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비와 키키 - 어수룩한 멍멍이 토비와 냉소적인 야옹이 키키의 시골 일일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지음, 박라희(스텔라박) 그림, 이세진 옮김 / 빛소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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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평범한 강아지와 고양이의 이야기입니다.
아닙니다.
이 책은 평범한 개와 고양이의 이야기가 아닌
토비라는 이름의 개과 키키라는 이름의 고양이의 이야기 입니다.
이 책은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의 이름으로 나온 첫번째 책이라는 점입니다.
  개와 고양이의 울림이 문장으로 표현되어진다면, 다정하기도 냉소적인 시크함으로 소리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7편의 이야기에서 개와 고양이, 그녀와 그는 다정함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개와  고양이의 욕구와 욕망은 놀이 동산에 놀러간 기분이 들게 합니다.
길게 늘어선 줄의 끝에 선 느낌이기도 하고, 놀이기구를 탔을 때의 짜릿한 스릴을 느끼는 쾌감을 받기도 합니다.
  강아지 토비와 고양이 키키의 티키타카는 희극이면서 무언의 그림자 연극 같은 재미를 줍니다.
  무엇보다 콜레트 작가의 애정어린 문장들을 잘 어울리게 번역한 번역가님의 솜씨와 장면 장면마다 온화한 색감으로 채운 그림들을 통해서 사납지 않은 바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토비가 말하는 문장이 그렇습니다.
"즐거움이란 각자 자신이 찾을 수 있는 데서 찾는 거야"
이에 고양이 키키의 대답이
"나 배고파. 저녁 식사가 확실히 늦네. 네가 먹을 걸 찾으러 가볼래?"

키키는 배고프다면서 즐거움을 찾는 것에 토비를 시키는 것에 미소를 띄게 합니다.
  그래서 긴 문장이 이어지더라도 문장을 이루는 단어는 톡톡 튀는 팝콘 같다고 할까요.
   
  그래서 그 중 <병이난 그녀>에 나오는 대화와 마지막 장면에서 고양이 키키에게 속아 울부짖는 토비의 울음이 나에게는 웃음이 되었습니다.
 
키키 : 조용히 해
토비 : 우우우우우! 우오오오오!
키키 : (상대가 듣지 못하게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됐다.

그녀가 잠을 깨고 아직도 꿈에 빠진 채 정신을 차리는 동안, 고양이는 자기에게 자유를, 개에게는 벌을 내리러 계단을 올라오는 발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 p.132


키키와 토비 두 생명의 이야기는 인간에게 손내밀고 있습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그로인해 다정함이 가득채워진 이번 그림책은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으로 읽어집니다.

  토비와 키키는 바람개비입니다. 자연과 정원, 농장, 열차 안에서 팽그르르 돌아 가는 바람개비. 떄론 나의 입바람으로도 팽그르르 돌아갈 수 있는 그런 바람개비의 느낌의 책으로 기억해 봅니다. 바람부는 하천둑 위에서 바람개비를 돌려보는 재미를 읽으실 수 있습니다.
 
  이 가을 당신의 책장에 바람개비같은 토비와 키키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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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디푸른
김연경 지음 / 강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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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유학을 하고 있는 두 청춘의 남녀가 가지는 비극과 희극의 꿈. 그러나 현실은 생을 옥죄는 고무줄처럼..그들을 조으는데..생과 사는 어느 한 순간의 문장 부호로 남아있음을 읽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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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디푸른
김연경 지음 / 강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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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페테르부르크에 유학을 와있는 청년 청우와 청우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주인인 노파 카테리나 이바노브나, 그리고 한국에서 유학을 온 또다른 여성 초연, 노파에게서 피아노 교습을 받고 있는 러시아 여자 안나.
네 인물의 교차된 생의 한날에 마주하게될 생과 사의 공간과  젊음과 늙음의 대비가 되는 시간을 읽게 됩니다.
  노파를 살인하고자 계획하고 환상에 중독된 청우의 시간,
청우를 좋아하게 되는 안나의 시간,
노파의 짜고 다시 풀어내는 일련의 반복된 뜨개질의 행위는 소설 속 인물들을 엮고 풀어내는 의미를 가지는 듯 읽게 됩니다. 실타래에 풀린 실들의 이음과 맞춤으로 하루의 시공간이 결자해지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네 인물에 스며들어 있는 색의 느낌이 있습니다.
회색의 노파, 백색의 안나, 청색의 청수, 적색의 초연.
서로의 한 순간은 만남과 이별에 익숙해질 즈음, 두 여인의 죽음으로 공허하고 습한 밤공기가 내려 앉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명절에 고등학교 친구들 둘을 만났습니다.
30년만에 만나는 친구들은 마치 만나지 못한 30년의 시간이 무색하게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한 친구가 우리가 지금 나이까기 살아있는 것도 복이지 않나? 지금 나이까지 살지 못하고 죽음으로 기억되는 친구들의 이름과 함께 한잔의 술을 삼켰습니다.
   청춘의 시간을 삼켜버린 기억들에서 지금 우리에게 자주 만나지는 말고 다음에 또 보자. "계모임 하나 만들까?" 이런 말들만 가슴에 듣고 헤어졌습니다.
  소설의 느낌과 비슷한 여운을 남기는 만남이었습니다.

  김연경 작가님의 푸르디 푸른은 그런 젊은 날의 푸른 불꽃을 가슴에 있었음을 생각나게 합니다.
  젊음의 아픔을 한잔에 , 젊음의 사랑을 또 한잔에, 젊은 날의 기억을 마지막 한잔에 채워 목안으로 넘기는....
쓰고 달고 찬 그보다 더 차디찬 러시아의 청춘에 마시는 문장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불꽃으로 표현한다면, 청춘은 푸른 불꽃의 시간이 아닐까.. 그래서 작가의 푸르디 푸른은 청년의 타오르지 못한 불꽃이 아닐까 싶습니다.
  러시아 문학 번역가로 그 이름을 알고 있던 김연경 작가님의 신간 푸르디 푸른을 읽고 작가 김연경님의 이름로도 기억해 보게 됩니다.

"낙조를 보고 있으면 저 태양이 꼭 구멍 같다는 생각이 든단 말입니다. 부재의 현현, 비존재의 극치라는 생각이."p.40

"해안도로를 지날 때는 바다가 검푸른 색으로 변해 있었고 노을 역시도 검붉은 빛을 띠었다. "p.106

"노파의 죽음은 어쨋든 나른한 피로감과 안락감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이상하게도, 희멀건 백야의 빛이 싹 사라지고 바깥이 어둠침침해진 것 같았다."p.160

소설은 김연경작가님의 99년 러시아 페테부르크와 모스크바에서의 유학시절..이십대 중반의 시절. 푸른 불꽃의 시간이 태워지고 있습니다. 담배를 태우던 불꽃, 커피와 홍차를 끓이던 불꽃, 소설속 청년의 한 일부조각으로 남겨져있음을읽게 됩니다. 나의 이십대는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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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의미 - 삶의 마지막 여정에서 찾은 가슴 벅찬 7가지 깨달음
토마스 힐란드 에릭센 지음, 이영래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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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실 하나로 놀 수 있었던 시간이 있습니다.
줄넘기 아닙니다.
실뜨기 놀이.
노르웨이 국민들의 인생책이라는 타이틀에 일곱가지 인생의 깨달음을 실과 실로 정의하고 표현하는 작가의 글맵시가 돋보이는 책입니다.
  작가의 이력이  사회인류학자인 것도 실과 실을 당기고 느슨하게 하면서 새로운 모양의 도형을 만들어 가는 것에서 인생의 의미를 읽고 난 후기를 연계해서 리뷰를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의 리뷰를 인생의 의미 라는 제목보다 인생의 실뜨기 놀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태어남, 살아감, 죽어감으로 인생의 의미를 가지고 찾아본 7가지. 관계, 결핍, 꿈, 느린 시간, 순간, 균형,  실 끊기는 태어남으로 가지게 되는 관계와 유아시절의 결핍, 청소년 시절의 꿈, 시간이 느린 배속으로 흘러가는 청년의 시간을 지나 중장년의 찰칵 사진 한장의 순간으로 기억되는 것을 지나 균형을 찾아가는 시간으로 흘러 흘러 저자의 표현처럼 실이 끊기는 시간에 이르기에 인생은 실을 잇고 실을 매고, 실이 엉키고 풀어내는 행위의 모습을 담아 내고 있는 듯 읽게 됩니다.
  저자의 일곱가지 의미에 묶어둔 실의 매듭은 다름의 모양을 가지고 우리를 삶에 묶어 두고 있습니다.
  "삶의 의미는 지속 가능하고 중립적이며 자유롭다, 삶의 의미는 관계로 이루어진다. ...중략... 그 안에서 우리는 각자 작은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이런 실타래가 바로 삶을 의미 있게 만든다."p.17
  관계의 사회적 위치에 대해서 인간이란 존재로써 인간의 의미는 오랜 과거의 역사와 전통, 종교, 지금의 SNS를 통한 관계의 가면을 통해서 인간은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고 보여주기 위한 관계의 도구를 가지고 있음을 읽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온전한 인간으로 성장하려면 권리와 의무가 가득 찬 친밀한 관계가 필요하다."p.38고 합니다.
  타인의 소리를 듣고, 보고, 느낄 수 있는 관계의 온전한 자세가 인생의 의미에 첫번째 실뜨기의 모양이라는 것에서는 누구나 공감할 것 입니다.
  결핍. 인간의 존재의 기본 조건으로써 개인의 갈증과 갈망의 공간을 채우는 것은 인간이 인간으로써 감정의 이성의 틈을 메우는 실체가 됩니다. 갈증에 물을 마시듯이 인간의 결핍과 부족, 갈망은 틈을 메우기도 하고 평지를 돋우기도 하는 것에서 또 다른 모양의 실뜨기를 독자에게 보여줍니다. 자, 여기까지는 익숙한 모양이지 않는가요? 라고 묻고 있는 듯합니다.
  꿈.  저자의 삶 한 장소, 시간에 마주했던 사건과 사람들을 통해서 꿈이 가진 인생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꿈이란 실재하지 않는 것을 보는 것과 그 보아진 것을 믿고 나아가는 에너지라는 것에서 "꿈과 희망은 비현실적일지라도 결국엔 가능성을 만들어 내는 낙관주의에 불을 붙인다.....중략....우리의 능력, 지금 이 순간의 의미 그리고 먼 미래의 관계 속에서 삶을 이끄는 잠재력을 깨닫게 해준다.p.149 꿈의 실뜨기는 우리가 도전해야할 다음의 모양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합니다.
  관계, 결핍, 꿈, 다음은 느린 시간으로 인생의 의미를 이어가는 것에서 주제를  이어주고 맞춰주고 있습니다.
  나와 타인의 실뜨기 놀이 같다는 느낌은 다음으로 이어지는 연결은 실뜨기 놀이처럼 끊어지지 않으면서 하나의 실이 새로운 모양을 만들어 가고 느슨해지기도 하고 탱탱해지기도 하면서 인생은 실뜨기같다는 의미를 이 책에 부여해봅니다.
  당신의 실뜨기 놀이는 지금 어떤 모양으로 만들어졌고 이어져 있는지 오늘을 실뜨기 놀이를 인생의 의미라는 책과 함께 해보게 됩니다.
  "느린 산책은 세상을 새로운 방식으로 읽을 수 있게 해주며 과열된 세상에서 결핍된 시간이라는 선물을 선사한다."p.169 느린 시간
  "강렬한 순간의 섬광이 기억을 자극해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현재와 과거 뿐 아니라 순간과 느린 시간 사이를 연결하는 경첩이 된다."p.210

"인간은 스스로를 정의하는 존재다."p.300
"인생은 의미로 가득차 있지만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p.305

오늘 지금 내 앞에 나타나는 사람과 실뜨기 놀이를 해보고 싶다. 그것이 나와 그 사람과의 시간에 공간에 아주 특별한 존재의 기억으로 남는다면, 이것조차도 인생의 또다른 의미 "놀이"와 "관계, 그리고 "느린 시간"의 의미를 서로에게 있게 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저랑 실뜨기 놀이 하실 분 오셔요.^^

본 도서는 더퀘스트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남기는 인생의 일곱가지 의미를 요약하고 주관적으로 적어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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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 - 거장의 재발견, 윌리엄 해즐릿 국내 첫 에세이집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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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해즐릿. 그가 쓴  에세이의 문장은 사후 100년이라는  세월의  하얀 종이 위에 보이지  않는 선을 그려놓은 듯 합니다. 나는 색색의 연필을 쥐고 하얀 종이 위를 엷게 색을 입히며 작가의 문장이 색과 색 사이로 곡선과 직선의 아름다움으로 드러나기를 기다렸습니다.

  이것은 버지니아 울프의 서문에서 찾은 🏷"작품의 색채와 빛과 명암, 보이는 것과 안 보이는 것 전부를 반영하는 일"인 까닭에...." p.29

  그가 꾹꾹 눌러쓴 문장은 시간이 지나 보이지 않는 문장을 독자로 하여금 영화의 장면에서 보이지 않는 글자를 보기 위해 아무것도 없는 종이 위를 칠하여 내는 것 같은 주의를 가지게 합니다.

    그것은 시대의 문장이며, 비평. 비꼬아 버린 혐오의 즐거움에 대한 글이기도 합니다. 또한 볼 수 없는 맨주먹 권투의 싸움에 채색된 흑백의 질감으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에세이라는 형식의 틀에서 치밀하게 세절된 시간과 공간, 그리고 작가의 의식이 들어있습니다.

작가는   혐오의 즐거움, 죽음의 공포, 질투,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 학자들의 무지, 맨주먹 권투에서 작가이면서 기울어진 사회의 면들에서 삐딱한 시선과 문장으로 교정을 하는 메시지를 담아 내고 있습니다.

🏷"혐오의 즐거움은 종교의 심장을 먹어들어가 원한과 광신으로 가득 채운다. 그것은 애국심을 구실로 다른 나라를 불바다로 만들고 역병을 퍼뜨리고 기아를 낳는다."p.44

1830년 세상을 떠난 그의 이 문장은 시간이라는 횡축과 공간이는 종축이 맞물리는 점들에 전쟁의 이름을 적어보게 됩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나는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에 내 모든 관계의 시작과 끝에 있는 대상들을 생각하며 선을 하나 긋고 선과 선 사이에 좁은 여백을 두고 또 하나의 다른 굵기의 선을 그어봅니다. 나의 이러한 생각을 작가의 문장에서 만난다는 것은 나의 죽음에 대하여 선을 잇는 시간이었습니다.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삶에도 시작과 끝이 있음을 생각에 보는 것이리라. 자신의 존재가 없었던 때가 있었건만 우리는 아무도 그 사실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p.63

  죽음의 공포....생명에 대한 경외와 이어진 선의 끝에서 인간의 삶은 수많은 곡선과 직선, 사선이라 불리는 선들의 비행(飛行)이 아닐까 합니다.
  선의 울렁거림은 작가의 무게에 안정을 찾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죽음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을 없앨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삶에 적절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p.83

보이지 않는 문장이 서서히 드러내지는 순간 두려움을 갖게 합니다. 예상하지 못한 문장이 숨결처럼 느껴지는 것 같은

🏷"문장에 구애되는 사람은 직설적으로 되기 쉽다. 기분을 상하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무기는 진실이다."p.107

  윌리엄 해즐릿의 에세이가 하나의 그림으로 보여지는 것은 하얀 종이 위에 보이지 않는 글을 찾아 색칠된 면들로 인해  글들의 길을 찾아낸 수고로움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천재의 힘을 알고 싶다면 셰익스피어를 읽으면 된다. 학식의 하찮음을 알려면 셰익스피어 주석가들을 연구하면 된다."p147

본 도서는 아티초크출판사의 서평단에 선정되어 읽었습니다. 읽고 느낌대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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