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되는 결혼의 경제학 - 결혼을 잘해야 평생 돈 걱정 없이 산다!
이성동 지음 / 호이테북스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얼마 전에 예식장을 예약했다. 나도 결혼을 준비하는 것이다. 평소 관심분야 더하기 지금 내 상황에 이책 제목이 눈에 매우 띄었다. 또 참지 못하고 책을 신청했다.

 

저자는 말한다. 결혼을 통해 부자의 길을 빨리 걸을 수 있다고. 응? 부자가 되는데 ‘결혼’이 도움이 된다는 말인가? 그렇다. 저자는 ‘결혼’을 부를 축적하기 위한 긴 마라톤의 출발점이자 자산 증식의 기회로 보고 있다. 저자가 주장하는 바를 요약하면 “①부자가 될 사람을 고르고 ②일찍 결혼하여 ③둘이 함께 노력하라.”는 것이다.

 

부자가 될 사람은 어떻게 고를까? 다음 항목에 해당되는 것이 많을수록 부자 될 사람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①부지런한가 ②절약하는 습관을 가지고 잇는가 ③부자가 되겠다는 꿈과 목표가 있는가 ④돈 버는 것에 호기심이 많은가 ⑤잘하는가 ⑥잘 만드는가 ⑦잘 파는가 ⑧돈 되는 징후를 읽는 안목이 뛰어난가 ⑨사업가 마인드가 있는가 ⑩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하는가. 내 자신을 체크하니 몇 가지는 확실한데 돈 되는 징후 읽는 안목, 마인드 등이 부족하다.

 

결혼은 왜 일찍 해야 하는가? 저자는 일찍 결혼하면 네 가지 금전적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한다. ①종자돈 이전 효과 ②소득 증가 효과 ③복리 효과 ④비용 절감 효과. 소득증가 효과와 비용절감 효과는 두 사람이 한 가정을 이루니 어림짐작이 된다. 복리효과는 두 사람이 ‘일찍’ 돈을 모으게 되면 모은 돈에 대한 ‘시간’이 길어지니 그만큼 복리효과를 더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아마 이 점은 사람들이 생각을 잘 못하고 있을 것이라 본다. 종자돈 이전 효과란 결혼할 때 들어가는 목돈, 신혼집 마련자금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전’에 주목하자. 결혼할 사람이 모아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이동해 오는 것이다. 바로 부모님이 마련해주는 결혼자금이다. 결혼을 빨리 하게 되면 부모님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확률도 높고, 이것이 결혼 후 자금을 모으는 데 밑받침이 된다는 것이다. 다만 저자의 주장이 한국사회의 현실에 대해 제대로 말해주는 것은 맞으나, 개인적으로는 불편한 주정이었다. 우선 내가 부모님께 받을 생각이 없거니와 결국 부모님의 돈을 받는다는 소리인데, 차라리 부모님 당신들의 노후자금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더욱 낫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결혼의 경제적 효과도 최대한 일으키라고 말한다. 자신의 결혼식을 최대한 많이 알리고 사람관계도 넓히라고 조언한다. 결혼 1~2년 전부터 준비를 하라고 한다. 모임에 단순히 참가하는 것보다는 이왕이면 총무나 모임 주최자가 되어 적극적으로 활동하라고 한다. 그리고 최대한 부모님이 재직 중일 때 결혼하라고 말한다. 책 사례에는 첫째(재직)와 둘째(퇴직후2년) 축의금 차이가 50% 가까이 났다고 한다. 나는 집안의 첫 결혼 여부도 매우 많이 연관될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렇다하더라도 부모의 현직 여부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다.

 

책 내용 중에 ‘부부가 함께 모으기’ 부분이 제일 마음에 든다. 저자는 儉테크+才테크+時테크를 통해 부부가 함께 돈을 모으라 한다. 그 중에서 바로 실천이 가능하고 절대안전과 수익이라는 두 마리를 토끼를 잡는 법이 儉테크-검소하게 돈을 불리는 기술이다. ‘절약+저축’만큼 확실히 안전하게 재산을 증가시키는 방법 또한 없다. 이것이 밑바탕 되지 않는 한 부자로 살기는 안녕이다. 나 또한 이 방법으로 여전히 돈을 모으고 있지만 한계가 있음을 느낀다. 그러기에 ‘투자’를 해야 한다.

 

저자는 돈을 빨리 불리는 방법으로 才테크-잘하는 것에 몰두하는 방법을 추전하다. 지난주 호빵님 특강에서 호빵님이 사람들이 투자를 오래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즐겁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하였다. 즐거운 일이라면 오래 할 수 있고 그러면 기회도 잡을 수 있다. 저자 주장도 이와 비슷하면서 다르다. 저자는 좋아하는 일보다는 잘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고 한다. 잘하는 일이라면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돈’자체에 투자보다는 자신의 잘하는 일에 투자하라는 말이 와 닿았다.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일까?

 

마지막으로 時테크-무언가를 사고 팔 때 그 시기를 잘 판단하는 기술이다. (이것 또한 호빵님 특강에서 언급되었다. 타이밍이 왔을 때 던져라. 한 번 놓치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한다.) 주식, 펀드, 부동산 무엇이든 돈을 불리기 위해서는 차액을 남겨야 하고 그 기본이 사고파는 행위이다. 나 또한 주식 거래를 몇 번 하다 보니 매번 팔 때마다 지금이 파는 게 맞나 라는 생각을 한다.

저자는 사고팔기를 잘하는 방법으로 두 가지를 일러준다. ①모든 사람과 반대로 가라 ②탐욕을 고사시켜라. 모든 사람과 반대로 하는 것은 정말 용기가 필요하며 외로운 것이다. 다수와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을 거스르는 일이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행동을 하면 큰 기쁨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탐욕을 고사시키는 목표수익률과 함께 목표 손실률을 정하고 지키는 것이다. 수익비교 대상을 정기예금이나 채권 금리로 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주식을 언제 팔아야 할지 모를 때가 많다. 그럴 때 나에게 “적금금리의 두배“라는 기준이 있었으면 매도의 지표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 또한 실행이 쉽지 않다. 결국 원칙 지키기가 제일 어렵다.)

 

돈 불리기 위한 저자 주장 중에 완전 새로운 것은 없다. 이미 알고 있거나 익숙한 것들이 많다. 그럼에도 저자는 왜 강조하는가? 그것은 결국 ‘실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결혼을 한다면 나 혼자가 아니다. 부부가 함께 마음이 맞아야 할 것이다. 홀로실천보다 더욱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나는 어려운 길을 함께 뚜벅뚜벅 나아가고 싶다. 행복한 인생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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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
올더스 헉슬리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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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을 신청한 것은 순전히 저자 때문이다. 작년에 '영원의 철학'이란 책을 접했다. 욕심만 앞서서 힘들게 있다가 결국에는 끝을 보지 못했다. (아무래도 '텍스트'만을 읽기에 그랬던 것은 아닐까 싶다. 영원의 철학 저자가 바로 올더스 헉슬리이며, 영원의철학 저자소개에 '멋진 신세계'가 소개되어 있다.

 

 

 

 

 

 

 

 

 

 

 

 

 

 

 

 

 

 

 

 

 

 

 

 

 

-생명공학의 개념조차 없던 1930년대에 이미 인공수정과 인간복제를 거론하면서 유전자에 의한 계급 통제를 예견했던《멋진 신세계》는 조지 오웰의《1984》와 함게 미래세계를 섬뜩하리만치 잘 그려낸 양대 걸작으로 비교되고 있다. 그가 이튼 칼리지에서 교편을 잡았을 때 학생이기도 했던 조지 오웰이 '빅 브라더'를 통한 정보 통제와 공포에 의해 지배되는 세계를 묘사한 반면, 올더스 헉슬리는 너무 많은 정보 속에서 진실을 알아보지 못하고 쾌락에 의해 자발적인 노예 상태로 조종당하는 세계를 예측-

 

 

 

호평을 통해 나에게 좋은 인상이 남겨진 책이다. 그러기에 '멋진 신세계'가 올라왔을 때 주저없이 신청했다.

 

 

 

-아래부터는 소설 내용이 두서없이 담겨 있으니 책을 읽고자 하는 분은 자제해 주세요-

 

 

 

'멋진 신세계'는 한 인간의 처음과 끝이다. 인간의 탄생과 죽음이 소설의 처음과 끝과 맞닿아 있다. 그런데 신세계에서는 탄생과 죽음이 우리(독자)가 알고 있는 것과는 너무나 다르다. 나는 소설 첫 장에서 '인공부화 ․ 조건반사 양육소'라는 단어를 만났을 때 맞춤식 동물 생성이라는 느낌이 떠올랐다. 그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만들어 내는 것은 '사람' 이었다. '멋진 신세계'에서는 인간이 '주조' 된다. 어머니, 아버지 라는 개념은 '웃음'을 만들게 하는 것이다. 철저히 '개인' 이다. 각 개인들이 자신의 계급에 맞춰 자신의 본분을 다 한다. 철저한 피라미드 조직이다. 이 조직이 유지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조건반사 양육' 때문일 것이다. 각 계급들은 자신이 다른 계급이 아니라서 다행, 자신이 자신의 계급이라서 행복해 라는 '생각'을 수면주입 교육을 통해 '생각'하게 된다.

(이 부분까지 읽다가 텔레비전에서 하는 '맨 오브 스틸'을 봤다. 슈퍼맨의 고향인 '크립톤' 행성이 딱 멋진 신세계였다. 크립톤행성에는 사람이 인공 부화되어 각자 할 일이 정해진다. 이러한 설정은 '멋진 신세계'의 영향을 받은거겠지?)

 

 

 

'멋진 신세계는 중의적인 세상이다. 주인공 '존'이 야생보호구역에서 런던으로 왔을 때 그가 겪은 인상은 '멋진 신세계'였다. 런던에서 생활을 하면서 신세계의 실상을 알았을 때도 '멋진 신세계여' 라는 말을 한다. 어느 쪽이 맞는 것인가? 알파에 속하는 계급들에게만 '신세계'인 것일까? 신세계의 세상 모습에 우리가 불편한 이유는 세상 바깥에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층계급에 속하는 이들은 스스로의 생각도 결여되어 있다. 그리고 그렇게 길러졌다. 생각을 할 수 없는 그들과 같은 상황이라면, 당사자가 속한 세상이 제일 좋을 것 같은데...

 

 

 

한 번 읽고 이렇게 쓰기에는 부담이 되는 소설이다. 더욱이 엊그제 이우혁의 강의 중에 한 말이 자꾸만 찔린다. 나는 정말 소설을 제대로 읽은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정해지지 않은 다음을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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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청춘에게 - 시인 장석주가 고른 사랑과 이별, 청춘의 시 30 시인의 시 읽기
장석주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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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백한다. 이 책이 시에 대한 책이란 것을 몰랐다. 검색이라도 해 봤어야 하는데. 제목에 혹해 무작정 신청했다.

택배 상자를 연 순간, 첫인상이 참 좋았다. 제목을 쓴 글씨체며 표지이며. 따뜻하게 ‘힘내’라고 한 마디 건너는 느낌이었다. 너무 일찍 철들어 버린 청춘에게. 이 한마디에 끌렸다. 왠지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들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마 ‘철들어버린’에 끌렸던 것이라. 내가 철들었다고 생각하냐고? ‘철들었다.’ 보다는 요즘 생각이 많아서일 것이다. 무엇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생각을 많이 하고 마음을 많이 쓰게 하는 일들이 있었기에 제목해 끌렸는지 모른다. 아니면 저저의 말에 위로받을 수 있겠다는 근거 없는 기대가 컸는지도 모른다.

 

앞에 말했듯이 이 책은 시집이 아니다. 특정 시에 대해 지은이가 이야기를 한다. ‘시인의 시 읽기’ ‘시인 장석주가 고른 사랑과 이별, 청춘의 시 30’이라는 부제가 이 책이 어떤 책인지 매우 잘 말해준다. 책에 당긴 시에 대해, 시인에 대해 저자는 그들의 다른 시를 가지고 와 이야기를 한다. 이 점이 흥미로웠다. 하지만 나는 아직 ‘시’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 보다. 책을 읽는 내내 집중을 하기가 어려웠다. 이런 책은 경험상 덮어야 하는데 그래도 그저 읽어 나갔다. 시를 눈으로만 읽으니 당연히 재미가 없겠지. 이렇게 잘 읽혀지지 않는 경우에는 덮고 다음 만남을 기다려야 한다. 갑자기 그럴 때가 있다. 아, 그 책이 있었지! 아니면 아무생각 없이 손이 가는 날이 있다. 그런 만남이 오면 그 때는 잘 읽힌다. 그런 면에서 이번 독서는 슬픈 독서.

 

그래도 30편 시 중에서 책 갈피를 접게 한 시가 있었다.

 

<머나먼 돌멩이-이덕규>

흘러가는 뭉게구름이라도 한번 베어보겠다는 듯이 깍아지른 절벽 꼭대기에서

수수억 년 벼르고 벼르던 예각의

날 선 돌멩이 하나가 한순간, 새카만 계속 아래 흐르는 물속으로 투신 하는 걸 보았네

 

여기서부터 다시 멀고 험하다네

 

거센 물살에 떠밀려 치고받히며 만신창이로 구르고 구르다가

읍내 개울 옆 순댓국밥집 마당에서

다리 부러진 평상 한 귀퉁이를 다소곳이 떠받들고 앉아 있는 닳고 닳은 몽돌까지

 

이 시를 읽는 순간, 가슴에 큰 꿈을 품었다가 세상풍파에 꺾이고 꺾여 이제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조용히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꿈을 벼르다가 조용히 일생을 살아가지 않는가? 그러기에 자신의 꿈을 펼치는 이들, 하고 싶은 대로 살아기는 이들의 이야기가 주목받고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거 아닌가.

 

요즘 내 출근길에 딱 맞는 시도 이 책은 머금고 있다.

<봄봄봄-김형영>

다들 살아 있었구나.

너도,

너도,

너도,

광내나물

너도.

 

그동안

어디 숨어서

죽은 듯

살아 있었느냐.

 

내일은

네오내오없이

봄볕에 나가

희고 붉은 꽃구름

한번 피워보자.

 

누군가 이야기 했다. 꼭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것이 대단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오늘 하루 온전히 살아있는 것이 대단한 것이라고. 나도 오늘 온전히 살아있었으니 대단한 하루를 보낸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대단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위대한 일생을 걸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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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의 그림자 - <징비록>의 이면과 신립 장군을 재조명한 역사 팩션
이희진 지음 / 동아시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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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에서 ‘징비록’이란 드라마를 한다. ‘징비록’을 읽지 않은 나로써 드라마라도 챙겨봐야지 마음 먹었다가 정작 본 방송시간에는 집에 없는 경우가 많아 두 세 번 밖에 못 봤다. 요즘에는 다시보기 또는 다운로드라는 방식을 통해 다시 볼 수 있지만 이상하게 나는 그렇게까지 다시 보지는 않더라. 드라마의 영향인지 서점가에 징비록, 류성룡 관련 제목이 제법 띄었다. 징비록을 한번 읽어보라는 독서모임의 형님 추천 있었기에 ‘읽어봐야지’ 라고 생각만 하고 있는데 ‘징비록의 그림자’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다수의 생각에 반대표를 던지는 책이로구나! 이상하게 기존 생각에 반기를 드는 책들이 반갑다. 그래서 신청을 했다.

내가 신립 장군을 알고 있는 것은 임진왜란 때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쳤다는 내용 때문이다. 후세 사람들은 이것을 매우 의아해한다. 내가 좋아하는 판타지인 ‘왜란종결자’에서는 신립장군이 귀신에 홀린 것으로 묘사한다. 그만큼 신립 장군의 대응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좀 다르게 본다. 신립 장군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연구하고 나서 그의 행동에 의문점을 표시한 것이라 아니라, 류성룡 기록에 따라 이미 ‘이상함’을 덧씌우고 나서 행동을 보는 것이다. 저자는 아래의 구절에서 책이 시작되었다고 밝힌다.

후에 명나라 장수 이여송이 왜군을 쫓아 조령을 지나가다가 이렇게 탄식했다고 한다. “이런 천혜의 요새지를 두고도 지킬 줄을 몰랐으니 신 총병도 참으로 부족한 사람이로구나.” 원래 신립은 날쌔고 용감한 것으로 이름이 높았으나 전투의 계책에는 부족한 인물이었다. 옛 사람이 이르기를, “장수가 군사를 쓸 줄 모르면 나라를 적에게 넘겨준 것과 같다.”라고 하였다는데, 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러나 후손들에게 경계가 될 것이라 생각해 상세히 적어둔다. - 류성룡의 『징비록』중에서

그렇다면 저자는 신립 장군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철석같이 믿고 있는 것처럼, 문경까지 진출한 일본군이 서울로 진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조령을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 조령 외에도 일단 두 갈래 정도의 길이 더 있다. 그 중 하나가 계립령(하늘재)이다. 또 하나는 아예 충주를 지나지 않고 문경에서 괴산으로 빠져 버리는 길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무작정 조령만 지키다고 될 일이 아닌 것이다. -290쪽

문경에서 이화령을 넘으면 연풍-괴산으로 이어지며, 계립령 또한 전통적으로 남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주요 교통로였다. 따라서 임진왜란 당시 신립 장군의 8,000 병력이 조령을 막앗다고 하여 왜군의 북상을 저지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 291쪽

실제로 전투가 벌어진 곳도 탄금대가 아닌 단월역에서 조금 물러난 달천평야이다.(…) 신립이 이곳에 방어선을 치고 있으면, 일본군은 산과 하천 사이로 난 길에서 평야지대로 진입하는 상황이 된다. 이 때 학익진을 치고 있다가 양 측면의 기병이 일본군을 포위해서 섬멸하는 전술을 사용하면 조금이라도 승산이 있다. 한니발이 3배가 넘는 로마군을 격파할 때에도 쓴 전술이 바로 이것이고, 이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기병을 활용하여 전술의 고전이 되었다. - 293쪽

탄금대 전투에 대한 다수의 생각과 저자의 생각의 차이는, 결과만을 놓고 이야기 하는가/아닌가 이다. 신립 장군이 조령에 진을 차지 않은 것에 대해 욕을 먹는(?) 이유는 결국 왜군이 조령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저자의 의견대로 왜군이 우회를 했다면 신립은 그나마 장소를 잘 선택한 것이 아닌가? 후대 사람들의 바람대로 신립장군이 조령에 진을 쳤음에도, 만약에 왜군이 우회했다면 그러면 또 욕을 먹었을 것이다. 적군이 당하기 쉬운 뻔한 곳에 진을 치고 있는 게 과연 잘한 것이냐고... 아마도 저자는 ‘지금의 눈으로 과거의 일을 재단하는 것’을 경계하라는 생각일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신립이 무능해서가 아니라 상대 장수 고니시가 군대의 활용을 잘했다고, 그러니 신립에게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고.(그런데 이런 관점이면 이순신의 해전도 과대평가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

책은 팩션의 형태를 취하고 있고 마지막장에는 저자의 설명이 들어 있다. 이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 전쟁에 대한 설명이니 적군과 아군, 당시의 지리 등을 그림으로 표시해줬으면 매우 좋았을 텐데...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에서 전투에 관한 설명을 할 때 그렇게 그림을 첨부해서 이해가 훨씬 잘 되었다.

이 책의 의미는 앞에서도 과거의 모습을 ‘일방으로 보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나 또한 아쉽게도 ‘징비록’을 읽지는 않았지만 다른 방면을 통해 선조와 신립에 대한 통념이 있었다. 이 책은 다수의 생각과는 다른 모습의 선조와 신립 장군이 모습을 그린다. 이 책만을 보고 생각을 한다면 선조는 염려는 했지만 왕권이 약했기에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한 것이고, 신립 장군도 조령을 말고 다른 곳을 택한 것이 나름의 기준과 이유가 있었다는 것이다. 역사를 바라본다는 것은 끊임없이 수정과 보완이 이뤄진다는 생각하기에 징비록을 읽은 이라면, 징비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저자의 주장을 한 번 쯤 귀담아 들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일독을 권한다.

[보태기 하나 : 책을 다 읽고 나니 지은이의 다른 책이 궁금하였다. 전 국사편찬위원장의 장남이지만, 역사학계의 비주류임을 자처한다는 저자. 이분도 반골기질이 다분한가? ‘옆으로 읽는 동사아시아 삼국지’ 책이 끌린다.

[보태기 둘 : 다음달 북포럼 주제 도서가 『지식인마을 07 역사의 진실을 찾아서 : 랑케&카』이다. ‘역사의 진실을 찾아서’는 입문서로 꽤 괜찮다고 형님이 추천하셨다. 역사의 진실은 무엇일까? 내 행위가 진실을 찾기 위한 꼼지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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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의 역설 - 슈퍼 달러를 유지하는 세계 최대 적자국의 비밀
정필모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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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인가 올해 초인가 월트디즈니 주식을 아주 소량 매수 하였다. 국내 증권사를 통해서 매입을 하는 과정이었기에 약간 번거로웠다. 외화계좌를 개설하고, 우리나라 돈을 입금한 다음에는 달러로 환전하고 그리고 나서 거래를 할 수 있었다. 거래는 우리나라 하듯이 하면 되었지만 우리나라와 달리 매우 높은 수수료에 매우 깜작 놀랐다. 무엇보다 증권사 계좌에서 환전하는 경우는 처음이라 첫 환전을 비싸게 했다. 빨리 매수를 해야 해! 라는 마음에 미리 환전을 안 하고 야간에 미국 장시간에 달러로 바꿨다. 그러나 우리나라 환전시간으로는 시간외 거래가 되었기에 환율이 높았다. 이렇게 돈과 시간을 들여 거래를 하고 나니 한동안 환율에 관심이 갔다. 오늘의 환율은 얼마인지, 어제에 비해 올랐는지 내렸는지...(그러다 예전 생각도 들었다. 회사에서 기계 매입 금액을 분할로 상환하고 있었는데, 납부일이 되면 외환은행 들어가서 오늘은 유로화 환율이 얼마인지... 언제 보내면 되는지 가늠을 하고 했다.) 이와 같은 경험이 있는지라 ‘달러의 역설’ 이라는 제목을 듣고, 책 소개를 읽었을 때 참지 못하고 신청을 하였다.

 

지은이는 ‘KBS 베테랑 경제기자’ 라고 하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필자가 이 책을 쓰게 된 결심을 하게 된 것은 한 두해 전이 아니다. 오래 전부터 ‘달러’에 대해 관심과 우려를 가지고 있었다.

필자가 『달러의 역설』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 먹은 건 최근의 일이 아니다. 2004년 미국 듀크대에서 미디어 펠로우로 있을 때다. 당시 ‘금융위기와 국제금융질서의 개혁’이라는 워크숍에 참석한 적이 있다. 거기서 가장 뜨겁게 논란이 됐던 것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수지 적자문제였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언젠가는 양대 적자 문제가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를 위기에 빠뜨릴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필자도 같은 생각이었다. -8쪽.

 

저자는 지금 세계 경제가 한 몸이 된 근본 원인을 자본 자유화, 금융 자유화에서 찾고 있다. 왜 저자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이 원인이 되는지 생각하는 걸까?

금융자본 또는 주주의 이해가 장기적인 경제 성장보다는 단기적인 수익성 증대와 그에 따른 주가 상승, 그리고 자본 이득에 집중돼 잇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본시장 중심의 금융구조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야기한다.

첫째. 기업이 생산적 장기 투자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1차적 목표로 삼는 것을 어렵게 한다. 둘째, 실물경제의 수익성과 안정성보다는 자본 이득에 관심을 기울이는 기관투자가 등 주주의 특성 때문에 금융활동이 투기적으로 변하기 쉽다. 셋째, 경기를 부양해 성장과 고용을 증진시키려는 정책보다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해 금융자산의 가치를 유지하려는 정책에 더 우선순위를 두도록 하는 경향이 있다. -101~102쪽

소위 선진 금융자본이라고 하는 것들이 자신들의 투자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각 나라들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있다.

첫째, 자신들의 투자 기회를 넓히기 위해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도록 요구한다. 그래야 투자 결정을 위한 정보 획득이 쉽기 때문이다. 둘째,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요구한다. 민영화된 기업은 이들이 투자 기회를 넓힐 수 있는 좋은 대상이기 때문이다. 셋째, 기업이 단기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하도록 요구한다. 주가 관리를 통해 자본 이득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다. 넷째, 고용을 증대시키기 위한 경기 부양 정책보다는 자본시장을 부양하기 위한 정책에 초점을 맞추도록 요구한다. 그것이 단기적인 자본 이득을 내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104쪽

매우 친근한 내용들 아닌가! 10여년 전 우리가 요구받았던 사항들이고, 요즘의 정책들과 유사해 보이지 않는가?

 

저자의 지적 중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라는 말이 참으로 와 닿았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속성인가? 라는 생각도 들게 했다. 우리나라는 IMF 주문을 받아들이면서 이른바 대기업간의 ‘빅딜’도 진행하였는데 2008년 경제위기 당시 미국은 자국의 자동차 3사에 150억 달러의 공적 자금을 지원했다. 파산해야 할 회사들을 국민의 돈으로 살려주는 것이 정당한가? 업계의 부실의 경제 전체로 불이 번지는 것보다는 낫다라는 주장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저자는 이미 그들이 그동안 ‘과실’을 누리고 왔다는 점을 지적한다.

국민의 지갑을 털어서라도 경제가 망가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공적자금 투입의 명분은 그럴 듯하다. 어떤 정부도 자국 경제가 붕괴되는 것을 방치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실의 원인과 책음을 따져 들어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부실이 누적되는 과정에서 이미 과실을 따먹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공적자금 투입은 명분을 잃어버린다.

자분주의 사회에서 투자자는 이익이 나든, 손실이 나든 자기 책임 하에서 투자해야 한다. 이익이 날 때는 투자자가 챙기고, 손실이 나면 국가나 사회의 불특정 다수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하는 것은 시장규율에도 어긋난다. 금융회사가 저지른 경영 잘못으로 생긴 부실은 그들이 스스로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공적자금으로 부실을 메우는 것은 불합리하다. - 43쪽

 

본 책은 브레튼 우즈 체제부터 유로존 위기까지 국제 금융 질서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그 과정에서 위기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그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고 싶은 이들에게 좋은 시간이 될 듯하다. 다만 저자가 밝혔듯이 전문적인 지식보다는 전문가가 아닌 독자에게 오늘날 금융 불안과 위기의 원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하였음을 염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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