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의 감정 수업 - 세상이란 파도를 거침없이 타기 위한 자현 스님의 가르침
자현 지음 / 오아시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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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라는 파도를 즐기는 삶, ‘어쩔 건데!’의 선구자 부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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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열기에 감정마저 널뛰듯 짜증이 치솟는 나날이었다.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려 애쓸수록 오히려 지쳐가던 차에, 유쾌하게 서핑을 즐기는 부처님의 모습이 담긴 표지에 홀린 듯 끌려 《부처의 감정 수업》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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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자현 스님은 경악스러울 만큼 많은 학위와 논문을 가진 분이다. 넘치는 지적 호기심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도덕과 규범’이라는 견고한 벽을 깨뜨리고 자신이 던질 파격적인 메시지에 권위라는 힘을 실어주기 위해 판을 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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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가 판을 깔고 던진 메시지는 의외로 명쾌했다.

“감정 그 자체를 대긍정하라.”

감정을 들여다보고 고요한 호수처럼 다스리라는 뻔한 조언이 아니다.

우리는 감정을 통제해야 한다고 배워왔다. 화를 내면 안 되고, 질투해서도 안 되고, 미워해서도 안 된다. 좋은 사람이라면 늘 너그럽고 침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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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설혜심과 푸코가 짚었듯 인간은 문명화 과정을 거치며 사회적 매너와 규범을 내면화해 왔다.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을 반복해서 학습하는 동안 어느 순간부터는 외부의 감시가 필요하지 않게 된다. 보이지 않는 감시의 시선을 스스로 머릿속에 설치해 놓고, 원초적인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스스로를 검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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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런 생각을 하면 나쁜 사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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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나는 것보다 화가 난 자신을 부끄러워하고, 서운한 것보다 서운해하는 자신을 탓한다. 그렇게 감정과 도덕적 판단 사이에서 끊임없이 마음의 불일치를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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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책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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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거대한 시간 속에서 한 점에 불과한 존재인 우리가, 왜 사회가 만들어 놓은 수많은 기준에 갇혀 스스로를 자책하며 살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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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긍정한다는 것은 감정에 노예가 되어 아무렇게나 행동하라는 뜻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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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중요한 것은 감정과 행동을 분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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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파 배우가 비극적인 역할에 깊이 몰입하면서도 카메라 밖에서는 자신이 배우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처럼, 감정 속에 충분히 머물면서도 그 감정 전체가 곧 ‘나’라고 착각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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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불교의 ‘진속이제(眞俗二諦)’라는 개념이 떠올랐다. 현실의 세계에서는 화가 나면 그 화를 해결해야 하고, 관계 속에서는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모든 감정과 사건을 조금 떨어져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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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서 들끓는 화와 짜증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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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감정은 나를 공격하려는 의도를 가진 존재가 아니다. 그저 어느 순간 바람을 타고 내 앞에 떠밀려온 ‘사공 없는 빈 배’ 같은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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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빈 배’라는 비유가 유독 마음에 남았던 것은, 얼마 전 아주 사소한 일상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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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등원 시간이었다. 아이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야하는데 누군가 모든 층의 버튼을 하나씩 눌러놓은 것이었다. 빨리 내려가야 하는데 엘리베이터는 층마다 멈춰서며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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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화가 치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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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해놓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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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버스를 타야 한다는 생각까지 더해지면서 마음이 조급해졌다. 누군가 일부러 나를 방해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 순간의 나는 분명히 화가 나 있었고, 그 화에는 아주 그럴듯한 이유까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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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엘리베이터가 다 올라온 순간, 안에서는 나와 같은 고층에 사는 피해자들이 버튼 취소를 누르기 위해 함께 올라오고 있었다. 버튼을 누른 사람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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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느 순간 지각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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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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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치솟던 화가 오히려 가라앉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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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그 사람에게 화를 낼 수도 없었다. 이미 없으니까. 무엇보다 ‘조금만 빨리 가면 버스를 탈 수 있다’는 기대도 사라졌다. 이제 와서 누군가를 탓한다고 상황이 달라질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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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쏟아낼 대상도 사라졌고, 그 화를 통해 되돌리고 싶었던 미래도 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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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버튼이 여러 개 눌려 있었다는 사실은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느끼는 화의 크기는 상황에 따라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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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를 방해했다’고 생각할 때는 화가 났고,

‘이미 늦었고, 이제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이는 순간에는 화가 잦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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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빈 배’의 비유가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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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사건 그 자체보다 사건에 붙인 이야기 때문에 더 화를 내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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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를 무시했다.

누군가 일부러 나를 방해했다.

누군가 나에게 피해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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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감정에 ‘대상’과 ‘의도’를 붙이는 순간, 화는 점점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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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배가 비어 있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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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낼 대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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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내가 화가 났던 사실이 틀린 것은 아니다. 화는 분명히 일어났다. 다만 그 화에 반드시 범인을 만들어주어야 했던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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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난 것은 사실이지만, 화가 시키는 대로 행동해야 할 의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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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내가 이 책에서 말하는 감정의 긍정을 이해하게 된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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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없애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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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금 내가 화가 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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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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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감정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내가 그것을 어떻게 행동으로 옮길지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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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난관은 현실의 방식으로 해결하면 된다. 해야 할 말은 하고, 필요한 일은 하고, 때로는 관계를 정리하기도 하면서 담담히 노를 저어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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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감정의 파도까지 억지로 잠재울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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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면 당당하게 남 탓도 좀 하고, 때로는 “어쩔 건데!”라고 말할 수 있는 배짱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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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동안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좋은 삶’을 사는 것을 자주 혼동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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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화를 참아야 하고, 이해해야 하고, 용서해야 하고, 나 자신을 끊임없이 다독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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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동안 정작 내 감정은 어디에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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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없애야 할 대상이 아니라 삶이 살아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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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고, 화나고, 억울하고, 질투하고, 서운하고, 사랑하는 그 모든 마음이 나라는 존재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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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는 곳이 현실이든 가상이든, 느끼는 내가 진짜라면 그 감정 역시 진짜다. 영혼과 마음을 부질없이 양분하고 어느 쪽이 진짜인지 끊임없이 검열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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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세상에 유일한 ‘나’로서 살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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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바다에서 밀려오는 감정의 파도를 억누르려다 휩쓸려 다치는 대신, 그 파도 위에 올라타 유유히 서핑을 즐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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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자현 스님이 말하는 감정 수업은 그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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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없애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느끼면서도 그 감정에 끌려가지 않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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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나면 화가 난 나를 바라보고, 슬프면 슬픈 나를 바라보고, 때로는 엉망진창인 나까지도 그냥 내버려 둘 수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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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파도가 지나가면 다시 노를 저어 내가 가야 할 곳으로 가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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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에게 ‘착한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는 오래된 숙제에서 잠시 벗어나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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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통제하는 삶보다 감정과 함께 살아가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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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시선에 맞춰 나를 끊임없이 검열하는 삶보다, 내 삶의 무대에서 당당한 주인이자 관객으로 살아가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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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은 마음속 어딘가에서 또 파도가 밀려온다면, 애써 잔잔하게 만들려고 하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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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나면 화가 난 대로 인정하고, 억울하면 억울한 대로 바라보고, 서운하면 서운한 나를 그냥 두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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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 감정에 범인을 만들어주거나, 그 감정이 내 삶의 운전대를 잡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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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파도는 계속 밀려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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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억지로 잠재우기보다 올라타 보는 수밖에.

​

어쩔 건데.

파도가 왔으면, 서핑하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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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입시 죽음의 삼각형 - 최상위권 따라잡는, 대치동 스터디코드 입시 바이블
서보현 지음 / 체인지업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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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입시는 전쟁 이후 지금까지도 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였습니다. 입시 제도는 끊임없이 변화해 왔고, 그때마다 정보를 먼저 쥔 사람들만 혜택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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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학부모들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기 위해 스터디코드의 서보현 코치가 『대한민국 입시 죽음의 삼각형』을 출간했습니다. 이 책은 내신 5등급제, 수능 최저학력기준, 그리고 학생부가 왜 ‘죽음의 삼각형’으로 불리는지 설명하며, 그 안에서 부모가 어떤 기준과 중심을 가지고 아이를 지지하고 이끌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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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말합니다. 대학은 역량 있는 인재를 선발하는 동시에, 그 학생이 대학을 끝까지 다닐 충성도를 확인하고자 한다고 말입니다. 정부는 과열되는 사교육을 억제하고 공정한 평가 기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대학은 그 기준만으로는 알 수 없는 학생의 가능성과 역량을 학생부를 통해 확인하려 합니다. 때로는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기도 하고, 때로는 같은 목표를 향해 움직이기도 하면서 우리나라의 입시는 그렇게 변화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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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든 생각은 “너무 걱정할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너무 안일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학생에게 대학생 수준의 논문이나 대단한 업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교과 과정 속에서 생긴 궁금증을 더 깊이 탐구하고, 연구하며, 그것을 실제 삶과 연결해 보는 과정이 바로 좋은 학생부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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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연히 한 5학년 학생의 독후감을 읽게 되었습니다.

제주어로 쓰인 시집을 읽고, 그 과정에서 생긴 '아래아'에 대한 궁금증을 스스로 찾아 탐구한 뒤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 추후 보완할 탐구 내용과 함께 다음 제주 여행에서는 현지어를 더 귀 기울여 들어보겠다고 적어 놓은 글이었습니다.

그 글을 읽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작은 탐구와 호기심이 차곡차곡 쌓인다면, 훗날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의 학생부는 굳이 보지 않아도 어떤 모습일지 짐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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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최소한 중학생 시기에는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와 진로를 어느 정도 그려볼 수 있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야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방황하지 않고 스스로 길을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아이와 진로에 대한 경험과 고민을 더 많이 나누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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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외우는 공부가 아니라 이해하는 공부를 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해 중심의 공부를 해야 내신과 수능, 그리고 학생부까지 함께 잡을 수 있습니다. 단순 암기식 공부로는 수능을 대비하기 어렵고, 수능만 바라보다가는 내신과 학생부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학생부 역시 거창한 활동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해를 바탕으로 한 탐구 과정과 그 결과를 충실하게 기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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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내신, 수능, 학생부라는 죽음의 삼각형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역량을 키운다’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연결되어 있습니다. 대학 역시 단 한 번의 시험 결과보다 학생이 꾸준히 보여 준 성장 과정과 가능성을 더욱 중요하게 평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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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삼각형이라는 공포 속에서도 부모가 해야 할 일은 결국 아이를 믿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입시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고 방향을 이끌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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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28대입을 앞두고 자녀교육의 방향을 고민하는 학부모라면, 단순한 대학입시 정보가 아니라 입시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입니다. 최상위권 학생들만을 위한 입시전략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자신의 역량을 키워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민국 입시 죽음의 삼각형』은 스터디코드가 제시하는 입시의 본질을 담아낸 학부모 필독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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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캐치! 티니핑 프린세스 바다 세상 백과 ㅣ 티니핑 백과 시리즈 4
서울문화사 편집부 지음 / 서울문화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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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 티니핑 프린세스 바다 세상 백과


캐치 티니핑은 영원한 우리 공주님들의 사랑이다.

오늘도 우리는 새로 개봉한 영화 <사랑의 하츄핑 : 고래보석의 전설>을 보고 왔다.

티니핑은 단순히 귀엽고 예쁜 캐릭터에 그치지 않는다. 아이들은 티니핑을 통해 사람 사이의 관계를 배우고, 다양한 감정을 이해하며, 생각보다 많은 상식도 자연스럽게 익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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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프린세스 바다 세상 백과>가 나왔기에 바다 생물을 좋아하는 막내를 위해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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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상식, 음식, 예술, 언어, 과학, 환경 분야로 나누어 바다 생물들을 소개하는 백과사전이다.

캐치 티니핑의 이름을 단 책답게 중간중간 퀴즈와 놀이 요소가 들어가 있어 아이들이 즐겁게 책에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미처 책을 다 살펴보기도 전에 신난 둘째의 손에 의해 문제가 모두 풀려 있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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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생물의 사진과 먹이, 사는 곳, 특징이 보기 쉽게 정리되어 있고, 티니핑들이 알려주는 설명을 읽고 있으니 혼자 책으로 볼 때와는 사뭇 다르게 기억하는 모습이었다.

가오리를 보며 모아나의 할머니를 떠올리고, 투구게를 보며 언젠가 들었던 파란 피 이야기를 신나게 꺼낸다. 책 속의 정보들이 아이들 머릿속에서 하나씩 연결되고 있는 것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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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부산에 다녀올 일이 있어 언양휴게소에 들르게 되었다.

늦은 저녁 식사를 하려고 자리를 잡았는데 아이들이 갑자기 무언가를 가리키며 "엄마! 울산 반구대 암각화!"라고 외쳤다. 그러더니 티니핑 백과사전에 나왔던 귀신고래 이야기라며 나에게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그 순간 티니핑의 힘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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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책이었다면 아마 아이들이 읽었던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예전 같았으면 엄마가 먼저 "이것 좀 봐! 책에 나왔던 거야! 이게 암각화인가 봐!" 하며 호들갑을 떨었을 텐데, 이번에는 아이들이 먼저 발견하고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결국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통해 가장 많이 배우고 가장 깊이 기억하는 것 같다. 아무리 좋은 정보라도 관심이 없으면 스쳐 지나가지만, 마음을 사로잡는 무언가와 연결되면 오래도록 남는다.

그런 의미에서 <프린세스 바다 세상 백과>는 단순한 백과사전이 아니라 아이들의 관심을 배움으로 이어주는 좋은 연결고리였다.

바다 세상을 좋아하는 친구들, 캐치 티니핑을 사랑하는 친구들, 그리고 책 읽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좋아하는 캐릭터와 함께 놀다 보면 어느새 새로운 지식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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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바꾸면 통증이 사라진다 - 뇌과학이 밝혀낸 만성 통증의 진짜 원인
다니엘 G. 에이멘 지음, 김성훈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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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바꾸면 통증이 사라진다

40대가 되어 보니 건강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30대에는 조금 피곤하다는 생각은 했어도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까지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40대에 접어드니 작은 통증에도 이유를 찾게 되고, 병에 걸려 쓰러질까 걱정도 됩니다. 미루기만 하던 운동도 이제는 '아이들과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신체 건강뿐 아니라 뇌 건강에 관한 책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갑니다. 그렇게 만나게 된 책이 『뇌를 바꾸면 통증이 사라진다』였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만성 통증을 안고 살아갑니다. 실제 질환이나 부상 때문인 경우도 있지만, 저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뇌와 신경계의 변화가 통증을 지속시키는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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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다니엘 G. 에이멘은 정신과 의사이자 뇌의학과 행동의학 분야의 권위자입니다.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뇌와 정신 건강, 만성 통증의 관계를 연구해 왔으며, 그의 클리닉이 보유한 뇌 영상 데이터는 세계 최대 규모의 뇌 스캔 데이터베이스 가운데 하나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점은 환자를 병명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 바라본다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통증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영적 요인을 함께 살피며 '왜 이 사람이 아프게 되었는가'를 이해하려 합니다. 책을 읽는 내내 뛰어난 의학자의 설명을 듣는다는 느낌보다, 사람을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의사와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통증도 학습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신경가소성을 이야기하며 좋은 습관이 반복되면 뇌가 변화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저자는 통증도 같은 원리라고 설명합니다. 반복되는 통증은 뇌의 신경회로를 강화시키고, 결국 다음 통증은 이전보다 더 쉽게 찾아옵니다. 통증이 또 다른 통증을 부르는 악순환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당연한 원리인데도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파멸의 고리를 통증, 활성화, 침입, 신경긴장, 습관, 수렁이라는 여섯 단계로 설명합니다. 하지만 뇌가 통증을 학습할 수 있다면 회복 또한 다시 학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식, 완화, 내려놓기, 개시, 수용, 함양.

이 여섯 단계는 단순한 치료법이 아니라 뇌가 새로운 길을 만들도록 돕는 과정이었습니다. 복식호흡, 손을 따뜻하게 하기, 토닥임 기법처럼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습관부터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는 방법까지, 특별한 기술보다 매일의 반복을 강조하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오래 머물렀던 부분은 아동기 부정적 경험(ACE)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저자는 어린 시절의 경험은 단순한 추억이 아니라 뇌와 신경계에 깊이 각인되어 성인이 된 이후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합니다.

전체 성인의 약 3분의 2는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아동기 부정적 경험을 가지고 있고, 20% 이상은 세 가지 이상의 경험을 안고 살아갑니다. 또한 아동기 부정적 경험 점수가 높은 사람일수록 섬유근육통, 과민성대장증후군, 편두통 같은 만성 통증 질환이 더 흔하게 나타나며, 점수가 4점 이상인 경우에는 알코올 중독 위험이 약 7배, 약물 중독 위험은 10배 이상 높아진다고 합니다. 여성은 우울증 위험 또한 남성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제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아동기의 부정적인 경험을 안고 성장했고, 한때는 우울증을 비롯해 크고 작은 마음의 병을 겪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왜 유독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기 어려운지, 왜 같은 상황에서도 늘 최악을 먼저 떠올리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저는 오랫동안 왜곡된 부정편향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생각을 바꾸고, 스스로에게 건네는 말을 바꾸고, 작은 성공을 반복하며 제 뇌도 함께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하루아침에 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사람은 변할 수 있고, 뇌도 변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인지 저자가 말하는 긍정편향과 긍정확언은 제게 단순한 자기계발의 언어처럼 들리지 않았습니다.

긍정은 현실을 외면하는 낙관이 아니라, 뇌가 반복해서 지나가는 길의 방향을 바꾸는 훈련이었습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자신과 대화합니다.

'나는 부족해.'

'내가 그걸 어떻게 해.'

이런 생각들이 반복되면 뇌는 그 길을 더욱 단단하게 만듭니다.

반대로 감사와 희망, 가능성을 담은 생각을 반복하면 뇌는 조금씩 새로운 길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긍정확언은 현실을 속이는 주문이 아니라 내 뇌에게 새로운 경험을 반복해서 가르치는 과정이라는 설명이 가장 깊이 와닿았습니다.

무엇보다 저자는 과거를 운명처럼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안전한 환경은 아동기 부정적 경험이 남긴 영향을 충분히 완충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가장 먼저 제 아이들이 떠올랐습니다.

아이들이 살아가며 상처를 하나도 받지 않고 자라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집만큼은 언제든 돌아와 쉴 수 있는 곳, 어떤 일이 있어도 있는 그대로 사랑받는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부모란 아이에게 상처를 하나도 주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상처를 받아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에는 저자의 경험을 비롯해 다양한 환자들의 사례가 소개됩니다. 누구라도 절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뇌의 회복과 함께 삶을 되찾아 가는 이야기를 읽으며, 의학서를 읽는다는 느낌보다 한 사람의 삶이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지켜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에서 저자가 건네는 한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통증은 하나의 경험일 뿐, 당신이라는 사람 자체를 정의하지 않는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저자는 뛰어난 의학자이기 전에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의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랜 통증 속에서 자신의 삶마저 통증으로 정의해 버린 사람들에게 "당신은 통증이 아닙니다."라고 조용히 손을 내미는 것 같았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 말은 통증뿐 아니라 우리의 과거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말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상처도, 우울했던 시간도, 실패했던 경험도 모두 '경험'일 뿐 그것이 나라는 사람을 정의하지는 않습니다.

저 역시 그 시간을 지나왔고, 왜곡된 부정편향을 조금씩 깨뜨리며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제게 통증을 치료하는 방법을 알려준 의학서가 아니라, 사람은 뇌를 통해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는 책으로 남았습니다.

40대가 되니 건강은 몸만 관리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조금씩 알게 됩니다. 몸을 움직이는 것만큼 생각을 돌보고, 나 자신에게 건네는 말을 바꾸고, 아이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 역시 건강의 중요한 한 부분이라는 것을요.

이 책은 제게 통증을 바라보는 시각뿐 아니라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까지 바꾸어 주었습니다.

상처는 삶의 일부일 수는 있지만, 삶의 전부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 희망을 끝까지 믿어주는 한 의사의 진심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책이었습니다.

지금 몸과 마음의 아픔으로 인해 고통받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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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지 않는 뇌 - 우리 뇌가 원하는 진정한 휴식은 자극
히가시지마 다케후미 지음, 문혜원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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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며 숙면을 하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지면 늘 피곤하고, 깜빡깜빡하는 일이 많아집니다. '잠을 제대로 못 자서 기억력이 떨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한 번쯤은 해보셨을 것입니다. 저 역시 그런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잠들지 않는 뇌』의 저자 히가시지마 다케후미는 뇌기능을 연구하고 수술하는 뇌신경외과 전문의이자 의학박사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첫 장부터 우리가 당연하게 믿고 있던 상식을 뒤흔듭니다.

"우리 뇌는 잠들지 않아도 건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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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 뇌는 자극 부족으로 퇴화한다.

2장. 뇌의 휴식과 수면

3장. 피로해지지 않는 뇌를 단련하는 법

4장. 잠들지 않는 뇌 치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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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우리가 잠을 자는 이유는 뇌를 쉬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몸을 회복시키고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합니다. 오히려 뇌는 끊임없이 자극을 받아 정보를 처리할 때 가장 건강하게 기능하며, 자극이 부족할수록 퇴화한다고 주장합니다.

읽는 내내 여러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알고 있던 수면 상식은 편견이었던 걸까?'

'뇌가 원하는 진정한 휴식은 무엇일까?'

'양질의 뇌 각성이란 무엇일까?'

'뇌는 자극이 없으면 늙는다는데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찾아야 하는 걸까?'

특히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수면과 치매의 관계였습니다.

우리는 흔히 "잠을 충분히 자지 않으면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치매의 초기 증상 중 하나가 수면장애일 수 있으며, 단순히 수면 부족이 치매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암흑 속에서 생활하는 실험을 예로 들며, 시간 감각이 무너지고 환각이 생기는 이유를 수면 부족보다 외부 자극의 부족에서 찾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심장이 빨리 뛰면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지는 이유 역시 뇌가 활발하게 자극을 처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뇌의 휴식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몸은 수면으로 회복하지만, 뇌는 자극을 처리하면서 건강을 유지한다는 것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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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과 4장에서는 이러한 이론을 실제 생활 속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줍니다.

흥미로웠던 점은 먹는 방법 역시 뇌를 단련하는 중요한 요소로 본다는 점이었습니다. 저자는 생물의 기본 상태는 '기아 상태'에 가깝다고 보며 간헐적 단식을 추천합니다. 또한 뇌의 에너지원은 포도당이니, 뇌가 피곤하다고 느껴진다고 해서 계속 당을 공급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도한 당질 섭취가 뇌 건강을 해친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내용은 "치매 예방은 곧 당뇨병 예방이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치매 발병 위험이 약 1.7~2배 높으며, 당질 과잉 섭취는 만성 염증과 혈관 손상을 일으켜 결국 뇌에도 충분한 영양이 전달되지 못하고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알면 알 수록 과당은 인간에게 무척이나 해로운 물질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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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단련하는 방법도 흥미로웠습니다. 외국어를 듣고 말하는 학습을 일주일에 세 번, 한 시간씩 3개월 정도만 꾸준히 해도 뇌 구조에 물리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문학 작품을 읽으며 장면을 머릿속으로 그려내는 몰입 독서는 뇌 스스로 자극을 만들어내는 활동이라고 말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치매 예방을 위한 스마트폰 게임, 일정한 리듬을 반복하는 음악과 춤은 예측 가능성을 높여 도파민을 분비한다고 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춤과 음악이 우리 삶에서 왜 중요한지'를 새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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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경계해야 할 것도 있었습니다. 저자는 정크푸드가 도파민의 역치를 높여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만든다고 설명합니다. 실험에서는 쥐가 정크푸드를 끊은 뒤에도 약 2주 동안 강한 자극을 계속 추구했는데, 그 기간이 약물 의존성보다도 길었다고 합니다. 이 대목을 읽으며 아이들에게 가능한 한 당이 많은 음식과 초가공식품을 줄여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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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저자는 정말 '뇌의 열렬한 팬'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몸이라는 하나의 팀 안에서도 누구보다 뇌의 가능성과 중요성을 믿는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렇다고 "몸은 아파도 괜찮고 뇌만 건강하면 된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맑은 정신과 건강한 뇌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인간다운 삶이라고 믿는 저자의 철학이 책 전반에 녹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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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저자의 주장 가운데에는 현재 널리 받아들여지는 수면 연구와는 다른 시각도 있어 비판적으로 읽을 필요는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여겼던 상식을 다시 질문하게 만들고, 뇌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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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과 어떻게 하면 건강한 뇌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을까'를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책에 깊이 몰입하고, 음악과 춤을 즐기고, 외국어를 익히고, 당 섭취를 줄이며 다양한 감각을 사용하는 일상까지. 거창한 비법보다 매일의 작은 습관들이 뇌를 단련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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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가장 바라는 것은 오래 사는 것보다 오랫동안 맑은 정신으로 아이들의 삶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단순히 수면에 관한 책이 아니라, 평생 건강한 뇌를 유지하기 위한 생활 습관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수면과 뇌 건강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만나보고 싶은 분, 익숙한 상식을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보고 싶은 분,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건강한 생활 습관을 만들어 가고 싶은 부모라면 한 번쯤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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