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3일의 불꽃 - 청년 전태일의 꿈 근현대사 100년 동화
윤자명 지음, 김규택 그림 / 풀빛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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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라는 영화가 개봉했었다. 너무 어릴 적이라 극장에서 영화를 보지 못했다. 나이가 들어 전태일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이 영화가 동대문 평화시장을 중심한 피복공장 근로자들의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한 영화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십대 청년이 자신의 뜻을 관철하며 분신 자살을 했다는 것도.

최근에 각각 다른 책을 읽다가 전태일 열사에 대한 내용을 다시금 접하게 되었다. 1970년 11월 13일은 전태일 열사가 분신자살을 한 날이다. 이 책의 초판1쇄 발행일이 11월 13일이다. 아마 전태일 열사를 추모하기 위해 이 책의 발행일을 이 날로 정한거 같다.

전태일 열사의 사망으로 이 땅에 살아가는 노동자들은 모두 그에게 작은 빚을 지고 있다. 1970년의 한국은 참 가난했다고 한다. 외국으로부터 원조도 끊겨, 차관을 통해 국가 살림을 꾸려갔다. 그래서 질 좋은 상품을 낮은 가격에 수출하고자 발버둥쳤다. 싼 노동력으로 질 좋은 물건을 만들어야 했으니 결국 노동집약적 성격의 의류산업이 수출 주요품목이 되었다. 가난한 집 아이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도시로 나와 돈을 벌어야했다. 12, 13살의 아이들은 하루 16시간을 일하고 월 2회 쉬면서 시다를 했다. 그렇게 몇년을 고생하며 미싱사가 되고 결국 재단사가 되어 돈을 더 벌려고 발버둥쳤다. 그 돈은 온전히 자신의 것이 아니라 가난한 가족들을 먹여살리는 돈이 되었다.

당시 노동법이 있었으나 이는 노동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노동자를 부리는 고용주를 위한 것이었다. 어린 여자아이들은 저임금으로 중노동을 하고, 환풍기도 없는 환경에서 먼지를 마시다 병으로 해고된다. 물론 고용보험이니 의료보험은 없다. 이를 본 뜻있는 사람들은 바보회라는 조직을 만들고 피복공장의 노동조합을 만들고자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전태일이 있었다.

전태일은 당시 재단사였다. 재단사는 시다와 미싱사로 몇년간 일하다가 승진한 것으로, 재단사는 자신의 회사를 차려도 될 만큼 인정받는 직업이라고 한다. 그런 그가 회사에서 해고되면서까지 노동자를 위해 싸웠다. 나라면 안정된 직업과 두둑한 급여가 보장되는데, 남을 위해 싸울 수 있을까. 쉽게 대답할 수 없다. 그래서 그가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불리겠지.

전태일은 분신사건 이후 병원으로 이송되나 결국 사망한다. 그리고 그의 뜻을 이어 어머니 <이소선여사>가 청계 피복 노조를 세우고 근로환경개선에 앞장선다. 이 책의 주인공 김순옥은, 전태일의 여동생 전순옥에서 이름을 따왔다. 전태일은 생전 근로법을 함께 공부할 대학생 친구 한명을 바랬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동생 전순옥이 그 후 노동학을 공부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법을 지키고 알리기 위해 한 목숨이 희생했다는 것이 안타깝다. 그러나 그의 뜻을 알아주고 이어가려는 사람들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어떤 일이 조금 더 개선되었을 때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싸우는 분들이 있음을 기억하자.

(풀빛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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