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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정글만리 1~3 세트 - 전3권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평점 :
지지난주에 동네 구립 도서관에서 ‘정글만리’ 1~3권을 다 빌렸다. 원래는 다른 책들을 먼저 읽고 나중에 읽으려고 했는데, 구립 도서관은 대여 기간일 일주일이더라. 그래서 1권부터 우선 얼른 읽자는 생각에 시작하였고 결국 설 연휴 기간 중 밤에 세 권을 모두 읽었다. (내가 밤에 잠을 밀어내면서 할 수 있는 게 인터넷서핑, 게임, 소설읽기이다.)
정글만리를 빌린 이유는 2가지이다. 인터넷 서점에 들어갈 때마다 1,2,3권이 모두 베스트셀러 목록에 자리 잡고 있는 게 눈길을 끌었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쓴 작가의 신작이니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다만 나는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읽지 않아서 정글만리도 딱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두 번째 지인들의 추천이다. 구서회 모임에서 내가 추천도서 요청을 하였을 때 한 분이 ‘정글만리’를 한 번 읽어보라고 했고, 다른 모임에서도 친구가 이 책을 추천했다. 그 친구가 하는 말이 중국에 출장을 한 번 갔었는데, 그 때 받은 느낌이 소설에 참 나타난다고 했다. 그래서 도서관에 예약을 하는 등 벼르다 자난주에 다 읽은 것이다.
나는 ‘정글만리’를 학습(공부)의 측면에서 추천을 해주고 싶다. 논문이나 전문서적 등을 통해 필요한 정보들을 습득할 수도 있지만, 소설이나 만화를 통한다면 정보의 흡수가 꽤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정글만리 읽기는 지금의 중국 상황과 중국인의 성향에 대해 (어렴풋이라도) 알기 위한 매우 좋은 방법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전대광은 종합상사의 부장이고 그의 조카 송재형은 중국사를 전공을 바꾼 유학생이다. 상사원와 사학과 학생. 이와 같은 등장인물 설정을 통해 독자는 중국의 경제 상황, 사업을 할 때 유의할 점, 우리나라 상사원들이 고군분투하는 일화, 중국인들의 역사 인식들을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독서를 통해 중국인은 타인의 일에 대해서는 만만디이지만 자신의 이익에 대해서는 콰이콰이, 사회주의 국가였지만 그들의 피 속에 흐르는 자본주의 성향(돈에 대한 무한한 사랑), 멘쯔를 매우 중시하는 것, 당원(관료)들의 행태와 인민들의 생각을 알게 되었다. 특히나 마오쩌둥을 위인 수준을 넘어서 신격화하여 받는다는 것은 다소 층격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북한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데 문제를 삼으니 문제가 된다.’라는 말은 중국인들의 현실에 대한 타협을 잘 보여주는 문장이 아닐까 싶다. 이것이 14억 인구의 중국이 돌아가는 큰 축이라고 생각된다.
작가는 중국뿐만 일본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하긴 동북아 역사 관계에서 한중일 3국 중 한 나라를 떼놓고 이야기 할 수는 없으니까. 소설에 일본인 상사원들이 한국과 중국을 매우 무시하는데 정말 그러는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송재혁이 역사 세미나에 발표한 내용. 왜 일본은 전쟁 피해에 대해 사죄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절대 사과하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나름의 원인 분석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송재혁은 그 답을 일왕의 항복 선언에서 찾고 있다) 일왕이 자국민들에게 방송한 내용에는 ‘항복’, ‘사죄’, ‘사과’ 같은 내용이 전혀 없다. 일본 정치인들에게는 일왕의 선언이 대외 가이드 라인인 것이다. 그들의 정신적 지주가 하지 않을 것을 과연 그들을 할 것인가???)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한국과 일본이 경쟁하는 납품 이야기도 흥미롭다. 한국과 일본의 회사가 철강 납품 경쟁을 하는데 이것이 결국 중국 관료의 파워 게임으로 결정이 된다. 누구의 ‘꽌시’가 더 강한가? 중국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꽌시’를 어떻게 형성되는가 매우 중요하다. 다른 나라들과 다른 대한민국 상사맨들의 영업 방식에 대해서도 감명 받았다. 그들의 방법은 중국이 아니라 어느 나라에 가사도 통할 것이다.
책을 보면서 의외였던 것이 또 있었는데 중국은 결혼 전 동거가 자연스럽고, 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이용하여 돈을 버는 것과 얼나이를 하는 것이 공공연하다는 부분이었다. 여성의 권위가 높은 것 같으면서 아닌 것 같은... 우리나라와는 관념이 정말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소설은 전부장의 사업시작과 송재형의 결혼허락으로 끝을 맺는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닌 것 같다. 다른 이야기들도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왕링링의 이야기가 제대로 끝난 것 같지 왠지 후속 이야기도 나올 것 같은데...
우리나라는 앞으로 경제는 중국, 국가안보는 미국 이라는 교묘한 줄타기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 알기를 하였는데 앞으로는 중국을 보다 더 많이 알아야 할 것이다. 그 ‘앎’에 정글만리는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소설의 재미 또한 읽으니 다들 읽어보기를 권하는 바이다.( 상사원들의 이야기에 자연스레 재밌게 본 ‘미생’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