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4일에 개봉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Mad Max: Fury Road》는 기존 《매드맥스》 3부작과는 궤도를 달리하는 영화다. 리부트 작이라기엔 핵전쟁으로 황폐화된 호주 대륙을 배경으로 하는 게 비슷하다. 그냥 세계관을 공유하는 별개의 영화로 보는 편이 나을 듯. 맥스가 등장하지만 사실상 이 영화의 주인공은 퓨리오사라 느껴진다. 분노의 도로(Fury Road)를 달리는 분노의 퓨리오사(Furiosa, 스페인어로 분노를  뜻함).

 

이 영화의 플롯은 매우 간단하다. 쫓기고, 쫓는다.

  

칸 영화제 기자 회견 영상은 40분이 채 안 되지만, 이 영화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알 수 있다. 그래서 관심이 있고, 시간적 여유가 있는 분들은 한 번 쯤 보셨으면 한다.

 

 

 

 

다음은 볼 만한 장면들.

 

기자 회견의 첫번째 질문. 맥스 역의 톰 하디에게 9분 54초

"톰, 대본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하진 않았나요. 이 여자들은 다 뭐야, 남자 영화인 줄 알았는데?"

"아니요. 단 한 순간도."

 

이 영화가 Pro-Feminism 이라는 의견, 이 부분은 조지 밀러의 말을 그대로 옮긴다. 11분 8초

"처음엔 페미니스트 아젠다가 없었어요. 단순히, 연장된 체이스를 보여주려 했지요. 쫓기는 대상은 물건이 아니라, 인간-다섯 아내들이고요. 이들은 전사가 필요해요. 하지만 그들을 다른 〈남성〉에게서 구출하는 이가 〈남성〉이어선 안 되었죠.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돼버리니까요. 그래서 퓨리오사인거죠. 거기에서 모든 이야기가 시작됐고요."

"Initially, there was never a feminist agenda. That was the story. It came simply for there to be an extended chase, and the thing that people were chasing was to be not an object, but human, the five wives. They needed a warrior. But it couldn’t be a man taking five wives from another man. That’s an entirely different story. So there was Furiosa, and everything grew out of that."

 

사운드트랙과 기타플레이어 14분 25초

- 액션 영화는 시각화된 음악(a visual music)이다.

- 기타 플레이어, 전쟁에는 음악이 필요하다

 

액션 영화 편집 경험이 없는, 마가렛 식셀에게 편집을 맡긴 이유 17분 25초

-늘 그래왔듯이 남성이 편집한다면, 이 영화는 다른 액션 영화들과 다를 바 없을 테니까. 

"Because if it were the usual kind of guys, it would look like every other action movie we see."

 

 

이 영화는 벡델 테스트*를 통과했으며, 조지 밀러는 《버자이너 모놀로그》의 원작자 이브 엔슬러에게 자문을 요청, 다섯 아내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캐릭터 연구를 했다.

 

영화 속 대사는 많지 않으며, 스토리는 액션으로 진행된다. 조지 밀러는 쫓기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고 그러다 보니 〈여성〉에 관한 이야기가 되었다. 리뷰에서는 좀 더 찬찬히 짚어보려 한다.

 

 

*벡델 테스트(Bechdel Test)

영화에서 이름이 있는 여성 캐릭터가 최소 두 명이 등장한다. 한 번이라도 서로 얘기를 나누는데, 〈남자〉가 아닌 다른 주제여야 한다. 이를 모두 통과한 영화는 의외로 많지 않다. 산드라 블록 주연의 《그래비티》에서도 주인공이 다른 여성과 대화를 하지 않으므로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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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6-26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집도 여자가 한 것은 몰랐네요~~~. 이 영화를 두번 봤는데 두번째 더 감동적이었어요!! 퓨리오사가 주인공이지만 맥스가 없으면 안 되었겠죠. 그런 불가분의 관계,, 여자와 남자일까요??

에이바 2015-06-26 15:47   좋아요 0 | URL
저도 세 번 봤어요. 세 번 다 벅찬 가슴을 안고 퇴장ㅠㅠ 그 부분은 여기엔 안 썼는데요. 조지가 말하길 맥스는 a wild dog 이라고 해요. 자유를 원하는.. 영화에서도 그렇게 그려지고요,

음.. 퓨리오사와 맥스의 관계는 여자와 남자라기보단 인간, 존재의 인정으로 봤어요. 두 사람은 적에서 동지로 발전해 나가지만 주도권은 줄곧 퓨리오사가 가지고 있죠. 맥스가 퓨리오사를 엄청 경계하거든요. 처음 워릭 탑승할 때 보면요. 이 영화에서 운전대를 누가 잡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임모탄도 자기가 운전하고 눅스도 워릭을 몰길 바라죠. 그래서 2천마력, 8기통 엔진 2개를 단 워릭을 운전하는 단 한 사람, 퓨리오사가 대단한 거지요. 눅스랑 슬릿이랑 운전대 잡고 싸울 때 눅스가 You`re my lancer! 라고 하니까 슬릿이 I`ve just promoted myself! 라고 하잖아요. 워보이들 사이에서도 운전병이 창병보다 높은 계급이죠.

두 사람의 동지애도 퓨리오사가 맥스에게 운전대를 넘겨주면서 (모터사이클 갱들 나올 때) 시작돼요. 생존이라는 동일한 목적을 확인하면서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ㅎㅎ

라로 2015-06-26 16:16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남녀관계가 어떤 고정관념으로서의 관계가 아니라 한차원 올라간(?) 동등한 동지로서의 관계요. 참 찡했어요. 퓨리오사가 핸들을 넘겨주고 코드를 알려주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맥스와 주고 받는 눈짓!! 참 멋진 영화에요!! 전 퓨리오사도 멋졌지만 자유를 원하는 맥스도 고독하지만 멋진 영혼이라고 생각해요. 언제 매드맥스에 대해서 에이바님과 긴 얘기 주고 받고 싶네요. ^^

에이바 2015-06-26 16:27   좋아요 0 | URL
그렇죠!! 맥스와 퓨리오사가 주고받는 눈빛들.. 두 사람이 처음으로 아이컨택하는게, 버저드한테 쫓길 때잖아요- 맥스는 눅스 차에 매달려 있고, 퓨리오사는 워릭을 몰 때 의미 없는 눈빛.. 그러다 마지막 추격씬에 보면 맥스가 떨어질 뻔 하는 걸 퓨리오사가 한 손으로 붙잡을 때, 그 절박한 표정이요! 이 영화는 포인트가 참 많아요.

매드맥스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진정한 액션 영화예요. 리뷰 열심히 써볼게요 비비님 꼭 봐주셔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