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않는 뇌 - 우리 뇌가 원하는 진정한 휴식은 자극
히가시지마 다케후미 지음, 문혜원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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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며 숙면을 하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지면 늘 피곤하고, 깜빡깜빡하는 일이 많아집니다. '잠을 제대로 못 자서 기억력이 떨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한 번쯤은 해보셨을 것입니다. 저 역시 그런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잠들지 않는 뇌』의 저자 히가시지마 다케후미는 뇌기능을 연구하고 수술하는 뇌신경외과 전문의이자 의학박사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첫 장부터 우리가 당연하게 믿고 있던 상식을 뒤흔듭니다.

"우리 뇌는 잠들지 않아도 건강할 수 있습니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 뇌는 자극 부족으로 퇴화한다.

2장. 뇌의 휴식과 수면

3장. 피로해지지 않는 뇌를 단련하는 법

4장. 잠들지 않는 뇌 치유하기

저자는 우리가 잠을 자는 이유는 뇌를 쉬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몸을 회복시키고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합니다. 오히려 뇌는 끊임없이 자극을 받아 정보를 처리할 때 가장 건강하게 기능하며, 자극이 부족할수록 퇴화한다고 주장합니다.

읽는 내내 여러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알고 있던 수면 상식은 편견이었던 걸까?'

'뇌가 원하는 진정한 휴식은 무엇일까?'

'양질의 뇌 각성이란 무엇일까?'

'뇌는 자극이 없으면 늙는다는데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찾아야 하는 걸까?'

특히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수면과 치매의 관계였습니다.

우리는 흔히 "잠을 충분히 자지 않으면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치매의 초기 증상 중 하나가 수면장애일 수 있으며, 단순히 수면 부족이 치매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암흑 속에서 생활하는 실험을 예로 들며, 시간 감각이 무너지고 환각이 생기는 이유를 수면 부족보다 외부 자극의 부족에서 찾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심장이 빨리 뛰면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지는 이유 역시 뇌가 활발하게 자극을 처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뇌의 휴식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몸은 수면으로 회복하지만, 뇌는 자극을 처리하면서 건강을 유지한다는 것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었습니다.

3장과 4장에서는 이러한 이론을 실제 생활 속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줍니다.

흥미로웠던 점은 먹는 방법 역시 뇌를 단련하는 중요한 요소로 본다는 점이었습니다. 저자는 생물의 기본 상태는 '기아 상태'에 가깝다고 보며 간헐적 단식을 추천합니다. 또한 뇌의 에너지원은 포도당이니, 뇌가 피곤하다고 느껴진다고 해서 계속 당을 공급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도한 당질 섭취가 뇌 건강을 해친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내용은 "치매 예방은 곧 당뇨병 예방이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치매 발병 위험이 약 1.7~2배 높으며, 당질 과잉 섭취는 만성 염증과 혈관 손상을 일으켜 결국 뇌에도 충분한 영양이 전달되지 못하고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알면 알 수록 과당은 인간에게 무척이나 해로운 물질이 분명합니다.

뇌를 단련하는 방법도 흥미로웠습니다. 외국어를 듣고 말하는 학습을 일주일에 세 번, 한 시간씩 3개월 정도만 꾸준히 해도 뇌 구조에 물리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문학 작품을 읽으며 장면을 머릿속으로 그려내는 몰입 독서는 뇌 스스로 자극을 만들어내는 활동이라고 말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치매 예방을 위한 스마트폰 게임, 일정한 리듬을 반복하는 음악과 춤은 예측 가능성을 높여 도파민을 분비한다고 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춤과 음악이 우리 삶에서 왜 중요한지'를 새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반대로 경계해야 할 것도 있었습니다. 저자는 정크푸드가 도파민의 역치를 높여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만든다고 설명합니다. 실험에서는 쥐가 정크푸드를 끊은 뒤에도 약 2주 동안 강한 자극을 계속 추구했는데, 그 기간이 약물 의존성보다도 길었다고 합니다. 이 대목을 읽으며 아이들에게 가능한 한 당이 많은 음식과 초가공식품을 줄여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덮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저자는 정말 '뇌의 열렬한 팬'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몸이라는 하나의 팀 안에서도 누구보다 뇌의 가능성과 중요성을 믿는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렇다고 "몸은 아파도 괜찮고 뇌만 건강하면 된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맑은 정신과 건강한 뇌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인간다운 삶이라고 믿는 저자의 철학이 책 전반에 녹아 있었습니다.

물론 저자의 주장 가운데에는 현재 널리 받아들여지는 수면 연구와는 다른 시각도 있어 비판적으로 읽을 필요는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여겼던 상식을 다시 질문하게 만들고, 뇌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과 어떻게 하면 건강한 뇌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을까'를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책에 깊이 몰입하고, 음악과 춤을 즐기고, 외국어를 익히고, 당 섭취를 줄이며 다양한 감각을 사용하는 일상까지. 거창한 비법보다 매일의 작은 습관들이 뇌를 단련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가장 바라는 것은 오래 사는 것보다 오랫동안 맑은 정신으로 아이들의 삶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단순히 수면에 관한 책이 아니라, 평생 건강한 뇌를 유지하기 위한 생활 습관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수면과 뇌 건강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만나보고 싶은 분, 익숙한 상식을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보고 싶은 분,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건강한 생활 습관을 만들어 가고 싶은 부모라면 한 번쯤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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