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 - 나무처럼 단단히 초록처럼 고요히, 뜻밖의 존재들의 다정한 위로
정재은 지음 / 앤의서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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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돌 말린 칼라데아의 잎이 뾰족뾰족 자라나는 것을 보는 재미에 빠져있는 요즘. [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는 추운 겨울을 잘 견뎌내고 따뜻한 봄이 되어 크고 작은 변화를 보이는 여러 초록 식물들을 눈에 담아 가는 나 자신의 모습을 떠오르게 하였습니다. 19년 된 고무나무부터 최근에 선물 받은 알로카시아까지 여러 식물들을 키우며 느꼈던 희로애락의 시간들을 추억해 보면서 식물을 통해 위로받고 자신의 마음을 단단히 만들어가는 정재은 에세이 [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를 만나보았습니다.

한국에세이 [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는 어느 순간부터 작가 정재은의 옆에 항상 있었던 식물들이 들려주는 말에 귀 기울이면서 듣게 되는 위로와 용기의 이야기들이 책을 읽는 이들로 하여금 우리 삶 속 식물들이 주는 감동을 느껴보게 하였습니다. 일상 속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주는 만큼 작가 정재은의 이야기들은 가슴 따뜻하게 다가왔습니다. 항상 푸른 초록의 변하지 않는 계절과 나무처럼 변화하는 새로워진 계절을 함께 바라본다면 삶이 더욱 특별해진다는 작가의 이야기에 두 계절에 대한 궁금증을 가져보며, 책 속 이야기에 집중해 보았습니다.

앤의서재 [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는 겨울에는 집이 춥고 어두워 초록 식물들이 살기 좋지 않은 환경이라는 작가의 겨울 이야기에서 시작됩니다. 작가는 집 안에 해가 잠깐 들 때면 초록 식물들을 해가 드는 창 앞으로 옮겨갔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불안의 터널에 갇혀있을 때 아레카야자를 통해 작가의 주변에 함께 하고 있던 초록들을 보기 시작하며 초록과 일상 그리고 자신을 돌보기 시작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화단의 앵두나무, 스파티필름, 스노우 사파이어, 마당의 수국, 소국화, 남천 등 작가와 함께 한 식물들은 각각의 특별한 이야기를 가지고 다가오는데, 우리 집에 있는 초록이들의 에피소드도 함께 생각나기도 하였습니다. [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는 겨울, 봄, 여름, 가을로 이어지는 시간들 속에서 변화하는 초록 식물들과 나무들에 대한 작가의 시선과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우리네 삶도 식물들과 같다는 생각을 해보며 자신만의 특별한 무늬를 가진 나로서 아름다우며, 식물 가꾸듯 나 자신을 가꿔가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에 공감해 보게 하였습니다. 원치 않은 환경에서 살아가고, 살아남는 일에 지치지 않도록 가지치기를 통해 나 자신을 단단히 하고, 나다워지기 위한 나무의 지혜를 배워보게 하였습니다. 무늬아이비를 통해 모든 날들이 그저 무늬가 다를 뿐이라는 것을 알게 하며, 가을이 되어 나뭇잎이 떨어지면서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바라볼 줄 알게 하였습니다.

[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는 우리들이 식물들을 통해 위로받으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초록 잎을 내미는 초록 식물들과 함께 계절을 보내면서 마음을 어루만지며 마음속 갈등과 고민을 해소해 보게 하였습니다. 식물들을 통해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할지 깨달아보며, 초록 식물들을 가꾸듯 나 자신을 가꾸어 가는 특별한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게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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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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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커버로 다시 만나보게 되는 [울 준비는 되어 있다]는 제목이 인상적이어서 반복적으로 제목을 읽어보게 됩니다. 제목이 의미하는 것을 생각하다 보면 나의 마음속 또한 울 준비가 항상 되어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살아가며 만나는 여러 관계들 속에서 우리는 마음 한구석에 여러 감정을 해소하며 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면서 에쿠니 가오리의 단편집 [울 준비는 되어 있다]를 만나보았습니다.

에쿠니 가오리의 [울 준비는 되어 있다]는 전진, 또는 전진이라 여겨지는 것, 뒤죽박죽 비스킷, 열대야, 담배 나누어 주는 여자, 골, 생쥐 마누라, 요이치도 왔으면 좋았을걸, 주택가, 그 어느 곳도 아닌 장소, 손, 울 준비는 되어있다, 잃다의 각양각색 매력을 가진 12편의 단편소설을 만나보게 하는데, 모두 흥미롭습니다. 에쿠니 가오리만의 일상 속 감성 가득하면서도 담담하게 느껴지는 그녀의 글은 우리를 묘한 매력 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다양한 사랑의 관계 속에서 혹은 사랑이 끝난 관계 속에서 우리들이 처하게 되는 다양한 감정의 민낯을 만나보게 하는 그녀의 단편들은 우리를 그동안 알지 못한 감정의 세계로 데려갑니다.

<전진, 또는 전진이라 여겨지는 것 >속 야요이는 남편이 시어머니의 고양이를 내다 버리면서 남편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감추어두고 있던 남편과의 관계와 변해버린 마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17년 전 보았던 아만다를 공항에서 마주하며 과거의 자신을 떠올리던 야요이는 자신만이 고민하던 감정 속에서 전진의 발걸음을 나아갑니다.

'나는 혼자 사는 여자처럼 자유롭고, 결혼한 여자처럼 고독하다'라는 그 의미를 계속해서 되새겨보게하는 인상적인 첫 문장을 만나보게 하는 <요이치도 왔으면 좋았을걸>속 나츠메는 시어머니 시즈코와 온천 여행을 떠납니다. 나츠메는 여행 중 요이치가 같이 못 온 것에 대한 아쉬움의 말을 하는 시즈코의 말을 따라하며 가슴속에 품은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 루이를 생각합니다. 시즈코와 나츠메의 동상이몽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헛웃음을 지어보게 됩니다.

<울 준비는 되어 있다> 속 아야노는 여행에서 만나 사랑하게 된 다카시와 이해관계없이 서로 사랑하다 한쪽이 마음이 변하면 무조건 떠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다카시가 다른 여자와 관계를 가지면서 사랑이 끝났지만 그래도 여전히 다카시를 사랑하면서 상처 받은 아야노는 마음속에 울 준비가 되어있다고 합니다. 겉으로 강한 모습을 보이지만 아야노의 마음은 사랑이 끝난 후의 상처 가득한 약한 모습이 가득합니다. 그러면서 둘이 만나 사랑한 감정이 한 명이 사랑이 끝났다고 다른 한 명도 똑같이 끝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담출판사 [울 준비는 되어 있다]를 읽다 보면 사랑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합니다. 열정적인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고 영원히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것 같지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서로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점점 변화하며 또 다른 사랑을 찾기도 합니다. 그런 모습에 씁쓸함을 느껴보게 됩니다. 변해버린 결혼생활 혹은 사랑 관계 속 이별의 순간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것은 진정으로 자신이 사랑했었다는 지나간 시간을 인정하는 슬픔의 말과 눈물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사랑을 했었고 그 사랑이 끝났음을 인정하며 앞으로를 향한 전진의 발걸음이 필요함을 느껴보게 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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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즈 어웨이 안전가옥 쇼-트 12
배예람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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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증맞은 책 사이즈에 놀라게 되는 [좀비즈 어웨이]는 책을 읽는 순간 흥미로운 이야기 진행과 매력 속에 빠져들게 됩니다. 책 표지 속 붓을 들고 있는 손과 배구공 그리고 404라고 쓰인 음료수 병을 통해 어떤 좀비 아포칼립스 이야기를 들려줄지 상상해 보면서 이제까지 알고 있던 좀비 이야기와는 또 다른 [좀비즈 어웨이]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만나보았습니다.

안전가옥 [좀비즈 어웨이]는 배예람 작가의 단편집으로 피구왕 재인, 좀비즈 어웨이, 참살이404의 세 편의 단편소설을 만나보게 합니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할 때, 좀비가 창궐할 때 그리고 좀비가 생겨나게 된 원인을 알게 되는 이야기들이 서로 어우러져 배예람 작가만의 좀비 아포칼립스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만나볼 수 있게 합니다.

한국소설[좀비즈 어웨이] 속 <피구왕 재인>은 흥미진진한 피구 게임이 진행되고 있는 봉암여고 이야기에서 시작됩니다. 피구 경기 중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있던 재인은 친구 혜나와의 특훈과 자신만의 약속으로 피구 경기 중 공을 딱 한 번 잡아보기로 하고 날아오는 공을 잡게 됩니다. 그 순간 비명이 들리고 자신이 잡은 것이 공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순간 느껴지는 짜릿한 전율과 이야기의 재미에 정신없이 다음 이야기를 읽어나가게 하였습니다. 서로가 물고 뜯기며 좀비가 되어가는 상황에서 재인은 혜나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혜나가 있는 곳을 향해 갑니다. 반복되던 평범한 학교 생활속에 갑자기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그동안 정체되어 있던 재인의 감정과 마음속 고민들이 사라져가고 현재의 상황에 그 누구보다 용감히 맞서는 재인의 성장 이야기를 만나보게 합니다.

<좀비즈 어웨이>는 국한2동의 생존자로 정육점에서 일하던 연정이 취업과 입시를 위한 가산점으로 쓰이는 머리와 시체를 찾아다니던 중 좀비에게 물어뜯겨 머리와 팔만 남은 성하를 만나 집에 데려다주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성하의 집으로 알고 도착한 곳에서 성하가 미쳐 못 끝낸 일을 연정은 완성해 갑니다. 이야기 속 불완전한 백신은 현실 속 코로나19 백신을 생각나게 하면서, 취업과 입시를 위한 가산점으로 머리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의 잔학함과 인간성 상실에 놀라움을 느껴보게 합니다. 성하를 만나면서 자신의 비어버린 마음을 조금씩 채워가며 내일을 꿈꾸게 되는 연정의 희망 이야기에 미소 지어보게 됩니다.

<참살이 404>속 패배자, 낙오자로 불리며 유서를 준비하던 소영은 JBU에 입사하여 사람들에게 활력과 에너지를 주며 사람 구실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는 참살이404를 접하고 활기차게 보내게 됩니다. 고등학교 동창인 보영이 회사에 들어오면서 소영은 보영으로 인해 점점 자리에서 밀리게 되며 예전의 패배자로서의 감정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서 참살이404에 숨겨진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게 된 원인을 알게 하는 이야기로 인간의 욕망과 인간이 사회생활 속에서 접하게 되는 다양한 성공과 실패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 속 질투, 분노 등 마음속 저 깊이 숨겨져있는 다양한 감정들의 파편을 만나볼 수 있게 합니다.

[좀비즈 어웨이]는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면서, 실감 나는 이야기 묘사와 흥미로운 인물들과 이야기로 읽는 재미를 제대로 느껴볼 수 있게 합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좀비 바이러스가 퍼져 각자의 상황이 변화될 때 우리들은 인간으로서의 생각과 행동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을 던져보며, 우리들이 인간으로서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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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즈 어웨이 안전가옥 쇼-트 12
배예람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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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듯한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좀비 아포칼립스 이야기를 만나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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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는 왜 세상을 구하지 못했을까? - 소녀가 소비하는 문화, 그 알려지지 않은 이면 이해하기
백설희.홍수민 지음 / 들녘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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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는 왜 세상을 구하지 못했을까?]는 어렸을 적 좋아하던 변신 마법 소녀 만화영화에 나올듯한 일러스트의 표지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이 책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킵니다. 추억 속에 남아있는 마법 소녀 애니메이션들이 소환되면서 재미있기만 했던 과거와 함께 어른이 되어 보이는 보기 불편했던 것들에 대한 여러 생각들을 해보며 [마법소녀는 왜 세상을 구하지 못했을까?]를 만나보게 됩니다.

저자 백설희· 홍수민이 들려주는 [마법소녀는 왜 세상을 구하지 못했을까?]는 소녀들이 소비하는 문화의 이면에 숨어있는 사회 문화적 의미를 알려주며 그동안 생각해 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이해를 해볼 수 있게 합니다. 과거에도 그리고 현재에도 마법소녀들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만큼 책을 보는 순간 꽤 흥미로운 주제라는 생각이 들면서 책의 재미에 빠져들었습니다.

[마법소녀는 왜 세상을 구하지 못했을까?]를 읽다 보면 과거부터 현재까지 재미있다고 생각한 마법소녀 이야기가 왜 마음속 한 편을 불편하게 했는지 알게 됩니다. 단순히 애니메이션 속 불평등하고 유치한 상황이라고 치부한 것들 안에는 우리가 생각지 못한 시대적 차별과 편견들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마법 소녀 이야기들이 만들어진 계기와 그 배경들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사회 정치적 의미들을 알게 되면서 놀라움과 충격을 함께 받아보게 됩니다. 그동안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무지를 반성해 보면서 우리 사회 속 여성들의 차별과 편견들을 인지하며 현재의 우리들이 새로운 시각과 의미를 부여해야 함을 느껴보게 됩니다.

[마법 소녀는 왜 세상을 구하지 못했을까?] 속 흥미로운 이야기들 중 디즈니 프린세스 브랜드 속 캐릭터들의 변화와 의미를 새롭게 알게 되면서 그동안 보았던 여주인공들의 진취적으로 삶을 개척해나갔던 애니메이션들의 내용들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소년 만화가가 최초의 마법소녀 이야기 <요술 공주 샐리>를 만들게 된 이유부터 그 속에 담긴 시대적 부조리함과 누군가의 이익을 위한 소녀들의 처지까지 우리가 생각하는 소녀들을 위한 신비로운 마법 소녀 이야기는 없다는 것을 알게 합니다. 왠지 소녀들을 위한 문화라고 생각한 것들 그 이면에는 성차별적이며 편견에 사로잡힌 본 모습을 감추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왠지 씁쓸함과 슬픔이 느껴지면서 소녀문화에 대한 시대에 맞는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할 이유를 깨닫게 됩니다.

들녘 [마법소녀는 왜 세상을 구하지 못했을까?]는 소녀문화들에 대한 의미와 그 사회문화적 배경들을 깨달으며 소녀문화의 본 모습을 바라볼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동안의 소녀문화들이 과거의 성 역할에 정체되어 있는 만큼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소녀들을 위한 변화된 성 역할의 이해와 과거의 편견에서 벗어난 자유롭고 진취적인 소녀문화들이 형성되고 발전해 나가야 함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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