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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 세계에서 살아남기 1 ㅣ 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 46
달콤팩토리 글, 한현동 그림, 나영은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5년 3월
평점 :
지난 '갯벌에서 살아남기'나 '식물세계에서 살아남기'에서
몸이 줄어들어 위험천만한 상황에 빠지는 스펙타클한 대모험은 이제 서바이벌 짱 지오에게
예삿일. 이번에는 눈으로 쉽게 볼 수 없는 깜깜한 땅속 세계로의 모험이라
책장을 넘기는 손길이 긴장되네요. 그로 그럴것이 저희 아이들이 아파트 놀이터에서
흙장난하다 작은 벌레라도 보면 "엄마야~" 소리치고 만지던 흙도 털어내는
아이들이다보니 불쑥불쑥 나타나는 크고 작은 땅속 생물들이 마냥 귀엽진 않죠.
딱 지오를 따라서 얼떨결에 땅속 탐험을 하게 된 도시소년 명수라 보면 돼요.
그런데 뇌박사의 손님을 만나러 가는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누구보다 땅속 생물들의
생태와 습성을 잘 알고 있는 인도 소녀를 만나요.
특이하게 애완동물로 지렁이를 키우며 텃밭을 실험실 삼아서
땅속 연구에 푹 빠져 사는 또래 친구예요. 그러니 아이들 마음도 꿈틀대는 지렁이를 보며
명수처럼 징그럽다 우웩~ 기겁했다 반대로 뿌이처럼 귀여워 어쩔 줄 몰라하는 두 가지 마음이
다 들거 같아요. 왜냐하면 지렁이에 대해 모르는 게 없는 뿌이박사님 설명을 듣다보면
지렁이 목에 예쁜 목걸이를 걸어줄 만큼 예쁜 구석을 발견하고 좋아하게 될테니까요.
거기에 땅속 탐험에 최적화된 뇌박사의 탐사복은 영화 어벤져스 슈트처럼
놀라운 최첨단 기능이 아이들 호기심을 더 자극하는데요.
한편, 늘 땅속 연구다 실험이다 못마땅하게 여기는
옆집 할아버지가 도둑발로 몰래 엿보는 사이, 순식간에 작아진 몸.
그 크기가 얼마나 작은지 이웃집 할아버지의 발밑 애래서 두 눈 크게 뜨고 찾아야 해요.
잘하면 우왕좌왕하는 할아버지 발밑에 밟혀 죽을지도 몰라요. 이럴 땐 할아버지 발에
올라타는 수 밖에 없지요. 그럴려면 할아버지 운동화 끈을 꽉 잡고 떨어지면 큰일 나요.
겨우 헐레벌떡 도망쳐 나온 데는 다름아닌 뿌이가 가꾸는 텃밭.
그곳에서 뿌이 애완동물 핑크를 만나 기뻐서 핑크를 부둥겨 안는 뿌이와
새삼 지렁이 똥에 놀라는 지오와 모든 게 후회스런 겁쟁이 명수까지
본격적인 땅속 여행을 시작해요.
당장 눈 앞에 어떤 위험이 도사릴 지 아무도 모르는
깊고 깜깜한 땅 속을 엉금엉금 기어서 잘도 내려가요. 그런데 하필이면
길고 뾰족한 입에 단춧구멍만 한 눈과 날카로운 발톱으로 무차별한 공격을 가하는
두더지와 맞닥들인 거. 더이상 뒷걸음치며 도망갈 수 없는 위험천만한 상황에
아예 막힌 길을 뚫어 버릴 기세. 오호 뇌박사가 특수 제작한 탐사복의 놀라운 기능에
입이 쩌-억 벌어지네요. 특히 자체 에너지 충전 기능부터 몸을 보호하는 여러 기능,
로봇팔 원리가 내장된 각종 첨단장비가 차원이 다르네요.
다만 문제가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땅속 지하에서는 남은 에너지를
최대한 아껴야 한다는 거예요. 이대로 에너지가 떨어지면 영영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 갈 수 없어요.
거기에 요즘 내리는 봄비까지 내린다면 일단 가장 큰 문제는
땅속에 물이 차면서 산소가 부족해 숨을 쉴 수 없고요. 약해진 흙더미에 휩쓸려
떠내려갈 게 뻔해요. 다행히 피할 수 있는 안전한 굴을 찾긴 찾아도 굴주인이 누구인지
모르면 불안하긴 마찬가지죠. 굴 크기가 클수록 어디서 불쑥불쑥 튀어나올지 모르는
땅속 생물의 몸집도 크다는 사실. 흔히 숲에서 도토리를 주워먹는 귀여운 날다람쥐 정도로
생각하면 큰코 다쳐요. 몸집이 13~25cm로 눈과 귀가 작고 도톰한 볼주머니가 특징인
초식성 흙파는쥐는 그렇다쳐도 잡식성 땅다람쥐는 가장 위협적이네요.
재밌는 건 주머니흙파는쥐는 식물의 뿌리를 찾기 위해 평생 땅속 생활을 한데요.
외모만 봐서는 캥거루쥐가 아이들 키우는
햄스터를 닮아 귀엽고요. 두 발로 몸을 꼿꼿하게 세워 멀리 망보는 모습이
서로 닮은 프레리독과 미어캣, 방귀쟁이 스컹크 등 하나하나 나열해 놓고 보니 참 많네요.
저도 땅속 생물이라하면 지렁이나 개미, 두더지 정도밖에 정확한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는데
동물원에서 보던 제법 큰 몸집의 동물도 다 모여 있어요. 그렇다고 몸집이 작은 쥐며느리, 톡토기,
날개응애 같은 땅속 절지동물을 얕잡아 봐선 안돼요. 전체 동물의 70~80%를 차지할 만큼
동물의 수도 많고 종류도 다양하데요. 말 그대로 작지만 뭉치면
큰 상대도 제압할 수 있는 힘을 보여줘요. 우리가 익히 아는 개미군단처럼요.
그런데 가까스레 땅다람쥐로부터 도망친 지오 일행이
몸을 숨긴 장소가 바로 개미굴이에요.
그러니깐 개미굴 중에서도 들킬 염려가 덜한 개미 애벨레방에
조용히 숨어 있는데 지오 생각대로 개미굴을 따라서 땅 위로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지
끝까지 지켜봐야 할 거 같아요. 개미의 특징에 대해 잘 모를 땐 개미한테 걸려봤자
뭐가 무섭냐고 큰 소리 뻥뻥치던 지오가 실제로 가까이에서 병정개미를 상대하려니 겁이 나겠죠.
그에 비하면 땅속을 꿈틀거리며 땅을 비옥하게 하는 지구의 정원사, 지렁이야 말로
정말 순한 거네요. 저역시나 이번에 지렁이에 대해서 많은 걸 알았어요.
지렁이 똥 모양도 처음보고 암수 구별이 없는 지렁이가 어떻게 짝짓기를 하는지
유명한 찰스 다윈의 지렁이 실험도 넘 재밌고요.
무엇보다 온몸을 부딪쳐 실감나게 땅속 생태계를 보고 배우고 느낀 거 같아 좋아요.
요즘은 주변이 온통 꽃천지에 여기저기 야외로 나들이 하기 넘 좋죠.
이왕이면 아이와 봄나들이할 때 책에서 봤던 땅속 친구들도 눈여겨 찾아보고 반갑게 인사해요.
끝으로 <제 2회 살아남기 아이디어 대 공모전>이 열리네요. 작년 1회 때는
'화성에서 살아남기'로 저희 딸아이가 최우수상을 수상하게 되어
요렇게 시상식때 사진이 책에도 실렸답니당~ 올해는 그림부문과 스토리 부문이 나눠서
시상된다니 어떤 친구의 아이디어 작품이 뽑힐 지 벌써부터 기대가 많이 되네요.
솜씨 좋은 친구들 많이많이 참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