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들을 위한 외국어 사전
샤오루 궈 지음, 변용란 옮김 / 민음사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저자 샤오루 궈의 소설은 독특하다. 그녀가 중국인이기에 주인공 z를 실감나게 표현할 수 있었으리라. 어색한 문장과 잘못해석된 뜻풀이는 귀여운 외국인의 실수를 엿볼 수 있는 특별함으로 다가온다. 그런 점이 영국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리라 짐작해본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저자도 걱정했 듯이 한글로 번역되었을 때의 느낌이다. 영어를 쓰는 국가가 아니라면 원래의 그 미묘한 느낌을 살려내기가 힘드니까 저자도 느낌 전달에 있어서 걱정을 한 것이 드러난다. 하지만 그 느낌 전달에서는 미묘한 차이는 있겠지만 무엇을 나타내고자 했는지는 전해질 것으로 본다.

 

이 작품은 작가 샤오루 궈가 2002년, 런던에서 활동하면서 쓴 영어 일기가 단초가 되어 완성된 소설이라고 한다. 여행을 모티브로 한 소설로, 동서양의 문화차이는 물론이고, 남녀의 생각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주인공 Z는 실은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 런던으로 왔지만, 사랑과 성을 경험하면서 성장통을 겪게 된다. 결국 고향인 중국으로 돌아가게 되지만. 사랑은 소중한 기억으로, 아련한 추억으로 남은 듯 하다.

 

소설은 여자들이 상상하는 공상과 내면을 적나라하게 들어내고 있다. 그녀는 정말 솔직하고 엉뚱한 상상도 이따금하며 독자를 사로잡는다. 그녀의 엉터리 영어문장은 소설의 끝으로 치달을수록 좀 더 정리가 되어갔다. Z가 성장해가는 것처럼 그녀의 문장도 성숙해진다. 한 번쯤은 꿈꾸지 않을까? 외국인과의 사랑. 낯선 외국에서의 비밀스런 로맨스. 문화차이로 겪는 갈등. 나라를 콕 찝어서 다툼이 일어날만한 언쟁 등. 그녀의 글은 상상 속에서 자리하던 것이 현실로 일어나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그래서 더 매혹적인 문장이 아직도 아련히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솔직함으로 중무장한 그녀의 소설 앞에선 과격한 눈도 웃게 만들 것 같고, 거침없는 고백에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 질 것만 같다. 실제로 나는 그랬으니까. 걱정하고 염려하던 것들이 많이 담긴 책이라서 좀 더 공감이 간 것 같다. 엔딩이 너무 현실적이라 좀 더 환상을 추구한다면 아쉬움이 많이 남을 소설이다. 하지만 나홀로 여행, 국외에서 외국인과의 로맨스 라는 대리경험은 또하나의 소중한 선물인 것 같아 그녀에게 많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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