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꼬마 철학자 질문하는 아이 생각하는 아이 1
소피 퓌를로 외 지음, 이희정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9월
절판


"놀린다는 건 뭘까?" "왜 학교는 가야할까?" "태어나기 전에 우리는 어디 있었을까?" "자연은 왜 보호해야 할까?" "매일 꾸는 꿈은 사실일까?" 저마다 세상에 대해 궁금한 것이 너무 많은 우리 아이들. 누군가에게 속시원한 해답을 듣고자 하는 표정들이죠. 아이세움의 <질문하는 아이 생각하는 아이> 시리즈, '질문하는 꼬마철학자'에서 만난 순진한 꼬마돼지 쑝쑝, 상상력이 풍부한 새 짹짹이,실용주의자 고양이 미나와 성격이 정반대인 회의주의자 늑대 라울의 표정이 바로 그런 아이들의 모습이네요.

그리고 평소 질문하기를 무척 좋아하는 아이에게 일상생활 속에서 아이와 함께 어떻게 질문하고 생각을 키우는지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 바로 <질문하는 꼬마철학자>고요.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까?" 가끔은 어른인 부모도 아이와 같은 생각과 고민을 하기도 하고 "죽는다는 건 뭘까?" "지루하다는 건 뭘까?" "생각한다는 건 뭘까?" 그야말로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지 모를때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보듯 책을 읽으면 세상에 대한 궁금증이 하나씩 하나씩 풀리는 듯 하고요.

총 24가지의 질문들이 프랑스어로 '한쪽 면이 새빨간 사과'란 뜻의 프랑스 어린이잡지 <폼다피>에 실린 내용을 토대로 책속에 등장하는 네 명의 캐릭터 친구들의 즐거운 수다가 재미있는 만화로 그려져 있어요. 곧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화려한 쇼인도 앞에서 모인 네 명의 친구가 저마다의 행복이란 생각과 기분을 표현해요.

그러면서 책을 읽는 어린이에게도 같은 주제에 대한 질문을 던져서 <질문하는 꼬마철학자>답게 생각하는 힘을 키워줘요. 그림은 아기자기한 캐릭터 만화와 전혀 다른 느낌의 그림과 색채로 단순하면서 간결한 장면이 시선을 사로잡죠.

거기에 다음 장에선 철학자의 명언이나 격언,속담 등 다양한 인용구를 실어 생각에 깊이를 더했어요. '자신이 행복하다는 걸 아는 사람은 행복하다- 고대 그리스의 시인, 소포클레스' '우리는 행복하다는 걸 잊어버리고 행복의 뒤만 쫓는다-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 카바나' '날마다 행복하다는 맹세를 하라-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평론가 알랭' 등 여러 질문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들을 간추려 어린이눈높이 맞춘 해설글 또한 인상적이죠. 심지어 아이 또래 친구들의 명언같은 한마디도 세상에 대한 흥미와 열정이 살아 숨쉬고 깊이있는 사고를 할 수 있게 격려와 충고,도움말을 주는 보석같은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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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탐정
마이크 골드스미스 지음, 장석봉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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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보통 자녀가 초등 입학 전에 과학의 원리를 쉬운 그림책으로 설명해 놓은 전집류를 많이 읽다보니 그 후에 읽는 과학책이 상대적으로 많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부모가 읽어봐서 좋은 책이라 권해도 아이 스스로 재미나게 읽기는 참 드물다.  

그런 점에서 아이세움의 <과학탐정>은 초등 저학년이 읽기에 적당한 과학그림책으로 위대한 과학자들을 만나고 각 과학자들이 처했던 역사적 배경이나 엄청난 고난 편견을 극복하고 탐구를 계속하는 원동력, 그들이 주장하는 삶과 이론에 대해 알 수 있어 매우 흥미롭다.   

대부분 지루하게 과학자들의 업적과 어려운 이론을 설명하기보다는 전체적인 과학의 탄생, 성장,변화의 큰 틀 안에 오랜시간 과학자들이 마치 탐정들이 증거를 수집하듯 자신의 이론을 뒷받침할 증거를 모음으로써 세상을 탐구하고 세상을 변화시킨 사람들의 세계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같은 과학자들의 이야기라도 과학책이 지닌 강점을 최대한 살려서 인물의 표현은 초상화나 상상화, 또는 세밀화로 이야기의 생동감, 긴장감을 주고, 어려운 과학 용어나 이론은 주요부분만 요약적으로 잘 정리해 놓았다.   

특히 갈릴레오 이전까지만 해도 과학자들은 달이 완벽하게 매끈한 구형이라고 생각해 사제둘에게 자신의 망원경으로 목성의 위성을 보여주겠다고 제안하는 상상화나 17세기 무고한 사람들이 마법을 부린다는 누명을 쓰고 처형되는 시절에 사슴의 심장을 이용해 자신의 혈액순환 이론을 왕에게 설명하는 월리엄 하비의 초상화 같은 삽화 속 그림은 명화의 한 장면같다.   

거기에 진실을 추적하며 남들이 가지 않는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과학자들의 숨은 뒷 얘기같은 '또 다른 이야기'를 따라가며 읽는 재미도 솔솔하다. 1536년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는 연구용으로 해부하기 위해 교수형에 처해진 사람의 시신을 훔쳤으며 원자핵 주위의 궤도를 전자가 돌고 있는 형태의 원자를 발견한 닐스보어는 어릴적 뛰어난 축구선수였는데 한번은 골대에 계산식을 적느나 골을 놓친적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 중 한 사람인 아이작 뉴턴은 달걀을 삶는 도중 끓는 물에 시계를 넣은 일도 있고 말을 몰고 산책을 나갔다가 굴레만 가지고 돌아온 적도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멀리 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섰기 때문이다"라는 그의 유명한 말에서 최고의 과학자들의 업적도 사실은 선배 과학자들이 일구어 놓은 토대 위에서 이루어 진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과학은 세상을 관찰, 실험하고,개념과 가실을 세운 뒤, 이를 실천에 의해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비로서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지식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그만큼 과학적 설명이 특별한 이유는 그것이 검증될 수 있거나 없거나 둘 중 하나이기 때문이며 과학적 설명은 엄밀한 검증 과정을 거친 후에만 받아들여진다는 것이 놀랍다.   

또한, <과학탐정>을 통해 본, 수백년 동안 지속되어 온 과학적 발견중에는 생명의 비밀을 풀어나가고 원하는 성질을 지닌 물질을 만들고 우주를 여행하는 등 단지 우리의 삶은 좀 더 편안해지고 생존하는데 도움을 주는 거 이상 우리 자신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를 이해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 온 것이 곧 과학의 힘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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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3년 - 레벨 1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조성자 지음, 이영림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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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했던 추석연휴가 끝나갈 무렵, 초등 3학년 큰 딸과 둘만의 서점나들이를 했어요.

딸 아이의 학교 준비물로 국어사전을 사러 간 것인데, 화장실에서 3년? 재미있는 책 한권을 덩달아 손에 쥐었죠.

온통 초록색 풀잎으로 둘러쌓인 평범한 화장실 같은데 어떻게 그 좁은 공간에서 3년을 보낸다는 건지  책표지만 봐서는 그 궁금증이 쉽게 풀리지 않네요.

그 덕분에 추석연휴 내내 음식장만하고 반가운 친지들과 웃음꽃 피우는 사이, 책 한권 읽을 새 없던 딸 아이가 오랜만에 책읽기에 흠뻑 빠져 들기 시작했어요. 


그것도 저랑 똑같은 초등 3학년의 여자아이가 3학년 들어 처음 현장학습 떠나는 날, 엉뚱하게도 휴게소와 떨어진 외딴 화장실에 홀로 갇히는 일을 겪자 아이도 몰입해서 책을 읽는 듯.

책을 다 읽고 나서 아이가 한마디 내뱉던 말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네요. "아이, 진짜 3년을 화장실에 갇힌 줄 알고 걱정했네!"  


한 눈에도  아주 오랫동안 쓰지 않은 화장실에 거미줄이 얼키설키 쳐져 있고 화장실 바닥에 버려진 화장지도 누렇게 바래 있는 곳에 갇혔으니

이만저만 하면 왔던 길을 되돌아서 선생님과 친구들이 있는 휴게소로 갔을 법 한데 아이는 본의 아니게 한 순간에 현실과 단절된 공간에 갇히고 마네요.

 


아무리 화장실 문을 밀어보고 손잡이를 힘껏 돌려봐도 화장실 문은 꿈쩍도 하지 않고, 문을 쾅쾅 두들겨 보고 큰 소리를 내고 "누구 없어요?" "엄마!" 마음속으로 '아빠'를 외쳐봐도 당장, 자신을 걱정하며 달려와 줄 사람은 아무도 없네요.

점점 숨은 턱밑까지 차고 눈앞은 캄캄해지면서 가슴은 커다란 돌덩이가 되어 "쿵!" 소리를 내며 자꾸 떨어지는 거 같은데  지금 이 안타까운 순간에 아무도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현실이 마냥 슬퍼서 눈물이 하염없이 나죠.

이대로 화장실에 갇혀 죽은 미이라가 되는 상상도 들 거예요.

핸드폰대신 차고 온 시계를 보면서 혼자 화장실에 갇혀 있던 약 20분이 두 시간은 넘은 것 처럼 길게 느껴지고, 오직 믿을 사람은 자신뿐 이라는 걸 온 몸으로 느끼겠죠.

어떡하든 이 냄새나고 더러운 화장실에서 빨리 나가고 싶은 생각뿐 일 거예요.

그렇지만 변기 위 작은 창문으로 얼굴을 가까이 대보기 위해 물받이 통 위로 올라서는 순간, 작은 창문너머는 온통 숲이며 이곳이 버려진 화장실이란 걸 눈으로 확인하니 스스로를 책망하게 되네요.

어쩌면 인원점검을 하던 선생님이 없어진 자신울 찾아 나섰을 거란 기대, 희망을 가져보지만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 화장실 안을 정신없이...

변기 위 물받이 통 위를 올라섰다 내려왔다 다시 문을 두드렸다 소리를 질러봤다 안절부절 못하네요. 

자꾸 머리카락이 쭈뼛쭈뻣 서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입안이 바짝바짝 마르니 아예 힘없이 화장실 바닥에 몸을 웅크리고 화장실 벽에 머리를 기대고 엉엉 소리내어 울기 시작해요.

제작년에 엄마와 싸우며 집을 나간 아빠, 엄마 생각에,  늘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말씀하시던 할아버지, 할머니 생각도 하면서 울컥울컥 밀려오는 서러움과 두려움을 달래기도 하죠.

그리고 자신이 처한 상황만큼이나 안타까운 주변인과의 관계를 되돌아 보고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해요. 진심으로 화장실에서 나가면 자신보다는 타인을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들을 일일이 다짐하죠.

그리고 스스로 기운을 차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참 대견하기도 하네요.
만약 나 자신도 그런 좁은 공간에 갇혔다면 어떤 생각과 다짐으로 밀려오는 불안감과 공포를 이겨낼까?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되네요.

  

더욱이 이런 끔찍한 경험이 글쓴이의 경험에서 나왔다고 하니 글쓴이의 경험담도 <화장실에서 3년>주인공이야기 못지 않게 재미나게 읽었어요.

몇 년전, 그리스의 크레타 섬을 방문한 작가는 겨울이라 박물관 안은 아주 휑 할 정도로 관람객이 없는데다 짧은 겨울 해 때문에 박물관이 일찌감치 문을 닫았다고 해요.

그리고 곧, 문을 닫는다는 박물관 직원의 말에 서둘러 작품을 둘러보고 화장실에 들렀는데 벌써 직원들이 하나 둘 박물관을 나서던 그 때, 아무도 없는 고즈넉한 화장실에 그만 갇히고 말았다죠.

아무리 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잡고 문을 밀어봐도 문이 열리지 않고 소리를 질렀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아 다급한 마음에 물받이 통 위를 밟고 올라가 작은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어 보니 화장실 뒤도 닫힌 공간이라 숨이 턱 막혔고 눈앞이 아찔한 순간을 경험했대요.

다행히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한번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었을 땐 문이 철컥하고 열렸다니 동화 속에선 무려 4시간을 그 좁은 화장실에서 갇힌 주인공에 비하면 대단히 짧은 시간이죠.

그럼에도 작가역시  동화속 주인공만큼이나 소름끼치고 견디기 어려운 시간을 경험했대요.  

 

하지만 작가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사춘기 시절의 다락방 얘기와 어릴 적 읽은 <안네의 일기>주인공 얘기를 꺼내 놓으면서

 공간의 굴레를 벗어 무한의 상상력을 발휘하는 창조의 공간으로 갇힌 공간의 놀라운 위력을 살짝 내비춰요. 나만의 다락방, 내가 꿈꾸던 나만의 공간, '내 방' '내 아지트'를 꿈꾸던 어린 시절로 추억여행을 막 다녀오는 듯 해요.

 비록 화장실과 같은 의외의 공간에 갇혀 본 경험이 없다 할지라도 형제가 여러 명이던 어린 시절엔 다락방같은 혼자만의 공간에서 혼자만 몰래 간직해 오던 좋은 추억 하나씩을 꺼내보게 하죠.

 '세상 살다보니 스스로 선택한 공간이 아닌, 본의 아니게 갇힌 공간에서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훗날의 삶이 많이 달라지기도 한다' 는 여운과 함께 말이죠.

이왕이면 딸 아이도 같은 생각을 하며 갇힌 공간의 두려움대신 자신만의 무한한 상상력으로 그 작은 공간을 넘어 우주로 쭉쭉 뻗어나갈 수 있는 강한 의지를 가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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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형이니까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36
후쿠다 이와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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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6살인 막내아들은 초등 2, 3학년인 두 딸들이 다니는 학교내 병설유치원에 다니다보니 유치원 선생님이나 친구들 사이에서 "000는 누나가 있어 참 좋겠다." 라는 소리를 듣고 하죠.  

 하지만 정작 본인은 항상 여우같고 토끼같은 누나들 틈바구니에서 자신과 닮은 듯 다른 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거 같아요.  

 가끔 형이 있는 친구들이 부럽다는 말을 하곤 하니까요. 그럴 때면 아이에게 읽어 주는 책이 있어요. 기존 <난 형이니까>에 이어 <우리 형이니까>같은 책을 통해 책에서 그져지는 끈끈한 형제애를 함께 느껴요.   

 

 

 

 

 

 

  더욱이 아들에게 형은 이미 엄마나 아빠처럼 훌쩍 커 버린 대학생 사촌형뿐이라 책에서 만큼 형과 같이 놀 수 있는 시간이 없어요.  

"나는 우리 형이 좋아." 나랑 놀아줘서 좋고 그냥 우리 형이라서 좋다는 <우리 형이니까>의 어린 동생은 형이랑 자주 레슬링 놀이를 하며 놀죠.  

매번 자신보다 크고 힘이 센 형한테 져 약이 올라서 형 앞에서 울면 형은 "겁쟁이 울보!"라고 놀려도 형과 하는 레슬링 놀이는 참 재미있어요.  

레슬링 놀이 말고도 형과 재밌게 노는 놀이는 참 많아  어린 동생의 형 자랑은 끊이지 않아요.  

자신은 겨우 철봉에 대롱대롱 매달려만 있는데 형은 허리를 철붕에 걸치고 빙글빙글 몇 번이나 돌고 아빠 카메라를 망가뜨려서 혼이 나 엉엉 울고 있으면 동생 앞에 말없이 화장지를 갖다 주는 형은 얼마나 자상한지 몰라요.  

때론 무서운 귀신영화가 나오는 텔레비젼을 볼 때면 형이 먼저 겁에 질려 "같이 목욕하자." "같이 자자."고 말하니 그저 형이랑 같이 있고 싶은 어린 동생은 "좋아!"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죠.    

 

게다가 동생 유치원으로 동생을 데리러 가는 길에 형은 으스대며 "빨리 따라와"  한마디 내뱉곤 엄마처럼 동생 가방도 들어주지 않고 저만치 떨어져 가요.  

평소에도 아빠나 엄마보다 더 큰 소리로 동생에게 소리치는 형이라 동생은 종종걸음으로 형 뒤를 따라가보지만 형의 걸음을 쫓아갈 순 없어요.  

형은 벌써 이발소 모퉁이을 돌아 사라졌고 동생은 허겁지겁 형을 쫓아서 골목을 돌다 그만, 동네 큰 개와 맞닥드린 적도 있죠. 

왕! 왕! 생긴 것도 꼭 멧돼지처럼 생긴 큰 개때문에 허둥지둥 도망쳐 나온 길은 유치원과 집과도 한참이나 떨어진 낯선 곳.

소름끼치게 멀리서까지 조금전 골목에서 맞닥드린 개짓는 소리가 형이 곁에 없는 두려움으로 다가오죠.

아무리 형이 동생이 울 때 "겁쟁이 울보!"라고 놀려도, 아빠, 엄마보다 자신에게 큰소리쳐도 이럴땐, 형이 '짜짠!' 나타나면 얼마나 좋을까 마음속으로 '빨리와!' 형을 외쳐봐요.   

  

  그 순간 갑자기 뒤에서 "와악!" 하는 소리가 났고 이미 눈물, 콧물 쏙 빠진 어린동생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건만 같죠.

다행히 혼자서 겅중겅중 앞질러 가던 형이 뒤에서 보이지 않는 동생을 찾아서 동생 뒤에 그림자처럼 서 있어요. 

 "으앙!" 동생은 그제야 형의 품에 안겨 또 다시 펑펑 울고 그 모습에 형이 동생 머리를 콩하고 쥐어 박아도 동생기분은 엄마품만큼 따뜻하고 포근해요.

 "이런 바보 울긴 왜 울어" "이제 숨바꼭질 안해 줄거야." 천천히 걸어가다가 형이 또 으스대며 말해도 동생 앞에 형이 있어 좋은 동생이에요.  

여전히 동생에게 친절하지 않은 형이지만 그래도 형이 있어 참 좋다는 동생. 그런 형과 동생 사이가 부러울 만큼 옆에 문득 문득 형의 존재(?)가 그리울 때 보면 좋은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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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 헤엄이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15
레오 리오니 지음,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1997년 8월
구판절판


요즘같이 무더운 여름엔 레오 리오니의 <으뜸헤엄이>처럼 시원한 바다속 풍경이 그려지는 그림책이 딱인데요. 또래보다 헤엄을 잘 쳐서 으뜸헤엄이라 불리는 '으뜸헤엄이'가 마치 그림책 안에 펼쳐진 바다세상으로 우리를 인도하는 듯 하죠. 그 바다속 세상은 유독 빨간색 작은물고기떼 사이에 홍합껍질처럼 새까만 물고기로 가득 해 시원하면서 신비롭기까지 한데요. 꼭 미술시간에 빨간 스펨프로 콕콕 찍어놓은 물고기 그림같기도 하고 수족관이나 어항에서 키우는 작은 물고기같기도 하네요. 그런 작은 물고기떼가 그들 세상을 만난 듯 바닷속은 온통 으뜸헤엄이와 작은 물고기들로 참 평온해 보이네요.

하지만 그 평온함도 잠시, 어디선가 무섭고 날쌘 다랑이 한 마리가 물결을 헤치고 쏜살같이 헤엄쳐 오더니 빨간 물고기떼를 한입에 꿀꺽 삼겨 버리고 으뜸헤엄이만 겨우 도망치는 일이 생기죠. 그림책에서도 허겁지겁 도망치는 작은 물고기떼 아래로 방향을 틀어 쏜살같이 헤엄쳐가는 으뜸헤엄이가 보이죠. 그 바람에 친구들 생사도 알수 없이 그 무시무시한 다랑어를 피해서 홀로 바닷속 깊은 곳까지 헤엄쳐 나온 으뜸헤엄이는 몹시 무섭고 곁에 아무도 없는 외로움에 큰 슬픔에 잠기게 돼죠.

그러다 곧 눈앞에 무지개빛 해파리와 물지게를 진 것처럼 기어다니는 가재,너무 길어서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알기 어려운 뱀장어,분홍빛 야자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듯 춤추는 말미잘,달콤한 사탕 같은 바위에서 자라는 물풀, 그 물풀 숲을 여기저기 헤엄쳐 다니는 이름 모를 물고기들까지 으뜸헤엄이도 처음보는 신기한 것들에 눈을 떼지 못하죠. 그 만큼 모두가 으뜸헤엄이같은 작은 물고기를 위협하고 해치는 무서운 존재는 아니란 사실도 깨닫죠.

그러다 다시 행복해진 으뜸헤엄이는 커다란 바위와 물풀 사이에 작은 물고기떼가 숨어 있는 걸 보게 돼죠. 으뜸헤엄이가 기뻐서 "얘들아, 함께 헤엄치면서 놀고 구경도 다니자!" 소리쳐봐도 여전히 겁에 질려 있는 작은물고기들은 꼼짝하지 않고 "안돼, 큰 물고기들한테 몽땅 잡혀 먹혀." 바들바들 두려움에 떨고 있었어요. 반면에 으뜸헤엄이는 "그렇다고 언제까지 거기 숨어만 있을거니? 무슨 수를 생각해 봐야지." 친구들을 설득하기 시작해요. 결코 이전에 그들이 경험한 세상이 앞으로 살아갈 날들의 전부는 아니란 걸, 으뜸헤엄이가 본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을 친구들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서 친구들을 걱정하기 시작하죠.

그래서 으뜸헤엄이는 생각하고 또 생각해요. 어떡하면 자신들보다 위협적이고 몸집도 큰 물고기들에게 쫓기지 않고 그들이 원하는 세상을 살 수 있는지 곰곰히 생각하죠. "그래, 우리가 함께 바닷속에서 제일 큰 물고기 모양을 만들어서 헤엄치는 거야!" 그러면서 으뜸헤엄이는 빨간 물고기들에게 서로 가까이 붙어 자기 자리에서 헤엄을 치면 된다고 가르치고 자신은 빨간 물고기가 만들어낸 커다란 물고기 모양에서 까만 눈이 되어요. 그렇게 작은 물고기들은 시원한 아침에도, 한낮의 햇살아래에서도 바닷속을 유유히 헤엄쳐 다니며 구경을 할 수 있게 됐죠. 그건, 작은 힘도 뭉치면 엄청난 큰 힘을 발휘한다는 교훈도 큰 감동이지만 주인공 으뜸헤엄이가 안내해주는 몽한적인 바다속 풍경은 이 책만의 큰 매력으로 다가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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