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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서양 음악사
오카다 아케오 지음, 이진주 옮김 / 삼양미디어 / 2009년 5월
평점 :
'상식으로 알아야 할 서양음악사'를 만나는 독특함. 이 책에선 많음 음악가들이 겪었던 문화적 배경은 물론이고, 음악의 역사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워낙에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복잡할 음악사이지만 간단하게 핵심만 기억하자면 또 간단하게 생각할 수도 있었다. 내 나름대로 정리한 음악사는 이렇다.
먼저, 중세. 중세에는 '미'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미' 음계가 들어간 '도미솔'이 더 안정적으로 느껴지는 건 나뿐인 걸까? 내 생각이 이렇다고 한들 당시의 사람들은 '도솔을 지향했고, '도미솔'은 불협화음으로 간주했다. 그리고 [음악론]에서는 무지크스, 칸트로로 분류했다고 한다. 이렇게 말하고는 있지만 무지크스와 칸트로가 뭔지, 어떻게 다른지는 잘 모르겠다. 중세의 큰 특징 중 하나로 장르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오르가눔에서 모테트로 변화하는 것만 봐도 그러하다. 여기서 '오르가눔'이란 성가를 말한다. '모테트'는 성숙기의 예술이라고 칭하는데, 사랑의 노래나 풍자의 노래로 패러디화 했다고 말할 수 있었다. 이제까지는 신에게 바치는 노래나 왕에게 올리는 음악이 대부분이었으니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었다. 신기하게도 옛날엔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을 위해 노래하고, 높은 이들만이 음악을 누렸다는 것이 특이했다.
중세의 음악으로 현대 사람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음악은 <죽음의 무도>가 있다. 피겨 스케이팅의 여왕, 김연아의 활약으로 그녀의 대표곡은 음악에 무지한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갖게 만드는 힘이 있을 정도였다. 많은 사람들이 <죽음의 무도>를 들려 주었을 때, 제목은 몰라도 아, 김연아! 하고 바로 나오는 것을 몇 번 보았기에 확신할 수 있었다. 당시엔 십자군의 실패가 반복되고 교회의 권위가 실추되는 것도 모자라 타락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페스트가 유행하는 최악의 상황에 처한 교황청이 분열할 시기에 인기를 끌었던 것이 <죽음의 무도>였다고 한다.
중세를 지나 르네상스 시대를 살펴보면, 크게 달라진 특징은 국민의 정서에 있었다. 이젠 삼라만상을 눈으로 확인하는 시대라 할 수 있었다. 특이한 점은 십자군 때 일종의 여행 대리점이나 은행의 역할을 맡은 이탈리아 상인(시민)계급 중심의 문화라는 것이다. 그리고 솔직히 이 인물에 대해서 무지하나, '존 던스터블'이라는 자를 빼고 르네상스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영향력이 큰 뮤지션이었다고 한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큰 차이를 말하자면, 작곡가의 출현이었다. 상업적인 악보 인쇄가 처음 실행된 시기이며, 대표적인 인물로는 1501년 베네치아의 페트루치를 들 수 있겠다.
16세기 음악의 특징은 '사운트'와 '불협화음(반음계)'의 발견이었다.
'제수알도'는 불협화음의 효과를 최대한 이용하여 참회와 고문의 고통을 연상시키는 듯한 감정을 표현했다고 한다. 주로 '미'에서 그런 느낌을 얻을 수 있었다.
바로크 시대에는 오페라가 등장한다. 특징을 들자면 기시감. 그리고 '도미솔'의 화음으로 끝나는 점이다. 중세에는 '미'를 지양했지만 바로크 시대에는 지향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이 시대에는 종교에서 태어난 음악이 점차적으로 유복한 귀족을 위한 즐길 거리로 옮겨가는 과정이었다고 한다. 유명한 <파리넬리>와 <왕의춤>은 바로크 축전의 이미지를 알고자 할 때 큰 참고가 되는 음악이라고 하니, 아직까지 <파리넬리>를 접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꼭 만나기를 권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중학교 음악시간에 <파리넬리>를 만났다. 영상에서 오는 느낌과 남성의 목소리에서 여성의 소프라노 창법을 듣게 되는 충격, 그리고 뒤따르는 고통 등이 아직까지 충격적으로 각인된 흔적이 남았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바흐에 대한 언급이 중점적으로 화두가 되고 많이 등장하곤 한다. 주로 고민거리가 된 것은 바흐는 동시대에는 '탤런트'로 비치지 않았던 걸까?, 라는 것이었다. 그에 대한 이미지는 추상성, 그리고 향토주의를 꼽을 수 있었다. 그에 대한 관심도 적고, 아는 것도 적어서 그 이상으로 언급은 무리가 있을 것 같다.
근대에 오면서 친근한 베토벤(빈고전파)과 하이든, 그리고 모차르트에 대한 설명이 간략하지만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추가적으로 빈 고전파를 만들어 낸 음악도시 '빈'에 대한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소나타가 등장하는 고전파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해서 그냥 열심히 텍스트를 읽는데 그쳤지만,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전혀 모르고 지나쳤을 사실과 문제에 대해서 말이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각자의 견해가 다를 것으로 본다. 내 경우는 음악이 나타나는 문제점과 문화가 안겨주는 질문이 현대에도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건 동 시대를 나타내는 영향력에 대해선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었다. 어떤 면에서는 음악이 사람을 움직이고, 음악이 혁명을 만들어내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머리 아프게 골머리를 싸매고 싶단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음악사를 한 번, 쭈욱 알아보고자 했고 그렇게 한 것 뿐이었다. 지금까지 중세에서 르네상스 시대를 거쳐 바로크 시대를 지나 근대에 이르기까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만 살펴 보았다. 앞으로도 고전 음악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때면 이 책을 떠올릴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