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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서는 안 되는 너무 잔혹한 진실
다치바나 아키라 지음, 박선영 옮김 / 레드스톤 / 2017년 2월
평점 :
제목이 자극적이다. 말해서는 안되는 ‘너무 잔혹’한 진실이라니! 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매우 과장된 제목이란 것을 알 수 있다. ‘너무잔혹’ 보다는 ‘매우불편’ 이라 할 수 있겠다. 저자는 일본 사람이지만 책에 인용된 많은 사례는 서구의 연구 결과다. 아마도 저자는 유전학, 진화심리학 등에 대한 이슈에 흥미를 느끼고 집필을 마음먹었던 것 같다.
저자는 지능, 외모, 성, 육아에 대해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많이 보여 준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른 사실들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가 힘든 이유는 단순히 그 사람이 게으르고, 살찌기 쉬운 환경 때문일까? 몸 자체가 살이 빼기 힘든 것이라면?
(30쪽) 흥미로운 것은 몸무게의 유전율은 74%로 키보다 높다는 사실이다. (중략) 몸무게의 높은 유전율을 고려하면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는 이는 유전적으로 마른 사람뿐’일 가능성이 더 높을 듯하다.
인종 간의 경제력 차이는 ‘지능’ 때문이라는 주장을 보자. 책에서는 <벨 커브>를 인용해서 말하고 있다. 동일 지능지수(IQ)와 경제력을 기준으로 잡는다면 인종 간의 차이는 크지 않다. 오히려 ‘흑인’의 경제력이 더 높았다. 이 같은 주장은 논쟁을 일으켰다. 하지만 정책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43쪽) 소수집단 우대정책 일부 흑인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전체 흑인의 지능을 향상시키는 데는 전혀 도움이 도지 않는다.
유대인들의 머리가 좋다는 속설에 대한 반증도 흥미롭다. 유대인은 거주 지역에 따라 구분되는데, 일부 유대인-유럽에 거주하던 아슈케나지 유대인-만 지능이 높다. 기타 유대인의 지능은 평균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일부의 효과로 전체를 오해하고 있다.
책 내용 중에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인류의 결혼습관-일부일처제, 일부다처제-에 대한 반론, 양육에 대한 반론이다. 인류는 난혼제-다부일처제라고도 할 수 있음-에 맞게 진화되었으나 경작, 농업의 시작으로 일부일처제, 일부다처제과 도입된 것이다. 아직 제도에 몸이 못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이것은 비만도 마찬가지. 우리 몸은 아직까지 원시인의 몸-축적이 잘 되는 몸이다. 영양이 넘치는 현대에 맞는 몸이 아닌 것이다. 따러서 자연스러운 증상이기는 하다.)
양육에 대해서는 저자는 <양육가설>의 내용을 인용해,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반대되는 사실을 알려준다. 상식으로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양육에 부모가 개입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적다.
(215쪽) 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재 자매라도 닮은 구석과 그렇지 않은 점이 있다. 그들을 둘러싼 환경에는 서로를 비슷하게 만드는 것과 다르게 만드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각각 공유 환경과 비공유 환경이라고 한다.
(224쪽) 비로서 따로 떨어져 자란 일란성 쌍둥이들이 왜 많이 닮았는지 이유를 알 수 있다. 아이는 자신과 닮은 아이에게 끌린다. 일란성 쌍둥이는 동일한 유전자를 지녔으므로 각기 다른 가정에서 자랐어도 비슷한 친구들과 관계를 맺고 같은 역할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유전자와 친구 관계가 같다면 비록 떨어져 자랐어도 상호작용에 의해 서로 닮은 인격이 형성되는 것이 당연하다.
▢ 해리스는 ‘자녀가 부모를 닮는 이유는 유전 때문이며 양육을 통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양육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인가? 해리스의 주장에 미국 전역에서 엄청난 논쟁이 벌어진 것도 당연하다. (중략) ‘부모가 무력하다’말은 틀렸다. 왜냐하면 아이의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친구 관계라는 환경을 제공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부모이기 때문이다. (중략) 부모의 가장 큰 역할은 아이가 가진 재능의 싹을 뽑아버리지 않을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해리스는 말한다.
저자가 불편한 사실을 퍼뜨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함이다. 동감한다. 세상에 일어나는 일, 사람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알아야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 수 있다. 아울러 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숨기지 말아야 한다. 저자가 알려주는 불편한 진실의 세계로 함께 빠져 보자!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