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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 300 교과서 - 클루망.브롬달.쿠드롱 세계 챔피언의 3쿠션 300코스, 그림과 도해로 이해하는 3쿠션 매커니즘 해설 ㅣ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안드레 에플러 지음, 김민섭 옮김, 김홍균 감수 / 보누스 / 201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중학교 친구 둘은, 나와 달리 담배도 피고 당구도 칠 줄 안다. 내가 당구 실력이 좀 되면 셋이서 즐겁게 당구라도 치러 갈텐데 그러지 못한다. 최근에는 남자 셋이 모여서 식사 한 그릇, 커피 한 잔으로 만난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어릴 적에 당구장에 종종 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아버지 친구가 당구장을 운영했는데, 어쩌다 보니 당구치는 아버지를 온 식구가 함께 기다렸던 기억이 있다. 외가 모임이 있는 날이면, 이모부들과 아버지, 외삼촌은 당구를 치러 갔다 기억도 난다.
나는? 나는 당구보다는 포켓볼을 몇 번 친구들과 함께 한 적이 있다. 내 당구 실력은 아마 ‘30’일 것이다. 누군가 큐대를 잡을 줄만 알면 ‘30’이라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당구300교과서> 이 책을 신청하기 전에 좀 더 잘 살피고 신청했어야 했다. 나는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300? 당구 점수를 300으로 만들어 준다는 의미인가?’라고 생각하고 신청했다. 막상 책을 받아 보니 특정 종목 ‘3쿠션’에 관한 책이었다. 아니, 쓰리쿠션 규칙도 모르는데....
결국 본 책은 나 같은 사람이 아닌 어느 정도 당구를 칠 줄 아는 이에게 적합한 책이다. 나처럼 ‘당구를 배워보겠다.’는 사람에게는, 이 책은 어렵고 당구에 대한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저자 또한 말하고 있다.
(4쪽)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은 초심자들에게 알맞지 않다. 오히려 탄탄한 기초를 바탕으로 다양한 기술들을 구사할 줄 알고, 스리쿠션 당구에 사용되는 다양한 패턴들에 익숙해진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그들은 어려운 패턴을 해결하는 유용한 방법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한다.
‘와 닿지 않음’을 억누르고 책을 보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당구 패턴을 외울 필요가 있을까? 당구대와 공의 위치를 사진으로 찍으면 앱 혹은 인공지능이 알려주지 않을까? 하지만 이내 해결책을 알려준다고 그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공을 치는 사람이 그대로 칠 수 있는 ‘실력’이 있는가가 전제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읽으면서 신기했던 ‘마세 샷' 부분을 보자. 일자로 쳐도 되는 것을 마세로 쳐서 강제(?)로 스리 쿠션을 만드는 방법이다. 이걸 알려줘도 내가 ’마세‘를 못하면 안 된다.
결국 당구를 알고, 당구를 즐겨하고, 당구를 실력을 쌓고 싶어 하는 분에게는 강력추천! 초심자는 아직 안 읽으셔도 됩니다.
이제 나에게 <당구300교과서>의 처분은 두 가지 길이 남았다. 당구를 좋아하는 분에게 선물할 것인가, 내가 당구 실력이 늘 때를 대비하여 책장에 꽂아 둘 것인가?(아마 전자가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