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이 묻힌 곳 일본문학 컬렉션 3
에도가와 란포 외 지음, 안영신 외 옮김 / 작가와비평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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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가와 비평 출판사의 일본문학컬렉션 시리즈의 세번째 책이다. 이 책에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도련님>, <마음> 등을 펴낸 나쯔메 소세키와 <인간실격>으로 유명한 다자이 오사무, 일본 근대 추리소설계의 거장 에도가와 란포를 비롯 다니자키 준이치로와 사카구치 안고의 작품이 실려있다. 요즘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또한 나쯔메 소세키는 이전 일본 지폐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 인물로, 일본 근대문학에 지대한 영향일 끼친 사람이다. 조지 오웰이 동물농장의 동물들을 통해 정치를 비꼬았다면, 나쯔메 소세키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통해 고양이 입장에서 인간들의 모습을 비판한다.

쟁쟁한 작가들의 추리 미스터리 단편선이라 빠르게 읽어나갔다. 100여년 전 일본이 배경이라 낯설지만, 탐정이 사건을 풀어나가는 진지함이 엿보여 흥미진진했다.

에도가와 란포(본명; 히라이 타로)는 대학시절 에드거 앨런 포의 추리 소설을 읽고 필명을 에도가와 란포라고 짓는다. 그의 단편에 나오는 등장인물의 이름을 읽고 문뜩 어떤 생각이 떠오른다. 일본 만화를 좋아하는데 작가 에도가와 란포, 극중 탐정 아케치 고고로의 이름을 듣고, <명탐정 코난>의 에도가와 코난, 모리 코고로/ <소년탐정 김전일>의 아케치 경감이 생각났다. 위 사람들의 한자랑 히라가나를 봐야겠지만 발음이 비슷해보여 신기하다.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아내 죽이는 법>은 A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B에 대한 이야기로 몰아가는 탐정의 질문이 흥미롭다.

거울 좀 봐라. 여자가 돈 댈 만한 얼굴인지.

p185 범인 중에서_누나가 남동생에게 하는 말

다자이 오사무의 <범인> 초반에 누나가 남동생에게 타박하는 장면이 나온다. 나도 동생에게 타박하는데 <범인>의 그 이후 사건진행을 보고 동생한테 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범인>의 느낌은 모파상의

목걸이랑 비슷하다. 오해와 오해…

나쯔메 소세키의 <불길한 소리>에 너구리가 쓴 책이 나온다. 고양이를 의인화한 책을 쓰더니, 여기서는 너구리를 의인화한 작가의 유머가 보인다.

이 책에서 가장 일본적인 냄새가 나는 단편은, 사카구치 안고의 <벚꽃이 만발한 숲에서>이다. 산적과 그의 여덟번째 이상한 부인에 관한 이야기이다. 여자의 행동이 너무 기괴하고 그걸 그냥 좀 이상하게 바라보는 산적의 모습에서 나도 같이 ‘그럴 수 있나? ‘ 하면서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벚꽃이 만발한 산 속에서 미쳐가는 사람의 이야기가 시각적으로 소름끼치면서 아름답게 느껴진다.

근현대 일본문학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다섯 작가의 단편을 한 권의 책으로 읽을 수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미스터리 탐정물도 섞여있어 만족스럽다.

(작가와비평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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