고도'를 기다리듯 '메리 소이'를 기다리던 '나'의 가족들의 삶은 조금씩 변해가며 계속 이어지고, 나도 '당신들 같은' 평범하게 시간을 보냅니다. 


이 작품에서 이야기하는 사건들은 이상하지만, 촘촘합니다. 진짜 엄마의 동생인 '소이' 대신 문을 두들기는 '메리 소이'들의 행렬에서 마지막으로 찾아온 '제리미니베리'를 맞이하며 가족들은 '기다림'을 끝냈다고 할지, 더이상 '메리 소이'를 언급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해방감을 느낍니다.  

'내'가 세상으로 나가기 시작했을 때 만나게 된 '마로니'의 이야기도 인상적입니다. 더할 수 없이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녀는 드라마 작가로 등장하는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더 할 수 없이 수수하고 눈에 띄지 않는 차림으로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 시킵니다. 

삼촌과 마로니와 나의 행복한 시간은 영원하지 않았고, 나는 이제 물건들을 팔며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을 기다립니다. 


어떤 '기다림'에 대해 반복적으로 언급되고 있어서 '메리 소이'가 이 가족들에게는 '고도'가 아닐까 했는데, 직접적으로 '고도를 기다리며'가 언급되어 반가웠습니다. 


이상하고, 조금은 쓸쓸했던 이 작품은 사실 디테일은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습니다. 메리소이를 기다리며 찬찬히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도서를제공받았습니다. 

#읻다출판사#넘나리2기#메리소이이야기#송미경장편소설

그건 뭐 아무래도 괜찮았다. 이미 우린 누구도 그 긴 이름의 순서를 바꾸거나 혼동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에겐 메리 소이라는 지긋지긋한 기 다림이 끝난 것, 그래서 그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 P47

파괴적인 일을 하거 나 아무 일도 안 하는 것보다는 좋은 일이 확실했고 시간을 좀 더 빨리 허비하기에도 좋았고 아나무스 씨의 알아들을 수 없는 발음으로 수업을 듣는 것도 꽤 괜찮았다. - P75

이렇게 글로 적고 보면(문장이란 대부분 제정신의 산물일 테니)
황당하지만 삶에서는 이상한 게 아니었고 오히려 흥미로운 것이었다. 온 세상에 말도 안 되는 일이 수두룩 한데 달걀껍데기의 균열로 점괘를 읽어내는 것이 왜 말이 안 되겠는가! - P108

YES와 NO 둘 중 하나로 인생을 정해주는 방식에 사람들은 만족해했다. 그들의 인생이 너무 복잡했기 때문에. - P110

당연해서 그러는 거였다. 내가 엄마에게 당연하듯 아빠가 엄마에게 당연하듯. 엄마에겐 제리미니베리가 당연했다. - P145

"누가 뭘 하든 내버려두는 집,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집, 때리거나 욕설하지 않는 부모, 그렇다고 괴상하리만큼 화목하거나 가족주의에 빠져 있지도 않은 가족구성원. 이것은 그야말로 정원과 같은 거지." - P151

마음의 무게는 기억을 조작한다. 우리가 함께한 시간에 곱하기를 하는 것이다. 나와 내 동생의 시간이 모두 통편집된 것은 우리가 함께한 시간 중에 의미 있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 P155

그리고 어떤 날엔 그런 생각을 한다.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올 것 같다고. 다시는 원더 타운에서, 합정에서, 구반포에서, 그리고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사람이 발소리를 내며 걸어올 것 같다고. - P166

나는 마로니의 죽음에 대해 말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다만 내 삶 어딘가에 영원히 열 수 없는 문이 하 나 생긴 기분이다. - P195

내가 메리 소이를 기다렸건 기다리지 않았건 메리 소이를 끝없이 기다리고 살았던 것은 내 삶에 굉장한 안정감을 주었다고. 늘 변하지 않을 한 가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정말 괜찮은 일이었다고. - P200

그리고 언젠가 내게 한 번은 이상한 일이 생기리라고 생각한다. 전혀 우스꽝스럽 지 않은 장엄한 풍경을 만날 것이다. 그러면 나는 그런 소설, 우리 동네 사람 모두가 동시에 날아올라도 아무 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소설을 쓸 것이다.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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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절반 읻다 시인선 15
프리드리히 횔덜린 지음, 박술 옮김 / 읻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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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무라카미하루키의 에세이에서 '피츠제럴드'를 '문학사에 나오는 작가로 생각하고 있었다'(이윽고 슬픈 외국어)는 취지의 문장을 보고 피식 웃은 적이 있습니다. 

제게는 #횔덜린이 그런 작가들 중 한 사람 입니다. 학부 때 수강한 '독일문학사' 수업에서 외워야할 수 많은 작가 중 #쉴러의 시대 어딘가에서 배운 기억은 있는데 직접적으로 작품을 찾아 읽지는 않은 그런 작가입니다. 

지난 번 #넘나리2기 책으로 받은 은유 작가의 인터뷰집 #우리는순수한것을생각했다에 실린 #박술 번역가의 번역서가 읽어보고 싶었는데 마침 선택지에 있어 이 시집을 선택했습니다. 

저는 시집을 잘 읽는 편은 아닙니다. 그래서 시집 앞 부분(1부 완결작 과 2부 찬가)이 잘 읽히지 않아 시인의 생애와 작품에 대해 설명한 #옮긴이의해제 부터 읽었습니다. 그동안 해 보지 않던 시도였는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생의 절반을 치열하게 생각하고 시를 써 내던 시인은 어느 시점을 기점으로 '탑 속의 광인'으로 다른 생의 절반을 살아갔습니다. 이 책의 3부 파편들을 거쳐 최후기에 쓴 4부 메아리들까지 광인으로 살며 쓴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횔덜린이라고 하면 떠올리게 되는 #고전주의및낭만주의시인 이라는 이미지를 떠나 #현대성을 알리고 싶었다는 것이 번역가의 이야기입니다. 

그런 구분들이 쉽게 와 닿는 것은 아니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분위기가 급격히 바뀌는 것은 시를 잘 모르는 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독일어 원문을 함께 볼 수 있게 한 편집이 정말 좋았습니다. 물론, 읽는 즉시 바로 비교를 할 정도의 실력은 아니지만, 이 문장을 번역가는 이렇게 우리말로 표현 했구나 하는 걸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책의 표제작인 #생의절반이 품고 있는 복잡한 감정이 쓸쓸하게 다가와서 인상에 강하게 남았습니다. 

그리고 4부 메아리들의 짧은 시들도 좋았습니다. 


이렇게 #횔덜린의 시들을 읽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도서를제공받았습니다

#생의절반#횔덜린시집#박술옮김#넘나리2기#읻다출판사

가엾어라, 겨울이 오면
나는 어디에서 꽃들을, 또
햇볕을, 그리고 어느
대지의 그림자를 취하면 좋으랴 (생의 절반) - P95

마치 안식일 처럼, 한 해는 끝나네(겨울) - P299

한 해의 시작은 마치 잔치가 열린 듯하고,
인간은 가장 귀하고 좋은 것으로 삶을 짓는다(봄) - P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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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책 - 금서기행
김유태 지음 / 글항아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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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책_금서기행 은  한 때 어떤 국가에서 혹은 어떤 정권, 어떤 종교에서 사람들이 읽지 못하도록, 

읽는다면 읽는 사람도 '범죄자'로 취급했던 말 그대로 '나쁜책'을 저자의 안내를 따라가는 책 입니다. 

부제를 눈여겨 보지 않고 대체 얼마나 '불편한 내용'이길래 제목이 '나쁜책'인가 하고 있다가 티저북을 받고

이만큼 어울리는 제목이 또 있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자가 '들어가며'에서 이야기한  '위험한 책에는 금서라는 딱지가 붙고 금서 중에도 정말 위대한 책은 독자의 내면에 끊임 없이 싸움을 걸어온다. 독서의 끝자락에서 어지럼증을 상기시키는 책만이 불멸의 미래를 약속받는다.'(티저북 p.12)는 문장은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는 프란츠 카프카의 말을 떠올리게 합니다. 

본 도서는 1부-6부까지 큰 주제를 구분하여 인류사에서 지금까지 '금서'로 취급된 책들을 다룹니다. 

제가 받은 티저북에서는 '1부 아시아인들은 못 읽는 책' 중 '8만명의 성폭행을 고발하고 죽다-아이리스 장 <난징의 강간>', 2부 독자를 불편하게 할 것 중 '연쇄살인범들의 성경으로 불렸던 피 얼룩 같은 책-브렛이스턴 엘리스<아메리칸 사이코>, 3부 생각의 도살자들 중 '한 번의 농담으로 5년간 군대에 끌려간 남자-밀란 쿤데라<농담>, 5부 신의 휘장을 찢어버린 문학 중 '니캅을 쓴 여학생들이 캠퍼스에 오기 시작했다'-미셀 우엘벡<복종> 그리고 '예수가 두 아내와 동침'묘사 죽어서도 용서받지 못했다-니코스 카잔차키스 <최후의 유혹> 이 선별 수록되어 있습니다. 

<농담>과 <최후의 유혹>은 꽤 오래전에 읽었고, <난징의 강간>은 처음 알게 된 작품이며 <복종>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 이후 언뜻 들어봤던 것도 같습니다. <아메리칸 사이코>는 매우 잔혹한 영화로 알고 있었는데 원작 소설이 따로 있었다니 놀랐습니다. 


이 <나쁜책>이 알려준 뒷 이야기들은 한편으로는 옛날 이야기를 듣는 듯 재미있습니다만, 단지 네 작품 뿐만 아니라 본 책에서 안내하고 있는 이 많은 위대한(개인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걸작들이 '금서'로 지정되어 독자들이 만날수 없었고, 2024년 현재에도 어느 곳에서는 숨겨져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등골이 서늘해 집니다. 

'과거'가 '현재' 보다 중요하거나 훌륭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런 과거를 잊지 않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한테는 중요한 일 같습니다.  

맛보기로 받은 티저북을 읽었으니 이제 본편을 읽어봐야 겠습니다. 

#티저북을제공받았습니다

#나쁜책#김유태#금서#글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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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악
벵하민 라바투트 지음, 송예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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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제공받았습니다#우리가세상을이해하기를멈출때의 작가 #뱅하민라바투트의 신작 #매니악입니다. 
이 책은 1부 '파울 또는 비이성의 발견' 에서 오스트리아의 이론 물리학자 파울 에렌페스트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2부' 존 또는 이성의 광기어린 꿈'에서는 가장 오래, 그리고 가장 자세하게 천재 수학자 혹은 수학의 괴물 존 폰 노이만의 이야기를, 그리고 3부 '세돌 또는 인공지능의 망상'에서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인공지능 알파고와 천재 그랜드마스터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대결을 다루고 있습니다.
혁명과도 같은 '양자역학'의 등장에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이론을 받아들이고자 했음에도 자신의 발 밑이 와장창 부서진 것 같다고 느꼈던 에렌페스트의 삶의 여정을 매우 속도감 있게 그려낸 1부를 지나 2부 에서 '20세기를 통틀어 가장 똑똑한 사람'(p.49) 이었고 , '우리와 다른 외계인'(p.51)이었던 '노이만 야노시 러요시'(p.57) 일명 '조니 폰 노이만'(p.59)을 만나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이제 막 유대인들을 잡아 넣을 구실을 만들고, 서서히 그들의 숨통을 조여 오던 유럽에서 '괴물'같은 천재성을 뽐내기 직전 소년 시절의 연치(폰 노이만)의 이야기부터 시작됩니다. 
유진 위그너는 '세상에는 두 유형의 사람이 존재한다. 연치 폰 노이만과 우리 나머지.'(p.63)로 운을 뗍니다.
소년 시절부터 폰 노이만을 지켜봤거나, 함께 세월을 지낸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수학의 괴물, 컴퓨터 시스템을 세상에 내놓은 이 인물의 삶이 다각적으로 펼쳐집니다. '천재'라서 그랬을까 싶은 괴팍한 성격은 차치하고라도  그의 삶은 그가 손 댔던 혹은 관심일 갖고 덤벼 들었던 다양한 영역 만큼이나 파란만장 합니다. 애니악을 시작으로 마침내 '매니악'(Maniac)을 만들어냈고, 무엇보다 무시무시한 지성으로 사람들을 끌어 들였던 그가 암 발병이후 주변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주제,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주제에 집착 하는 모습은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듭니다. 그는 '중간'이 없는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범접할 수 없는 '광기'가 그런 일들을 가능하게 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폰 노이만의 위대한 성과인 '컴퓨터'를 통해 허사비스는 인공지능 '알파고'를 만들어냅니다. 2016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이야기는 그 과정이 어렵기도 했지만, 전투장면을 보는 것 처럼 긴장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 중에도 한켠으로 정말 사람이 만들어낸 '프로그램'이 결국 사람을 이기고 마는가 하는 씁쓸한 생각도 하게 됩니다. '인간의 흔적'을 지우고 자체적으로 진화하는 '인공지능'은 너무 가까이 와 있는 것 같습니다.
이세돌의 은퇴후 '마스터'라는 온라인 기사에게 처참하게 패한 커제의 '자가학습으로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발전할까요? 한계를 가늠하기 어렵네요. 미래는 AI의 것입니다"(p.404)라는 말이 서늘하게 다가옵니다. 
존 폰 노이만 한 사람이 이뤄냈다고 믿기 힘든 광범위한 영역의 성과와 업적들. 그 과정에 이르는 이야기들을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이야기들은 매우 흥미 진진합니다. 물리학이든 수학이든 잘 모르는 저는 그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구분하기는 불가능했습니다만 이런 작품을 통해 빙산의 일각 같은 작은 부분이나마 알게 됐습니다.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볼 줄 아는 초현실적인 능력, 거꾸로 말하자 면 오직 기본만을 보는 특유의 근시안은, 그가 가진 천재성의 비결인 동시에 흡사 어린애 같은 도덕적 무지의 이유였다 - P105

"지금 우리 가 만드는 괴물은 역사를 바꾸겠지. 미래에도 역사라는 게 남아 있다면 말이야! 그렇다고 여기서 멈출 수는 없어. 군사적 이유 만이 아니라 과학자 관점에서 보더라도 그건 비윤리적이지. 어 떤 참혹한 결과가 따르더라도 실현 가능한 것을 하지 않을 순 없어. 게다가 이건 시작일 뿐이라고!" - P165

우리는 조니에게 참 많은 빚을 졌다.
조니는 우리에게 단순히 20세기에 가장 중요한 기술의 돌파 구만 마련해준 게 아니었다.
그는 자기 정신의 일부를 남겼다. - P192

이제 진보는 이해를 초월할 만큼 빠르고 복잡해질 걸세. 기술력은 언제나 양면성을 가진 성과이고, 과학은 지극히 중립적이어서 어떤 목적으로든 쓰일 수 있는 통제 수단 을 제공할 뿐 모든 사안에 무관심하지. 어떤 특정한 발명품의 비뚤어진 파괴력이 위험을 초래하는 게 아니야. 위험은 원래부 터 내재해 있지 . 진보를 치유할 방법은 없어. - P297

스타일이나 아름다움 따위에 무관심했으며 프로 바둑 기사들처럼 서로 속고 속이며 치밀한 심리전을 벌이느라 시간 을 낭비하지 않았다.( - P369

마스터는 우주를 탐험하도록 두고 나는 나만의 뒤뜰에서 놀게 해주십시오. 나는 나의 작은 연못에서 고기를 낚겠습니다. 자가 학습으로 인공지능이 어디 까지 발전할까요? 한계를 가늠하기 어렵네요. - P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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