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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품 오두막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7
멕 로소프 지음, 박윤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현실적이면서도 여운이 남는 소설,
가슴 속에 주관적인 정의와 모험심이 빛나는 십대 소년의 정서가 그대로 베인 소설 한 편이다.
이 책을 읽고자 하는 이에게 내 서평은 중요하지 않다.
바다 거품 오두막이란 책을 접한 사람은 손에 꼽을수 없을 만큼 광범위하다. 그중 제 스스로 책을 집어든 사람, 등떠 밀려 책장을 넘기는 사람, 허구를 뭐하러 읽냐며 자기계발서에만 눈을 돌리고 그것도 모자라 읽기도 전에 호불호가 나뉘는 사람 등, 그야말로 다양한 반응, 다양한 가치관으로 이 책을 평가할 것이다.
그렇기에 특대형 수식어를 붙일 건덕지가 없는, 그저 독자일 뿐인 나 한 사람의 서평은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그런 의미로 남에겐 스쳐 지나갈 글이 되어버릴 이 서평은, 내게 하나의 흔적으로 남을 것이며, 내겐 중요하지만, 남에겐 잊혀질 것이기에 부담을 덜고 쓰려 오늘도 노력한다.
부담감을 쏙 빼고 서평을 적어보면, 이렇다.
오두막에서 벌어질 일임을 예고하는 책명, 간결해서 좋았다. 오두막하면 자신을 가두고 마음을 꽁꽁 걸어잠그는 느낌. 바다거품은 그야말로 흐릿하면서 표현하기 애매모호한 느낌이 든다. 길게 설명할 것 없이 제목의 느낌만으로도 전체적인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고 본문 내용과 일치한다.
본문 역시 질질 끄는 것 없이 빠르게 진행되는데, 다소 많이 편집된 느낌이 강하지만 그것 역시 학교와 주변 환경 등 분위기를 나타내기에 적당했다.
결말은 약간의 반전이 있으면서도 처음 시작과 연결이 되어 전반적인 느낌에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 마치 기억이 뿌얘진 듯한 느낌이 들면서 회상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할까. 자신의 존재와 과거 첫사랑을 일치시켜서 그리는 듯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나무랄 때 없지만, 좀 더 핀과의 교류, 디테일한 장면이나 설명이 더 추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분명 소설을 읽었는데, 영화 한 편을 본 듯 조금은 설명 부족이란 생각이 든다. 중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궁금하게 하고, 상상하게 만들려 했다면 성공했다고 말하고 싶다.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문체는 훌륭하나 궁금한 장면을 의도적으로 삭제한 기분이 든다는 말이다. (핀의 정체가 들어난 후부터 그를 그리는 결말 사이의 디테일을 말하는 것이다.)
<바다 거품 오두막>은 성장소설이면서 권선징악을 담고 있진 않았다. 그래서 한 번 놀랐다. 자유로우면서도, 이렇게 십대의 감성을 잘 살릴 수 있는 작가는 드물기에. 하지만, 노인의 눈으로 옛 기억을 더듬어 간 오두막은... 글쎄, 어린 시절 속 추억과는 사뭇 다를 것이다. 실제가 아닌 소설이기에 감동을 얻을 수 있고, 또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지 않을까.
작가는 <바다 거품 오두막>의 제목처럼 뿌연 느낌으로 불확실한 미래를 부담스러워하며 그날 그날의 행복만을 쫓는 용감한 십대들을 그렸다. 사실, 용감해서가 아니라 상황에 처해지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한 도피처로서 오두막을 이용했거나 또 다른 시각으로 보자면, 이상적인 공간이었을 것이다. 가식적이고 계산적인 어른들의 터치를 받지 않고 순전히 느낌대로 행동하고, 자유의지대로 말할 수 있는 자유. 그런 자유가 존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누구라도 그런 소중한 추억이 있다면, 그때를 기억하며 추억에 잠길 것이다. 하지만, 그 때로 돌아가라면 과연 몇이나 돌아갈까. 내겐 가장 아쉬우면서 그리운 순간도 십대의 끝자락인데, 누군가 소원을 들어줄테니 그 때로 돌아가라고 청한다면 열에 다섯은 거절할 것이라 단정짓는다. 사실, 모르니까 견뎌내지. 힘든 시기를 뻔히 알면서 다시 리플레이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그런 이유로 타임머신이 있다해도 운명이 바뀌지 않는다면 다시 돌아가진 않을 것 같다.
때문에 화자 역시 핀을 그리지만, 그 때로 다시 되돌아가진 않을 것 같다. 더구나 그의 곁엔 새로운 누군가가 그의 곁에 있는 것처럼 말이다.
마지막으로... 당부의 말.
저마다 다른 생각을 품고, 다른 감정으로 이 책을 읽었으리라. 그렇다면, 각자의 주관적인 서평 보다는 객관적인 서평도 참고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