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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분 프렌치 요리 - 심플하고 우아하게 즐기는 나만의 작은 사치
히라노 유키코 지음, 이지연 엮음 / 민음인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보통 프랑스 요리의 순서는 전채, 주식, 후식으로 나뉘어진다. 전채(오르되브르) 이전에 아페리티프로 입맛을 돋우기도 하고, 치즈는 주식사 이후 따로 먹는데 후식으로 나오기도 하고 보통은 생략된다. 후식은 데세르(디저트), 커피나 디제스티프(꼬냑같은 식후주)를 마신다. 다시 정리하면, 아페리티프-오르되브르-앙트레-(프로마주:치즈)-데세르-디제스티프 순이다. 코스 요리로 알려진 탓에, 프랑스 요리는 좀 부담스럽다. 하지만 보통은 플라(plat)라고 해서 일품요리에 디저트 정도를 곁들인다. 점심도 샐러드나 샌드위치 정도, 식당에서 자주 먹는 건 스테이크-프리트(steak-frites)라고 감자튀김을 곁들인 스테이크다.
『1인분 프렌치 요리』는 현실에 맞는 요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가지고 있는 요리책 중에서도 가장 쉽고 간단하며, 부담스럽지 않다. 프랑스 가정식은 버터와 생크림을 아낌없이 사용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음식이 무겁다. 물론 이 책에 소개된 음식들에도 대부분 버터가 들어가지만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가볍다. 딴 말이지만, 버터는 정말 천상의 식재료가 아닌가 한다. 그냥 빵에 발라 먹어도 맛있고, 채소를 졸여 먹어도 맛있고 밥에 비벼 먹어도 맛있다. 책에 소개된 레시피는 44개이다. 그 중 코스 요리로 대접한다고 할 때, 주식사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16개(+a)이다. 그 외는 전채와 일품요리, 디저트로 활용이 가능하다. 간간히 소개되는 재료에 대한 이야기와 요리 노하우들은 읽는 재미를 곁들인다.
레시피가 간단하기 때문에 요리를 직접 해보려고 했는데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가장 쉬운 레시피를 글로 소개한다. 「여름 채소 타르틴」은 브루스케타와 비슷한데, 마늘빵 대신 팽(빵) 드 캉파뉴를 사용한다. 프랑스어로는 ‘시골 빵’인데 호밀이 들어간 식사용 빵이다. 브루스케타는 빵과 채소를 따로 구워 올리지만, 소개된 타르틴은 요리한 채소를 빵에 올린 뒤 오븐에 넣어 살짝 굽는다. 아주 간단하다. 안 굽고 얹어 먹어도 맛있을 듯. 엔다이브(앙디브)를 이용하는 음식도 많고 실제로 자주 먹는 쿠스쿠스도 소개된다. 자주 해 먹을 만한 「크림소스 닭고기」에는 신 맛을 내는 화이트 와인과 송로버섯 향을 낼 수 있는 트뤼프 오일이 사용된다.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트뤼프 오일은 진짜 버섯을 잠깐 스치고 지나간다고 해야 하나, 그렇다. 트뤼프가 워낙 비싸다 보니... 모든 재료를 갖추려 하지 않고 자신에 맞게 적절히 첨가, 생략하면서 활용하면 되겠다.
책에 소개된 요리들은 모두 와인과 어울린다. 식사나 안주, 어느 쪽이든 괜찮은데 와인에 힘을 주고 싶다면 Part 3에 소개된 일품요리들이 아주 간단하고 활용도가 높다. 차 마실 때 함께 내기도 좋다. 위에서 소개하진 않았는데 생선과 돼지고기를 사용한 레시피들도 좋았다. 샐러드, 그라탱, 부야베스(프랑스 남부 요리), 라타투이... 오일, 식초, 소금, 후추, 버터, 겨자, 생크림 그리고 간단한 와인에 대한 소개도 실려있다. 프랑스 요리를 알고 있는 사람에게도, 입문자에게도 모두 유용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혼자 먹더라도 예쁜 그릇과 커틀러리를 쓰고, 와인 잔을 옆에 놓으면 꽤 분위기 있으니 ‘나만의 작은 사치’로 우아하게 힐링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