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파는 아이, 곡비 - 제29회 눈높이아동문학상 대상 수상작 고학년 책장
김연진 지음, 국민지 그림 / 오늘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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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파는 아이, 곡비>는 제29회 눈높이 아동문학상 당선작이다. 우리는 무엇가를 판다라고 했을때 단순히 물건을 떠올릴 것이다. 조금더 나아가서는 자신이 가진 재주를 판다고 떠올릴 것이다.

곡비는, 사람이 죽었을때 곡을 하는 여종이다. 곡은 제사나 장례를 지낼 때 울면서 애통한 소리를 내는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사람이 죽었을 경우 애통해하며 곡을 하는 것을 예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양반의 경우 체통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오래동안 곡을 할 수 없고, 또한 장례가 며칠에 걸쳐 치뤄지기 때문에 상주 혼자서 곡을 하기에 힘에 부쳤다. 그래서 여종을 불러 대신 곡을 시킨 것이다.

아버지가 죽은 날 태어난 여자아이는 곡비인 어머니 손에 자라면서 이름도 갖지 못한 채 <아이>로만 불린다. 아버지가 큰 죄를 지어 팽형에 처해진 후 태어난 양반가 남자아이는 집안 족보에도 못 오르고 말의 해에 태어났다고 <오생 午生>으로 불린다.

곡비 <아이>는 어머니의 업을 이어받아 곡비가 되어야 하는데 도통 눈물이 안난다. <오생>은 글공부가 재미있어 열심히 공부하는데 아버지 때문에 과거시험을 볼 수가 없다.

아이들은 정해진 운명을 살아내야 하는데 현실이 참 녹록치 않다. 지금에야 13살 전후의 아이들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아이들의 인권은 어디있나, 아이들에게 정해진 미래가 어디있나 싸워볼 여지가 있겠다. 그러나 이 소설의 배경은 철저한 신분사회(조선시대)이다. 그럼에도 이 소설에는 판타지가 있다. 시대는 조선시대이지만, 장소는 화성이다. 화성하면 떠오르는 인물, 조선 제22대 왕 정조이다. 눈치 빠른 어린이들은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 지 조금 예상이 될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 죽은 자들을 위해 곡을 해야 하는 곡비의 삶이 참 아이러니하다. 이 책의 <아이>도 비슷한 말을 한다. 생판 모르는 남이거나 친한 사이가 아닌 사람들을 위해 가족 보다 더 서글프게 울어야 한다. 그래야 돈을 받거나 제사음식을 받아 먹고 살 수 있으니까.

역사에 관심이 있는 초등중고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주고받을 이야기거리가 많은 책이다.

조선의 신분제도는 어떠했는지,
곡비가 무엇이고 왜 생겨났는지,
팽형이 무엇이고 왜 벌을 받았는지,
정조와 사도세자, 영조의 관계는 어떠했는지,
화성행궁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마화병이 무엇인지 ^^

(오늘책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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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 5 - 휴가
요른 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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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안데르센이라고 일컬어지는 요른 릴의 이야기책이다. 안데르센과 같은 덴마크 출신의 요른 릴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유명하다고 한다.

읽다보면 내용도 황당하고 삽화도 엉뚱하다. 집중해서 글을 읽다가 삽화를 보고 하하하 어이없게 웃게된다.

북극 허풍담5권 부터 읽게 되었는데, 등장인물이 많고 그들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엉뚱해서 머리에 물음표와 느낌표를 띄우며 읽었다. 책을 다 읽고 책 내용이 석연치 않아(책이 이렇게 끝나는게 맞나?) 다음에 나올 6권 예고와, 1권 내용을 조금 읽었다. 이 책은 단권이 아니라 시리즈 전체가 연결되어 있다! 6권은 시인 안톤의 이야기가 연결되나 보다. 5권에 잠깐 나온 차가운 처녀 엠마의 에피소드를 이해할 수 없었는데, 엠마 에피소드는 2권에 나온다고 한다. 앞 권을 미리 읽었다면 요른 릴이 덴마크식 농담을 할 때 따라 웃었을텐데 아쉽다.

5권 표지에 나온, 독자들을 향해 앙증맞은 하트를 보내는 인물은 할보르 로네센이다. 크리스마스에 돼지 오스카 왕 대신 닐스 노인을 잡아먹은 인물이다. 돼지와 노인을 착각해 노인을 잡아먹다니! 심지어 뼈까지 거의 다 씹어 먹어서, 노인의 장례를 치를 뼈가 모자랄 정도였다.고 한다. 표지에서 할보르 목에 걸린 인물이 바로 그 잡아먹힌 닐슨 노인이다. 여기까지만 이야기를 들으면 섬뜩하고, 스릴러 같은 느낌이든다. 그런데 북극인물들은 착한 할보르지만 그럴 수도 있다는 반응이다.

그는 노인을 잡아먹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북극을 떠나 신학을 공부한다. 그리고 잃어버린 뭔가를 찾기 위해 북극을 다시 찾아온다. 북극 인물들의 에피소드가 할보르의 에피소드와 결합된다. 여름에 나타난 할보르는 다시 여름이 되자 북극을 떠난다.

작가 요른 릴은 실제로 16년간 그린란드 북동부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때의 경험을 토대로 북극 허풍담 시리즈를 써냈다고 한다. 1권을 보면 인트로에 <그런데 이 얘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사실이야>라고 씌여져 있다. 허풍담이라면서, 사실이라고 처음부터 허풍을 친다.

시간이 날 때 시리즈를 앞에서부터 차례차례 읽어봐야겠다. 다음 번에 나올 6권도 기대된다. 안톤이 드디어 소설을 세상에 내보이는 것 같다!

(열림원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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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보다 작아진 정브르 2 곤충보다 작아진 정브르 2
강신영 그림, 강민희 글, 샌드박스 네트워크 감수, 정브르 원작 / 겜툰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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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브로>라는 분이 인기가 많은 유튜버인거 같다. 유튜브를 잘 보지 않아 나는 잘 모르는데, 아이는 누군지 금방 알아보았다. 역시 아이들이 정보가 빠르다. 책을 읽기 전에 내가 누군지 잘 모르겠다고 하자, 아이가 유튜브에서 정브로를 검색해줘서 같이 봤다. 정브로는 실제로 파충류와 곤충을 키우고 분양하는 샵을 운영하신다고 들었는데, 내가 본 것은 외국에서 파충류(?), 양서류 발견하고 소개하는 영상이었다. 나는 다리 없는 동물이나 다리 많은 동물을 무서워한다. 그런데 정브로가 손으로 그런 동물들을 탁탁 집는 모습이 대단했다. 난 못할거 같다.

나는 1편부터 읽어서 문제가 없었는데 2편부터 읽은 아이는 정브로가 왜 작아졌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2편부터 읽어도 큰 문제가 없지만, 1편에 등장인물과 배경소개가 있어서 인과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는 1편 부터 읽기를 권한다.

파충류와 곤충샵을 운영하는 정브로는 갑자기 몸이 작아진다. 정브로는 아르마딜로갑옷도마뱀 <테일>이 때문에 몸이 작아진 걸로 밝혀진다. 정브로의 몸이 다시 커지기 위해서는 동물들의 긍정적 에너지를 모아야 하는데……

샵을 돌며 정브로는 곤경에 처한 동물들의 소원을 수리해주면서 긍정적인 기운을 모은다. 2편에서는 주로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를 만나 볼 수 있다. 사슴벌레 종류가 많은 것도 처음 알았고 제주도에만 사는 사슴벌레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건 넓적사슴벌레라서(이웃집에서 키움), 턱이 큰 사슴벌레, 몸통이 검은 사슴벌레만 있는 줄 알았다. 1편에서는 뱀도 나오고 생쥐도 나와서 (개인적으로) 조금 무서웠는데, 2편은 곤충편이라 보기 편했다.

아이는 온라인 팬미팅 초대권 받고 싶다고 빨리 팬카페 회원가입하라고 성화다 ㅜㅜ

(겜툰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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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 묻힌 곳 일본문학 컬렉션 3
에도가와 란포 외 지음, 안영신 외 옮김 / 작가와비평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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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가와 비평 출판사의 일본문학컬렉션 시리즈의 세번째 책이다. 이 책에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도련님>, <마음> 등을 펴낸 나쯔메 소세키와 <인간실격>으로 유명한 다자이 오사무, 일본 근대 추리소설계의 거장 에도가와 란포를 비롯 다니자키 준이치로와 사카구치 안고의 작품이 실려있다. 요즘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또한 나쯔메 소세키는 이전 일본 지폐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 인물로, 일본 근대문학에 지대한 영향일 끼친 사람이다. 조지 오웰이 동물농장의 동물들을 통해 정치를 비꼬았다면, 나쯔메 소세키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통해 고양이 입장에서 인간들의 모습을 비판한다.

쟁쟁한 작가들의 추리 미스터리 단편선이라 빠르게 읽어나갔다. 100여년 전 일본이 배경이라 낯설지만, 탐정이 사건을 풀어나가는 진지함이 엿보여 흥미진진했다.

에도가와 란포(본명; 히라이 타로)는 대학시절 에드거 앨런 포의 추리 소설을 읽고 필명을 에도가와 란포라고 짓는다. 그의 단편에 나오는 등장인물의 이름을 읽고 문뜩 어떤 생각이 떠오른다. 일본 만화를 좋아하는데 작가 에도가와 란포, 극중 탐정 아케치 고고로의 이름을 듣고, <명탐정 코난>의 에도가와 코난, 모리 코고로/ <소년탐정 김전일>의 아케치 경감이 생각났다. 위 사람들의 한자랑 히라가나를 봐야겠지만 발음이 비슷해보여 신기하다.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아내 죽이는 법>은 A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B에 대한 이야기로 몰아가는 탐정의 질문이 흥미롭다.

거울 좀 봐라. 여자가 돈 댈 만한 얼굴인지.

p185 범인 중에서_누나가 남동생에게 하는 말

다자이 오사무의 <범인> 초반에 누나가 남동생에게 타박하는 장면이 나온다. 나도 동생에게 타박하는데 <범인>의 그 이후 사건진행을 보고 동생한테 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범인>의 느낌은 모파상의

목걸이랑 비슷하다. 오해와 오해…

나쯔메 소세키의 <불길한 소리>에 너구리가 쓴 책이 나온다. 고양이를 의인화한 책을 쓰더니, 여기서는 너구리를 의인화한 작가의 유머가 보인다.

이 책에서 가장 일본적인 냄새가 나는 단편은, 사카구치 안고의 <벚꽃이 만발한 숲에서>이다. 산적과 그의 여덟번째 이상한 부인에 관한 이야기이다. 여자의 행동이 너무 기괴하고 그걸 그냥 좀 이상하게 바라보는 산적의 모습에서 나도 같이 ‘그럴 수 있나? ‘ 하면서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벚꽃이 만발한 산 속에서 미쳐가는 사람의 이야기가 시각적으로 소름끼치면서 아름답게 느껴진다.

근현대 일본문학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다섯 작가의 단편을 한 권의 책으로 읽을 수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미스터리 탐정물도 섞여있어 만족스럽다.

(작가와비평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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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농장 (그래픽 노블) 동물 농장 (만화)
백대승 지음, 조지 오웰 원작, 김욱동 해설 / 아름드리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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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너무나 유명해서, 읽어보지 않더라도 대강의 내용은 여러 매체를 통해 대강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동물농장을 어렸을 적 TV만화로 보았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는 않지만 괴기스러운 돼지들과 개들, 어두운 그림들이 꽤 무서웠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어 조지오웰의 1984와 동물농장 완역본을 읽게 되었다. <동물농장>의 경우, 우화라고는 하지만 이솝우화처럼 내용이 간결하지도 또한 밝지도 않다. 오히려 전체주의를 비판하는 정치우화이기 때문에 어둡다.

동물농장을 소설로 읽었을 때, 돼지의 품종(버크셔 돼지 등)과 모습을 쉽게 떠올리지 못했다. 돼지의 크고 작음과, 식용 돼지와 품종 돼지로 대강의 모습만 떠올릴 수 있었다. 그런데 그래픽 노블, 즉 만화로 보니 모습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어 좋았다. 다만 소설로는 더 어두운 느낌인데, 만화는 소설 보다는 조금 밝은 느낌이다. 출판사 <아름드리미디어>가 어린이 출판사로 유명한 <길벗어린이 출판사>의 청소년/성인 단행본 브랜드라서 너무 어두운 쪽으로 그리지 않았나 보다. 어른들이 읽을만한 어두운 책인데 만화라는 이유로 우리집 어린이가 옆에서 같이 읽었다. 어두운 내용이라 무서울거라고 아이에게 말했는데도 재미있다고 같이 읽었다. 이 상태에서 좀더 내용을 순화하면 초등어린이용으도 손색이 없을거 같다.

동물농장의 내용은, 존스라는 사람이 경영하는 매너동물농장이 있는데 동물들이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고 반란을 일으킨다. 존스와 농장 사람들은 도망치고 똑똑한 돼지 나폴레옹과 스노볼이 주도권을 잡는다. 처음에는 평등한 동물시회를 실현하자고 주장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돼지가 우선인 동물사회가 만들어진다. 탐욕스러운 돼지 나폴레옹은 스노볼을 내쫓고 1인 독재돼지체제로 농장을 이끈다. 그리고 두발로 걷는 사람들은 적이라고 외치던 것이 무색하게, 돼지들은 다른 동물들을 쥐어짜며 사람의 모습을 닮아간다. 이 책에서 우리 불쌍한 말 복서, 당나귀 벤저민이 나의 가장 아픈 손가락이다. 우리 복서를 좀 멋있게 그려줬으면, 나폴레옹을 좀더 표독스럽게 그려줬으면 좋았을텐데, 내 기준에 여기 나오는 동물들이 다 사랑스럽게 그려져 있다.

이 책을 다 읽었다면 뒤의 해설과 작가의 말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이 우화가 전하는 내용과 시대상황, 그래픽 노블 작가 백대승이 전하는 메세지가 독자의 견문을 넓힌다.

(아름드리미디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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