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모자를 벗으십시오! 천재의 등장입니다."


로베르트 슈만이 흥분해서 써내린 쇼팽의 〈작품 2〉 평에 실린 표현이다. 쇼팽 하면 피아노, 피아노 하면 쇼팽이 아니겠는가. 관련 책에서 빠지지 않는 표현인데 바로 그 평이 실린 평론집 일부를 발췌하여 엮은 책이다. (총 4권 분량이라 한다.) 디스카우의 《리트, 독일 예술 가곡》이 먼저 나왔는데 '음악의 글 시리즈'로 엮여 있다. 디스카우의 책은 아직 슈베르트 곡을 시작하지 않아서 잠정적으로 쉬고 있는 상태. 《음악의 기쁨 4》를 사두고서 오페라이기 때문에 펼치지 않은 이유와 같다.


《음악과 음악가》는 낭만주의로 분류되는 음악가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사실 쇼팽의 '두둥 천재 등장' 글을 쓸 때만 해도 슈만은 무명의 대학생이던가 그랬기에, 큰 영향을 끼치진 못했지만 어쨌든 쇼팽의 천재성을 알아본 최초의 평이었다. 이때부터 쇼팽에 대한 슈만의 짝사랑이 시작되는데, 이 책에 실린 쇼팽의 곡만 해도 몇 개가 되는가. 쇼팽 덕후 슈만... 두 사람은 이후 헌정곡을 주고받으나 쇼팽은 예의를 차린 것에 불과해 보인다는 것도 안습이다. (슈만의 〈크라이슬레리아나〉와 쇼팽의 〈발라드 2번〉)


여튼 슈만은 낭만주의 시대를 살았고, <음악신보Neue Zeitschrift für Musikk>에 기고하면서 음악가들을 소개하고 후원한다. 베를리오즈와 쇼팽을 소개하고, 멘델스존과 함께 바흐를 재조명했으며, 슈베르트의 작품을 정리하고 출판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또한 '브람스'를 음악계에 소개하고 팍팍 밀어주었다. 이 책은 슈만이 <음악신보Neue Zeitschrift für Musik>  연재글을 모아 직접 주석을 단 총 4권 분량의 평론집 <음악과 음악가에 관한 논집Gesammelte Schriften über Musik und Musiker> 가운데 일부를 발췌하여 엮은 것이라 한다.


물론 샀습니다. 완전 대박 아닙니까.





문제는 이 책, 《쇼팽》인데 부제는 '쇼팽의 삶과 작품을 총망라한 가이드북'이다. 일본의 음악학자 고사카 유코가 쓴 책인데, 쇼팽의 전 작품에 대한 해설과 기타 에피소드들을 수록했다고 한다. 출판되지 않은 작품들도 모두 다루고 있으며 작품은 폴란드의 음악학자인 크리스티나 코빌라니스카(Krystyna Kobylańska)의 작품목록으로 정리하였다. 코빌라니스카는 쇼팽의 작품을 정리한 사람으로, 작품 앞에 KK가 붙으면 바로 이 사람. 솔깃한 것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사료와 악보'가 수록됐다는 것이다. 도대체 뭐길래? 아니 인터넷 세상에서 못 찾는 것도 있단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저는 폴란드어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미리보기를 신청했는데 서비스가 될지 안 될지 모르겠다. 오프라인에서 사야할지도 모르겠다... 미리보기가 등록되었고, 샀습니다. 만족합니다.






《음반의 역사》, 《피아노를 듣는 시간》, 《알프레드 브렌델 아름다운 불협음계》, 《혹등고래가 오페라극장에 간다면》 이렇게 네 권을 묶은 이유는 역자가 같기 때문이다. 역자 소개란을 보면 학부에서 독문학을, 독일로 건너가 음악학을 공부했다고 한다. 사실 위에서 소개한 《리트, 독일 예술 가곡》도 이분이 번역했는데, 굿굿. 다 좋다.


《음반의 역사》는 '녹음과 재생'이라는 기술의 탄생과 여정을 돌아본다. 독일의 저명한 문화평론가 헤르베르트 하프너가 쓴 책으로, 음반의 발달에 따른 음악계와 사회의 변화와 과정 속에 발명가들과 음악가들의 면모를 되짚어본다. 사진 자료도 풍부하고 내용 또한 덕후들에게 어필할 만하다. 에디슨에서 현대의 디지털 시대에 이르기까지 음반 기술뿐만 아니라, 음반사들의 상표권과 시장문제도 다루고 있다. 음반 녹음기술의 발달이 음악가, 작곡가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고 하니 더욱 볼만한 책.


《알프레드 브렌델 아름다운 불협음계》는 새로 나왔다. 자신이 생각하는 수준의 연주를 할 수 없어(고령) 은퇴한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브렌델의 음악과 인생, 인물, 영화 이야기이다. 목차를 보면 '음반 녹음 작업을 뒤돌아보며'도 있는데, 60년 동안의 녹음 작업에 대한 회고라 한다. 《음반의 역사》와 연관해서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9개 파트의 단편들을 통해 노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게 된다. "모든 좋은 음악이 유머를 지닌 것은 아니지만, 유머가 들어간 모든 음악은 좋은 음악이다." 《피아노를 듣는 시간》은 저번에도 소개한 적이 있는데, 브렌델이 들려주는 피아노 A부터 Z까지.


《혹등고래가 오페라극장에 간다면》은 음악학자가 쓴 에세이인데 좀 어렵다. 조금 읽다가 덮었는데 좀 더 공부하고 나중에 다시 펼칠 예정이다.





KBS 클래식방송 구성작가 출신의 방송인 김강하가 쓴 《힐링 클래식》. 동명의 라디오 방송 제목이기도 하다. 사실 이런 책들은 나올만큼 나오지 않았나 하는 것도 잠시, 목차를 보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바그너의 〈로엔그린〉과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라벨의 〈물의 유희〉를 다루고 있지 않는가. 그리고 쇼팽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소개한다. 녹턴이나, 소나타가 아니라! 다양한 사진 자료와 음반 소개, 함께 읽을 문학 작품까지 수록하고 있어 조금 다방면의 지식을 얻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인 듯 하다.





일단 《그라우트의 서양음악사》는 예전부터 대학 교재로 사용되어왔으니 소개는 미뤄두고, 이 교재의 역자가 참여하고 집필한 음악세계판 《서양음악사》가 나왔다. 대학의 '서양음악사' 수업 커리큘럼에 맞춘 교재라 한다. 1권은 고대 그리스에서 바로크 시대, 2권은 고전시대에서 현대까지의 음악사를 다룬다. 《그라우트의 서양음악사》를 안 읽어봐서 해설의 차이가 어떤지 궁금하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음악세계에서 나온 교재가 더 저렴하다는 것이다... 어쨌든 서양음악사를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미리보기로 조금이라도 볼 수 있음 사겠는데... 도서관을 가야할까?





위에서 소개한 《음반의 역사》와 같이 봐도 좋을 듯 하다. 제목은 《빈티지 오디오 가이드》이지만 오디오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과, 브랜드별 모델 특성 등을 소개한다. 디지털시대에 웬 오디오인가 하지만 고음질 CD를 들으려면 오디오가 중요하니까... 오쿠다 히데오의 《시골에서 로큰롤》이랑 아마도 《아다지오 소스테누토》에서 오디오와 LP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이 취미가 엄청 투자를 요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 책은 서울에서 오디오샵을 운영하는 사람이 쓴 책이다. 빈티지 오디오(1980년대 이전까지의 생산품)에 대한 정보와 이해를 제공한다. 최저 60만원에서 조금 알려진 기기일 경우는 300~500만원이면 구입이 가능하단다. 간단한 수리법도 알려준다.





'마음산책 뮤지션 시리즈' 3권, 지미 헨드릭스의 자서전이다. 헨드릭스의 전기 영화 제작자와 음반 프로듀서가 뭉쳐, 그의 친필 기록과 육성을 모은 결과물이다. 마음산책의 책답게 예쁘다. 굳이 이 위대한 뮤지션을 소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이 책이 나온 것이 반갑고 설렌다.





조성진의 블루앨범 왼쪽은 라이센스반, 오른쪽은 수입반(예약판매)입니다. 세번째는 작년에 출시된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베토벤 소나타 21번과 29번(함머클라비어), 네번째는 얼마전 출시된 프랑크와 브람스. 다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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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철 2016-03-18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득 지미 헨드릭스의 리틀 윙을 듣고 싶네요.

죄송한데, 이번 글은 읽지 않고 그림처럼 잠시 쳐다봤습니다.

에이바 2016-03-23 19:36   좋아요 0 | URL
ㅜㅜ 돌아오세요...

2016-03-19 1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3 1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19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3 1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