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 - 열기구에서 게임, 우주, DNA까지 거리와 각도의 놀라운 수학
맷 파커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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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준으로 수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참으로 이해되지 않는, 다른 종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가 만났던 수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참으로 순수하고 맞닥뜨린 난제를 기꺼이 반기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수학적 문제뿐만 아니라, 일상에 대한 태도까지 달랐던 그들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까지 수학을 사랑했을까? 수학이 일상에 어떻게 스며드는지 궁금해져 『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저자 맷 파커는 독특하게도 수학 커뮤니케이터라는 명칭을 사용합니다. 수학 교사 경험과 스탠드업 코미디 활동을 살려 사람들이 수학의 즐거움을 느낄 수 도록 수학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구독자 132만 명인 스탠드업 매스라는 유튜브를 운영 중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수학의 기본 도형인 ‘삼각형’을 통해 수학이 가진 재미와 실생활에서부터 거시적인 부분까지 다양한 이해와 응용법을 확장시켜줍니다.

삼각형을 활용해 단순한 계산에서부터 논리 오류를 찾아내는 방법까지, 수학적 사고를 전개하고 즐기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정승제 선생님이 수학을 배울 때 "삼각형의 정의가 왜 그런지 스스로 의문을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이 책의 3장까지 읽고 나면 변, 각도, 중학 수학에서 배우던 여러 가지 공식의 근거들을 자연스레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 맷 파커는 아름답게 단순하고, 놀랍도록 다양한 규칙과 성질을 만들어내기에 삼각형을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책 전반에 특유의 유머러스한 설명과 사진, 3D 그래픽 등 다양한 참고 자료 덕분에 조금 어려운 구간도 차근차근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챗 GPT의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작게는 정사각형 샌드위치를 정확하게 3등분 하는 방법부터, 랜드마크 높이 재기, 해변에서 수평선까지의 거리 계산 등 일상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데에도 삼각형의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심지어 제품의 크기와 포장에도 삼각형의 비밀이 들어 있다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휴가 때에도 높이를 측정하기 위해 햇빛이 땅에 대해 정확히 45도 각도로 비치는 순간을 기다리며, 자와 지도를 들고 돌아다니는 수학자들의 이야기를 읽으니 그들의 재미와 휴가는 실로 문턱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먼 거리감을 느끼긴 했지만 덕분에 저 역시 아이들과 함께 남산타워나 동네 랜드마크의 높이를 삼각형 원리로 측정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책 곳곳에 수학을 사랑하는 것을 넘어 집착과 끈기로 수학을 탐구하고 수학적으로 해소해 나가는 과정에 대한 경이로움이 담겨있습니다.

'프랑스를 종단한 삼각형들 단'이라는 항목에서는 지구의 크기를 최초로 현대적 방법으로 계산한 18세기 프랑스 수학자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다.

프랑스 됭케르크에서 에스파냐 바르셀로나까지 1500km에 이르는 구간에 115개의 거대한 삼각형을 10년에 걸려 배치하고 세 꼭짓점이 각각의 산꼭대기에 위치한 거대한 삼각형을 그리면서 측정을 했다고 합니다.

한 변을 첫 번째 삼각형과 공유하는 두 번째 삼각형을 그려나갔고, 앞선 삼각형과 이어진 삼각형들을 그려나가며 각도를 측정했습니다. 두 사람은 위도를 이용해 두 지점 사이의 거리가 지구 전체 둘레 길이의 몇 퍼센트에 해당하는지 계산했습니다.

이어진 삼각형들의 길이를 통해 지구 전체 둘레길이를 알 수 있었다고 하는데, 삼각형을 통해 제한된 정보 안에서 거대한 지구의 둘레 길이를 잴 생각을 하다니 그 발상과 실행력이 실로 존경스럽습니다.

"단지 내 문제를 풀 수 있는 삼각방정식이 있으리란 사실을 알고 있었을 뿐이다."라는 저자의 말대로 우린 그저 원하는 값을 찾을 수 있다고 알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믿음을 갖고 살면 되지 않을까?

수학을 일상에 두는 사람은 늘 호기심의 문을 열어두고 쉽게 판단하지 않으며 세상을 이해해 나가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수학을 배워서 어디에 쓰냐는 물음을 가진 사람들, 수학을 배우는 학생들과 힘들어하는 아이를 위해 수학적 재미를 전하고자 하는 학부모님들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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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쏘라와 함께하는 색연필 드로잉 클래스 - 매일 그리고 싶은 귀여운 아날로그 손그림 일러스트 어텐션 시리즈 13
쏠쏘라(박현진) 지음 / 제이펍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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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몰라도 한 번쯤 그림으로는 접해보았을 쏠쏘라 작가의 손그림 일러스트 클래스가 책으로 펼쳐졌습니다.

매일 그리고 싶은 귀여운 아날로그 손그림 일러스트라는 소제목처럼 색연필의 기초부터 오브젝트 그리기, 동물 캐릭터 그리기, 사람 캐릭터 그리기, 기념일 일러스트 그리기, 색연필 손글씨 쓰기까지 일러스트의 종류가 무척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완전 초보자부터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준비물, 색연필의 색감 소개와 그림체, 잘 그리는 방법, 연습 방법 등 초보자가 궁금해 할 질문까지 세세하게 알려주고 있으니 괜한 두려움을 내려놓고 바로 시작하면 됩니다.

선 연습은 완성도에 기여하니 꼭 하기를 권장합니다다.

짧은 시간이지만 연습 전후의 그림에서 꽤 차이가 나기도 했기때문입니다다.

컬러링의 방법에도 직선 채우기, 동글동글 칠하기, 결대로 칠하기, 외곽선의 유무에 따른 칠하기 등 색연필의 장점을 살려 그림을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주어 도움이 되었습니다.

평소에 무작정 그렸다면 어딘가 어색했을 나의 그림들이, 하나하나 그림의 확장과 선의 방향까지 표시된 예제로 인해 작은 소품부터 사람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결과물이 제법 그럴싸해 보여 그리는 내내 작은 만족감이 들었습니다.

7살 둘째 아이가 책을 보며 별도의 설명을 읽지 않아도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상세히 묘사되어 함께 그리며 놀 수 있어 좋았으나, 아직은 손에 힘이 부족해서인지 자기 그림은 예쁘지 않다며 아쉬워했습니다. 시간과 연습이 필요한 일이겠죠.

귀여운 일러스트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 색연필로 그림을 더 예쁘게 그리고 싶은 사람, 색을 쓰면 그림이 이상해 지는 사람, 아기자기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 꾸미고 싶은 사람 등 그림을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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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뭇잎에서 숨결을 본다 - 나무의사 우종영이 전하는 초록빛 공감의 단어
우종영 지음, 조혜란 그림 / 흐름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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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 출간된 뒤, 제초제와 살충제 같은 화학물질의 위험성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사람들은 서서히 그 심각성을 깨닫고 관련 법을 제정했지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지만, 적어도 살충제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착각을 지워내고, 환경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당시처럼 무지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환경을 마치 소유물처럼 사용하며 살아갑니다. 개인의 편리 앞에서 작은 환경오염쯤은 눈 감아 버리는 일도 흔합니다.

《나는 나뭇잎에서 숨결을 본다》의 저자 우종영은 ‘나무 의사’입니다. 그는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말 없는 나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자연이 전하는 메시지를 우리의 언어로 기록해온 작가이기도 하지요.

이번 신간은 지금 이 순간 우리가 환경 문제 앞에서 무엇에 주목해야 하고, 또 무엇을 해결해야 하는지를 묻습니다. 저자는 “만약 미래의 과학자들이 과거로 돌아가 세상을 바꿀 단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면 무엇을 바꿀 것인가”라는 상상을 펼치며, 그 해답이 바로 생태 감수성을 키우고, 생태 언어를 풍부하게 사용하는 것임을 제합니다.

[언어를 디자인 하라_박용후]에는 언어의 개념에 대한 다양한 주제가 나옵니다. 아무리 위대한 생각도 개념이 없으면 세상에 나오지 못하며, 신념을 표현하는데도 개념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러한 개념의 축적은 언어의 해상도를 높여줍니다. 언어의 해상도가 높을수록 세상을 스크린에 출력하듯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언어가 존재하는 만큼이 생각의 수준이라면, 언어가 확장되면 생태계를 바라보는 시선과 사고 또한 확장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방향에서 저자의 말대로 생태감수성에 관한 언어를 사용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위대한 일인지 깨닫게 되고 맙니다.

인간에게는 상상의 힘이 있습니다.

알면 사랑하게 되고, 이름을 불러주면 의미가 된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공감을 넘어 대상이 되어 감응하고, 그 대상이 되어보는 일은 인간이기에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런 일체화를 겪어본 사람이라면 자연을 함부로 대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자는 30년을 말 없는 환자를 이해하고 돌보았습니다. 그는 나무의 뿌리와 잎사귀, 그리고 그 주변의 환경까지 세심하게 살피며 상상하고, 이해하고, 마침내 나무와 일체화되는 경험을 해왔을 것입니다. 그렇게 쌓여온 시간은 고해상도의 언어로 응축되어 책 속에 담겼습니다. 그 언어 속에서는 마치 스크린이 펼쳐지듯 생생한 장면이 그려지고, 저자가 펼쳐 보이는 이 세계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책은 ‘생, 태, 감, 수, 성’ 다섯 글자를 주제로 각 장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의 큰 틀을 주제로 한 저자의 개념어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과학자적인 지식과 언어학자의 섬세함, 작가적 상상력, 생태학자의 자비가 고루 녹아있습니다. 술술 넘어가면서도 어느 순간 멈추어 자꾸 곱씹게 되는 힘이 있습니다.

손끝으로 느껴지는 표지의 부드러움, 조혜란 님의 생생한 삽화까지도 저자가 하는 말을 얼마나 귀담아들어 표현하고자 했는지, 진심이 느껴지는 귀한 책이란 느낌이 듭니다.

다만 책의 풍성한 내용을 제 글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것 같아, 독자로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이 책을 직접 읽어보며 저자가 전하려는 생태 감수성의 언어를 스스로 체험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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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쇼펜하우어의 인생 수업
김지연 지음, 유영근 그림 / 제제의숲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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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사고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들어봤지만, 막상 부모인 내가 어떻게 말해줘야 하는 건지는 아직도 어렵다. 하지만 어려워도 아이의 입장에서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질문을 던져줘야고 느끼던 차에, 어린이를 위한 쇼펜하우어의 인생 수업을 만나게 되었다.

저자는 김지연, 대학에서 국어 교육을 전공하고 어린이책 만드는 일을 했다.

저서로는 <어린이를 위한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이순신의 거북선 노트> 등이 있다.

그림작가 유영근,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저서로는 아빠는 여섯 살, 그린 책으로는 <어린이를 위한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등이 있다.

이 책은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와 <소품과 부록>에 담긴 그의 사상 중 삶의 자세와 관련된 내용을 각색해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소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1장 인생을 위한 세 가지 기본 기술

2장 마음의 안정과 행복을 위한 일곱 가지 방법

3장 발전과 성공을 부르는 여섯 가지 방법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인간의 삶을 이해하고 관점을 바꾸어 목표를 세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편도체가 먼저 안정되어야 두뇌가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것처럼 우선 마음의 안정을 2장에 배치해 두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알고 전력으로 노력하고 점검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3장에 두고 있다.

개인적으로 아이가 길렀으면 하는 삶의 태도를 몇 가지 추려서 소개해 본다.

철학적 사고와 관점

철학적 사고는 질문하는 습관을 통해 질문을 떠올려, 주어진 상황이나 감정을 분석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면서 문제를 탐구한다.

합리적이고 타당한 결정을 하도록 아이의 사고에 비판능력을 키워줄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우리 아이는 마음의 유연성이 조금 부족한 편인데, 관점 바꾸기를 통해 아이가 세상을 이해하는 폭이 조금은 넓어졌으면 한다.

2. 마음 행복습관, 고난 인정하기

아이들은 종종 나에게만 특히 나쁜 일이 생긴다는 확증편향에 빠진다. 그때는 엄마가 아무리 너만 힘든 것이 아니라고 얘기해 줘도 소용이 없을 때가 많다.

쇼펜하우어도 사람들의 이런 심리를 잘 알고 있던 것 같다.

누구나 예상치 못한 불행과 고난을 겪을 때, 쇼펜하우어는 가능한 한 빨리 고난을 인정하고 어떻게 극복할지를 정하라고 한다.

고난에 얽매이기보다 고난을 인정하고 극복하려는 마음가짐이 우리의 정신을 더 건강하게 만들고,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든다고 하는 쇼펜하우어의 말에 어른이 된 지금은 쉽게 공감할 수 있다.

니체가 말하는 초인이 바로 이런 초석 위에 세워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을 칭찬하고 감사하며,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긍정적인 생각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하니 긍정적인 생각을 키우도록 독려해 줘야겠다.

3. 발전 성공 습관, 자신의 능력 안에서 용기 내기

결과가 중요한 것은 아니니 용기를 내라고 응원을 한 뒤에, 실패 앞에서 괜찮다고 다독일 때면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저자는 충분히 고민하고 어렵게 용기를 냈더라도 항상 좋은 결과가 보장되어 있는 것은 아니라며, 긍정적으로 상황을 보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앞서 긍정적 생각을 키우도록 연습해가는 것처럼 과정 안에서의 배움과 성장을 찾을 수 있도록 상황을 읽어주는 어른의 지혜도 필요하다고 느껴졌다.

이 책을 적용할 때는 각 장에서 당장 아이가 필요한 부분을 발췌독 해도 좋고, 처음부터 순서대로 하나하나 시도해 봐도 좋겠다.

아이는 많지 않은 글밥에 생각보다 책을 잘 읽었고, 그림작가님의 귀여운 그림으로 일상 속에서 충분히 벌어질만한 일들을 상상하고 자신의 일상에 적용시키는 데 도움이 되었다.

사춘기 아이의 대화에서도 이제 유아적 지시에서 벗어나 세계를 확장시키는 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는데, 그때 아이와 읽고 대화 나누기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 중학년부터 고학년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철학적 사고를 자극하고, 마음의 근력을 키우고 긍정적 태도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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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사랑이 없다면, 그 무엇이 의미 있으랴 - 에리히 프롬편 세계철학전집 4
에리히 프롬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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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사랑은 언제나 어려운 주제였다. 내가 과연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인지, 또 사랑받을 만한 사람인지 스스로 의심하곤 했다. 그런 내가 인격적으로 성숙한 배우자를 만나고,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조금씩 변화하고 있음을 느낀다. 나는 여전히 배우는 중이지만, 분명 사랑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이 책은 나처럼 사랑이 쉽지 않았던 엮은이 이근오가 에리히 프롬의 철학을 바탕으로 사랑을 새롭게 풀어낸 책이다. 프롬의 대표 저서인 『소유냐 존재냐』, 『사랑의 기술』, 『자유로부터의 도피』의 핵심 내용을 현대적 시선으로 재구성해 총 8장으로 엮었다.

1장 소유에 지배당한 인간

2장 사랑의 종류

3장 어떤 사랑을 해야 하는가

4장 성숙한 사랑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5장 사랑에 실패하는 이유

6장 사랑을 왜 배워야 하는가

7장 사랑하는 법

8장 이별

나는 예전부터 에리히 프롬을 ‘사랑의 기술’을 쓴 철학자로 알고 있었지만, 그의 저서는 왠지 어려울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에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러다 박찬국 교수님의 『사랑의 기술 읽기』를 접하게 되었고, 아이를 키우며 막연히 느껴왔던 생각들이 명확한 언어로 정리되는 경험을 했다. 인간이 느끼는 합일(연결)의 욕구를 그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 계기로 프롬의 말들을 새롭게 엮은 『삶에 사랑이 없다면, 그 무엇이 의미 있으랴』를 읽게 되었다.

책의 첫 부분은 『소유냐 존재냐』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는 단순한 철학 개념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이자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이었다. 소유와 존재의 삶의 방식은 학습, 대화, 독서, 믿음과 권위 등 모든 영역에서 극명하게 차이를 드러낸다.



“존재한다는 것은 되어간다는 뜻이다.”

삶은 무엇을 ‘이루는 것’보다 ‘되어가는 과정’에 가깝다. 인생은 정해진 목표에 도달했을 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목표를 향해 어떤 태도로 나아가는가에 따라 또 다른 꿈을 찾고 계속 성장해 나갈 수 있다.

나는 픽사 직원들이 커피를 내리는 순간조차 ‘이 한 잔이 영화에 기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것이야말로 존재로서의 삶을 사는 모습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 태도를 내 삶에도, 또 내 주변에도 확장시켜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존재는 경계심, 생동감, 반응성을 요구한다.”

엮은이는 프롬의 문장을 깊이 해석하며 우리에게 전한다. 존재란 자각하고 느끼고 사고하며 행동하는 삶의 태도라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인간답게 사는 방식이다. 설령 제자리걸음 같아 보여도 그 안에서 작은 깨달음이 있었다면 그 움직임은 결코 헛되지 않다.

나는 이 해석을 읽으며 지금 나의 삶의 태도를 점검하게 되었다. 지쳤다며 아이들의 부름에 반응하지 않거나, 감정을 억누르려 했던 내 일상을 돌아보게 된 것이다.

존재의 관점에서 꿈을 바라보면, 꿈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게 된다. 또한 ‘어떻게 하면 더 즐겁게 일하고 살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어디에 도착하는지가 목표가 아니라, 그 과정 속에서 행복하고 다치고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삶이라는 사실을 자주 잊곤 한다. 언젠가 아이가 꿈 때문에 흔들릴 때, 프롬의 말을 빌려 위로와 희망을 줄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꽃을 사랑한다고 말하고는 꽃에 물 주는 것을 깜빡한다면,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을 것이다. 사랑도 이와 같다.”

"사랑이란, 우리가 사랑하는 존재의 삶과 성장에 대해 능동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이러한 능동적 관심이 없다면 사랑도 없다. 이는 모든 형태의 사랑에 공통된 것이다. 그것은 사랑의 기본 요소이며, '보살핌, 책임, 존중, 지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프롬은 성숙한 사랑에는 네가지 필수 요소가 있다고한다. 돌보고 책임지며, 존중하고 이해하지 않는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

나의 사랑은 아이라서 책을 읽는 내내 아이들 생각을 참 많이 했던것 같다.

엄마로서 부족하고 미안하면서도 감사한 나의 아이들을, 제대로 사랑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이해하고, 보살피고, 성장을 돕고, 사랑한다고 티내고, 져주며 그렇게 사랑해줘야지.

늘 이해하고, 응원하고, 져주는 배우자의 성숙한 사랑에도 감사하게된다.

연인간의 사랑을 통해 우리는 나를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가장 깊은 연결을 배우게 되기에, 이 책은 연애를 시작하거나, 연애가 잘 풀리지 않는 젊은 청춘들에게 가장 먼저 권하고싶다.

그리고 사랑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하는 사랑이 제대로 된 사랑이 맞는지 의심스러운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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