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타르튀프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4
몰리에르 지음, 김보희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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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예, 다 그 인간 입에서 나온 얘기죠.
주인님, 그런 허영심은 신앙심과 어울리지 않네요. 경건한 삶에서 나오는 순결함을 따른다면 자기 가문이나 태생에 대해 그렇게 떠벌리면 안 되죠. 신앙에서 우러나오는 겸허함을 지니고서 그런 화려한 야망을 묵인할 수는 없어요.
왜 그런 오만한 자를...
p45 <2막2장> 도린의 대사 중에서

몰리에르라는 작가와 <타르튀프>라는 작품을 처음 접했다. 고전희곡은 셰익스피어의 작품만 읽어봤는데, 다른 작가의 작품을 접하게 되어 신선했다. 다만 이름에서 풍기는 느낌이 너무 낯설어, 희곡 대사가 너무 어려우면 어쩌나, 지금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해서 내가 어떠한 공감도 못 느끼면 어쩌나 조금 걱정했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였다.

작가는 1622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20살이 되던 무렵, <몰리에르>라는 예명으로 쓰이다가 후에 필명으로까지 썼다고 한다. 이 작품은 1664년 베르사유궁에서 초연했는데, 공연 이후 교회와 성직자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아 5년간 일반인들에게 작품 공개가 안되었다고 한다. 몰리에르가 제목을 고치고 일부 내용을 각색하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여 결국 일반인들에게 작품 공개가 되었고, 그후 이 작품은 일반인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내용은 사이비 종교인 <타르튀프>가 한 가정집에 머물며, 가장 <오르공>과 노모<페르넬>을 교묘한 말로 꾀어 그들의 환심을 얻고, 결국 오르공의 재산을 빼앗으려 한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이 쓰여질 당시에 종교인들이 <영혼의 지도자>라는 명분으로 일반가정에 머물며 그들 가정을 좌지우지 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종교인들은 이 내용을 보고 자신들 전부를 비판한다고 반발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작품 속에서도 악한 이도 있지만 선한 이도 있다고 애써 포장하나 보다.

<타르튀프>는 앞서 읽었던 동일 출판사의 <맥베스>보다 쉽게 읽힌다. 맥베스는 대사 중 상징하는 문구가 많아 내용을 이해하려면 그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그러나 <타르튀프>는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대사가 거의 없다. 파렴치한 타르튀프의 거짓말에 속아가는 사람과 그가 사기꾼임을 꿰뚫어보는 사람들이 나오고, 그들이 대처하는 방법이 이 극의 재미를 이끌어간다. 특히 시녀 신분이지만 하고싶은 말을 다 내뱉는 <도린>은 관객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다. 그리고 이 희곡에서 제일 신분이 낮지만 반대로 제일 현명한 사람같다. 속된 말로 도린의 대사를 읽으면 사이다를 벌컥벌컥 마신것 같다.

타르튀프는 원래 각운을 맞춘 운율산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번역가가 대사를 읽기 쉽고, 내용을 파악하기 쉽게 번역하기 위해 운율을 포기했다고 한다. 프랑스 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운율을 맞춘 번역이 좋겠지만, 나 같은 일반인은 이 번역이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쉬워 좋았다. 심지어 인물 관계도도 안 읽고 읽었는데, 몇 장 읽다보니 인물관계도가 머릿속에 그려졌다.

고전희곡을 쉽게 접근하고 싶다면, 셰익스피어의 희곡도 조금 어려웠다면, 이 출판사의 <타르튀프>부터 보는 것도 좋을거 같다.

(미래와사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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