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적들 1 -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특별한 이야기
이타 핼버스탬, 주디스 레벤탈 지음, 김명렬 옮김 / 바움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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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작은 기적들이 모여 하나의 드라마가 된다.

정말 이런 일이 있었을까, 싶은 순간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이 책에 엮인 일화들은 말 그대로 기적의 순간들이었다. 자신과 친한 친구가 사실은 친 형제였다면, 어떻겠는가? 거기서 더 나아가 짧게 교재했던 여자친구가 사실은 동생이었다니, 하루 아침에 형과 여동생을 얻었지만 자칫 잘못 했다간 근친관계가 될 뻔 했던 사건이다. 다행히 깊은 관계가 아니었다고 하니 독자로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정도였다.

장난 전화를 통해 평생의 반려자를 찾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죽은 줄만 알았던 자신의 아들을 먼 훗날 재회하게 되는 순간도 담겨있다. 그 이야기는 직접 봐야 감동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자세한 언급은 자제하려고 한다. 그 대신 다른 이야기를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부부에 관한 감동적인 실화, '미안해'편은 이혼의 위기 극복에 대해 다뤘다.

소제목 '미안해'에서도 부부가 각자 민감한 문제로 틀어져 이혼을 할 위기에 놓인다. 현실은 동화처럼 알콩달콩, '둘은 결혼하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렇게 끝날 수 없음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부부는 보통 신혼초에는 깨가 쏟아지고, 사랑스러움에 모든 것이 다 예뻐보이는 듯 서로의 허물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 일 것이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눈에 씌인 콩깍지가 벗겨져 나가고, 단점투성이로 변해버린 배우자를 마주하게 되고서는 발등을 찍었다며 신세한탄을 하는 것이 보통이지 않을까? 심하게는 이혼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말이다. 이런 걸 생각하면 무서워서 어디 결혼이나 할 수 있겠냐마는, 생각하지 않고 넘어가긴 힘든 현실인 것이다.

 

아무튼, 사소하다면 사소하고, 크다면 큰 문제를 놓고 싸우다 보면 짜증도 내고, 그러다 감정의 골이 깊어졌겠지만. 이혼은 조금 섣부른 생각이 아닐까 싶다. 급기야 관계 회복을 전혀 하지않은 채, 이혼을 결심하는데, 그건 한편으로는 자존심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레스토랑에서 본 그녀의 눈물자욱에 남자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사랑한다 말해야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상상과는 전혀 다른 현실에 -직업문제, 과다한 금액의 전화비, 비싼 임대 아파트-끝내 이혼을 결심한다.

 

하지만, 역시나 기다리던 감동의 장면!

그는 "미안해."라는 위대하고도 따뜻한 말을 그녀에게 건넨다. 레스토랑 화장실에서 눈물 흘리는 한 남자를 보고, 그의 사연을 듣고는 용기를 낸 것이다. 6년 전 사별한 부인을 잊지 못하는 화장실의 남자처럼 너무 늦지 않아 다행이었다. 헤어지고 눈물로 후회하는 것 보다는 먼저 사과하고 한 발 양보하며 사는 미덕!

결말은 정말 감동의 도가니탕이었다!

 

곧, 2편을 읽을 생각이다. 그 때는 좀 더 나아진 리뷰쓰기를 결심하며 이만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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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Class: 창조적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들
Richard Florida 지음, 이길태 옮김 / 전자신문사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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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도 가질 수 없는 능력은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 봤다.

영화라면 판타지적인 요소를 떠올리겠지만, 현실을 감안해서 떠올렸을 때, 창조성이 떠올랐다.

물론, 돈을 주고 아이디어를 살 수는 있다. 예를 들면, 광고주는 돈을 주고 카피라이터를 고용하고 그에게서 얻어지는 아이디어로 광고를 만들게 된다. 그렇지만 경쟁사의 아이디어는 돈을 주고도 얻을 수 없지 않은가? 또, 미쳐 발견해내지 못한 민간인의 아이디어도 있지 않겠는가. 실제로 일반인들 중에 온갖 실생활에 필요한 발명품을 만들어 특허를 내는 광경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기막힌 아이디어 하나가 부동산보다 더 큰 가치를 얻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를 테면, 조앤 롤링이나, J.R.R. 톨킨 같은 유명한 작가들은 각각 대표작 하나로 어마어마한 돈을 벌은 인물들이다. 즉, 창조적 인물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겠다.

 

인간은 오래전 농업사회 때부터 창조성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곡식을 장기간 저장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에서, 산업혁명 시대에 공장운영, 디지털 시대에 발전된 IT기술, 그리고 지금 창조적인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대박을 터뜨릴 수 있도록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형상화하는 노력을 하는 사람이 실제화시켰을 때 그 공로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이 된 것이다. 

그러니까, 현재는 창조적 계급이  새롭게 급부상하고 있다. 계급이란, 공통의 관심을 가지고 있고 유사한 생곽과 느낌을 지니고 행동하는 성향이 있는 사람들의 집단이다. 그렇다면 창조적 계급에는 어떤 부류의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일까?

창조적 계급의 핵에는 예술에 관련된 직업군이 대부분이었다. 과학, 공학, 건축, 디자인, 미술, 음악, 엔터테인먼트 등. 그들의 경제적 기능은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기술, 새로운 창의적 내용을 창조하는 것이다.

 

창조적 계급의 모든 구성원들은 창조성, 개성, 차이, 장점을 중시하는 공통된 창조적 사조를 공유한다. 또한, 시간 왜곡을 보이는 것이 다반사였는데, 그들은 집에서 일을 하고 직장에서 노는 것처럼 보였다. 남들은 그리 판단할지라도 그들에게 핵심 문제는 언제 일을 하고 몇 시간을 소요하는가가 아니라, 시간을 얼마나 집중적으로 활용하는가이다.

일을 하는 중이건 쉬는 중이건 매 수간을 창조적인 자극과 경험으로 가득 채운다니 시간경계가 잊혀질 만 하다.

 

또, 창조적인 사람들은 특정 지역에 끌린다고 한다. 이를 테면, 파리의 레프트뱅크나 뉴욕의 그리니치빌리지 같은 곳. 장소는 창조성의 원천인 자극과 다양성, 풍부한 경험을 제공한다. 놀랍지 않은가? 환경이 창조성에 끼치는 영향은 그만큼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다.

 

책을 읽으면서 좋은 격언들도 많았는데, 그중 흥미로운 것은 창조적인 사훈의 대표격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조성 관리 방법이었다. 총 여섯 항목중 일부를 발취해봤다.

- 직원이 실패할 것이라고 기대해라.

- 정복 지향의 직원들이 실수를 저지르면, 그 영향을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여겨라.

내용을 보면,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실패는 기대되는 것이다. 만일 직원들이 실패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충분한 위험을 무릅쓰고 있는 것이 아니다. 때로 그들은 심지어 실패를 통해 배움으로써 승진이 되는 경우도 있다.

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한국에는 이런 회사 어디 없나,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 여럿 있을 거라 짐작된다. 한국은 소위 말하는 화이트칼라 노동 착취 공장이나 다름 없으니 말이다. 과로는 미덕이 아닌데도 말이다. 효율적이로 시간을 쓰는 것이 더 중요한데도 칼퇴근을 하면 얌체족으로 보이기 쉬운 현실에선 어찌 부르짖어 봐도 그나물에 그밥으로 취급받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창조적인 일을 몰두할 것이고, 언젠가는 빛을 볼 날이 올 거라 믿는다.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나라가 화이트칼라 노동 착취의 본고장이란 생각이 드는 건 나 하나인가. 묻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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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되살리는 친환경 다이어트
폴라 베일리 해밀턴 지음, 남문희.박용우 옮김 / 북센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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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물질이 비만으로 인도한다.

우리는 번번이 다이어트를 하면서 실패를 경험한다.

요요현상에 괴로워하는가 하면,

다이어트 결심 하루만에 스트레스를 풀고자 폭식을 해버려서 살을 더 찌우기도 한다.

 

살을 찌게 만드는데는 어떤 유형들이 있을까?

저자는 유해 화학물질이 원인이라고 말한다. 즉, 유전보다 환경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체중조절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원인은 설탕이나 액상과당 같은 단순당의 과다 섭취,

만성 스트레스나 우울증, 불면, 과도한 음주 등 수없이 많다.

유해 화학물질 한 가지만 피한다고 비만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동안 간과해온 유해화학 물질은 비만으로 가는 요소중 하나일 뿐.

즉, 유해 화학물질의 노출을 최소화하고 해독할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을 이 책에서 찾으라고 말한다.

 

비만유발 환경에 유전적으로 취약한 사람과 강한 저항력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우리 몸이 제거하지 못한 대부분의 화학물질은 지방조직에 축적된다.

이런 화학물질을 우리는 몸에서 제거해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잘 처리하는 시스템을 가진 사람들은 영양상태가 좋은 경우로 봐도 무방하다.

 

화장품, 항생제도 비만의 원인이 된다.

이런 화학물질이  몸에 축적되는 경우는 여러가지이겠지만, 흔한 예를 들자면 과일의 농약을 들 수 있겠다. 

그런데 책을 통해 알게 된 화학물질은 생각보다 너무나 많았다.

혹시 알고 있었는지? 화장품도 비만의 원인이 된다.

합성 화학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것이 비만 유행병의 핵심 요인이라니!

살충제나 성장 촉진제도 살이 찌도록 만든다. 이는 논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하니 경악할 일이었다.

우리가 흔히 맞을 수 있는 항생제 역시 체중증가를 촉진시킨다.

체중조절과 신진대사에 손상을 입히는 것이니 질병 치료에만 반드시 단기간 고농도의 처방이 적합할 것이다.

 

자세히 알아보자면 끝도 없었다.

비만을 부르는 12가지 식품을 나열해 보겠다.

버터, 연어, 시금치, 딸기, 크림치즈, 건포도, 사과, 오이 피클, 서양 호박, 피망, 쌈케일, 가공치즈.

사과와 딸기가 왜? 답은 책을 자세히 읽어보면 알 수 있다. (힌트를 주자면 농으로 시작되다는...)

 

문제 해결에 대해,

농약 걱정 덜 수 있도록 과일은 껍질을 깎아서 먹어라.

유산소보다는 근육운동을 해라. (근육을 더 늘리도록!)

단백질이 부족하면 다이어트엔 실패하기 마련이다.

해독을 해주는 영양소를 섭취해라.

- 항산화 영양소= 비타민C, E, 셀레늄 등

- 오염물질 전담반 아미노산.

- 체중조절 호르몬을 촉진하는 필수지방산. (오메가-3)

- 해독 효소가 작용하는 PH 밸런스. (산성과 알칼리 비율 조절하기)

- 허브, 물, 탄수화물 섭취.

온열 요법으로 화학적 칼로리를 배출해라. (사우나, 온욕.)

그리고, 완만한 음식 제한!

 

이 외에도 운동법과 친환경 다이어트 실천편이 준비되어 있다.

뭐니뭐니해도 꾸준한 운동과, 칼로리 조절이 필수 인 것 같다.

자신이 하루동안 뭘 먹었는 지 알기 쉽게 다이어트 일기를 쓰는 습관을 들이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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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클립 한 개
카일 맥도널드 지음, 안진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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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빨간 클립 한 개로 집 장만하기!

이 책은 '카일 맥도날드'라는 25살 캐나다 청년의 실제 이야기로,

'불가능이란 없다'를 보여주는 사례가 된다.

그는 빨간 클립 한 개와 열네 번의 거래로 1년 만에 키플링에서 집을 갖게 된다.

도대체 어떻게? 그리고 왜?

클립이 집으로 교환되기까지 쉽지만은 않은 여정이 되었겠지만, 크게 어려운 일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소방관과 대면하게 되었던 가솔린 발전기를 압류사건 때는 제외이지만,

그 정도 일은 큰 역경이라고 보긴 어렵지않나...

 

비거 앤드 베터(Bigger and Better)

더 크고 더 좋은 것으로 바꾸기 놀이로 집을 장만하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너무 신기하고 부럽기 그지 없다.

그는 백수로 여러 달, 거의 1년 동안 놀고먹으며 여자친구 도미니크에게 기생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가끔 생기는 박람회 일을 하긴 했지만, 아르바이트 비용 정도일 뿐이라 여자친구가 생활비를 모두 내는 상황에서

더 이상 이렇게 지내면 안 되겠다는 자각과 함께 어릴 적 했던 놀이를 떠올린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정서가 조금 다른 캐나다라서 그런가?

보통 한국에서 그런 허무맹랑한 생각을 하면 가족들이 제일 먼저 핀잔을 주고 등을 돌리기 일쑤일 것이다.

그러나 그의 가족은 달랐다.

캐나다는 가까운 곳을 가더라도 이동수단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자가용들은 필수일 것이다.

그는 가족과 함께 그가 이동하는 가까운 거리겠지만 가족들이 차로 이동하며 물물교환을 이루어낸다.

재미있다면서. 즐거웠다면서. 참 긍정적인 마인드를 지닌 가족과 여자친구를 둔 카일이 부러웠다.

주변에 그런 지지자가 있어서 위기의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1년을 버텨온 것일 테지.

 

크레이그스리스트 사이트에 처음 빨간 클립 한 개를 올리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을 때, 

긴가민가 스팸성인지 궁금해 하던 사람들. 빈정대는 사람들. 필요없어 보이는 물건을 선심 쓰듯 바꾸자는 사람들.

가지각색의 사람들과 메일을 주고받는다. 

메일과 전화로 시작된 것이 나중에는 입소문이 무섭게 돌더니 나름 유명인사가 된다.

각종 신문과 방송국에도 그의 이야기가 실리면서 그에게 힘이 실려진 셈이다.

마지막으로 집을 얻고 그녀에게 프러포즈를 하고, 마치 동화책의 나오는 주인공처럼 해피엔딩이었다.

실제 삶이 이런 파장을 이루어 낼 수 있다는 것에 큰 희망을 얻었다.

하찮을 수 있는 클립 한 개가 남에게는 필요한 물건이 될 수 있듯이.

하찮은 일이나 행동, 그리고 그런 사람으로 여겨지는 모든 것을 하찮게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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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퍼시 캉프 지음, 용경식 옮김 / 끌레마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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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살냄새에 가장 어울리는 향수, 머스크를 40년간 꾸준히 애용한 엠므 씨.

어느날, 유부녀인 애인 이브는 그에게 향이 달라졌다는 말을 무심코 내뱉었다. 그 한 마디에 혼란스러워하고 집착하게 되는 엠므 씨. 뭐가 달라졌을까? 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새로 산 향수의 용기가 달라졌을 뿐이었다. 그는 다쓰고 폐기직전이었던 병을 찾아내어 용기에 담아서 뿌려본다. 결과는 마찬가지. 향이 달라졌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다. 예전의 향을 유지하려는 노력은 조금은 유난스럽기도 하지만 그럴만도 한 것이 엠므 씨에겐 향수가 유혹과 정복전략에 강력한 무기로 사용되었던 것이다. 그는 향수 제조사인 그라스에 편지를 보내게 되고, 2주를 기다린 끝에 담당자 베르투 씨에게 기다리던 답장을 받게 된다. 

알고보니, 대그룹 회사에서 '그라스' 향수 회사를 인수하면서 머스크 제조 과정에 따른 어려운 문제에 봉착, 빠른 결단을 내린 것이다. 본래 머스크는 발정기 사향노루의 하복부 분비선에서 뽑아낸 물질로서, 공급이 불확실하고 원가가 비싸기 때문에 희소성을 원하는 구매자층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제조과정을 변경하게 된 것이다. 베르투 씨는 회사를 대변하기를, 그룹이 지켜온 이미지나 현실적인 조건에 부합하지 않아 그에 대응하는 대체물로서 인공머스콘을 원료로 한 새 상품을 출시하였고, 향수 전문가들의 후각에 의한 판단으로는 구제품과 향이 동일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용기의 변화만 있을 뿐, 이름은 그대로 머스크로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신제품이 구제품 머스크를 잊게 해줄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엠므 씨는 편지를 여러번 읽고 또 읽었지만, 속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사실 그는 머스크가 어떤 식물에서 추출한 수액정도로 예상을 하고 있었기에 충격은 두배였다. 그런데 발정기 수컷의 분비물이라니! 구제품 머스크의 향이 도는 얼마동안 그는, 발정기 사향노루였던 것이다.

 

그는 결심을 굳힌다. 천연 향수 머스크를 156병 확보하기로. 

그가 젊은 날, 숱한 작업의 성공을 거머 쥐게 만든 '로통드'에서 실패의 쓴 맛을 보고는(그도 그럴 것이 69세였다.) 더욱 향수의 필요성을 절실히 실감한다. 이윽고 실천에 나선 엠므 씨는 외국에 있는 머스크 판매상의 명단을 얻고, 그들을 만나러 다닌다. 라이베르티 씨에게 얻은 수익에 대해 그는 감사했지만 목표엔 턱 없이 부족했다. 명단의 열 다섯 명에겐 각각 다르게 쓴 편지를 보낸다. 그리고 짧은 광고 문안을 작성해서 일간지에 냈다. 이런 노력은 그를 웃게, 울상 짖게도 만들었다. 31개월간의 양을 확보했지만, 아르헨티나에서 온 소포는 운반도중 병이 깨져버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공격적인 성향이 가득한 남자였다. 포기하기 보단 다른 방법을 모색하는 사람. 그게 엠므 씨였다. 그의 선택은 주문 생산하는 방법! 가족 규모의 작은 회사를 택하고, 향수를 주문하기 위해 담당자와 대면하게 된다. '가격은 얼마든지 지불하겠다. 원하는 천연 사향으로 제조해준다면.' 이런 생각으로 가득한 엠므 씨에게 날벼락 같은 말이 담당자의 입에서 떨어졌다. 그라스를 인수한 회사는 향수 제조법까지 샀기 때문에 특허권과 상표와 공업 소유권에 대한 법의 보호 아래 만들 수 없다는 것. 뿐만 아니라, 경쟁사의 제품을 모방을 할 경우에는 자신들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는다며 거절한다. 순조로울 것 같았던 그의 계획에 잇따른 차질이 생긴다. 156병을 목표로 한 것은 자신의 수명에 따른 계산이었는데, 그가 손에 쥔 것은 3년치 사용량뿐이다.

향수를 줄여가는 그는 기운이 빠지고 무기력해진다. 그녀와 관계를 가질 때에도 그동안 욕망에 사로잡혀 못 보던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는 늙고 초라해진 자신의 몸이...

정확히 말하자면, 오로지 자신에게만 초점을 맞추고 자신감은 깨져버린 향수처럼 사라져 가고 있었다. 그는 거세된 사향노루처럼 변해가고 있었다. 그는 점점 외부와 단절되어 갔다. 외출하기 보다는 머스크 향내가 진동하는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만 갔다.  

 

이제 향수를 구하려는 노력은 삶을 마감하려는 노력으로 변해버렸다.

베커 씨에게 아파트 팔기, 에클레스콘 씨의 작업실에서 포즈 취하기, 쟁크사와 장례 절차 정하기, 변호사와 유언장 작성하기 등으로. 

다음은 자살 방법을 고민했다. 결론은 자신의 옷 방에서 넥타이로 목매달기. 이미 선친이 자살한 방법과 같았다. 평소에 선친의 묘에 엿먹이기를 빼놓지 않고 실천하는 그였다. 그는 무엇으로 목을 맬지 고민하던 중 넥타이로 결론 내리고는 날짜문제로 또 고민한다. 마사지사 자클린 양이 그가 죽은 후 마사지를 하기 좋을 시간과 날짜로 말이다. 충동적인 결단이 아닌 고민 끝에 행해지는 자살이라니. 계산하에 실행하려는 것 자체가 특이했다.

그러나 작가는 너무나 진지하게 아무렇지 않게 우스깡스럽거나 어이없는 내용에 대해서도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는 재주를 지녔다. 읽고 보면 너무 엉뚱해서 점점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기에 이르렀다. 그는 머스크의 양에 따라 죽는 날도 정하려는 것 같으니, 향수에 대한 사랑은 삼손이 자신의 머릿칼을 아꼈던 만큼이나 대단했다. 남들에게는 단지 소모품 중 하나인 향수일텐데. 엠므 씨에게 머스크는 삶의 이유이자 짝사랑하는 여인의 죽음처럼이나 대단했던 것 같다.

아무튼 묘한 매력을 지닌 이야기임은 틀림없다. 엠므 씨뿐 아니라, 자클린이란 여자의 생각 또한 그 못지 않았으니까.

향수를 향한 집착이 자살로 이어지는 묘한 이야기. 출판사에선 가장 우아하고 완벽한 자살이라 칭하는데 보는 사람마다 그 느낌은 다를 듯 하다. 자살을 이런 식으로 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남을 배려하는 자살이었지만 자살 과정이 참... 그의 죽음에 슬프지 않게 만든 그 천연덕스러움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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