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꽤 괜찮은 내가 될 거야 - 정신분석가가 10대에게 전하는 자기 이해 수업
이승욱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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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에 물을 부어 기른 뒤 콩과 물은 콩나물이 된다.

콩나물이 된 뒤에는 콩나물을 쪼개도 콩과 물이 되지 않는 것처럼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하여 타인이 흉내 낼 수 없는 고유한 특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개성이라고 한다.

청소년 시기는 나만의 개성을 만들고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또한 그런 개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자신을 살피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행동과 다른 감정을 만났을 때 나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것은 자신을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한 가지는 무엇이든 해보지 않고는 결코 알 수 없는 것이다. 개성을 만들어가듯 그저 '행'한다는 것에 집중해 보는 10대, 20대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답게'라는 폭력성에 갇히지 말고 나답지 않은 나가 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포용력 있는 자신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에 끌리고 어떤 환경 때문에 영향을 받았는지를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인간은 결핍을 채워가는 과정에서 직업 선택과 성장이 일어난다.

나의 결핍이 무엇인지도 인지하지 못해도, 이끌리는 것들을 해가는 과정에서 결핍을 발견하기도 한다.

인간으로 살아가는데 가장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이 되는 것입니다.라는 칼 융의 말처럼 목적과 쓰임을 우선하는 본질은 인간을 대변하지 못한다. 무엇이 되라는 폭력적인 압박 앞에서도 그저 충분히 살아있기를 응원하게 된다.

한 사람의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믿겠다는 결정과 책임지겠다는 의지의 발현인 것 같다.

어른이 되면 홀로 난관을 극복해야 하지만, 그것을 지켜봐 주는 어른도 필요하다.

인간은 누구나 말 걸어지는 존재가 되고 싶어 한다. 그러한 나를 위해서 타인에게 친절해야 한다. 베푼 친절은 누군가가 나에게 말 걸고 싶어 하는 힘을 만들어준다.

사춘기 시절을 겪은 사람이라면 나는 어떤 사람인가, 열심히 살아야 하는가, 왜 살아야 하는가 등을 고민하는 시기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은 이왕이면 성인 되기 이전의 학생들이 필히 읽어보면 좋겠다.

책 속의 말을 빌려 책을 권하고 싶다.

"한 사람의 개성화 과정은 좋은 세상에 도움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 스승도 여러분이 발견하고 만들어가는 겁니다."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성장을 위하여 필요한 멘토로서 곁에 두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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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로 읽는 진로 이야기
정형권 지음 / 성안당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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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자기 주도 학습 프로그램을 만들어 국 내외를 넘어 전파하고, 10대들을 위해 학습과 진로, 책쓰기에 힘쓰는 교육 전문가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이솝 우화를 읽어 보았을 것이다.

이번 책에서는 약간의 각색을 거친 이솝 우화를 통해서 아이들과 진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도록 이야기와 생각거리들이 알맞게 놓여있다.

개미와 베짱이를 시작으로 총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에는 한 가지의 이야기가 들어 있고, 이야기가 끝난 뒤에는 [진로 생각]이라는 항목을 통해 더 넓고 깊은 생각을 꺼내게 한다.

몇 가지 재미난 이야기들을 골라본다.

개미와 베짱이 : 왜 일을 해야 하는가?

이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여름에 일한 개미는 겨울에 먹기만 했을까? 여기서 개미는 내년에 필요한 옷과 신발을 만들고 관심 분야에 관한 공부를 한단다.

그리고 찾아온 베짱이에게 개미 가족을 위해서 연주해달라며 생활비를 가름한다.

그리고 또한 이렇게 갈고닦은 실력으로 내년에 공연을 하면 관객이 찾아올 거라며 비전을 제시해 준다.

같은 주체, 같은 행동 그러나 일과 일이 아닌 것은 어디에서 차이가 나는 것일까?

늑대와 양치기 : 성실하게 일하기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약을 치던 목동

심심을 이기지 못해 잠을 자던 중 목장 주인에게 들켜 혼이 나고 만다.

저희는 졸리거나 심심할 때는 산책을 하거나 책을 읽거라. 네가 할 일은 약을 잘 지키고 잘 먹이는 것이야.라며 당부한다.

우리가 알다시피 심심함을 이기지 못한 소년은 반복된 거짓말을 하고 만다.

그 결과로 끝내 양 세 마리를 잃고 만다.

다만 여기 이솝우화에서 다른 점은 실의에 빠진 소년 앞에 양 떼 주인이 나타나 하는 말이다.

"네가 시간을 창조적으로 잘 사용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야. 지금부터는 시간이 날 때마다 늑대로부터 양을 지키는 법을 연구해야 해. 그리고 양 떼를 효과적으로 기르고 잘 키우는 법을 알아보거라.

일주일의 시간을 줄 테니 방법을 알아내고 공책에 잘 정리해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해라. 너를 해고할지 말지는 보고서를 보고 판단하마."

주어진 일을 잘한다는 것, 삶을 대하는 성실한 태도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기존의 이솝우화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직업을 갖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직업적 태도를 생각해 볼 수 있게 잘 엮어진 책이다.

고교 선택제를 앞두고 앞으로 초등 고학년부터의 진로 탐색을 충분히 하지 않는다면 고등에서의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직업으로서의 진로가 아니라 업과 삶을 대하는 태도, 무엇을 가치로 두고서 일을 선택해야 하는지 아이와 이야기 나누며 생각해 보기에 좋은 책이었다.

단순히 읽기만 해서는 안 되고, 진로 생각의 질문을 충분한 고민을 하고 생각해 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초등 학부모님이 먼저 읽고, 초등 3~6학년 사이 아이들이 꼭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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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시작할 때, 그 무엇이든 그 일이 재밌어질 때까지의 지겨운 초보의 시간이 필요하다. 

누적된 연습과 시간이 즐거움의 재미를 일깨운다.

읽는다는 것

단순히 눈운동으로써의 읽기가 아니라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을 파고들고, 

나의 생각과 연결 짓고, 

그것을 삶에서 활용하는 독서가로서의 읽기는 왠지 막막하기만 하다.



저자의 책 제목은 이런 나와 같은 초보 독서가에게 딱 맞는 단어라고 느껴졌다. 

작가인 시로군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대학에서 영문학을,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독서모임을 진행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세계문학 읽기 모임인 막막한 독서모임, 한책읽기의 기획과 진행을 맡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말테의 수기를 인용하며, 가정교사의 책 읽는 모습을 관찰하고 묘사한 모습을 통해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을 본다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책을 너무 엄숙하지 않게 다가가며 흥미로운 대목을 찾고 그 대목을 어떤 식으로 끌어가는지, 그저 아침에 15분 정도 목적 없이 뒤적여 보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나를 사로잡은 장면이 내게 필요한 장면이고 그 이유를 생각해 보는 것이 책 읽기의 재미라고 설명하는 저자의 말에 공감을 하게 된다. 우리는 책 속에서 나만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길 원한다.



나 개인적으로는 원래 콘텐츠를 다른 사람이 편집하거나 시선이 가미된 영상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 감상들은 같은 것을 보고서도 나는 전혀 느끼지 못했거나, 새롭거나, 공감하는 타인의 감상이 즐거웠기 때문이다.



이 책을 재밌게 볼 수 있었던 것은 이런 포인트들이 책 속에 가득했기 때문인듯하다.



모방으로 만들어진 삶의 태도는 나인가 모방일 뿐인가?

누군가를 따라 하는 것이 자연스레 배어 있으면 그것이 결국 내 것이 되는 것, 따라서 스스로에게 어떤 정체성을 부여하고 노력하며 따라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나를 만든다는 사실을 돈키호테를 빗대어 꺼낼 수 있다니! 



그저 머리에 볼트 달린 괴물이 아니라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고 버려졌으나 배우고 소통하려 했던 피조물, 자발적 독서가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 이해를 ai가 이토록 진화한 지금, 다시 프랑켄슈타인을 만나 생각하게끔 만든다. 



참마죽을 갈망하던 오위를 통해 풍경이 내 것인 사람과 풍경처럼 존재하는 사람을 인식하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타인의 눈을 빌린 수식어로써 인물을 이해하게 하고, 그 인물을 관통하는 한 단어를 생각하게 만든다. 

소설에서 생각지 못했던 공간이 주는 의미, 번역가의 의도 등 저자가 끌고 가는 대로 끌려가 읽기만 하던 초보자에게 글이 끌고 가는 속도와 느낌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와 같은 감독의 의도를 해석해 주는 프로그램과 같은 재미가 있었다.  



무엇보다 장의 제목에 집중해서 왜 이 소설을 여기에 배치해 두었나 하고 읽다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올 거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 말처럼 대단한 독자는 되지 못하더라도 인생의 즐거움을 위해 책을 늘 펼치고 덮는 과정을 반복해야 할 것 같다. 



세계문학의 문턱이 높거나, 

내가 이해한 바가 맞는지, 

혹은 다른 사람의 생각이 궁금하거나,

작가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

독서모임을 할 때 무슨 이야기를 할지 모르는 사람들,

그저 책이 좋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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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화가들 - 살면서 한 번은 꼭 들어야 할 아주 특별한 미술 수업
정우철 지음 / 나무의철학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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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유퀴즈에서 뭉크의 절규 작품을 해석하는 정우철 도슨트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자연이 비명을 지르고 피 흘리는 듯한 붉은 노을 속에서 뭉크가 느끼는 절망과 두려움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고통스러운 자신의 상황에 빠져 매몰되지 않고 태양이라는 작품을 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뭉크의 삶에 순식간에 매료되어 빠지게 되었다.

이렇듯 작가의 삶을 통해 서사를 만들고, 이야기의 마법으로 미술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정우철 도슨트의 책이 나왔다.

이 책은 그림을 감상하는 다양한 방법들 중에서, 자신만의 감상법을 아직 찾지 못한 사람들에게, 저자가 그림과 친해지는 방법을 전하고 있다.

화가의 언어인 그림을 통해 그림에 녹아있는 화가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 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반추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사랑, 자존, 배반의 3장으로 구성된 책 속에는 자신만의 삶의 가치를 지키고 시련을 이겨내는 열한 명의 작가가 나온다.

마르크 샤갈, 앙리 마티스, 프리다 칼로, 구스타프 클림트, 폴 고갱, 에곤 실레 등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만한 작가들이고, 나 역시 좋아하는 작가들이었다.

하지만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것과 별개로 몇 가지 에피소드를 아는 것 말고는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는 않았다고 느끼게 되었다.

미술작품은 확실히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알게 되는 것 같다.

설레는 연인 사이, 샤갈의 붕 뜨는 마음을 드러낸 <생일>,

작가의 폭발하는 감정을 드러낸 마티스의 <모자를 쓴 여인>,

고통스러웠던 생의 마지막에서도 <비바 라 비다>라고 말하는 프리다.

이미지로만 알던 작품도 삶의 렌즈를 거쳐 들여다보니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듯하다.

글 속에서 정우철 작가는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느껴진다.

작품 속의 사람에게 집중하고,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힘을 지녔다.

죽음을 가벼이 여기지 않고, 고통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인간을 사랑한다고 느껴지는 다정한 글이었다.

미술 작품은 작가의 생각을 궁금해하고, 시대를 이해하게 하고, 결국엔 우리와 연결된 사람을 이해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삶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 문득 만나는 작품이 위로가 되거나, 용기가 되어줄 것이다.

미술을 잘 모르지만 감상해 보고 싶은 분,

내가 아는 작가지만 조금 더 그의 삶을 알아가고 싶은 분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을 이해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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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우리말 사전 - 봄 여름 가을 겨울
신소영 지음, 소복이 그림,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 우리말가르침이 감수 / 가나출판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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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단어 하나도 골라서 신경 써서 이야기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어휘 주머니가 충분하지 않아서, 아이에게 들려주는 말들이 제한적이라고 느껴지는 참에, 엄마가 외워서 들려주기에도 좋고, 아이들과 함께 읽어도 좋을 신간이 나와서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사계절에 맞추어 계절의 느낌을 가득 담은 단어들을 골라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순으로 단어를 배치해 두었다.

좌측에는 단어를 느끼게 해주는 소복이님의 귀여운 그림이 그려져있고,

우측에는 상단에 단어와 뜻, 본문에는 단어가 들어간 예쁜 글이 적혀있고, 하단부에는 연관어라는 항목을 통해 관련된 추가 어휘를 배울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한추위가 한창인 이 시기에는 겨울의 말들을 읊어본다.

김춘수 시인의 꽃의 한 구절처럼, 이름을 불러주어야 우리는 새롭게 인식하고 사랑하게 된다.

매일 반복되는 아침의 일과가 새로운 단어를 배운 뒤로는 새로운 날처럼 뒤바뀐다.

언니의 등원길에 동생은 걸음걸음 볼 것이 많은지 달팽이 걸음을 걷는다.

엄마는 마음이 급해서 발을 동동거리는데, 아이는 잎이 다 떨어진 나무에 매달린 빨간 산수유 열매를 따먹는 새를 보며 봉실봉실 웃는다.

"자연이 깨어나고 잠드는 동안 우리가 느끼는 여러 모습을 낱말로 알 수 있도록"이라는 추천의 말처럼, 우리말을 쓰는 동안 느끼는 한국인이라는 우리의 보편적 정서가 우리 아이들에게도 전해졌으면 한다.

너나들이하며 정을 나누는 따뜻하고, 포근한 우리의 정서 말이다.

아이의 일상과 마음을 "대박", "너무" 같은 한두 단어로 돌려가며 표현하지 않고, 열 개 중 하나라도 소중하게 소중히 뽑아낸 단어로 정리하여 갈무리하는 시간도 가지길 바라본다.

계절이 바뀌기 전 다가올 계절을 미리 맞이하며 읽어보면, 계절의 변화를 더욱 가깝게 체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엄마, 나 꼭 앙갚음 할게."

"앙갚음 말고 안갚음 해줘~"

안갚음은 무엇일까요?

이 귀여운 퀴즈의 답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아이에게 우리말을 전하고픈 부모님이나

어여쁜 우리말을 궁금해할 초등학생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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