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발명왕 13 - 전기와 물 없이 지내기 내일은 발명왕 13
곰돌이 co. 글, 홍종현 그림, 박완규.황성재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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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발명 경진 대회의 중간 평가를 통과한 

여섯팀이 겨루는 4차 대결.  바로 대결 과제가 각각 전기 팀과 물 팀으로 나눠서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절약할 수 있는 발명품을 만드는 미션이에요. 저처럼 집안 일을 도맡아서

살림하는 주부입장에서는 매일같이 집안 빨래, 청소, 요리, 설거지하는데 전기도 물도

어느 거 하나 없이는 하루도 못 살 거 같아요. 도저히 어느 것이 더 낫다 못하다 결정내릴 문제가 아니죠. 모두 우리 생활과 아주 밀접한 에너지원이기에 어너지를 아낄 수 있는

발명품이 필요해 보여요. 그렇다고 마음대로 전기나 물 중에서 원하는 팀을

선택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각 팀 대표가 선택한 공의 색깔에 따라서

빨간색은 전기 팀, 파란색은 물 팀으로 나눠서 숙소 생활을 하는 거예요. 

주인공 유한이가 속한 고수초 발명 B팀은 전기 팀, 상대 발명 A팀은 물 팀으로 결정났네요. 

과연 전기와 물 없이 1박 2일을 무사히 잘 지낼 수 있을 지 숙소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게 느껴지네요. 아침부터 정전때문에 쫄쫄 굶은 터라 전기가 없는 게

어떤 불편을 가져오는 지 깨닫기 시작하네요. 에공 단체로 아이들이 배고파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보니 가방 가득 즉석밥, 컵라면이 무슨 소용있겠어요. 당장 허기진 배를 채울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데 이 와중에도 유한이는 우리가 스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전기인간이라도 되냐고 투털대는 모습이 엉뚱하지만 

그게 유한이의 매력인 거 같아요.

 

다른 친구들은 워낙 아는 배경지식도 많고 설명도 막힘없이

잘 하잖아요. 그러니 친구들이 나누는 대화만 잘 읽어도 에너지에 관한 필요한 배경지식을

충분히 알 수 있고요. 단순한 지식뿐 아니라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융합교육이 바로 이건 거.

실제 가정에서 직접 사용하는 엄마들조차 정확하게 어떤 원리로 작동되는 지 잘 모르는 것도 

제품설명서가 아닌 아이들 학습만화에서 배우네요. 전기를 이용하는 같은 가전제품이라도 

원리는 다 다르죠. 요즘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인덕션만 해도 전기 콘센트만 꽂으면

내장된 코일이 빨갛게 닿아오르는 게 자기장 원리였다니 이래서 엄마들이 

아이들한테 배우게 돼요. 이제 밥짓는 방법을 놓고 같은 팀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무조건 전기를 사용하는 게 편한지 아니면 장작 빼서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옛날 방식이 좋은 지 결과가 궁금하네요.

 

웬지 친환경 에너지로 자전거타며 산책나온 기분을 내는

유한과 아름 커플은 시작은 좋은데 점점 자전거 페달을 밟는 힘이 붙이고요.

전자제품을 사용할 때 필요한 전기 에너지의 양을 말하는 소비 전력엔 턱없이 부족한 힘이죠.

냉장고, TV, 세탁기, 에어컨, 컴퓨터 등 각 제품의 소비 전력 숫자가 클수록 사용하는

전기 에너지의 양도 많기 때문에 전자제품을 구매할 때 소비전력을 확인하는 게 좋겠네요.

 

반면에 전기 걱정없는 물 팀은 밥먹고 나서

잔뜩 쌓여 있는 설거지부터 사워, 화장실 사용이 가장 큰 문제네요. 

일단 물통 들고 인근 산에 있는 약수터에서 물을 기어 온 뒤 어떡하면 효과적으로

물을 아껴 쓸 방법을 생각해 보기로 해요. 아침저녁 하루 두번 사워는 절대 금지.

정 사워를 하고 싶다면 전략상 화장실을 쓸 수 없다는 건데 물 팀의 고충도 전기팀 못지 않네요.

그나마 낮동안은 태양 전지로 태양 에너지를 얻는 대신 계절과 지역에 따라서 조금씩

각도를 조절하면 휠씬 에너지를 얻는 생산 효율이 높아진데요. 그런데 밤이 되면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니 상황은 반대. 버려지는 빗물을 이용한

물 팀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기 시작했어요. 오전 내내 고된 약수터 산행으로

사워금지에 불만 가득했던 갑수는 이때다 싶어 빗물 사워로 소원을 푸는데요.

 

가장 눈에 띄는 계단식 정수 수조.

구멍 뚫은 아크릴 케이스에 차례로 위에서부터 맥반석, 제올라이트, 숯을 담으면

자동으로 정수과정을 반복하는 친환경 어항인 셈. 그리고 물비누와 세면대 손잡이르 연결하여

비누를 사용할 때 자동으로 물이 잠기는 아이디어도 좋고요. 전기팀의 태양열 오븐과 

차가운 물로 채운 페트병으로 만든 자연 냉장고, 벽에 쉽게 붙였다 뗐다 할 수 있는

태양전기 조명공도 아이디어가 돋보여요. 그중 에서도 일반적인 양초 심지를 빙빙 돌려서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게끔 만든 빙빙초 아이디어도 모두 생활 속에서

느낀 작은 불편함이 그대로 발명품이 된 거네요. 저희 아이는 캐치볼 장난감으로

변신시킨 태양공을 하나 갖고 싶은가 봐요. 거기에 시행착오를 거쳐서

발명이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어 매우 흥미로워요.

  

특히 하늬초 메아리 팀이 만든 태양열 조리기는 별도

'발명 보고서'에 제작과정이 자세히 나와 있어 부모님 도움으로 직접 만들어보고

음식도 조리해보면 좋을 거 같아요. 또한 물 없이 지낸 1박 2일의 고충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일류의 발명 일기를 보면서 알게 모르게 우리가 습관적으로 물을 흘러버리고 전기를 낭비하는

생활습관이 베어 있다는 걸 느끼게 되네요.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하루 물 소비량이 무려 282L!

보기에는 물이 무한한 듯 보이지만 실제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담수의 양은

한정되어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일깨워주네요. 전기도 마찬가지로 쓰지 않는 가전제품은

그때그때 콘센트를 뽑는 거 귀찮다고 미루지 말아야겠어요. 그나저나 이 가운데 

이번 대회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기대되는데요. 특이하게 이번 대회 채점방식은

참가자 본인이 상대 팀의 과제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

 

각 팀이 제출한 발명품과 함께 숙소생활을 촬영한 CCTV 영상도 보여줘

각자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고 발표를 준비했는지 어린이 심사위원 자격으로 

작품을 평가하는데요. 심사기준도 정해진 바 없지만 나름 작품을 평가하는 심사평이 

똑부러지네요. 그러나 심사가 끝난 결과는.. 고수초 발명 A, B팀 모두 중간 점수를 받아서

현재 발명 B팀이 꼴등?? 아이들 모두 실망한 표정들이 역력한데요. 

 

이대로 탈락 위기를 맞은 고수초 발명팀은 어떤 대반전의 활약을 보여줄지

아직 실망하긴 일러요^^ 게다가 아이들이 유난히 발명왕을 좋아하는 이유도 각 장마다

'집에서 탐구하기' '발명보고서' '발명 노트' '류박사의 발명실' 이야기 등 다양한 정보코너도

많고요.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게 발명 키트의 인기는 웬만한 초등 방과후

특기적성 수업교재라 보면 돼요. 이번에는 에너지 관련해 아이들이 직접

미니 풍력 발전기를 만들어 보면서 바람을 이용한 발전기 원리를 쉽고 재밌게 이해해요.

풍차와 바람개비 모양도 예뻐서 아이들이 너도나도 내손으로 직접 만들어보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넘 많겠어요. 이 책 한권이면 다채로운

4월 과학의 달 체험행사 집에서도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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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 세계에서 살아남기 1 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 30
달콤팩토리 지음, 한현동 그림, 나영은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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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갯벌에서 살아남기'나 '식물세계에서 살아남기'에서

몸이 줄어들어 위험천만한 상황에 빠지는 스펙타클한 대모험은 이제 서바이벌 짱 지오에게

예삿일. 이번에는 눈으로 쉽게 볼 수 없는 깜깜한 땅속 세계로의 모험이라

책장을 넘기는 손길이 긴장되네요. 그로 그럴것이 저희 아이들이 아파트 놀이터에서 

흙장난하다 작은 벌레라도 보면 "엄마야~" 소리치고 만지던 흙도 털어내는 

아이들이다보니 불쑥불쑥 나타나는 크고 작은 땅속 생물들이 마냥 귀엽진 않죠. 

딱 지오를 따라서 얼떨결에 땅속 탐험을 하게 된 도시소년 명수라 보면 돼요. 

그런데 뇌박사의 손님을 만나러 가는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누구보다 땅속 생물들의

생태와 습성을 잘 알고 있는 인도 소녀를 만나요.

 

특이하게 애완동물로 지렁이를 키우며 텃밭을 실험실 삼아서

땅속 연구에 푹 빠져 사는 또래 친구예요. 그러니 아이들 마음도 꿈틀대는 지렁이를 보며 

명수처럼 징그럽다 우웩~ 기겁했다 반대로 뿌이처럼 귀여워 어쩔 줄 몰라하는 두 가지 마음이

다 들거 같아요. 왜냐하면 지렁이에 대해 모르는 게 없는 뿌이박사님 설명을 듣다보면 

지렁이 목에 예쁜 목걸이를 걸어줄 만큼 예쁜 구석을 발견하고 좋아하게 될테니까요.

거기에 땅속 탐험에 최적화된 뇌박사의 탐사복은 영화 어벤져스 슈트처럼

놀라운 최첨단 기능이 아이들 호기심을 더 자극하는데요.

  

한편, 늘 땅속 연구다 실험이다 못마땅하게 여기는 

옆집 할아버지가 도둑발로 몰래 엿보는 사이, 순식간에 작아진 몸. 

그 크기가 얼마나 작은지 이웃집 할아버지의 발밑 애래서 두 눈 크게 뜨고 찾아야 해요.

잘하면 우왕좌왕하는 할아버지 발밑에 밟혀 죽을지도 몰라요. 이럴 땐 할아버지 발에

올라타는 수 밖에 없지요. 그럴려면 할아버지 운동화 끈을 꽉 잡고 떨어지면 큰일 나요.

겨우 헐레벌떡 도망쳐 나온 데는 다름아닌 뿌이가 가꾸는 텃밭. 

 

그곳에서 뿌이 애완동물 핑크를 만나 기뻐서 핑크를 부둥겨 안는 뿌이와

새삼 지렁이 똥에 놀라는 지오와 모든 게 후회스런 겁쟁이 명수까지 

본격적인 땅속 여행을 시작해요.

 

당장 눈 앞에 어떤 위험이 도사릴 지 아무도 모르는

깊고 깜깜한 땅 속을 엉금엉금 기어서 잘도 내려가요. 그런데 하필이면

길고 뾰족한 입에 단춧구멍만 한 눈과 날카로운 발톱으로 무차별한 공격을 가하는

두더지와 맞닥들인 거.  더이상 뒷걸음치며 도망갈 수 없는 위험천만한 상황에 

아예 막힌 길을 뚫어 버릴 기세. 오호 뇌박사가 특수 제작한 탐사복의 놀라운 기능에 

입이 쩌-억 벌어지네요. 특히 자체 에너지 충전 기능부터 몸을 보호하는 여러 기능,

로봇팔 원리가 내장된 각종 첨단장비가 차원이 다르네요. 

 

다만 문제가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땅속 지하에서는 남은 에너지를

최대한 아껴야 한다는 거예요. 이대로 에너지가 떨어지면 영영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 갈 수 없어요.

 

거기에 요즘 내리는 봄비까지 내린다면 일단 가장 큰 문제는

땅속에 물이 차면서 산소가 부족해 숨을 쉴 수 없고요. 약해진 흙더미에 휩쓸려

떠내려갈 게 뻔해요. 다행히 피할 수 있는 안전한 굴을 찾긴 찾아도 굴주인이 누구인지

모르면 불안하긴 마찬가지죠. 굴 크기가 클수록 어디서 불쑥불쑥 튀어나올지 모르는

땅속 생물의 몸집도 크다는 사실. 흔히 숲에서 도토리를 주워먹는 귀여운 날다람쥐 정도로

생각하면 큰코 다쳐요. 몸집이 13~25cm로 눈과 귀가 작고 도톰한 볼주머니가 특징인

초식성 흙파는쥐는 그렇다쳐도 잡식성 땅다람쥐는 가장 위협적이네요.

재밌는 건 주머니흙파는쥐는 식물의 뿌리를 찾기 위해 평생 땅속 생활을 한데요.

 

외모만 봐서는 캥거루쥐가 아이들 키우는

햄스터를 닮아 귀엽고요. 두 발로 몸을 꼿꼿하게 세워 멀리 망보는 모습이

서로 닮은 프레리독과 미어캣, 방귀쟁이 스컹크 등 하나하나 나열해 놓고 보니 참 많네요.

저도 땅속 생물이라하면 지렁이나 개미, 두더지 정도밖에 정확한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는데

동물원에서 보던 제법 큰 몸집의 동물도 다 모여 있어요. 그렇다고 몸집이 작은 쥐며느리, 톡토기,

날개응애 같은 땅속 절지동물을 얕잡아 봐선 안돼요. 전체 동물의 70~80%를 차지할 만큼

동물의 수도 많고 종류도 다양하데요. 말 그대로 작지만 뭉치면 

큰 상대도 제압할 수 있는 힘을 보여줘요. 우리가 익히 아는 개미군단처럼요.

그런데 가까스레 땅다람쥐로부터 도망친 지오 일행이 

몸을 숨긴 장소가 바로 개미굴이에요.

  

그러니깐 개미굴 중에서도 들킬 염려가 덜한 개미 애벨레방에

조용히 숨어 있는데 지오 생각대로 개미굴을 따라서 땅 위로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지

끝까지 지켜봐야 할 거 같아요. 개미의 특징에 대해 잘 모를 땐 개미한테 걸려봤자 

뭐가 무섭냐고 큰 소리 뻥뻥치던 지오가 실제로 가까이에서 병정개미를 상대하려니 겁이 나겠죠. 

그에 비하면 땅속을 꿈틀거리며 땅을 비옥하게 하는 지구의 정원사, 지렁이야 말로

정말 순한 거네요. 저역시나 이번에 지렁이에 대해서 많은 걸 알았어요.

지렁이 똥 모양도 처음보고 암수 구별이 없는 지렁이가 어떻게 짝짓기를 하는지

유명한 찰스 다윈의 지렁이 실험도 넘 재밌고요.

무엇보다 온몸을 부딪쳐 실감나게 땅속 생태계를 보고 배우고 느낀 거 같아 좋아요. 

 

요즘은 주변이 온통 꽃천지에 여기저기 야외로 나들이 하기 넘 좋죠.

이왕이면 아이와 봄나들이할 때 책에서 봤던 땅속 친구들도 눈여겨 찾아보고 반갑게 인사해요.  

끝으로 <제 2회 살아남기 아이디어 대 공모전>이 열리네요. 작년 1회 때는

'화성에서 살아남기'로 저희 딸아이가 최우수상을 수상하게 되어

요렇게 시상식때 사진이 책에도 실렸답니당~ 올해는 그림부문과 스토리 부문이 나눠서

시상된다니 어떤 친구의 아이디어 작품이 뽑힐 지 벌써부터 기대가 많이 되네요.

솜씨 좋은 친구들 많이많이 참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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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껍질 속의 에디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12
안네 가우스 글.그림, 함미라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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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호두껍질을 쓰고 태어난 꼬마아이.

외부 자극이나 반응에 단단한 벽 하나를 두고 있는 셈인데요.

실제 자녀가 무언증을 앓았던 경험으로 쓴 작가의 이야기라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더 마음이 가네요. 그냥 글 잘 쓰고 그림 잘 그리는 그림책 작가가 아니라

아이와 함께 힘든 시간을 이겨낸 강한 엄마로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요.

또래 친구들이 밖에서 신나게 공놀이를 하는 한가운데 우두커니 서 있는 에디.

한 눈에도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지 못하고 자기만의 작은 세계에 갇혀 있는 듯 하죠.

마치 아직 달걀을 뚫고 나오지 못한 어린 병아리같기도 하고 세상이 두려워

밖을 나오길 겁내는 어린 새 같기도 하네요. 하지만 에디를 에워싸고 있는

울퉁불퉁한 껍질은 그림에서 보듯 매끈한 달걀껍질보다 휠씬 단단해 보이고요.

스스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기조차 힘들게 보여요.

 

그러니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겠죠.

또 시끄러운 소리가 나도 에디에게는 잘 들리지 않아요. 많은 시간을

혼자서 꼼짝 않고 가만히 있거나 말 한마디 없을 때가 많죠. 그러던 어느 날 에디는

요술지팡이를 든 마법사 아줌마를 만나게 되는데요. 다행인 건 마법사 아줌마는 에디에게

말을 걸 수도 있고 에디의 생각을 읽을 수도 있지요. 당장이라도 에디가 생각하는 소원같은 걸

요술지팡이로 주문을 외워 소원을 들어 줄 수 있을 거 같은데요. 에디가 생각하는 소원이

좀 다르네요. 우리가 보기에는 굉장히 거추장스럽고 남과 다른 결점정도로

여길테지만 에디의 생각은 그 마저도 불편하다는 걸 잘 몰라요.

오히려 자신을 보호하는 호두껍질이 망가질까 걱정하는 에디를 보면서

하나의 관점으로 문제를 쉽게 해결 할 수 없다는 걸 알겠어요.

"가만있자. 너를 도우려면 뭐가 필요한지 한번 볼까."

 

마법사는 에디가 진짜 두려워 하는 걸 

이겨내기 위해 옆에서 도와줄 뿐이죠. 굳이 근사한 마법사가 아니어도

누구나 마법사 아줌마처럼 친절하게 도움울 줄 수 있는 작은 배려가 필요해요.

때때로 에디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많아서 깜짝깜짝 놀라지만 제법 용기내어 

에디는 마법사 아줌마가 시킨 심부름을 잘 해내요. 이건 누가 누굴 도와주는 지

헷갈릴 정도로 능청스런 아줌마처럼 자꾸만 에디에게 심부름을 시켜요.

매법 핑계도 그럴싸하고요. 요즘 제철 맞은 딸기에 이어 두번째 밀가루 심부름때

전날 마법 지팡이를 깔고 잠든 바람에 그만 지팡이가 완전히 구부러져 수리 센터에

맡겨야 한다는 핑계며, 또 세번째 심부름땐 수리 센터에 맡긴

마법 지팡이를 아직까지 찾아오지 못했다는 이유도 가지가지. 

꽤나 그럴싸한 핑계거리에 에디의 불평이 오래가지 않아요. 

 

대뜸 에디 입에서 "제가 어떻게 도와드려요?

제가 껍질 속에 있다는 걸 잊으신 건 아니지요?" 이런 말이 왜 안 나오겠어요.

그야말로 자신이 부러진 마법 지팡이대신 내키지 않는 심부름을 계속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죠. 일단 무슨 말이든 입을 벙긋하기만 하면 곧바로 가게 천장이

무너져내릴 것도 같고, 틀림없이 가게 주인 아저씨는 배꼽잡고 놀릴 거 같아 기분이 엉망이에요. 

이럴 때 아이에게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는 말 한마디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버럭,

"넌 그것도 못해!" 남과 비교해 아이 자존심을 확 긁지 말고 아이가 가장 두려워 하는 걸

바로 친구로 만들어 버리는 지혜가 놀라워요. 그러니깐 작가는 아이의 치료 과정에서

가족외에도 주변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필요했던 경험을 마법사를 통해

보여주려는 거 같아요. 그림책에서야 마법사 한 명이 딸기 장수도 됐다가 

얼굴에 콧수염도 붙이고, 머리에 가발도 쓰면서 여러 사람으로

변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럴 수 없으니까요.

  

우리도 언제든 친절한 마법사가 될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언제 어디서든 에디와 같은 서툰 아이가 저기..저저저

우으 우우우.. 어렵게 몇마디 걸어올 때 휙- 무심히 지나치지 않도록 마음의 문을

꼭꼭 닫지 말아야겠어요. 여기 에디가 만났던 달걀 장수 할아버지는 에디의

"다, 다, 다, 다, 다걀요." 서툰 말에 알아서 달걀 개수도 맞춰줘요. 그러는 사이,

이상하리만치 에디의 단단했던 호두껍질이 점점 얇아지는 게 눈에 보이기 시작하죠. 

차츰차츰 세상 밖으로 부딪쳐 나오는 진짜 용기가 생긴 거 같아요. 

진짜 마법사의 마법같지만 모두의 도움으로 끝까지 해낸 용기라는 마법말이죠.

거기에는 마법사 아줌마와 함께 일하는 겁쟁이 토끼의 역할도 무지 커요. 

주로 따뜻한 차를 즐겨 마시는 그는 멀쩡한 귀를 우스꽝스럽게

위로 올려 묶은 귀여운 토끼친구죠.

 

누구보다 에디의 답답한 심경을 털어 놓는 유일한 친구인데

정녕 에디의 얘기는 들어 줄 수 없는 답답한 친구. 그럼에도 둘 사이가

친구가 되는 건 대화가 되든 안 되는 건 중요하지 않아요. 겁쟁이 토끼는 에디가 하는 

말을 못 듣는 대신 에디가 하는 말이 전부 다 못한다는 말뿐이라 어차피 작전은 대성공인 셈이죠.

나중에 에디가 용기를 갖으므로써 겁쟁이 토끼도 따라서 묶었던 귀를 풀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요. 저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주인공인 호두껍질 속 에디도

세상 어디에도 볼 수 없는 특이한 주인공이다 생각들지만 그보다 휠씬 더

특별하고 사랑스런 주인공이야 말로 겁쟁이 토끼란 생각이 들어요.

책을 읽는 아이들도 이런 토끼친구 하나 있으면 세상 고민, 걱정

다 털어 놓을 수 있을 같아요. 그리고 마법사 아줌마가 준비한

깜짝 파티에 여자친구도 빠질 수 없으니

에디를 축하하는 자리에 여러분도 꼬-옥 빠지지 마세요.

  

분명 이 책은 현재 남모르게 가족만 아는

고통을 겪는 친구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이지만 특별히 무언증을

앓는 친구만 해당되는 건 아니에요. 평상시 남 앞에 서면 굉장히 부끄러움이 많거나

의사 표현이 서투른 친구들이 읽어도 좋아요. 작가는 이야기 끝에 못다한 이야기를 더, 더 채워

담고 또 담았어요. 누구보다 어떤 도움의 말이 절실한 지 몇 장에 걸쳐 부모님께 드리는

당부의 말을 전하고 있죠. 아이의 입에서 단 '몇마디 말'이 나오기까지

부모의 애간장 녹는 마음이 얼마나 간절한지 현관문 열고 한걸음 걸어나와

이웃집 아주머니와 나누는 그 몇 마디, 유치원 선생님이나 학교 선생님과 나누는

그 몇 마디, 소아과 의사 선생님과 나누는 그 몇 마디에 부모는 하루에도 

울고 웃기를 반복한데요. 더 몰랐던 건, 선택적 무언증이 가족에 한해서는

별다른 특징을 보이지 않다가 처음으로 집이 아닌 유치원에 갔을 때, 

그냥 낯가림이 심하다는 정도로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아

치료를 제때 못받는 경우도 있다네요.

 

어쩌면 작가는 어린이를 위한 동화를 쓰면서도

마지막에는 부모님께 어떤 식으로든 용기와 희망을 주고 싶었는 지 몰라요.

본인이 어떤 상황에 힘들어 좌절했고 어떤 상황에 희망이 보였는지

책을 다 읽고 나면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더 감동적이에요. 아마도 이 책과

마주 하는 순간이 아이에게는 마법사 아줌마를 만나는 순간이자 

가장 힘을 주는 친구를 만나는 순간일 거라 생각들어요. 저도 작가가 강조하는 자세를

유념해서 매사 조바심 내지 않고 아이의 말에 귀기울어 듣는 노력을 해야겠어요.

솔직히 다른 한가지 '사소한 발상의 전환'은 좀 자신 없어

며칠 가지 못하고 금방 까먹을 거 같고요. 어디 아이들 공부학원처럼

부모도 배워서 시험치는 전문학원에서 배워야 써먹을 수 있을 같죠^^

확실히 요즘 뜨는 용기 관련 책이라도 많이 읽고

자꾸 쪼그라드는 용기 에너지를 핫둘핫둘 단련시켜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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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2 - 결투단의 최후, 제2회 스토리킹 수상작 후속작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2
천효정 지음, 강경수 그림 / 비룡소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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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독자들이 직접 심사해 뽑는 비룡소 아동문학상

스토리킹 2회 수상작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두번째 이야기「결투단의 최후」

전편에서 무술고수 오방도사의 제자가 된 건방이가 스승의 복수를 위해 결투를 하는 

국내 최초 어린이 무협동화라는 게 확~ 끌리는 책인데요. 그렇다고 처음 출간 당시만 해도 

예전 TV만화로 인기 많았던 머털도사같은 고전 사극도 아니고 평범한 초등학생을

주인공으로 하는 판타지 무협 이야기가 과연 재미있을까 의아해했죠. 

그러나 억지스러움이 전혀없는 천방지축 10대 건방진 건방이 캐릭터가 늘 학교가 끝나면 

학원 뺑뺑이에 지칠대로 지친 우리 아이들의 눈과 마음을 확~ 사로잡은 거 같아요. 

요즘 초등학생이 격하게 공감하는 냉혹한 현실의 무게가 최고가 아니면

살아남지 못하는 살벌한 무술세계와 많이 닮아있는 듯 해요.

1탄 강렬한 주먹 다음으로 건방이의 화려한 발차기가 인상적인

두번째 수련기도 빨리 만나보고 싶어져요.

 

먼저, 등장인물 소개부터 자타공인 무술권법의 제일인자인

오방도사의 혹독한 수련을 받는 건방이와 오방도사의 오랜 라이벌인 

광독지존삼천갑자 도사의 신경전이 대단할 거 같은데요.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왠지 머털도사의 스승 누덕도사와 비열한 왕질악 도사와 비슷해 보이죠.

그렇다면 머털도사에서 왕질악도 위협할 정도로 악랄한 제자 고수와 비교되는

광독지존삼천갑자 도사의 제자는 누구? 건방이와는 장장 2년이나 같은 반 친구였어도 

전혀 친하지 않은 키 작고 깡마른 홀죽이 지만이. 반에서 덩치 크고 힘센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일상은 누구 하나 억울한 지만이의 마음을 몰라 주는 게 

슬픈 현실이네요. 그 현실을 바라보는 어른들마저 일단 돈 없고 힘마저 없으면 

무조건 공부라도 잘해야 소위 있는 놈한테 기죽지 않는다고 해요.

딱히 부정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갑을관계가 아이들 사이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네요. 마치 집에서는 공부 잘하는 형이 갑이고

학교에서는 힘 센 만석이 같은 친구가 갑인 이런 삐--- 세상. 

 

왜 하필이면 약자인 지만이가 광독지존삼천갑자 도사의 제자가 된 건 

그의 잘못도 아닌 운명으로 밖에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 있네요. 그것도 사나운 독과

암기술에 능한 광독지존삼천갑자 도사의 제자가 된 이상 그에게 배울 건 비열한 속임수.

더 이상 나약했던 지만이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허름한 학원 건물에 무료나 다름없는 

한자 교실로 부모님 눈을 속이면서 매주 토요일마다 온갖 독을 다루는 법을 익히고

암기술을 수련한 지 이 년. 일명 '철딱지'로 불리는 전용 암기로 표적 훈련을 하는데

날카로운 살기가 느껴질 정도예요. 그리고 시시때때로 학교에서 건방이를 견제하는 게

이건 염탐인지 질투인지 건방이를 쳐다볼 때마다 순간적으로 웃음기가 싹 사라지는 

지만이의 얼굴에는 증오가 가득하고요. 그러거나 말거나 원래 나이로 따지면

서른넷 아저씨 나이이지만 아홉살 꼬마로 살아가는 도꼬와 함께 머니맨 알바를 하는

건방이는 천하태평이네요. 워낙 머니맨이 학생들 사이에서

유명해지다 보니 일만 더 많아진 모양이에요.

 

그렇다고 없는 살림에 죽기살기로 머니맨 일만 하는 건 아니에요.

일주일에 한번 본격적으로 전설의 여검객 설화당주에게 검법을 배우게 된 건방이는

지난 시간에 배운 본국검법을 펼쳐보이는데 어찌 자세가 영~ 엉망이네요. 사실 이런 거 저런 거

별로 신경 안쓰는 호방 성격의 설화당주도 슬슬 인내심에 한계가 온 듯 이상하게도

건방이의 자세는 잘하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더 엉망이 되었죠. 하는 수 없이

설화당주의 애제자 초아가 시범에 나서자 기다렸다는 듯이 검을 뽑아 들고 

멋지게 검법 시범을 보이는 초아는 건방이와는 하늘과 땅 차이. 자세 하나하나가 

우아하면서도 힘이 넘쳐 기본기는 초아에게 배워도 할 말 못하는 건방이예요.

결국은 초아가 시키는 대로 지옥훈련같은 검법 수련을 마치고 파김치가 된 건방이는 

그제야 제 스승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깨달아요. 그런데 같은 시각, 의문의 복면

습격을 받은 도꼬역시 손등에 입은 상처가 심상치 않은데요.

만약 독에 중독된 거라면 빨리 치료를 해야 할 터. 부리나케 해독풀을 구할

약재상을 찾아가 그곳에서 이상한 소문을 듣고 놀라죠.

 

며칠전, 한달 식비를 한끼 아침식사로 거하게 스테이크를 썰던 날

비싼 고기 뜯다 스승 앞에서 주먹질이 웬말. 서로를 씩씩대며 째려보는

두 제자에게 벌청소로 다락 청소를 맡기는데요. 먼지가 하도 쌓여 뭐가 책인지, 잡동사니인지

알아 볼 수 없는 낡고 오래된 책이 수북. 언뜻 낯익은 내용의『무술 대예언』책을 집어 들자

의문의 결투장이 떨어지는데 어찌 떠도는 이상한 소문과 관련이 깊은 듯 의미심장해요.

그리고 약재상 점박이 아저씨가 들려주는 결투단의 전설에 따르면 십년 전 산속에서

조용히 수련만 하던 오방도사와 마구잡이로 무술계를 설치고 다니던 광독지존삼천갑자

도사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고요. 더 자세한 이야기는 본문 끝머리에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그때 그 결투단 사건의 전말이 밝혀져요.

그런데 결투장을 보낸 사람이 왕인지, 광인지 한자는 몰라도 하루 이틀..열흘째

감감 무소식인 스승님 걱정에 애가 타는 건방이는 도꼬에 이어 스승님도 비슷한 수법의

괴한에게 습격으로 당하고 쓰러지셔 걱정이 이만저만 큰 게 아니에요.

게다가 해독풀로도 해독이 안 되는 희귀한 귀신지네 독이라니..

 

 당장 이런 심각한 몸 상태로는 내일 있을 결투는 무리래도 

언제 귀신지네 독이 오방도사 온 몸에  퍼질지 아무도 모르는 일. 그럼에도 다음날 아침

방안에 몸져 누워 계셔야 할 스승님은 결투를 위해 오방권법의 하나인 오방권무로

몸을 풀고 계신데요. 좀처럼 스승님의 고집을 꺾을 수 없는 건방이는 오방도사를 따라나서고 

산세가 험해서 일반 사람들에게 출입이 금지된 북한산 정상을 도약술로 붕붕 날아 오르더니 

단숨에 말로만 듣던 결투단에 도착. 잠시 후, 어둠 속에서 두 개의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내니 

십 년만에 다시 만난 오방도사와 광독지존삼천갑자 두 무술 고수의 오랜 악연이 

그대로 제자에게 대물림되네요. 아직은 부족한 실력으로 패기만 넘치는 건방이가

과연 스승의 복수에 성공할 지 지켜보는 내내 긴장을 놓을 수 없어요.

아니라 다를까 빠르게 회전하며 날아드는 오지만의 철딱지에 그만 상대가 

열 명으로 보이는 위기에 처하는데 스스로 어떻게 이겨 낼지..

처음부터 끝까지 피할 수 없는 냉정한 승부세계는 영원한 강자는 없는 거 같아요.

만화보다 더 만화같은 유쾌하고 재밌는 건방이의 수련기, 다음 편도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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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에 알뜰 시장이 열려요 - 정치.경제 쉬운사회그림책 2
이기규 글, 심윤정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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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저학년을 위한 '쉬운 사회 그림책' 두번째 이야기

안 쓰는 물건을 가지고 의견을 모아 서로 사고파는 알뜰시장이 열리는 날 

다양한 종류의 시장과 무역과 같은 중요한 사회 기반이 되는 경제 활동에 대해 배워요.

만약 시장이 없다면 우리 생활은 어떨까? 한번쯤 엄마아빠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시장에 다녀본 친구라면 평소 네모난 책상이 가지런히 놓인 

우리 반 교실에서 열리는 시장은 어떤 모습일지 벌써 기대하고

보는 친구들이 많을 거 같아요.

 

요즘은 초등 입학전인 유치원때도 해보고 학교뿐 아니라 

지역적으로도 크고 작은 알뜰 시장에 참여한 경험들이 있어 책을 읽는 아이들이

다 내 얘기같을 테니까요. 저희 아이도 유치원때 재활용 판자로 가게 간판 만들고

돗자리 따닥따닥 펴놓고 여러가지 물건을 팔았던 기억이 나네요. 특히나 새학년 새학기 들어

들뜬 마음으로 학교 가는 길 아이들이 지켜야 할 안전 규칙도 마찬가지죠.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서 5분도 안 걸리는 거리를

자동차가 된 것처럼 앞만 보고 쌩~ 달리다 갑자기 멈춰선 자동차와 부딪칠 뻔한

위험천만한 일도 남일 같지 않아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교통안전 표지판도 살펴보고

학교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생활하기 위한 생활 수칙에 대해 하나하나 익혀요. 복도를 걸을 때는 

뛰지 않고 우측통행을 하고요. 수업시간에는 짝궁과 장난치고 싶어도 꾹 참고 열심히 공부해요.

그리고 점심시간에는 음식을 먹을 만큼만 받아 남기지 않고 꼭꼭 십어 먹기로 약속해요.

모두가 아이에게 꼭꼭 당부해주고픈 얘기들이네요.

  

그럼, 다음 주면 하늘이네 반에서 열리는 알뜰 시장에

다같이 구경 가볼까요? 그전에 선생님과 반 친구들이 사전에 뭘 의논하고

준비하는지 지켜봐요. 전 친구들이 알뜰 시장에 내놓을 물건들이 가장 기대가 되는데요. 

더 이상 쓸모없고 버려질 물건들이 새로 새 주인을 만나는 왁자지껄 축제같은 날. 

마음 같아선 이것저것 다 시장에 내다 팔고도 싶고 반대로 사고 싶은 물건 다 사고도

싶을 거 같은데요. 그렇다고 지금 잘 쓰고 있는 자전거는 엄마한테 혼날테고 

어떤 걸 시장에 내다 팔아야 할 지 고민이 좀 돼요.

그리고 물건값도 얼마로 정해야 할지도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예를 들어 

설명해 볼까요? 가장 먼저, 아이스크림을 만들기 위한 우유, 버터, 밀가루 같은

원재료값에,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기계와 아이스크림 만드는 공장 사람들의 월급

그리고 또 텔레비전, 신문 광고같은 모든 비용이 아이스크림 하나의 가격에

조금씩 들어 있는 셈이죠. 이 중 한가지 조건만 달라도 아이스크림 가격이 달라진다니

물건의 가격을 정하는 일이 엄청 까다롭네요. 그런데 알뜰 시장 물건 가격은

엄청 싸다는 장점이 있지요.

 

하늘이가 어렸을 때 산 장난감 자동차처럼 함께 한 시간은 깎고

추억은 덤으로 오래된 장난감 자동차은 200원, 아끼는 새 연필은 400원...

 "이 정도 가격이면 모두 팔릴 거야!" 자신만만해 하는 하늘이에요.

 

드디어 알뜰 시장이 열리는 날이 밝았어요.

교실 창문에 예쁜 풍선도 달고 아이들 책상이며, 교실 바닥에 

이것저것 사고 팔 물건도 많고 구경할 것도 많은 꼬마 가게들이 장사를 시작해요. 

하늘이가 평소에 갖고 싶었던 곰 인형도 찜하고 야구 선수의 사인이 있는

멋진 야구공도 마음에 들어요. 

 

그세 마음에 드는 물건을 하나하나 사다보니 장바구니가 가득 찼어요.

엄마가 준 용돈도 다 써버렸고요. 결국에는 사고 싶었던 곰 인형은 못 사고 울먹거리는 

하늘이가 꼭 아기같네요.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마저 곰인형을 닮았어요. 

게다가 하늘이가 너무 갖고 싶었던 곰인형은 다른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최고예요.

 

너도나도 서로 사겠다는 친구들이 줄을 섰어요.

반면에 뒤늦게 장사를 시작한 하늘이는 하나 남은 연필이 팔리지 않아요.

아무리 큰 소리로 외쳐도 친구들이 거들떠보지도 않죠. 급기야 인기가 많은 수미네 곰인형은

처음 가격보다 비싸게 가격이 올랐고 하늘이네 연필은 가격을 내린 결과가 달랐어요.

이렇게 알뜰 시장에서 번 돈은 모아서 어려운 사람도 돕고

맛있는 간식도 사 먹을 거예요.

  

확실히 아이들에게 용돈이 생기면 무조건 저금통에 저금하고

은행 가서 아이 통장 만들어 차곡차곡 저축만 잘 하던 경제관념과 많이 달라진 게

사실이에요. 요즘은 아이들에게 오히려 적극적으로 합리적인 소비를 위한 똑똑한

경제교육을 일찍 시키는 편이라 이런 전반적인 경제 활동에 관한 개념을

잘 알고 있는 게 필요하죠. 더욱이 아이들 실생활과 관련해 아이들 눈높이에서

쉽게 설명해주는 사회책은 수학문제집을 풀어서 어려운 수학 개념을 

이해하는 효과 못지 않아요. 

 

그 만큼 학교에서도 아이들이 선생님 설명 한번 듣고

이해하기 어려운 과목이 사회다보니 사회 교과 연계는 여러번 읽는 게 좋아요.

이렇게 저학년을 위한 사회 그림책은 그림책을 보는 것만으로 어려운 교과 내용을

미리 익힐 수 있어 더 더욱 부모님과 함께 책을 읽고 관련된 활동도 하면 좋겠죠. 

여기 알뜰 시장이 끝나고 하늘이랑 아빠가 진짜 시장 구경에 신난 거처럼요.

매일 가는 똑같은 마트대신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비좁은 길 따라 

줄지어 있는 전통시장 나들이도 넘 좋겠네요. 아니면 다가오는 이 봄에

향기로운 꽃으로 가득한 꽃시장 구경해 보는 것도 좋겠어요.

 

저희 집에서도 전국적으로 유명한 모란 5일장이 그리 멀지 않아

봄이면 아파트 베란다에 심을 모종 사러 시간내서 가곤 했는데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아이들과 함께 나서길 좀 꺼렸더랬죠. 하지만 이번 봄에는 아이들과 손잡고 예쁜 꽃도 구경하고

새도 구경하고 콩도 볶아 오려고 맘먹었어요. 그리고 맘먹은 김에 우리 동네 구석구석을 

구경할 참이에요. 그 때쯤 거리에 따뜻한 봄햇살 아래 코끝 살살 간지르는

향긋한 봄내음 마시며 아이랑 발맞춰 걸어도 진짜진짜 기분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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