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각,


 


팔달산의 자치모임인 영산사랑회의 의장인 유정화와 여덞 명의 아이들은 팔달산으로 이어지는 계단과 산기슭에 여기 저기 쓰러져있는 기술요원들의 시신을 두려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유정화는 이윽고  걱정스런 표정으로 아수라 군대의 리더인 강태풍을 바라본다.


 


“저 사람들 정말 죽은 거야?


그런 것 같아.


대나무로 만든 활을 열심히 다듬고 있던 강태풍은 무서운지 시신있는 쪽을 바라보지도 않고 대답한다. 그러자 정화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아무래도 우리가 직접 살펴보아야겠어.


 


정화의 갑작스런 제안에 태풍은 깜짝 놀란다그는 서둘러 핑계를 댔다.


 


“아수라 단원들이 어디갔는지 통 보이지를 않는데……


 


 우락부락하게 생긴 인상과는 달리 겁많은 태풍은  없는 친구들 탓을 하며 빠져나가려고 했다.오래 전에  태풍은 자기와 죽이 잘 맞는 또래들을 규합하여 팔달산을 지킨다며 자칭 아수라라는 경비단을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풍이 막상 결정적인 순간에는 뒤로 쑥 빠진다.


 


그렇다고 마냥 방치할 수는 없잖아?”


 


 정화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내뱉고는 시신이 엎어져 있는 쪽으로 먼저 성큼 걸음을 떼었다.혼자라도 가서 살펴보겠다는 정화의 기세에 태풍은 마지못해 정화의 뒤를 쫓아간다. 다른 아이들도 주춤 주춤 두 사람의 뒤를 따른다. 동갑내기 영훈이 정화의 옆에 다가와서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그런데 저 사람들은 뜬금없이 산에 들어와서 저 꼴을 당했을까?


“낸들 알겠니?


 


시체의 윤곽이 점점 뚜렷해지자 정화도 어쩔 수 없이 긴장이 되는지 얼굴이 굳어졌다. 그때 고래밥이 불쑥 태풍에게 한마디 내뱉었다.


 


“제일 용감한 네가 시체들을 옮길거지?


“뭐?


 


태풍은 그런 것은 전혀 상상도 안했다는 듯 흠칫 놀란다.그 모습을 진작에 예상했다는 듯 고래밥은 큭큭 웃는다.


 


(저 자식이 정말!)


 


자존심이 상한 강태풍은 기분같아서는 고래밥의 멱살을 잡고 뒤흔들고 싶었지만 앞서가던 정화가 뒤돌아보며 따가운 시선을 날리자 꾹 참았다.화를 억지로 참다보니 그의 얼굴이 금방 울그락 푸르락 해졌다.금방이라도 폭발할 것같은 불편한 기색을 금방 눈치챈  얄개 장소천이 우스꽝스런 얼굴표정을 지으며 끼어들었다.


 


“낙하산과 얼굴은 펴져야 산다!알간?


광대와 같은 우스운 동작을 지으며 장소천이 툭 내던지는 말에 태풍은 금방 픽 웃고 만다. 다소 엉뚱하지만 날카로운 해학으로 항상 산속의 친구들을 웃게 만드는 소천의 탁월한 능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


 


소천의 유머에 잔잔한 미소를 짓던 정화는 몇 발자국만 더 걸어가면 시체를 만져야한다는 것을 깨달고는 몸을 부르르 떨고는 걸음을 멈추었다.마음속으로는 나아가야한다고 생각했지만 다리는 강력한 자석에라도 붙은 듯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자신의 한계를 느낀 정화는 영산사랑회를 이끌어 갈 새로운 리더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다.


새로운 의장을 뽑고난 후 그녀는 설산이 못다한 비밀활동을 자신이 대신하기로 했다. 그래서 그녀는 평소와는 다르게 더욱 각별한 시선으로 친구들의 면면을 살펴보았다.


 


아수라 군단을 이끌고있는 태풍은 조직장악력은 뛰어났으나 다른 친구들의 단점을 포용하지 못했다.반면 영훈은 너무 사람이 좋아 물러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또한 영재는 천재적인 지식과 정보를 지니고 있었지만 이기심이 유달리 강했다. 결정적으로 나이를 비롯해 자신에 대한 것을 일체 밝히지 않았다.


 


영산사랑회의 구성원들은 나름대로 모두 특이한 개성을 지니고는 있었지만 아쉽게도 어느 누구도 그들을 하나로 엮어서 이끌고 나갈 강력한 카리스마는 갖고 있지 못했다.그래서 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기술요원의 시신앞에 다가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 순식간에 사라지는 했지만 틀림없이 푸른 빛이었습니다.”


혹시 레이저 빛 같은 거 아니었니?”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 아이들과 푸른 빛이라……”


 


황박사는 불안한 기색으로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다시 황철수를 쳐다본다.


 


그만 가서 치료를 받거라.”


.”


 


황철수 수석요원이 통제실을 빠져나가자 소유천이 심각한 표정으로 황박사에게 다가오더니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기술요원들이 정체불명의 전자기 펄스(EMP)에 당한 것 같습니다.”


전자기 펄스?”


 


황박사의 두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 황철수 수석은 팔달산에 근처에서 통신용 스크린이 일제히 고장이 났다고 했습니다.”


 


소유천의 분석에 황박사는 고개를 갸웃했다.


 


누가 산속에 핵이라도 터뜨렸다는 말이냐?”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핵폭발에서 나온 전자기 펄스아라도 일시적일텐데 아직도 그 힘이 느껴지는 것을 보면 좀 이상하기는 합니다만 뭔가 전자기 펄스 같은 강력한 힘이 여의주시스템을 파괴해 보입니다.”


 설사 그렇다치더라도 우리 여의주는 어떠한 전자기 펄스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되었어!”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 요원 다섯 명이 죽었습니다.”


뭔가 다른 이유가 있겠지!여의주 방호벽은 절대적이야!”


그래도……”


전자파 등을 막아주는 방호벽이 없으면 수 십만명이 항상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얼마나 방호벽에 신경을 썼는지 너도 잘 알잖아?”


압니다. 하지만 황철수는 푸른 빛이 번쩍하는 것을 보았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그것과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닐까요?”


푸른 빛이라……누군가 여우탑 건립을 방해하기 위해서 강력한 빛을 쏘았고 그 바람에 기술요원들의 여의주가 망가지면서 모두 죽었다는 말이지?”


 


황박사는 여의주의 방호벽이 정체불명의 빛의 공격에 당했다는 소유천의 주장을 인정하자니 여의주의 절대적 기술력을 의심해야하는 상황이라 마음이 매우 불편했다.


 


. 지금으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젠장, 하필 3000번째 여우탑에서 이런 문제가 생기다니……좋아, 누가 그 따위 짓을 했는지 빨리  잡아와!”


지금 여의주로서는 또 위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전자파방호벽을 최고수준으로 강화시켜서 보내면 될 것 같은데.”


정말 문제 없을까요?”


 


소유천은 걱정스런 눈빛으로 황박사를 빤히 쳐다본다.그러자 황박사는 왈칵 짜증을 냈다.


 


그렇게 못 믿겠으면 네가 직접해!”


알겠습니다.”


그렇게 네가 자신있게 나오는 이유가 대체 뭐냐?”


 


황박사가 자못 궁금하다는 투로 묻자 소유천은 나즈막하게 대답했다.


 


그냥 제 숙주를 보낼께요.”


네 숙주?”


잘 아시잖아요?”


 


소유천은 황박사를 바라보면서 배시시 웃는다.


 


어쨌든간에 팔달산에 여우탑을 못 세우면 우리는 정말 끝장이야. 무슨 말인지 알겠지?”


여부가 있겠습니까? 혹시라도 꼬마 녀석들이 정말 기술요원들을 공격하고 여우탑을 방해한 것으로 밝혀지면 얘들이라 해도 모조리 확 쓸어버리겠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


 


그런데 왠일인지 레이저총은 철거턱 하는 소음만 낼 뿐 발포되지않았다. 또한번 당황한 지수는 총의 상태를 얼른 살펴보고 싶었으나 꾹 참고 짐짓 아무 일도 없는 듯 호통을 쳤다.


 


당장 꺼져!”


 


그때 아이들이 몰려있는 맞은 편 숲속에서 뭔가 인기척이 났다.황철수는 이건 또 뭔가인가 싶어 매우 긴장된 시선으로 돌아보는데 갑자기 숲속에서대 여섯 개의 수상한 푸른 불빛이 쏜살같이 튀어나왔다.그 불빛은 혼비백산한 기술요원의 머리위로 날아갔다. 그리고는 그곳에서 감쪽같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는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냐 싶어 푸른 빛의 행방을 쫓고있는데 갑자기 기술요원들이 머리통을 붙잡고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억?


 


그리고 삽시간에 얼굴이 시퍼렇게 변한 기술요원들은 느닷없이 붉은 피를 토해냈다.


 


“아악!머리가 아파!


 


머리를 마구 쥐어뜯던 그들은 앞을 다투어 산을 내려가다가 그대로 땅바닥에 픽픽 쓰러져 갔다.


 


“억!”


 


황철수도 갑자기 머리속이 어지러워지는 것을 느끼고는 두려움에 즉시 계단밑으로 뛰어내려갔다.


 


 


잠시 후 팔달산으로 출동했던 황철수 수석요원이 침울한 표정으로 중앙통제실로 돌아왔다. 비틀거리는 황철수 수석요원은 그때까지도 팔달산에서 겪은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했다. 그들을 발견한 천재인 기술국장이 놀란 눈을 하고 득달같이 달려왔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모두 죽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황철수 수석요원은 간신히 보고를 마치고는 금방이라도 죽을 것처럼 휘청거렸다.그때 황박사가 황급히 쫓아왔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노릇이야?”


“3000번째 여우탑을 세우기 위해서 팔달산에 들어갔는데 부하들이 두통을 호소하다가 갑자기 피를 토하고 쓰러졌습니다,”


두통?


,하지만 저도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 이런,”


워낙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서……”


 


황철수가 죄송하다는 듯 고개를 숙이자 황박사는 낭패한 표정을 짓는다.


 


그래서 여우탑을 못 세웠어?“


.”


이런,”


황박사가 탄식을 하자 황철수는 갑자기 생각난 듯 다시 입을 열었다.


 


사실은 팔달산에 많은 아이들이 있었는데 우리의 진입을 저지했습니다. ”


, 아이들이 저지해?”


 


그의 보고가 매우 뜬금없다는 듯 황박사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


그 녀석들이 기술요원들을 죽인 것이냐?”


정확한 것은 모르지만 아이들하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는데 갑자기 푸른 빛이 번쩍하더니 요원들이 쓰러졌습니다.”


푸른 빛?”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이윽고 세대의 트럭이 팔달산 기슭이 멀지않은 곳을 지날 칠 때 운전석 앞의 작은 스크린이 켜지면서 천재인 기술국장의 얼굴이 나타났다.


 


그쪽 상황은 어떤가?”


광장에서 한따거리 한후 아직까지 특이 상황은 없습니다.”


 


황철수가 얼른 자세를 추스리며 대답했다.다시 카랑 카랑한 천재인의 목소리가 트럭안을 뒤흔들었다.


 


끝까지 긴장의 끈을 풀지 마!”


 


. 염려마십시요.”


 


천재인 기술국장과 통신을 끝낸 황철수는 점차로 다가오는 팔달산의 정상으로 시선을 던졌다.


 


?”


 


그런데 통신스크린을 조작하던 기술요원이 갑자기 당황스러워했다. 황철수는 또 무슨 일인가 싶어서 얼른 시선을 돌리자 기술요원은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화면을 내보내고있는 스크린을 손바닥으로 탁탁 치고 있었다.


 


이게 왜 갑자기 이 모양이야?”


 


스크린은 왠일인지 금방이라도 꺼질 듯 점점 어두워져 갔다.


어쨌든 그들을 태운 트럭은 잠시 후 팔달산 기슭에 도착했다.


대 여섯 명의 기술요원들은 신속하게 트럭에 실려있던 여우탑 설치 자재들을 내리고서는 팔달산으로 짊어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감찰요원들은 외곽경비에 나섰다.


 


?”


 


그런데 앞서 가던 황철수는 갑자기 흠칫 놀라며 그자리에 우뚝 섰다. 그리고는 맞은 편 숲속을 뚫어지게 노려보고 있었다. 그곳에는 수 십명의 아이들이 굳은 표정으로 서 있었다. 아이들의 표정이 워낙 심상치않은 것을 직감한 그는 본능적으로 권총을 빼들고 경계자세를취했다.


 


너희들은 뭐야?”


 


황철수는  일부러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아이들 앞으로 성큼 나섰다. 그러자 맞대응이라도 하듯이 한 여자아이가 대담하게 쓱 나섰다.


 


정지!”


 


손을 들어 황철수를 막는 여자아이의 목소리에는 맑으면서도 매우 단호한 힘이 실려 있었다.대략 열 아홉살로 보이는 여자아이의 긴 머리는 한 줄로 단정하게 묶어  허리밑까지 내려와 왔다말꼬리처럼 살랑이는 검은 머리카락과색바랜 스팜 청바지에 편하게 걸친 적갈색 체크 남방은 여자아이를 매우 수수하고 또한 날렵하게 보이게 했다.또한 여자아이의 얼굴은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올 만큼  하얗게 빛났다.


황철수는 머리속에 삽입되어 있는 여의주로 여자아이의 얼굴을 촬영하고 수배자명단과 대조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여의주는 무척 느리게 작동했다. 고개를 갸웃거리던 황철수는 일단 당돌한 여자아이부터 제압하겠다는 듯 험악한 얼굴로 호통부터 쳤다.


 


정지라니? 우리는 황박사님의 지시로 여우탑을 세우러 이곳에 왔다.너희들은 대체 여기서 뭐하는 거냐?”


팔달산을 사랑하는 아이들입니다.”


그래? 여기서 청소라도 하고 있다는 거냐?”


우리는 당신들이 세우려는 수상한 여우탑을 막으려고 왔소이다.”


, 여우탑을 막아?”


 


여자아이의 대꾸에 황철수 수석요원은 새삼 긴장을 하는 듯 얼굴이 굳어졌다.그는 권총으로 여자아이를 겨누며 말했다


 


여우탑은 화성디지탈 사업을 위해서 필요한 시설이다!너희들은 쓸데없는 짓 그만 두고 빨리 비켜!”


우리가 그런 거짓말에 우리가 속아갈 것 같아요?”


 


여자아이는 여우탑의 비밀을 다 알고 있다는 듯 매우 단호했다.그렇다고 해서 순순히 물러날 황철수가 아니었다.


 


당장 여기서 나가지 않으면 모두 체포하겠다!”


무슨 권리로 우리들을 체포하겠다는 거야? ”


 


보기보다 여자아이는 더욱 기세당당하게 나왔다.황철수는 일단 공포탄으로라도 여자아이의 기세를 꺽고보아야겠다는 생각에 권총의 방아쇠를 힘껏 잡아당겼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7 4일 오전 9시 경 세 대의 트럭이 팔달산으로 가기 위해서 정보탑 광장을 지나가고 있었다. 첫번 째 트럭에 올란 탄 황철수 수석기술요원은 정보탑 광장을 긴장된 시선으로 유심히 살핀다. 트럭에는 마지막 3000번 째 여우탑을 팔달산에  설치하는데 필요한 장비와 기술요원들을 실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며칠 전에721여우탑 피습사건에 대해서 들어서 그런지 그의 얼굴빛이 유달리 더욱 굳어 있다.

 

“……!”

 

이른 아침시간이건만 광장에는 다른 시에서 화성의 디지털 사업을 구경하려온 관광객들을 싣고온 수 십대의 관광버스가 잔뜩 몰려 있었다.그 광경에 남다른 자부심을 느끼던 황철수 수석은 갑자기 시끄러운 소음들이 열린 차창 너머로  밀려 들어왔다.

 

거건 또 무슨 소리야?

 

그가  긴장된 눈빛으로 소리가 나는 곳을 황급히 바라보니 관광버스가 두 어대 주차되어있는으슥한 곳에서  십 여명의 청년들이 모여서 춤을 추고 있었다. 10대 후반으로 로 보이는 아이들은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테크노 뮤직에 맞추어 격렬하고 현란한 춤사위를 펼치고 있었다. 그들 주위에는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그들의 춤을 구경하고 있었다.

 

(비보이?)

 

왠지 수상하게 보이는 비보이들었다. 그는 트럭의 속도를 줄이게 하고 비보이들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

 

시위를 하고 있는 나홀로족들의 옷차림새는 매우 초라하고 특히 그들의 신발은 더러운 황토흙으로 뒤범벅이 되어 있었다. 황철수는 그들의 남루한 모습을 보자 자신도 모르게 욕설이 튀어 나왔다.

 

(낙오자들! )

 

그런데 비보이들이 온몸을 사용하여 추는 격렬한 춤동작을 보고있자니 자신도 트럭에서 내려 그들처럼 춤추고 싶은 묘한 충동을 느꼈다. 그들의 춤동작은 모두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정교하고 힘이 넘쳤다. 비록 남루한 옷차림으로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었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인간승리를 이루어냈다는 듯이 환희에 빛나고 있었다.

그렇다!

그들은 지금 자신의 몸을 사용하여 주변의 구경꾼들에게 모종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당신의 몸을 우리처럼 멋있게 흔들어 보라고요!”

당신의 뇌를 직접 사용해 보세요!”

 

비보이들은 자신의 뇌와 몸을 사용하는 것을 포기하고 기계에 의존하려는 시민들에게 자기들처럼 따라 해보라고 은밀하게 선동하고 있는 것이다. 벌써 비보이들의 춤사위에 맞추어 몸을 들썩이는 일부 시민들의 모습을 목격한 황철수는 위험한 춤을 빨리 중지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장은 여우탑의 건립목적을 밝혀라!”

수상한 여우탑의 건립을 중단하라!”

 

마침내 비보이들은 본색을 드러내고 구호를 목이 터져라 부르기 시작했다.그러자 일부 시민들은 고개를 동조하는 빛으로 웅성거렸다.

 

 

그런 분위기에 고무받은 비보이들은 임시무대에 뛰어올라가 주먹을 불끈 쥐고는 술렁이는 군중들을  향해 크게 외쳤다.

 

“시는 여의탑을 수상한 목적에 사용하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그것을 반드시 저지해야합니다!

 

비보이들의 선동이 점점 위험수위를 넘자 곁에 있던 기술요원이 황철수에게 말했다.

 

감찰요원들을 풀어서 모두 잡아들일까요?”

그럴 필요 없어.”

?”

이번에 한번 더 여우궁의 성능을 확실히 시험해보지.”

좋아, ”

 

잠시 후 비보이들이 시위를 하는 광장으로 세 대의 차량용 여우궁이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그들은 은밀히 비보이들을 포위하더니 레이저 빛을 그들에게 쏘기 시작했다.여우궁에서 투사된 붉은 레이저빛이 비보이들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비보이들이 레이저 빛을 보는 순간 그들의 머리에서 푸른 빛이 한 줄기 씩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는 그것들은 즉시 어디론가 사라져갔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지금껏 격렬하게 구호를 외치던 시위대들의 얼굴표정이 거짓말처럼 순하게 변해갔다.그들은 밝은 표정으로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시민들에게 외쳤다.

 

여러분, 여우탑기대해도 좋습니다!”

여우탑을 반드시 지키세요!”

 

조금전과는 전혀 딴판인 구호를 내뱉자 시민들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하나 둘씩 흩어져 갔다.

 

역시 여우탑의 위력은 정말 대단하군.”

 

위험한 시위대들을 단숨에 제압한 여우궁의 위력을 목격한 기술요원은 새삼  혀를 내두르며 감탄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