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를 디자인하라
유영만.박용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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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말을 할 때 버벅거릴 때가 있다. 무언가 더 잘 표현하고 싶은데 썼던 단어만 쓴다. 단어의 사용뿐만 아니다. 강조하고 내용은 어떻게 전달하는지 내 모습을 생각해 보니 결국 똑같은 말을 반복할 뿐이다. 같은 내용이라도 다르게 표현하면 될 텐데 그게 잘 안 되더라.

이런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차에 <언어를 디자인하라> 책 광고를 봤다. ‘언어를 디자인하라니? 내가 쓰는 말을 바꾸라는 거 같은데 저렇게 제목이 되어 있으니 세련되어 보인다. 제목과 목차에 끌려 신청했고 운 좋게 책을 받아볼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2명이다. 내용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Part 1. 생각의 옷, 개념의 집 / Part 2. 죽기 전에 만들어야 할 7가지 개념사전. 그래서 나는 파트1은 유명만, 파트2는 박용후 이렇게 썼을 것이라 짐작을 했는데 읽어보니 그렇지는 않은 거 같다

‘Part 1. 생각의 옷, 개념의 집에서는 언어를 디자인하는 이유, 언의 격을 바꾸고 나만의 개념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언어를 쓰는는 것은 읽기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따라서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도 알려준다.

‘Part 2. 죽기 전에 만들어야 할 7가지 개념사전는 나만의 개념, 나만의 언어를 만드는 방법이다. 신념, 관점, 연상, 감성, 은유, 어원, 가치 등으로 구분하여 내가 쓰는 말을 나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것이다. 하루 3개씩 해보라고 하는데, 이런 시간을 갖다보면 단어에 한 쓰임이 확장될 것 같다.

 

책에는 좋은 내용이 가득가득하다. 동음이의어를 사용해서 문장을 만들던가, 전혀 다른 단어를 연결해 상황을 설명하던가. 시인의 관점을 따라해 보기던가. 많은 내용 중에 가장 와 닿는 것은 독서에 관한 것이었다.

 

저자가 책을 읽고 정리하는 방법에는 크게 4가지가 있다.

1) 책에 나오는 개념들을 1장을 그림으로 그려보는 것. 책의 개념들을 한데 모아서 워드로 쳐 놓은 다음 이들 간의 논리적 관계를 따져보고 여러 가지 방식으로 연결시켜 1장의 그름으로 그려본다. 그리고 도해된 개념 간의 관계를 글로 써 본다.

2) 저자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 저자가 전하려는 메시지를 뽑아낸 다음, 그가 과연 어떤 문제의식과 사연, 배경을 가졌기에 이런 주장을 하는지 추적하고 체험해보는 것이다. “저자의 지혜가 끝나는 곳에서 우리의 깨달음이 시작된다. 그것이 독서다.”-장 그르니에

3) 타이핑하며 읽기. 공감되는 문장, 내 생각과 배치되는 주장에 밑줄을 친 다음 책을 다 읽고 나서 그 문장을 모조리 순서대로 타이핑한다. 이어서 타이핑한 문장을 중심으로 책을 다 읽고 느낀 점을 추가하면서 독후감을 쓴다. / 생각나는대로 글을 쓴 다음 나중에 논리적 구조와 흐름을 조정하고 수정하면 된다.

4) 책의 핵심메시지가 나에게 주는 시사점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고, 내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적용방법을 고민한다. 내 삶에 적용할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구상하고 실제로 적용해본다. 그리고 내 삶이 어떻게 번화했는지, 생각만큼 실천이 어렵거나 변화되지 않았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해본다.

 

책을 읽으면서 고등학교 수업시간이 떠올랐다. 무슨 과목인지 생각이 나지 않지만, 담당 선생님이 교과서와는 상관없던 내용을 말한 적이 있다.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 라는 글을 칠판에 써놓고 왜 욕을 하면 안 되는지, 왜 말을 가려서 써야 하는지 말씀을 해 줬다. 나는 저 말을 듣고 ~’ 했던 기억이 있다. 책을 읽고 나니 언어가 사고를 지배할 뿐만 아니라 내 관점과 개념이 내가 쓰는 언어를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언어와 사고/개념은 일방통행이 아니라 양방향, 상호작용이다.

 

언어를 디자인하라는 것은 결국 나만의 개념을 가지라는 것이다. 나만의 개념의 나의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나만의 원칙이 확립되어야 내 언어를 디자인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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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컬 나이트
조예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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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소설이기 때문이다. 나는 9월까지 한겨레출판에서 운영하는 독자 서평단에 참여하고 있다. 매월 초 출간 예정작 중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한다. 여러 권의 중에서 소설인 <트로피컬 나이트>가 눈에 들어왔다. 괴담(?) 그리고 단편이란 점 때문에 선택했다. 읽는 부담이 덜 하 것 같기 때문이다. 지은이 조예은 작가가 누구인지, 전작들도 몰랐다.

 

<트로피컬 나이트>가 뭘까? 수록된 작품의 제목일까? 아니네. 같은 제목의 단편은 없더라.

tropical night. 열대의 밤.((기온 25이상의 밤, [·]에서는 단지 일반적 의미로 사용)

이라고 한다. 열대야를 뜻하는 말이구나. 더운 여름에 찾는 오싹한 소설이려나? 책은 총 8편의 단편이 들어가 있다. 모두 공포, 괴담. 무서운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웬걸? 기괴한 이야기는 두 세 편뿐이다.

 

1인칭 화자가 전하는, 어린이 실종 사건 <할로우 키즈>. 상상해보자. 재롱잔치 무대에서 같이 공연을 하던 아이가 사실은 사람이 아닌 그 무엇이었다면? 아마도 그 당시에는 마술로 여기지 않을까? 나중에야 아이가 사라졌다는, 그게 마술이 아닌 진짜였다는 것에 오싹해지겠지.

사람인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존재를 곁에 두고 남편의 시신까지 기꺼이 내주는 옥주 이야기 <고기와 석류> 옥주는 이상한 존재에게 자신이 먹히는(?) 것보다, 홀로 죽는 게 더 두려웠나보다. 남편의 병수발은 자기가 했지만 정작 본인은 병 수발은 해 줄 사람이 없다. 남 이야기 아닌 거 같다. 아내와 나도 나중에 나이 들면 둘 뿐인데 둘 중 하나가 먼저 떠나면 남은 사람은 누가 함께 해주지? 옥주는 그래서 이상한 존재에 그리 마음이 쓰이나 보다.

<릴리의 손> 수록된 소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다. 다른 세상에 혼자 뚝 떨어져 살아가는 주인공이 잘 나타나 있다. 새로운 세상에서 잘 살아가는 듯 보였지만, 자신이 있던 세계를 항상 그리워했던 것이다. ‘타임 패러독스가 발생하는 구조이지만 그쯤은 넘어가 주자.

<새해엔 쿠스쿠스> 엄마와 딸의 갈등을 잘 묘사했다. 공감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다 너를 위한 거야라는 말로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엄마(혹은 아빠). 결국 그 관계를 과감히 벗어나는 주인공.

<가장 작은 신>은 공기가 안 좋은 날, 미세먼지가 득세인 요즘의 환경에 영감을 받은 거 같다. 미세먼지로 인해 밖을 나가지 못하며, 먼지를 원망하면 작은 신의 복수라 상상했을 거 같다.

나쁜 꿈을 꾸게 하는 주제에 나름 따듯한 면모를 보여주는 몽마가 주인공인 <나쁜 꿈과 함께>. 몽마가 나쁜 기운을 먹는 것은 맛있어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니 먹는다는 게 실소를 자아낸다.

고양이의 보은이 생각나는 <유니버셜 캣숍의 비밀>. 고양이는 지구 밖 머나먼 별에서 왔다는 이야기. 고양이가 참 묘한 동물이기 하지. 얼마 전에 못 인터넷 영상에서는, 엄마 고양이가 침대를 어지른 아기 고양이를 나무라고 스스로 이불을 펴고 있었다. CCTV가 아니었으면 몰랐을 신기한 고양이의 행동이 떠올랐다. <캣숍>을 읽으면 알겠지만 지구상의 모든 고양이가 외계에서 온 것은 아니다.

나는 예전에 고양이를 예뻐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주 보면 정든다 했던가. 고양이를 아주아주 좋아하는 아내의 영향으로. 지금은 고양이를 예쁘게 볼 수 있다.

트로피컬 나이트의 마지막을 장신하는 <푸른 머리칼의 살인마>. .. 이 소설은 무려 멀티유니버스. 살인마는 다중우주를 넘나든다. 또 다른 나를 위해 평생을 살아가는 블루그래도 그녀의 마지막이 조금은 따스해서 다행이네.

트로피컬 나이트에 펼쳐 들지 않아도 충분히 재미나게 읽을 이야기들이다. 밤이든 낮이든 작가의 이상하고 신기한 이야기 속으로 다녀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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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쓰기 - 스트레스 없이, 생산성 있게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매뉴얼
졸리 젠슨 지음, 임지연 옮김 / 한겨레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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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끌렸다. ‘공부하는 사림들을 위한글쓰기라니. 공부하는 사람은 누구를 가리키는 것일까? 공부하는 사람의 글쓰기는 어떤 점이 다를까? 이런 궁금함에 책을 신청했다.

이번 책은 펼쳐보기 바빴다. 평소와 달리 책 표지를 눈여겨보지 않았다. 책을 덮고 표지를 보니 부제가 눈에 띈다.

스트레스 없이, 생산성 있게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매뉴얼

책을 읽고 나니 공부하는 사람과 생산성이 무엇인지 알겠다. 공부하는 사람이란 교수, 대학원 등을 가리키며, 생산성은 논문이다. 본 책은 교수, 학자와 같은 연구 종사자에게 성과, 즉 연구논문을 좀 더 수월하게 작성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책이다.

책이 두껍지 않아 좋다. 그리고 보통의 크기보다 작다. 얇고 작아서 들고 다니기 편하다. 책상 위나 가방 속, 손이 닿기 좋은데 두고두고 보라는 거 같다.

 

저자의 일화와 함께 글을 쓰는 요령을 조곤조곤 알려준다. 수필 같은 느낌도 든다. 저자는 글쓰기를 위해 몇 가지 알려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매일 15분씩 쓰기이다.

15분이 가지고 글이 써질까 싶은데 저자는 가능하다고 한다. 꾸준히 글을 쓰기 위한 최소의 시간일 것이다. 저자는 15분 글쓰기를 일과 중 최우선으로, 꼭 지키라고 강하게 말한다. 다른 일을 처리하고 난 다음에 쓰는 것이라 아니라, 15분 쓰기를 가장 먼저 한 뒤 다른 볼일을 처리하라고 한다.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자세와 실천이 정말 필요하다. 나 또한 매번 금요일 저녁이나 토요일 밤에 잠을 잘 때 다짐을 한다. 토요일, 일요일 아침에 블로그를 글을 쓰자, 독후감을 쓰자 하지만 정작 눈을 뜨면 폰부터 챙긴다. 의무가 아니고 강요가 아니니 잘 안 하게 된다.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저자 주장대로 매일매일 그냥쓰면 습관이 되어 있을 것이다.

 

쓸 때와 쉴 때는 알아야 한다는 저자의 조언이 매우 와 닿는다.

(124) 대두분 우리는 마감에 쫓기며 글을 쓰는 데 익숙하다. 대학원생 때나 심지어 정년 트랙 교수가 되어서도 줄곧 스스로 다그치며 몇 시간씩 글을 써서 마감 시간에 맞춘다. 그리고는 기운이 다해 쓰러진다. // 그러다 일단 글쓰기에 착수하고 나면 멈추기가 겁난다. 언제 다시 이렇게 글이 써질지 알 수 없으니 당장 최대한 글을 써야 할 것 같다. 마감이 다가오면 특히 신들린 듯 써지는 글을 멈추기도 무섭다. 일단 글쓰기를 시작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에 지쳐 쓰러질 때까지 멈추지 않고 쓰는 편이 차라리 낫다. 시간이 되는 한 최대한 많은 글을 쓰고 또 쓴다. 이런 식으로 한바탕 글쓰기를 계속하다가 결국 한계에 부닥친다. 그러면 글쓰기 과제를 내던지고 다음번 글쓰기 전투까지 에너지를 충전한다.

마치 내가 독후감을 쓰는 것을 지켜보고 말하는 것같다. 서평 활돌을 위해 미리미리 책을 읽고 여유롭게 후감을 쓰면 오죽 좋울까. 하지만 서평 마감일이 닥쳐야 쓰기 시작한다. 그전까지 책을 다 읽지 않은 것도 날짜 기한이 남아있으니 쓰려고 하는 마음이 강하게 생기지 않는다.

(125) 생산성 있는 작가는 매번 자신이 완전히 소모되기 전에 글쓰기를 멈춘다. 그리고 다음 글의 출발점이 될 지점을 표시해둔다. 이튿날이 되면, 전날 할 일을 준비해둔 책상으로 자신을 다시 안내한다. 일단 자리에 앉으면 글이 써지고 영감이 생길 거라고 믿고 규칙적으로 보람 있는 시간을 보낸다.

 

저자의 권유대로 하기 위해서는 글을 쓰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어떻게 글 쓰는 시간을 찾을까? 저자는 위선 일일 계획표를 거꾸로 써보라고 한다. 계획을 짜는 게 아니라 하루 중 한 일과 거기에 걸린 시간을 기록하라고 한다. 그러면 내가 어디에 얼마나 시간을 쓰는지 파악이 될 것이다. 파악이 되면 어디서 얼마큼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지 보일 것이다. 마치 가계부를 쓰면 내 지출이 보이듯이.

이 부분에서 예전에 읽은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세프>가 떠올랐다. 러시아 저명한 과학자 류비세프는 평생 남들이 남기기는 어려운 양의 연구, 저서, 사교활동 등을 했다. 그 비결은 시간 기록이었다. 류비세프는 자신이 하는 일이 얼마나 걸리는지 알고 있었다. 저자가 시간 확보를 위해 일일계획표를 거꾸로 써보라는 것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저자는 초반에 숙련공의 태도를 언급한다. 기술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가식을 버리고 배움에 헌신하는 태도라 한다. 나는 이 표현과 태도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꾸준히 무언가 한다는 것이 숙련공의 태도다. 당장이 아니지만 보다 나아짐을 기대하고 행한다. 하지만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그 자체가 즐거움이 되어야 한다. 글쓰기도 글을 쓰는 행위가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 저자는 매일 15분쓰기를 한다면 그 과정이 즐거워질 수 있다고 한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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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의 뒷모습이 좋다 - 이 책을 읽는 순간 당신은 그 영화를 다시 볼 수밖에 없다
주성철 지음 / 씨네21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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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좋아하세요? 라고 묻는다고 하면 나는 네라고 대답해야겠지. 그렇다고 여러 영화를 다 섭렵하는 것은 아니다. 보고 싶은 영화가 있으면 극장에서 보려고 하는 편이다.

생각에 보니 예전에 시나리오 모니터링을 몇 번 해봤고, 블라인드 영화 설문회도 참여한 적이 있다. 대학 때는 시사회도 종종 갔고(지금의 아내도 시사회를 핑계로 처음 만났다.) 또한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KBS 영화가 좋다. SBS 접속무비월드, MBC 출발 비디오 여행-을 챙겨보는 편이다. 몇 년 전부터는 MCU에 빠져서 꼭 극장에서 챙겨보기도 했다. 확실히 영화에 관심이 있는 게 맞다.

<그 영화의 뒷모습이 좋다>라는 책을 접했을 때 고민이 됐다. 이 책을 신청할까 말까? 특정 감독, 특정 장르를 챙겨보는 정도도 아니고, 책에서 다루고 있는 감독과 배우, 영화를 모두 아는 것도 아닌데 신청해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읽다가 모르는 부분은 건너뛰지 뭐, 라는 생각으로 신청을 했다.

 

7월이 시작하기 전 한겨례출판에서 서포터즈를 뽑는다는 광고를 접했다. 나의 독서 편식을 줄일 수 있겠다는 기대에 신청했고 선정됐다. 여기는 책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한다. 출간 예정 책의 제목과 간략한 설명을 보고 책을 신청한다. 그러고 책이 출간되면 집으로 보내 준다.

보통 서평 활동은 책이 나온 뒤 하는지라 해당 책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제목과 간단한 설명만으로 책을 고르니 뭔가 보물찾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영화의 뒷모습이 좋다>는 내가 한겨레출판에서 활동하게 된 하니포터의 첫 책이다. 7월이 다 끝나가도록 책들이 안 와서 문의를 했는데 7.30일에 받아볼 수 있었다.

 

책의 저자는 주성철. 영화 관련 프로그램을 봤다면 한 번쯤 얼굴을 봤을 것이다. 이력을 보니 접속!무비월드와 방구석1열에 출연했다. 나는 거기서 얼굴을 익혔을 것이다. 영화기자, 영화평론가로서 활동한 이력이 적지 않고 이미 여러 권의 책을 썼는데 <그 영화의 뒷모습이 좋다>가 첫 영화 평론집이라고 한다.

 

책은 감독관, 배우관, 장르관, 단편관으로 나눠져 있는데 단편 부분은 극히 차지하는 부분이 적다. 단편관은 해당 감독관에 넣었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은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로 시작한다. 다행이다. 모르는 감독, 안 본 영화로 시작했다면 처음부터 건너뛰었어야 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이다. 공동경비구역 JSA, 내 기억에 의하면 시험이 끝나고 친구와 함께 인천CGV에서 봤던 영화다. 나는 김태우 배우가 거꾸로 떨어지는 장면이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박찬욱-봉준호-류승완-나홍진까지는 유명감독이고 언급된 영화도 많이 본 것이라서 재밌게 읽어 나갔다. 그러다 김기영 감독부터는 쓱쓱. 몇몇 감독은 통으로 건너뛰었다. 이처럼 아는 부분만 읽는 것은 장르관에서도 반복됐다. 다행히 배우관은 건너뜀 없이 다 읽었다.

 

장르관에서 <여고괴담>이 있기에 반가웠다. 여고괴담이 한국 영화사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여름마다 호러물이 있었던 이유가 여고괴담이라고 한다. 여름 공포영화 중에는 <>도 기억이 남는다.

나에게도 여고괴담은 특별(?)하다. 여고괴담이 처음 나왔을 때는 나는 집에 있다가 혼자 극장에 가서 보고 온 기억이 난다. 남학생이 왠 여고괴담? 이지만 이 당시 나는 배우 최강희를 엄청 좋아했다. 최강희가 출연한다는데 안 볼 수가 없잖아. 그래서 결국에는 혼자 보고 온 기억이 난다. 여고괴담 개봉시 최강희가 최세연으로 나왔다. 청소년 드라마 에서 세연이란 인물을 연기했었는데 그 이름으로 등장을 했다. 왜 그랬을까?

 

영화에 대한 저자의 막힘없고 다양한 설명을 읽고 있나니 영화가 다시 보고 싶어졌다. 쿵푸허슬의 등장인물 이름이 김용 소설의 이름이라니... 주성치의 서유기 시리즈는 보지 못했는데, 영화평을 읽고 나니 꼭 보고 싶어졌다.

영화를 종종 보는 이라면, 본 책이 재미있을 것이다. 그리고 책을 덮은 순간, 나처럼 몇 편의 영화가 다시 보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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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 마인드셋 - 감정 왜곡 없이 진실만을 선택하는 법
줄리아 갈렙 지음, 이주만 옮김 / 와이즈베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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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정말 예상치 못했던 인사발령을 당했더니(?) 요즘 모든 의욕이 없다. 정말 일하기 싫다는 생각이 매일매일 들고 아침에 일어나도 회사 가기가 너무 싫다. 나 스스로도 당혹스럽다. 내가 이 정도 밖에 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거꾸로 말하면 그만큼 납득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고.

이런 상태에서 책을 읽자니 평소보다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책을 읽다보니 내 상황을 대입하게 되었는데 지금 나에게 필요한 자세는 정찰병의 관점이다. 요즘 내 반응은 전형적인 전투병의 자세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상황에 반응하거나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전투병과 정찰병으로 구분해서 설명을 한다. 내가 느낀 정찰병이 가지는, 전투병의 다른 점은 한 줄로 정리할 수 있다.

항상 자신이 틀릴 수 있음을 인지하고 새로운 정보를 통해 수정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저자는 신념이 정체성이 되는 것을 경계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굳건히 정하지 말고 가볍게 유지하라고 한다.

(269) 정체성을 가볍게 유지하는 것은 그 정체성을 자부심의 원천이나 인생의 의미로 삼지 않고 객관적인 사실만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285) 정체성을 가볍게 유지할 때, 가능한 한 효율적인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 정체성을 가볍게 유지하는 것은 남들에게 친절하고 교양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다. 자기 자신을 위한 일이다. 정체성 때문에 판단력에 제약받는 대신 객관적 증거가 이끄는 대로 자유롭고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다.

 

-정찰병 관점으로 나아가기 위한 계획-

1. 의사결정을 내릴 때 그 상황에서 어떤 종류의 편향이 판단력에 영향을 끼칠지 자문해 보고, 적절한 사고 실험을 한다.(예 외부인 테스트, 동조 테스트, 현상 유지 편향 테스트)

2. 무엇을 확신할 때(절대 그럴 리가 없다), 구체적으로 얼마만큼 확신하는지 계산한다.

3. 걱정거리가 생겼을 때 어떻게든 합리화하면서 이를 떨쳐내고 싶은 마음이 들거든, 우려하던 바가 실제로 일어났다고 가정한 뒤 구체적인 대응 계획을 세운다.

4. 반대 진영의 사람이지만 자신이 경청할 수 있는 저자나 매체, 기타 정보 제공자를 찾아보자. 자신이 보기에 합리적이고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사람이라야 생각을 바꿀 확률이 높아진다.

5. 어떤 사람이 비합리적이거나 미쳤거나 무례한 사람으로 보이거든 저 사람은 어째서 스스로의 행동이 합리적이라고 여기는지 궁금증을 품어보자.

6. 기존의 정보를 조금이라도 업데이트할 기회를 찾는다. 옳다고 믿는 신념을 흔들어놓을 만한 예외적인 사례나 위험신호, 과학적 증거를 찾아보자.

7. 과거에 어떤 사람과 의견이 충돌했는데 그때 이후로 생각이 바뀐 경우가 있다면 어떻게 생각을 수정했는지 그 사람에게 알린다.

8. 자신이 믿는 신념을 하나 골라 상편의 관점에서 이념의 튜링 테스트를 수행한다.(내가 제대로 이해하는지 상대 진영에 속한 사람이 판정해 줄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저자가 알려주는 여러 가지 내용 주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판단이 틀렸다는 것이 곧 잘못이 저질렀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보통 내 판단이 틀렸다는 것은 잘못으로 여겨지지 않는가?

(203) 생각 바꾸기를 자시이 틀렸음을 부끄럽게 시인하는행위가 아닌 그저 새로운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관점으로 사고한다면, 생각을 바꾸는 과정에서 저항감이 대폭 감소한다./ 업데이트는 이전의 생각이나 판단이 실패였음을 전제하지 않고 그것을 더 좋게 또는 더 최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트린판단을 내리더라도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틀린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새로운 정보를 업데이트한 것입니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거죠. 그게 무슨 묹제가 되겠어요?”

 

또 다른 인상적인 내용은 자신감에 대한 설명이다. 저자는 자신감을 인지적 자신감사회적 자신감으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인지적 자신감은 무엇이 사실인지에 관한 확신이며 사회적 자신감음 자기확신이다. 저자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사회적 자신감이다.

저자는 행복하기 위해서는 자기기만이 필요하다는 긍정의 효과를 경계한다. 저자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한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직시하면서도 자기기만이 필요 없는 대응 전략이 있다.

(141) “이건 사실이 아니야라고 부정하고 싶은 그 현실이 사실이라 전제하고 어떻게 대처할지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면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욕구가 놀아루 정도로 줄어든다. 계획을 정교하게 세우지 않아도 좋다.

 

지금 내 상황에게 말해주는 것 같다. 이제 현실부정을 그만하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하지를 생각해야 하는가? 아내도 나에게 말하더라. 이제 그만 받아들여. 나는 언제 받아들여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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