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사람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작은 습관 (산타리코♡ 리커버)
니시와키 슌지 지음, 이은혜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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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 백 사이에 넓은 회색지대(gray zone)가 존재한다. 인간의 생활은 옅은 회색이냐 짙은 회색이냐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회색지대 안에 있다. 인간 세상은 이상적인 순백도, 칠흑 같은 암흑도 아니다. 기쁨과 슬픔, 잘남과 못남, 진실과 거짓, 선과 악, 고상함과 저급함, 양쪽이 뒤섞여 있다. 세상과 인간의 어두운 면만 보고 우울해하지 않고 '이것이 인생'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 훨씬 편안해질 수 있다.

p152 <part3. 나에게 너그러워지는 습관> 중에서

이 책의 부제는 <사소한 것이 마음에 걸려 고생해온 정신과의사가 실제로 효과 본 확실한 습관들>이다. 저자 니시와키 슌지는 자신은 정신과 전문의로 극도의 예민함을 가진 사람이고, 아스퍼거증후군을 겪은 경험이 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환자로서의 경험담과 의사로서 조언이 합쳐진 것이라 믿음이 간다.


예민한 사람은 섬세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고, 섬세한 사람은 인간관계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높은 공감 능력이 있기 때문에 잘못된 인간관계를 단호히 끊을 수 없다. 또한 인간관계가 잘못되었을 경우 타인 보다 나 자신을 책망한다. 예민한 사람들은 그러한 잘못을 내가 아닌 남에게서도 찾아보자고 한다. 아니면 나를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AI)라고 생각하고 감정이 아닌 분석모드로 전환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라고 조언한다.


정말 힘든 상황이 오면, <만약 나라면 그 사람한테 뭐라고 조언해 줄까>, <자녀에게 어떻게 하라고 할까?>라고 관점을 전환해보라고도 한다. 진짜 업무스트레스가 많고 상사와 동료관계가 힘들다고 자녀, 혹은 소중한 사람이 상담해 온다면 그 사람이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그렇게 얻은 답을 자신에게 적용하면 된다.


예민함은 스트레스로 인해 생기고 증폭된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인데,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이유를 찾아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유를 아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는 줄어든다고 한다. 예를 들면 깨끗한 성격인데 청소가 싫어, 그건 게으른게 아니라 더러운 것을 만지고 싶지 않은거야. 이런식으로 이유를 살피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일상적인 업무가 아닌 오늘 특별히 꼭 해야할 일(to do list)를 짠다. 혹은 어떤 일을 시작할 때는 일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일의 경중을 구별한다. 되도록 구체적으로 자세히! 그리고 가끔은 필요한 (시간, 비용, 노력 등) 낭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내가 쇼파에 누워 넷플렉스를 보는 건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잠깐 뇌를 쉬게 하는거야, 이런 것도 다 계획에 들어가 있어, 생각하는 것이 좋다.


사람들은 1영역의 일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3영역의 일을 어쩔 수 없이 처리하며, 1과 3영역에서 지칠 경우 4영역의 시간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그래서 2영역이 행복을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하는 운동이나 자기계발이 여기에 해당되지 않을까. 나의 경우는 책 읽고 글 쓰는 것^^


지인들과 톡을 하다 계속 이어지는 말에 끝인사만 되풀이하며 톡방을 나가지 못하는 사람, 다른 사람이 혼나는 걸 보고 내가 혼나는 것처럼 놀라 심장이 쿵쾅되는 사람, 어색한 상황을 부드럽게 하려고 실없는 농담을 던졌다가 무안을 당한 일을 가슴 속에 오래 동안 담아둔 사람...이런 사람들이 이 책을 보면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더퀘스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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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3일의 불꽃 - 청년 전태일의 꿈 근현대사 100년 동화
윤자명 지음, 김규택 그림 / 풀빛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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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라는 영화가 개봉했었다. 너무 어릴 적이라 극장에서 영화를 보지 못했다. 나이가 들어 전태일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이 영화가 동대문 평화시장을 중심한 피복공장 근로자들의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한 영화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십대 청년이 자신의 뜻을 관철하며 분신 자살을 했다는 것도.

최근에 각각 다른 책을 읽다가 전태일 열사에 대한 내용을 다시금 접하게 되었다. 1970년 11월 13일은 전태일 열사가 분신자살을 한 날이다. 이 책의 초판1쇄 발행일이 11월 13일이다. 아마 전태일 열사를 추모하기 위해 이 책의 발행일을 이 날로 정한거 같다.

전태일 열사의 사망으로 이 땅에 살아가는 노동자들은 모두 그에게 작은 빚을 지고 있다. 1970년의 한국은 참 가난했다고 한다. 외국으로부터 원조도 끊겨, 차관을 통해 국가 살림을 꾸려갔다. 그래서 질 좋은 상품을 낮은 가격에 수출하고자 발버둥쳤다. 싼 노동력으로 질 좋은 물건을 만들어야 했으니 결국 노동집약적 성격의 의류산업이 수출 주요품목이 되었다. 가난한 집 아이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도시로 나와 돈을 벌어야했다. 12, 13살의 아이들은 하루 16시간을 일하고 월 2회 쉬면서 시다를 했다. 그렇게 몇년을 고생하며 미싱사가 되고 결국 재단사가 되어 돈을 더 벌려고 발버둥쳤다. 그 돈은 온전히 자신의 것이 아니라 가난한 가족들을 먹여살리는 돈이 되었다.

당시 노동법이 있었으나 이는 노동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노동자를 부리는 고용주를 위한 것이었다. 어린 여자아이들은 저임금으로 중노동을 하고, 환풍기도 없는 환경에서 먼지를 마시다 병으로 해고된다. 물론 고용보험이니 의료보험은 없다. 이를 본 뜻있는 사람들은 바보회라는 조직을 만들고 피복공장의 노동조합을 만들고자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전태일이 있었다.

전태일은 당시 재단사였다. 재단사는 시다와 미싱사로 몇년간 일하다가 승진한 것으로, 재단사는 자신의 회사를 차려도 될 만큼 인정받는 직업이라고 한다. 그런 그가 회사에서 해고되면서까지 노동자를 위해 싸웠다. 나라면 안정된 직업과 두둑한 급여가 보장되는데, 남을 위해 싸울 수 있을까. 쉽게 대답할 수 없다. 그래서 그가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불리겠지.

전태일은 분신사건 이후 병원으로 이송되나 결국 사망한다. 그리고 그의 뜻을 이어 어머니 <이소선여사>가 청계 피복 노조를 세우고 근로환경개선에 앞장선다. 이 책의 주인공 김순옥은, 전태일의 여동생 전순옥에서 이름을 따왔다. 전태일은 생전 근로법을 함께 공부할 대학생 친구 한명을 바랬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동생 전순옥이 그 후 노동학을 공부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법을 지키고 알리기 위해 한 목숨이 희생했다는 것이 안타깝다. 그러나 그의 뜻을 알아주고 이어가려는 사람들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어떤 일이 조금 더 개선되었을 때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싸우는 분들이 있음을 기억하자.

(풀빛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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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밖의 개구리가 보는 한국사 - 하버드대 출신 한국학 박사에게 듣는 우리가 몰랐던 우리 역사
마크 피터슨.신채용 지음, 홍석윤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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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외국인이 바라본 한국문학, <흥부전은 저항문학이다>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정확히 말하면 글과 함께 유투브 짤을 보았다. 저자 마크 피터슨의 글을 읽기 전까지 흥부전은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권선징악만 생각하며 읽었다. 그런데 흥분전이 장자상속에 반대하는 저항문학이라니,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은 이런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러던 차에 마크 피터슨이 유투브 채널 <우물밖의 개구리>를 운영하고 있고 거기서 다룬 주요 내용을 책으로 펴냈다고 해서 읽어 보았다.



한국인이기 때문에 너무나 당연해서 몰랐던 부분을 마크 피터슨은 콕 집어 이야기해준다. 그는 1965년 11월 선교사로 처음 한국에 방문한다. 한국은 6.25전쟁 이후 지독히도 가난한 나라였다. 연간 국민소득이 120불 정도로 지독히 가난한 나라, 교회에 들어와 선교사의 옷가지를 가지고 도망갈 정도로 먹고 사는게 급급했던 나라였다. 이후 마크 피터슨은 한국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어 아시아학 프로그램이 있는 브리검영대학교로 편입한다. 더 나아가 하버드에서 한국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아 모교 브리검영대학교에서 30여년간 한국학을 가르쳤다.


이 책은 한국의 역사와 특수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신이 한국과 관련하여 겪는 에피소드로 풀어놓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들로 가득찬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한국계 미국인 중 하나가 저자에게 한국에 대해 아는게 있냐고 물었다고 한다(미국 학교의 한국어 프로그램 심사위원으로 그 지역에 갔음). 그때 저자는 이 몸이 죽고 죽어~로 시작하는 정몽주의 <단심가>를 읊었다고 한다. 먼 타향에서 백인 심사위원이 읊는 고려말 충신의 시조라니, 우뢰와 같은 박수가 귓가에 울린다. 타향에서 한국어 인사말만 들어도 너무 기분이 좋은데 말이다.


저자는 한국인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역사인식 중 일부는 일제강점기에 심어진 것이라고 한다. 한국은 슬픔이 가득찬 <한>의 민족이 아니라 <흥>의 민족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은 통일신라시대 이후 몽골의 침략 및 임진왜란 외에 큰 침략이 없었다고, 대체적으로 평화로운 국가였다고 한다. 조선후기 2차례의 호란(정묘, 병자)은 조선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조선과 화친을 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었다며, 이 역시 인명피해가 큰 침략전쟁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왜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를 침략한 적 없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라가 힘이 없어서 그랬다며 부끄럽게 여겼을까. 그리고 왜 외세 침략이 잦았다고 분통을 터트렸을까.


 저자는 일제강점기때 우리한테 그런 생각이 주입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1592년 임진왜란부터 1910년 일제강점기가 시작될 때까지 300년의 평화의 시대(중간에 호란이 있지만)가 있었는데 우리는 이를 잘 잊는다. 평화의 시대는 재미가 없으므로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로 만들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겠다.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국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시험을 통해 중앙관료를 선발하는 제도(칼 보다는 펜이 강한 나라), 압록강이라는 자연적인 국경선, 왕권이 교체될 때 큰 저항없이 교체된 점 등을 꼽았다. 우리나라에 전 시대 왕족과 귀족의 성씨 김, 박, 최 등이 아직도 많은 것도 왕권 교체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멸족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이란다. 그러고 보니 신라 왕족인 박씨와 김씨도 살아남아 고려와 조선시대에 중앙관료가 되었다~!


일제강점기 때 선비들은 망국의 상황에 분개하고 붓을 꺽은 이도 있지만 많은 이들은 다시 펜을 잡고 공부를 하며 후일을 도모하였다고 한다. 일본은 한국인에게 한국어를 빼앗아가려고 했지만 결국 한국어를 빼앗지 못하였다고. 오늘날 우리는 선비를 낡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비꼬는 단어로 사용한다. 그러나 저자는 선비정신이야 말로 1960년대 한국을 오늘과 같이 만든 원동력이라며 자랑스러워 하라고 한다.


자국의 역사는 공기와 같아서, 너무 당연해서 우리 상황이 특수, 특별하다는 것을 잊고 산다. 이 땅에 전문무덤도굴범이 없어 우리 왕릉이 무사하다는 것도 잊고 있었다. 어릴 적에 그렇게 인디아나 존스를 봤는데도 말이다. 물론 전시 중에 외국인들이 우리의 무덤을 파고 18세기 말에 흥선대원군의 아버지 무덤이 파헤쳐기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무사하다.


외국인이 한국사를 공부하는 것도 신기한데 한국인인 나보다 우리를 더 잘아는 것 같아 신선했다. 유투브로 한번 봐야겠다.


(지식의숲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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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하리의 절규
델리아 오언스.마크 오언스 지음, 이경아 옮김 / 살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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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하리의 절규」는 아예 야생의 한복판에 뛰어들어 야성의 동물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르포다.
p6 추천의 말(최재천 교수) 중에서

4. 50여 년 전 아프라카 보츠와나에서 동물생태를 연구하던 부부가 있었다. 그리고 동물생태 연구를 결과를 묶어 한권의 책으로 펴내었다. 이 책 <칼라하리의 절규_Cry of the Kalahari>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쓴 델리아 오언스가 남편과 함께 쓴 논픽션 생태보고서이다.

본즈는 우리의 첫 번째 환자였다가 친구가 되었고 어느새 마스코트가 되었다. 우리의 한 친구가 다른 친구를 죽여버렸다.
p290 전리품 보관소 중에서

델리아와 마크는 조지아 대학에서 동물학을 전공한 커플이다. 박사학위를 받은 후 정식으로 지원금을 요청할 수도 있었지만 당장 아프리카의 동물들을 보고 싶어, 최소한의 살림과 각종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 6,000달러를 들고 아프리카로 떠난다. 1974년 1월 4일 결혼한지 1년도 안된 델리아 오언스와 마크 오언스의 연구는 그렇게 시작된다.
둘은 여러 시행 착오 끝에 1974년 5월 2일 보츠와나 공화국 중부에 위치한 칼라하리 자연보호구역 북쪽에 위치한 디셉션 벨리에 둥지를 튼다. 그리고 7년 간의 아프리카 생활이 시작된다. 칼라하리 자연보호구역은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다. 그 큰 자연보호 구역 안에 사람이라고는 델리아와 마크 둘 밖에 없다. 그래서 동물들은 (사냥꾼을 본 적이 없어) 이들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그 곳에서 둘은 중고 자동차 한대를 구입하고 마운에서 구입한 생필품과 미국에서 가져온 최소한의 살림으로 살아간다. 자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동물들이 사람 손에 길들여지지 않길 바라면서! 둘은 칼리하리에서 우기와 건기를 겪고 가뭄과 홍수, 들불, 폭우 등의 자연재해를 만나기도 한다.

칼라하리는 다 비슷하게 생긴 곳이라 초행자들은 길 찾기가 쉽지가 않다. 야간에 동물들을 추적하다가 길을 잃어 당황하기도 한다. 물을 모아둔 드럼통에 새가 빠져 죽은 줄도 모르고 마셨다가 복통을 일으키기도 한다. 텐트 밖에서는 사자들이 몰려와 앉아있기도 하고, 텐트 안 차 상자 위에 코브라가 누워있기도 하다. 책을 읽으면서 생태학자되는 길은 너무 힘든거 같다고 되뇌였다. 이 책의 추천서를 쓴 최재천 교수도 젊은 시절 정글에서 개미를 연구하다가 곤충들에게 물려 기절한 적이 있다고 했다. 지식과 끈기는 물론, 동물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야 동물학자가 될 수 있나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델리아와 마크는 들개 반디트와 그의 무리를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자칼, 사자무리들을 알게 되고 딱쥐와 새들은 그들의 텐트에 스스럼없이 들어온다. 그러나 연구비를 지원받기 위해 흔하지 않은 동물을 연구해야 했기에 델리아와 마크는 대형육식동물 갈색하이에나를 연구하고 그들의 번식횟수, 새끼들의 생존율, 양육 방식에 대해 연구한다.

물론 갈색하이에나 외에 탄자니아 세렝게티에 살고 있는 사자, 하이에나, 초식동물들과 칼라하리의 동물들을 비교/연구하기도 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아프리카 북부 탄자니아에 위치한 세렝게티 초원에 대해서만 알았는데, 이 책을 통해 아프리카 중부에 있는 보츠와나 칼리하리에 대해 알게 되었다. 같은 아프리카이지만 비교적 먹을 것이 풍부한 세렝게티와 건기에는 물 한방울 구하기 힘든 칼라하리. 건기에 물을 마시기 위해 칼라하리에서는 누떼가 40킬로를 이동한다는 이야기가 안타까웠다. 보츠와나 정부가 야생동물들이 가축들에게 구제역을 옮긴다며 울타리를 쳐놔서 긴 거리를 돌아서 이동한다는 것이었다. 물 마시러 갔다가 사냥꾼이나 원주민, 다른 육식동물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고 한다.

야생에 개입하기를 꺼리지만, 사자 본즈가 호저 가시에 상처를 입자 둘은 본즈를 수술시켜 준다. 마을 캠프에서 사람들과 칼리하리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는데, 본즈의 이야기가 감동적이라는 서양인 부부가 그 다음날 본즈를 죽이고 가죽을 벗겨낸다. 동물들에게 인식표를 부착하고 이름을 주고 애정을 갖지만, 그 동물들의 1/3 정도는 죽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지 버퍼고 같은 사람들과 동물단체는 물론, 일반시민들의 도움으로 보호구역의 동물들이 조금은 야생의 삶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우라늄 개발을 위해 야생보호구역에 구멍을 파는 개발업자들도 있지만).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더니 내셔널 지오그래픽으로부터 연구비 지원금 결정 편지를 받자 델리아의 만성 복통이 씻은 듯 나았다. 연구를 계속하고 싶은 마음과 못할지도 모른다는 현실적인 제한이 강한 델리아를 괴롭혔던거 같다. 얼마 후에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 국내개봉한다고 한다. 제목은 익숙한데 읽어본 적이 없다. 델리아 오언스의 소설을 영화로라도 먼저 접하고 싶다.

(살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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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타르튀프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4
몰리에르 지음, 김보희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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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예, 다 그 인간 입에서 나온 얘기죠.
주인님, 그런 허영심은 신앙심과 어울리지 않네요. 경건한 삶에서 나오는 순결함을 따른다면 자기 가문이나 태생에 대해 그렇게 떠벌리면 안 되죠. 신앙에서 우러나오는 겸허함을 지니고서 그런 화려한 야망을 묵인할 수는 없어요.
왜 그런 오만한 자를...
p45 <2막2장> 도린의 대사 중에서

몰리에르라는 작가와 <타르튀프>라는 작품을 처음 접했다. 고전희곡은 셰익스피어의 작품만 읽어봤는데, 다른 작가의 작품을 접하게 되어 신선했다. 다만 이름에서 풍기는 느낌이 너무 낯설어, 희곡 대사가 너무 어려우면 어쩌나, 지금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해서 내가 어떠한 공감도 못 느끼면 어쩌나 조금 걱정했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였다.

작가는 1622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20살이 되던 무렵, <몰리에르>라는 예명으로 쓰이다가 후에 필명으로까지 썼다고 한다. 이 작품은 1664년 베르사유궁에서 초연했는데, 공연 이후 교회와 성직자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아 5년간 일반인들에게 작품 공개가 안되었다고 한다. 몰리에르가 제목을 고치고 일부 내용을 각색하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여 결국 일반인들에게 작품 공개가 되었고, 그후 이 작품은 일반인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내용은 사이비 종교인 <타르튀프>가 한 가정집에 머물며, 가장 <오르공>과 노모<페르넬>을 교묘한 말로 꾀어 그들의 환심을 얻고, 결국 오르공의 재산을 빼앗으려 한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이 쓰여질 당시에 종교인들이 <영혼의 지도자>라는 명분으로 일반가정에 머물며 그들 가정을 좌지우지 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종교인들은 이 내용을 보고 자신들 전부를 비판한다고 반발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작품 속에서도 악한 이도 있지만 선한 이도 있다고 애써 포장하나 보다.

<타르튀프>는 앞서 읽었던 동일 출판사의 <맥베스>보다 쉽게 읽힌다. 맥베스는 대사 중 상징하는 문구가 많아 내용을 이해하려면 그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그러나 <타르튀프>는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대사가 거의 없다. 파렴치한 타르튀프의 거짓말에 속아가는 사람과 그가 사기꾼임을 꿰뚫어보는 사람들이 나오고, 그들이 대처하는 방법이 이 극의 재미를 이끌어간다. 특히 시녀 신분이지만 하고싶은 말을 다 내뱉는 <도린>은 관객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다. 그리고 이 희곡에서 제일 신분이 낮지만 반대로 제일 현명한 사람같다. 속된 말로 도린의 대사를 읽으면 사이다를 벌컥벌컥 마신것 같다.

타르튀프는 원래 각운을 맞춘 운율산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번역가가 대사를 읽기 쉽고, 내용을 파악하기 쉽게 번역하기 위해 운율을 포기했다고 한다. 프랑스 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운율을 맞춘 번역이 좋겠지만, 나 같은 일반인은 이 번역이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쉬워 좋았다. 심지어 인물 관계도도 안 읽고 읽었는데, 몇 장 읽다보니 인물관계도가 머릿속에 그려졌다.

고전희곡을 쉽게 접근하고 싶다면, 셰익스피어의 희곡도 조금 어려웠다면, 이 출판사의 <타르튀프>부터 보는 것도 좋을거 같다.

(미래와사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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