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화의 뒷모습이 좋다 - 이 책을 읽는 순간 당신은 그 영화를 다시 볼 수밖에 없다
주성철 지음 / 씨네21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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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좋아하세요? 라고 묻는다고 하면 나는 네라고 대답해야겠지. 그렇다고 여러 영화를 다 섭렵하는 것은 아니다. 보고 싶은 영화가 있으면 극장에서 보려고 하는 편이다.

생각에 보니 예전에 시나리오 모니터링을 몇 번 해봤고, 블라인드 영화 설문회도 참여한 적이 있다. 대학 때는 시사회도 종종 갔고(지금의 아내도 시사회를 핑계로 처음 만났다.) 또한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KBS 영화가 좋다. SBS 접속무비월드, MBC 출발 비디오 여행-을 챙겨보는 편이다. 몇 년 전부터는 MCU에 빠져서 꼭 극장에서 챙겨보기도 했다. 확실히 영화에 관심이 있는 게 맞다.

<그 영화의 뒷모습이 좋다>라는 책을 접했을 때 고민이 됐다. 이 책을 신청할까 말까? 특정 감독, 특정 장르를 챙겨보는 정도도 아니고, 책에서 다루고 있는 감독과 배우, 영화를 모두 아는 것도 아닌데 신청해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읽다가 모르는 부분은 건너뛰지 뭐, 라는 생각으로 신청을 했다.

 

7월이 시작하기 전 한겨례출판에서 서포터즈를 뽑는다는 광고를 접했다. 나의 독서 편식을 줄일 수 있겠다는 기대에 신청했고 선정됐다. 여기는 책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한다. 출간 예정 책의 제목과 간략한 설명을 보고 책을 신청한다. 그러고 책이 출간되면 집으로 보내 준다.

보통 서평 활동은 책이 나온 뒤 하는지라 해당 책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제목과 간단한 설명만으로 책을 고르니 뭔가 보물찾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영화의 뒷모습이 좋다>는 내가 한겨레출판에서 활동하게 된 하니포터의 첫 책이다. 7월이 다 끝나가도록 책들이 안 와서 문의를 했는데 7.30일에 받아볼 수 있었다.

 

책의 저자는 주성철. 영화 관련 프로그램을 봤다면 한 번쯤 얼굴을 봤을 것이다. 이력을 보니 접속!무비월드와 방구석1열에 출연했다. 나는 거기서 얼굴을 익혔을 것이다. 영화기자, 영화평론가로서 활동한 이력이 적지 않고 이미 여러 권의 책을 썼는데 <그 영화의 뒷모습이 좋다>가 첫 영화 평론집이라고 한다.

 

책은 감독관, 배우관, 장르관, 단편관으로 나눠져 있는데 단편 부분은 극히 차지하는 부분이 적다. 단편관은 해당 감독관에 넣었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은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로 시작한다. 다행이다. 모르는 감독, 안 본 영화로 시작했다면 처음부터 건너뛰었어야 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이다. 공동경비구역 JSA, 내 기억에 의하면 시험이 끝나고 친구와 함께 인천CGV에서 봤던 영화다. 나는 김태우 배우가 거꾸로 떨어지는 장면이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박찬욱-봉준호-류승완-나홍진까지는 유명감독이고 언급된 영화도 많이 본 것이라서 재밌게 읽어 나갔다. 그러다 김기영 감독부터는 쓱쓱. 몇몇 감독은 통으로 건너뛰었다. 이처럼 아는 부분만 읽는 것은 장르관에서도 반복됐다. 다행히 배우관은 건너뜀 없이 다 읽었다.

 

장르관에서 <여고괴담>이 있기에 반가웠다. 여고괴담이 한국 영화사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여름마다 호러물이 있었던 이유가 여고괴담이라고 한다. 여름 공포영화 중에는 <>도 기억이 남는다.

나에게도 여고괴담은 특별(?)하다. 여고괴담이 처음 나왔을 때는 나는 집에 있다가 혼자 극장에 가서 보고 온 기억이 난다. 남학생이 왠 여고괴담? 이지만 이 당시 나는 배우 최강희를 엄청 좋아했다. 최강희가 출연한다는데 안 볼 수가 없잖아. 그래서 결국에는 혼자 보고 온 기억이 난다. 여고괴담 개봉시 최강희가 최세연으로 나왔다. 청소년 드라마 에서 세연이란 인물을 연기했었는데 그 이름으로 등장을 했다. 왜 그랬을까?

 

영화에 대한 저자의 막힘없고 다양한 설명을 읽고 있나니 영화가 다시 보고 싶어졌다. 쿵푸허슬의 등장인물 이름이 김용 소설의 이름이라니... 주성치의 서유기 시리즈는 보지 못했는데, 영화평을 읽고 나니 꼭 보고 싶어졌다.

영화를 종종 보는 이라면, 본 책이 재미있을 것이다. 그리고 책을 덮은 순간, 나처럼 몇 편의 영화가 다시 보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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