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내리는 산장의 살인
구라치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아홉 명의 등장인물, 희생자 둘, 탐정 하나, 조수 하나

 남은 건 다섯 명. 범인은 누구일까?

 

문득 떠오른 소설은 아가사 크리스티 여사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열 개의 인디언 인형'이란 제목으로도 유명하한 작품으로,,, 과거를 지닌 열 명의 인물들이

의문의 초대장을 받고 섬에 모여들면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10명의 등장인물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지난 죄 때문에 차례차례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추리물들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외부와 통신수단이 끊긴 채 밀실상태에서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며 긴장의 끈을 놓치기 힘든 구조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뭐,, 이런 소설들은 그 호흡을 끊기가 무척 힘든 것이 사실이다. 특히 열 명의 인디언 소년이란 구전동요에 맞추어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공포감은,,, 읽는 이에게 그대로 전해지니 말이다. [별 내리는 산장의 비밀] 역시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눈 내리는 산장이란 밀실 공간으로 사람들이 초대하고 살인이 이뤄진다는 플롯은 같지만,,, 풀어가는 무게감이랄까? 소프트함과 유머러스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라 하겠다.

 

먼저 저자 구라치 준은 주인공은 범인이 아님을 미리 밝히고 있다.

고로 주인공인 가즈오 스기시타의 눈을 통해 사건이 전달된다. 회사에서 욱하는 심정을 참지 못해 상사에게 주먹질 해 컬쳐 크리에이티브루로 발령(좌천이지..- -;;;)이 나 스타 워쳐라는, 별 이야기로 여심을 자극하는 호시조노의 수습 매니저를 맡게 되는데,,, 하지만,,, 스기시타(음,,, 소설책을 덮는 내도록,, 스기다시로 읽게 됐다눈,, - -;;; 크핫)는 동화 속 귀공자 같은 부드러운 눈빛에, 말을 할 때마다 손가락을 천정으로 치켜세우며, 자신은 꽃미남이다,,라고 외치는 듯한 이 스타 워쳐가 너무나 맘에 들지 않는다. 불편할 정도랄까? 아무튼 수습 매니저를 맡게 된 첫 날 호시노조가 산장으로 초대를 받게 되고 도착한 겨울 산장에서,,, UFO 연구가, 인기 여류 작가, 작가의 비서, 초대한 산장의 사장, 사장의 부하직원, 그리고 사장을 따라온 여대생 2명,, 도합 9명의 사람들이 눈 내리는 산장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머리를 얻어맞고 로프에 목이 졸려 죽은 사장의 시체가 발견된다. 죽은 이가 묵은 산장 근처에 선명히 남겨진 세 줄의 발자국과 미스터리 서클, 폭설로 인해 전화도 전기도 끊겨버린 완벽하게 폐쇄된 공간에서 호시노조는 탐정 역할을 자청하며 사건에 뛰어들고, 가즈오 스기시타 역시 탐정 조수로 활동하게 된다. 폭설에 갇혀 하룻밤을 더 지내게 된 다음 날 아침,, 발견된 또 다른 시신 한구,,, 과연,, 범인은 누구란 말인가?

 

사실,,, 화려한 설정이나 트릭으로 독자의 눈을 사로잡진 않지만

“전제가 옳다면, 제외하고 남는 건 범인이다.”라는 명제를 통해 저자는 소설을 담백하게 풀어간다. 아홉 명의 등장인물, 피해자와 탐정과 조수, 그리고 피해자 둘, 남은 다섯 명, 인물들의 관계와 알리바이, 흉기, 신체적 특징, 행동 등,,, 용의자를 좁혀 들어가지만,,, 왠지 느껴지는 구멍은 의심을 만든다. 이 사람이,, 화자는 분명 범인이 아니라했는데? 그럼, 누구? 치밀한 논리와 순수한 게임을 내세우는 본격 미스터리 입문서라더니,, 음,,, 역시 살인자가 밝혀지기까지,,, 범인을 확실히 짐작할 수 없음이다. 물론,,, 심증은 있었지만 말이다.. ^^;;;

 

 

# 별 내리는 산장의 비밀을 더 재미있게 보는 방법

1. 저자는 장 첫머리마다 이 장에서 어떤 내용이 전개될 것인지, 무엇을 집중해 봐야하는지 세심하게 주의사항을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에 주의해 본다면,,, 내가 범인을 밝혀가는데 더 집중하고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 될 것이다.

2. 호시노조에 대한 스기시타의 변화에 주목하다보면 웃음이 빵~ 그리고,, 후에 밝혀지는 사실에 헉~ 스러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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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수프만 생각했다
요시다 아쓰히로 지음, 민경욱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따끈하고 뜨끗하고 푸근한 것들이 떠오르는 계절에 만난 [그 후로 수프만 생각했다.]

꼭 어느 한적한 프랑스 마을을 떠올리게 만드는 표지의 이곳은 가상의 마을 쓰키부네초,

 

“노면전차가 지나는 마을로 저녁이 내리고

샌드위치 가게 ‘트르와’에 불이 켜지면

사랑스러운 이웃들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이다.”

 

동화 같지 않은가? 거기다 음식이 등장한다. 나에게 이보다 사랑스러운 책은 없으리라.. ^^;;; <그 후로 수프만 생각했다>는 가상의 마을 쓰키부네초를 배경으로 한 <회오리바람 식당의 밤>의 자매소설이란다. 음,, 아직 회오리바람식당의 밤은 읽지 못했지만,,, 책을 덮고난 순간 요시다 아쓰히로 작품, <회오리바람 식당의 밤>과 <레인코트를 입은 개>를 찾아봐야겠단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는 건,, 이 작가의 작품이 맘에 들었단 얘기겠지?

 

신앙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액서사리로 십자가 목걸이를 걸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창문 밖 엷은 구름 사이로 비치는 한 줄기 햇살이 십자가를 부드럽게 떠받치고 있는 광경에 반해 방을 계약한 주인공 오리이씨,,, 우연히 시작된 필연은 지금부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음,, 본인은 그리 생각지 않지만, 다른 이들이 보기엔 충분히 이해불가할 수도 있을 법한 청년 오리이씨, 좋아하는 영화는(그것도 아주 오래된) 반복해 보는 음,, 무려 26번이나 반복해 볼 정도로, 그것도 존재감 미약한 조연 여배우(마쓰하라 아오이)에 빠져 그 여배우가 나오는 영화관엔 꼭 앉아 있어야 직성이 풀리는, 그래서 직장도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던 청년 오리이씨가 쓰키부초네 마을에 정착한다. 음,,, 세상에 대한 욕심이 전무한, 그래서 시대로부터 뒤쳐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인물이랄까?

 

p41 예전의 시간은 지금보다 느긋하고 두터웠다. 그것을 ‘시간의 절약’이라는 미명 아래 아주 잘게 조각내버린 것이 오늘날의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명의 다양한 이기가 문자 그대로 시간을 잘라내 일단 무언가를 단축하긴 했지만, 다시금 생각해보면 잘라낸 것은 ‘느긋했던 시간’ 그 자체임이 분명하다..... 세상에는 시대에 뒤쳐진 채 살아가는 사람이 있고, 나는 그런 사람을 종경하기 때문에 누나가 말하는 ‘세상’이 어찌 되었든, 그런 사람을 따르고 싶다는 생각이 어딘가에 존재했다.

 

뒤쳐져 있는 듯 보이지만,,, 그는 그 느긋하고 두터웠던 시간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가? 아무튼 샌드위치 가게 트르와(3이란 의미)의 샌드위치 맛에 반해, 안도씨의 권유로 가게에서 일을 하게 되고, 안도씨 샌드위치에 어울릴 만한 수프 만드는 일에 전력을 쏟게 된다. 무언가에 빠지면 거의 홀릭 수준이라고나 할까? 오리이씨는 새로운 수프 만드는 일에 전념하면서, 언젠가 영화관에서 마쓰하라 아오이를 닮은 초록 모자의 여인이 마시던 수프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수프 만드는 일과 함께 흐르는 시간에 느긋하게 몸을 맡기고 살아가는 이웃들의 소중함, 그리고 그들을 통해 사소해 잊고 있었던 소중한 삶의 가치들을 하나씩 깨닫게 된다.

 

p44 안도씨는 늘 이런 식이다. 시대에 뒤떨어졌다기보다 예전의 느긋했던 시간 속에 의연하게 몸을 두고 있는 희귀한 사람으로 보였다. 다만 안도씨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어서 주의나 주장을 펼치는 게 아니라 좋아하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는 느긋함이 존재했다.

 

p112 트르와에서 일하기 시작하고 손님과 직접 얼굴을 마주하면서, 일이라는 것은 누군가를 위한 것이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 ‘누군가’를 가능한 한 웃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일의 정체가 아닐까. 어떤 직종이든 그것이 일이라고 불리면, 그것은 언제나 사람의 미소를 목표로 한다. 그렇게 생각하니 샌드위치와 수프를 만들어 건네는 것이 여러 사람의 미소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게 되는 귀중한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p123 "이 빵 뭐지?”

“그렇지. 이상한 빵이지?”

“처음 먹을 때보다 다음 먹을 때가 더 맛있네.”

“그렇다니까.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정말 맛있는 거란 그런 것 같아.”

누나는 그런 식으로 이따금 이상한 지점에서 자기 나름의 철칙을 선보였다.

 

소설은,,, 자극적이지 않고 따뜻한 수프 한 그릇 같은 포근함을 지니고 있다.

극적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지만, 세상에 대한 욕심 없이 서로에게 기대며,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채,,, 느긋한 일상을 차분히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어찌 보면 바삐 돌아가는 세상에서 바라보자면 밋밋한 얘기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 묘미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지내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책망을 스스로에게 건넬지도 모르겠다. 조마조마, 허겁지겁, 허둥지둥,,, 세상을 제대로 즐기며 살아가는 방법은 천천히, 여유롭게, 뭉근하게,,,가 정답이란 사실을 따뜻한 수프 한 그릇과 함께 제대로 대접받은 느낌이었달까?

 

p220 이름 없는 수프 만드는 방법

· 기대를 하지 말 것.

· 어떤 수프가 완성될지는 냄비밖에 모른다.

· 냄비는 위대하다.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깨끗이 닦는다. 그러나 기대는 적당히

· 잘 닦은 냄비는 한동안 비어있는 채로 놔둔다.

· 빈 냄비에 무슨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적당히 기대한다.

· 그러나 모든 것은 냄비에 맡긴다. 그러면 냄비가 만들어준다.

· 냉장고 안을 들여다보고 그 때 거기에 있는 것을 냄비에 집어넣는다.

· 뭐든지 상관없지만 좋아하는 감자는 넣는 것이 좋다.

· 물론 감자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이것만큼은 빠트릴 수 없다 하는 것을 뭐든지 한 가지 넣는다.

· 냄비에 물을 붓고 불을 켜면 잠시 후에 김이 난다.

냄비에서 올라오는 김 역시 위대하다.

· 환기시키는 것을 잊지 말 것. 창문을 열고 내친김에 바깥 상황을 본다.

· 날씨가 맑든, 흐리든, 비가 오든 수프는 어떤 하늘과도 잘 어울린다.

· 전부 위대하다.

· 잠시 후 감자가 익어 흐물흐물해진다.

· 감자 이외의 재료도 그 사이에 흐물거리기 시작한다.

· 흐물흐물해져서 재료들의 구분이 없어지면 그걸로 완성

· 사실 완성은 아니지만 그만하면 됐다.

· 따뜻할 때 먹는다.

· 그리고 식기 전에 이웃에게도.

· 아니면 생각나는 사람에게, 귀찮으면 생각하는 것만으로 좋다.

· 이것을 수프가 식지 않는 거리라고 한다.

· 이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 그 훈련을 위해 수프를 만든다-는 것이 원칙

· 여기에 쓴 것을 전부 잊고 오직 한 가지만 생각하면 된다.

· 어쨌든,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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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참치여자 NFF (New Face of Fiction)
사비나 베르만 지음, 엄지영 옮김 / 시공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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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중심으로 잠수해 들어간 여자", <나, 참치여자>의 원제이다.
<SF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 <불완전한 사람들>에 이어 NFF(NEW FACE OF FICTION) 세 번째 소설이라는데,,, 제목 참 독특하구나. 사실,,, 찰스 유의 <SF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설을 출간했던 NFF라 <나, 참치여자> 역시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음이다. 접하기 힘든 멕시코 소설이라는 점도 호기심을 자극했는데,,, 중남미 문학의 소설들은 다소 현실과 환상을 넘나듬과 동시에 사회성 짙은 풍자로 그 매력을 충분히 풍기고 있음이니 말이다. 
 

현대 멕시코 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작가 사비나 베르만,,, 극작가, 시인, 각본가, 영화제작자, TV 토크쇼 진행자, 칼럼니스트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재능을 발산하고 있던 그녀가 2010년, 소설가라는 또 하나의 타이틀을 추가한 작품이 바로 <나, 참치여자>이다. 역시나 중남미 문학의 매력을 충분히 발산하고 있음이었다.

주인공 '카렌 니에토'은 자폐아로 한 분야에서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는 고기능성 자폐증을 앓고 있는 인물이다. 짐승처럼 내버려진 채 키워진 카렌은 엄마가 죽고 난 뒤 유산을 물려받기 위해 캘리포니아에서 멕시코 마스틀란(멕시코 최대 어항)에 도착한 이사벨 이모를 만나게 된다. 바닷물과 참치 피가 뒤섞인 구역질나는 공장과 오른쪽 어깨부터 왼쪽 허리까지 커다란 흉터를 갖고 짐승처럼 살고 있는 커다란 눈망울의 소녀,,, 이사벨 이모는 그 아이를 사람답게 만드는 일에 지극한 정성을 바치면서 그녀의 ‘독특한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케 된다.

p 21 제일 먼저 이모는 아이에게 말을 가르치려고 무진 애를 썼다. 나. 나. 나. 까까머리였지만 스타킹에 샌들까지, 갖출 건 모두 갖춘 채, 바다를 마주보고 목이 터져라 나를 외쳐대던  나는 1978년 8월 21일, 그렇게 세상에 태어났다.

이모의 등장과 함께 카렌은 ‘’ 그리고 ‘세상’과 대면하게 된다.
소설에는 유난히 ‘’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이런 그녀의 언어습관은 소설 전반에 걸쳐 끊임없이 등장하는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명제에 대한 깊은 반감적 형태로 드러난다. 익히 알고 있던 데카르트의 명언을 이리도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있었던가? 그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생각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기에 생각하다는 것이다. 인간과 언어로 사고하지 못하는 존재들 사이에 그어진, 건널 수 없는 금을 지우려 노력함으로서, 인간과 동물, 인간과 자연이 하나 될 수 있음을 정립시켜 나간다고나 할까?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온 카렌은, 이사벨 이모의 포기하지 않은 부단한 노력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나름의 방법을 터득케 된다. 물론 “스탠더드한 사람들”은 여전히 그녀를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말이다. 어찌됐든 성년의 나이가 된 카렌은 지적능력이나 유사한 개념이나 이미지를 서로 연결하는 것, 어떤 이미지에 주관적 세계를 투사하는 능력은 유치원 수준이었지만 공간지각 능력과 사물에 대한 집중력, 주의력 지속성, 공간조직능력에 있어서는 천재적인 능력으로 갖고 있는 그녀를 정확히 파악한 이사벨 이모는 얘기한다.

p 246 네 지능의 90% 정도는 저능아와 백치 사이에 걸쳐 있어. 하지만 나머지 10%의 능력은 최고, 아니 그 이상의 수준이라고 보면 돼.... 지금 화면처럼 네 장애를 표시하는 90%의 빨간 숫자는 앞으로 모두 잊어버리자.  그리고 파란색으로 표시된 10%, 그러니까 네가 지닌 뛰어난 능력에 모든 걸 걸어보자꾸나. 어때?

그렇게 ‘독특한 능력’을 갖고 있는 카렌은 미국 유학을 거쳐 이사벨 이모와 함께 참치회사를 경영하며, 독특한 어획 방식(돌고래에게 해가 되지 않게 참치를 포획하고 인도적으로 도축하는)을 개발하고, 사업가인 굴드를 만나 동업을 통해 성공적으로 기업을 이끌어가며, 그녀만의 독특한, 스탠더드:표준의, 전형적인 인간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인생을 살아간다. 어쩌면 카렌은 우리에게 스탠더드한 인간들의 존재에 대한 생각이 잘못돼 있음을 직설적인 어법으로 질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생각과 모든 존재함은 인간들 위주로만 생각하고, 인간이 우위에 있음이 당연 시 되고 있음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스탠더드함이 결코 스탠더드함이 아닌 어쩌면,, 가장 독특함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p 362 카렌, 넌 말이다. 이모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힘주어 말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넌 말하는 동물과 말하지 않는 동물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해. 넌 현실과는 또 다른 계약을 이루기 위해 태어난 돌연변이 종이니까 말이야.

흥미롭고 매력적인, 게다가 참치처럼 팔딱이는 신선함과 함께, 환경과 인간의 지배적이면서도 권위적인 시각에 대한 비판과 함께 사회적인 울림을 동시에 전해주고 있는 소설이었다. 사실,, 쉽고 흥미롭게 읽자면 얼마든지, 어렵고도 깊게 사색케 만들자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는 소설이다. 하지만,,, 이것 한 가지! 독특한 능력 그 자체인 카렌 니에토, 그녀가 ‘’를 찾아가는 동화 같은 이야기의 여운은 [아주 가끔씩, 그것도 꼭 필요할 때만, 아주 느릿느릿 어렵사리] 다가올지도 모를 일이다.

p 357 어쩌면 내 인생에서 가장 길게 느껴졌지만, 또한 가장 조용하게 보내던 그때, 이모와 나는 아주 조심스럽게, 살아가는 데만 전념했다. 살아간다는 것. 내게 있어서 그것은 조급한 마음을 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긴장을 풀고 심장이 원래의 리듬대로 뛰도록 만들어주어야 한다. 덥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태양의 열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설령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다 해도 배가 고프면 먹어야 한다.  그리고 밤이 오고 온 세상에 어둠에 잠겨 잠이 오면 무조건 몸의 요구에 따라야 한다. 세상 사물들도 어둠 속에서 쉬어야 할 테니까.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이 세상을 살아야 한다. 그런 마음으로 살고, 또 봐야 한다.  내가 이 땅에 살아 있는 동안 모든 걸 있는 그대로 볼 줄 알아야 한다. 당장 내일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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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테라피 - 개정판, 감각을 열고 자신을 믿어봐
윤수정 지음 / 흐름출판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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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의 메카, 홍대를 대표하는 아이콘 중 하나인 “상상마당”에서 열리고 있는
상상마당 아카데미, 그 중 ‘크리에이티브 테라피’라는 강좌의 인기가 상당하단다.

“크리에이티브 테라피,,,, 뭘 배울까?”

저자이자 이 강좌를 개설한 영화 전문 프리랜서 윤수정 카피라이터는 이렇게 답하고 있다.

“크리에이티브의 기본을 배웁니다.”

음,,, 크리에이티브의 기본이라,,,
첫 강좌를 듣고 아니다 싶으면 환불해 준다는 조건이 있긴 했지만,, 첫 강의부터

“돼~~~~박!!!”

크리에이티브로 테라피(치유)하다.
크리에이티브를 테라피(치유)하다.

내 마음 속에 잠들어있는 크리에이티브는 책을 잡는 순간부터 깨워질 것인가,,, 시도해 보자.

먼저 준비물:  열린 마음과 생각, 
                     그리고 연필 한 자루,,,(적고 체크해야할 것들이 의외로 많다.)

1장. 뇌 달리자! 크리에이티브 워밍업
책을 펼친 순간 등장한 뇌를 깨우는 3가지 문제,,, 정성스레 답해 나간 뒤 펼쳐본 뒷장,,,
여기서,,, 스밀라는 커밍아웃을 하겠노라.
“나,,, 스밀라는 크리에이티브의 지진아였습니다.”  
어쩜, 그리도 딱딱한 사고를 가진 답,,, 정답을 맞췄을꼬!!! 쩝,,,,
BUT!!! 그러하기에 이 책을 펼쳐든 것이 아니던가? ^^;;;

2장. 나의 뇌에 맞는 크리에이티브 스트레칭
“세상에는 물만 부어도 자라는 ‘콩나물’이 있는가 하면 
   물을 많이 주면 죽는 ‘선인장’도 있는 법이다.”

옳소이다! 자,,, 그렇다면 나의 크리에이티브 체질을 진단해볼까?
디리리리리리,,,, 진단결과는?
발양인으로 진단됐사옵니다.
“아이디어는 넘치나,,, 실천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음,, 글쿤,,, 그러고 보니,,
항상 생각은 많은 반면,,, 주저앉는 것이 문제라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게 됐으니,,, 이젠 뛰어보장! 하하,,,

어떻게?
 크리에이티브 개념 라인을 잡아주는 일곱 가지 체조를 통해

호기심 - 매순간 깨어있고, 모든 것이 새롭고, 
            모든 것이 처음인 아이들의 마음 같은 특별한 구호를 잊지말자.
소통 - ‘그럴 수도 있다’라고 말하며 마음의 문을 열어두는 것, 그것이 소통의 출발
긍정 - 실패해도 추락의 심연만큼 더 높이 비상할 수 있다.
배려 - 일단 내가 행복한 상황이 되는 것, 그것이 배려의 출발
책임감 - 다치지 않도록, 상처받지 않도록, 옳지 않은 일은 존재하지 않도록 고민하는 책임
목표 - 목표는 우리에게 기적을 허락한다.
자유 - 세상만큼 거대한 당신의 크리에이티브를 위해, 자유를 포기하지 말라!

이어서,,, 크리에이티브의 알찬 근육을 만들기 위한 그녀만의 노하우가 계속 이어진다.

3장 뇌의 러닝 하이! 크리에이티브 하이!
4장 뇌의 근육 굳히기, 크리에이티브 트레이닝
5장 크리에이티브에 영양을 주자! 식이요법
6장 크리에이티브에 밥 말아 먹자!

차근차근 읽다보면,,, 어느새 무뎌져 있는 내 자신의 칼날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사실,, 굳어있는, 갇혀있는, 날지 못하는 스스로에 대한 한숨으로 고민할 때가 많다.
나이가 들수록 그러한 고민은 더 깊어지게 마련이다.
크리에이티브한 근육이 아닌 정체와 안주라는 굳은살이 박혀버리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그런 굳은살을 도려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나만의 테두리, 울타리 밖으로 발을 내딛지 두려움이 더 크기 때문이리라,,,
물론 단 한 권의 책으로 내 안의 두려움을 모두 없앨 순 없겠지만,,,
그래도 이제 다시금 시도를 두려워하진 않을 것이다.

그래,, 발양인 스밀라,,, 이제부터는 실천이다!
 

<크리에이티브 테라피> 북트레일러도 제작됐네요.
유튜브에 >>> http://youtu.be/Poi_lfD3-8M
통통 튀는 북트레일러도 네 편이 시리즈로 제작될 예정이라니,,
요 북트레일러 보는 재미도 쏠쏠하겠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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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가족
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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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모 교회 목사 부인이 남편의 동성애적 성향을 없앨 수 있는 약이 없냐며 정신과 전문의 김인구 박사를 찾는다. 하지만 김박사의 생각은 표면적으로 남편이 게이일지 모른단 사실에 배신감을 느끼는 것 같지만 속으로 지금까지 쌓아온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박탈에 대한 두려움에 떠는 이 여인을 이해할 수 없는지라 적당한 선에서 다음 진료를 기약하며 매듭지으려 한다. 하지만 영국에서 쉰 줄에 들어서야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깨달았다며 이혼을 요구하는 자신의 아내가 보낸 메일을 본 뒤 충격과 함께 목사 아내 말처럼 동성애자를 이성애자로 바꿀 수 있는 신약이 있다면 영국으로 날아가 아내에게 강제로 먹이고 싶단 생각을 하며, 자신 역시 수많은 환자들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나약하고 세속적인 존재란 사실에 절망,,, 십수 년 간 패널로 등장했던 <아침마당>을 은퇴하고, 병원 역시 진료를 중단한다.

하지만 문제는 정신과 전문의 김인구 박사가 자신들의 영원한 소울메이트라고 생각했던 여섯 명의 특별한 환자들이었다. 홀수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는 제일, 불우했던 유년 시절 경험으로 세균과 오염물질 강박증을 앓고 있는 나석, 대중목욕탕 강박 공포로 어렵사리 맡은 배역에서 밀려나게 된 한 물 간 여배우 가인, 가인의 매니저 노릇을 하면서 보물을 찾아 나서려는 또 다른 인격 ‘민수’를 품고 사는 다중인격장애 임만, 어릴 적 비만에 대한 스트레스로 살을 빼고 예뻐진 동생의 얼굴을 그어버리고 거식증을 앓고 있는 미아, 자신이 재벌집 딸이라 생각하는 과대망상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며 김 박사를 스토커하는 여자 라희,,, 이들이 모여 김 박사의 진료를 받기위해 김박사가 쉬고 있는 전원주택을 찾아간다. 한편 조경업자가 도착하기 전 장을 보기 위해 마트에 간 김 박사는 다단계정수기 업체에 끌려가 감금당하게 되고, 여섯 명의 환자가 도착한 김 박사 집엔 김 박사는 보이지 않고, 김 박사 집의 조경을 하기 위해 도착한 조경수와 그의 식솔들과 마주치면서,, 이들의 기괴하고도 기묘한 조합, 그리고,,, 서로 투닥거리며, 서로 마음의 문을 열고 치유 아닌 치유를 해 나간다.

참으로 다양한 군상의 인물들 저마다 톡톡 튀는 캐릭터를 부여해, 어느 누구 하나 소홀함 없이 생기를 불어넣고, 또한 저마다의 사연이 흥미롭게 진행된다. 그리고 소설 속 찰지게 달라붙는 대사 덕분일까? 왠지 드라마,,, 특히 <사랑과 전쟁>을 보는 듯한 느낌이,, 하하,,, 내용이 내용인지라,,,

p 315 “우리 꼴이 좀 이상하게 보인다는 거 잘 압니다. 우리 가족은 다들 한 가지씩 문제를 떠안고 살아요. 강박증이나 망상증, 섭식장애 같은 거요. 그런 눈으로 보실 거 없습니다. 솔직히 누구나 말 못 할 문제 하나씩은 안고 살잖습니까?”

프랑켄슈타인,,,
괴물하면 떠올려지는 흉터 가득한 기괴한 얼굴의 주인공이 프랑켄슈타인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생각해보면,,,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이 아닌 그 괴물을 탄생시킨 박사의 이름이다. 불완전한 육체를 기워 완전한 육체를 창조해내려던,,, 다단계 정수기 업체에 끌려간 김 박사는 그곳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빠져나오려 안간힘을 쓰면서 사회기득권층에서 피기득권층으로 밀려나는 경험을 하게 되고, 그동안 자신이 사회 기득권층으로서 가면을 쓰고 얼마나 오만과 편견이란 안경을 쓰고 살았는지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된다.

사실,,, 세균강박, 다중인격, 트라우마, 거식증, 홀수 공포,,, 등등,,,
상처가 만든 정신질환이다. 하지만,,, 누구나 누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겐 어쩌면,,, 강박이나 다중인격, 트라우마, 과대망상 같은 질환들은 그들만의 대처법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 본다. 그렇기에 현대인은 누구나 프랑켄슈타인 가족이라 여길 수 있지 않을까? 나 일 수 있고, 너 일 수 있고, 우리 일 수 있는,,, 그래서 더 공감할 수 있는 소설이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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