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잘 부탁해, 도쿄! - 도쿄 새내기의 우당탕탕 사계절 그림일기
장서영 지음 / 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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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해외여행을 못 갔다. 그래서 책으로나마 여행을 가고 싶어 읽어보았다. 도쿄 여행서적인 줄 알고 책장을 열었는데, 도쿄에 거주 중인 한국인이 1년 동안 일본에서 있었던 일을 기록한 에세이였다. 매우 잘 정리된 타인의 다이어리를 대놓고 훔쳐보는 느낌이었다. ^^ 회사와 집구조, 입고 다니는 옷 등 지극히 개인정보도 있어 진짜 잃어버리면 안되는 다이어리 같은데... 책으로 나왔다!


이 책 초반부에는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작가 본인의 간략한 소개가 나온다. 이 책은 가을인 9월부터 시작해 겨울과 봄을 거쳐 여름인 8월에 이 책이 마무리된다. 왜 9월부터 시작할까? 궁금하다. 이 책에는 작가가 한달동안 여행간 곳, 먹었던 음식, 취미활동(뜨개질)한 것을 그림으로 그려놓았다. 그리고 그림 옆에 소소한 메모를 적어놓았다. 음식을 너무 잘 그려놓아서 실제 음식이 어떤 모습인지 짐작이 간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웹툰 <오무라이스 잼잼> 생각도 난다.


중간 중간 영국카페인데 아메리카쿠키세트를 판다는 둥, 킷삿텐이 카페와 어떤 점이 다르다는 둥 작가의 사설을 적어놓았다. 예전에 다이어리를 꾸밀 때, 나도 다이어리 구석에 작게 적었을 법한 내용이라 공감이 간다. 물론 나는 작가만큼은 다이어리(에세이)를 잘 꾸미지 못했지만 말이다.


여행간 곳의 풍경과 음식사진, 뜨개질 결과물은 그림으로 그려놓았는데, 카페나 가게 영수증, 가게 명함 등은 사진으로 남겨 놓았다. 그래서 날짜 도장을 보고 이 날짜에 실제로 다녀왔구나 추억할 수 있다. 책 제목에 <도쿄>가 들어가는 만큼 도쿄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나가노, 나라, 고베 등으로 여행을 가서 도쿄 뿐 아니라 일본의 다른 지역 풍경도 엿 볼 수 있다.


예전에 도쿄에 갔었는데, 책을 통해 도쿄가 그리워졌다. 시부야의 하치 동상, 세븐일레븐 오니기리, 이자카야의 완두콩...... 조만간 기회가 되면 신주쿠역 근처 라멘집도 다시 가보고 싶다.


(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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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에서 보낸 눈부신 순간들 - 그래픽노블로 만나는
존 포슬리노 지음, 강나은 옮김,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원작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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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데이비드 소로(이하, ‘소로’라고 함)가 월든 호수가에서 지낸 2년(1845.07~1847.09)간의 기록을 펴낸 것이 월든이다. 최근 읽었던 책에서 소로라는 인물과 월든 책이 인용되어 한번 읽어보려고 마음 먹고 있었다.
민음사에서 출판된 <월든>, 해냄 출판사에서 출판된 <비로소 내 마음의 적정 온도를 찾다>를 집에 두고 곧 읽어야지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월든 책이 이 책과 달리 좀 두껍다). 책을 사놓고 묵혀놓고 있어 마음이 무거웠는데, 월든을 그래픽노블로 엮은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책 초반부에 D.B. 존슨이 소로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계기로 월든이 썼는지 간략하게 소개해준다.

소로는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교사가 되나, 아이들을 체벌하라는 지시를 받고 교사를 그만둔다. 1800년대면 미국에서도 아동인권의식이 낮았을 때이다. 체벌이 당연하다는 의식이 팽배했는데, 이를 거부하고 일을 그만둔 것 자체가 시대를 앞서나간 사람같다. 후에 노예제도와 인두세 거부에서 시작된 시민불복종도 시대를 앞서나가는 생각이고 말이다.

소로는 글을 쓰고 싶었는데 생계를 위한 돈벌이를 하면서 글을 쓰기 어렵다고 느낀다. 그러나 형의 죽음과 자신이 병과 싸우면서 깨달음을 얻는다. 원하던 글을 써야겠다고! 마침 아버지처럼 따르던 에머슨이 월든 호수가 옆 삼림지를 구입한다. 그래서 소로는 그 땅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콩과 감자를 기르며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한다.

그래픽 노블을 읽고 책 뒤에 나온 <해설로 다시 만나는 소로> 즉, 작품해설을 읽었다. 그림체가 단순하고 간결해서, 그림작가 그림체가 원래 이런건가 생각했다. 그래서 그림작가의 작품 킹캣코믹스를 살펴보았다. 이 책 그림체 보다 선이 더 복잡했다.

작품해설을 보니 소로의 글을 참고해서 단순하고 의미있게 그린걸 알았다. 소로의 복장, 에피소드, 소로의 오두막에 침입하는 쥐까지 해설 글로 설명해 놓았다.

소로는 오두막에서 사는 동안 자연을 사랑하고 그 속에서 소박하게 사는 법을 깨달았다. 1년에 6주만 일하면 생활하는데 필요한 돈을 벌 수 있고 원하는 글을 쓸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나같은 범인이 보기에는 소로만큼 소박하고 자급자족하고 미니멀리즘하게 살아야해서, 어려울 것 같다.

소로는 폐결핵 진단을 받고 마흔 넷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월든과 시민불복종을 집필하고 인권에 관해 연구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를 시인, 산문가와 더불어 시민운동가로 부르기도 한다. 150여년이 지난 현재를 보고 소로는 무엇이라 말할까. (최근에 자연과 인간을 다룬 ㄴ샹태학 책을 읽어서) 소로가 쥐에게 식사를 나눠주는 장면과 부엉이를 지켜보며 잠든 장면에서 많은 생각을 한다.

(얼에이치코리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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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어른의 하루 - 날마다 새기는 다산의 인생 문장 365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윤연화 그림 / 청림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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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달력이 나오는 것을 통해 한해가 끝나는 것을 깨닫는다. 올해도 서점에서는 책과 그림이 결합된 의미있는 달력이 나오고, 은행에서는 홍보용 달력을 비치하고 있다. <다산, 어른의 하루>는 다산 시리즈를 펴낸 조윤제 작가가 다산 정약용이 살아생전 새겨들었을 <맹자, 논어, 공자, 도덕경, 중용 등>의 글귀를 일력으로 펴낸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조선 후기 문신이자 실학자이며, 정조의 총애를 받은 인물이다. 또한 그가 발명한 거중기는 화성 축조에 사용되었어 건축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다산 정약용의 실제 삶은 아직도 영화나 소설로 그려지고 한다. 또한 그를 모티브로 하여 가상의 명탐정이나 명발명가로 각색하기도 한다.

다산 정약용의 편지를 묶은 <유배지에서 보낸 정약용의 편지>를 읽어보면, 유배지에서조차 그는 닭이 우는 새벽에 일어나 밤늦게까지 유교의 기본 경전인 사서삼경을 공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가 읽은 책들을 이해하기 위해 자기만의 해석을 달아 글을 썼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선비로서 긍지를 가지기 위해 선비가 해야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짓고 그의 아들과 그 제자들에게 이러한 가르침을 전달한다.

그가 살아온 생애와 그의 편지를 읽으며 스스로 실천한 그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다산 정약용이 마음 속에 새긴 문구가 무엇인지, 세세히 알 수 없어 궁금했다. 그런데 이 일력에는 <맹자, 논어, 공자, 도덕경, 중용 등>는 물론 그가 지은 책의 중요 문구가 하루에 한 구절씩 적혀 있어, 그가 생전에 이런 것들을 읽으며 이런것들을 생각하며 후손들에게 이렇게 살라고 한 것이구나 엿볼 수 있다.

매년 나오는 달력과 일력을 생각할 때 아쉬운 점이 있었다. 해당연도에만 쓸 수 있어 좋은 달력을 버리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러나 이 일력에는 해당년도와 요일, 음력 날짜가 적혀 있지 않아 종이만 오염되지 않는다면 매년 재활용해서 쓸 수 있다. 맹자, 논어, 공자, 도덕경, 중용, 명심보감, 열녀전 등의 한자원문과 한글직역, 그리고 이것이 전해주려는 뜻을 풀어놨다. 하루 한장씩 보는 보며 어제의 나를 반성하고, 오늘을 후회없이 살며, 내일을 계획하며 살고자 노력해 보고자 한다.

아직 일력을 구비하지 못했다면, 탁상 한 켠에 이 일력을 놔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는 거실 한 켠에 이 일력을 올려놓고 매일 이 글귀를 읽어볼 생각이다.

​(청림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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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흄세 에세이 1
알베르 카뮈 지음, 박해현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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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결혼>은 이방인, 페스트로 유명한 노벨문학수상자 알베르 까뮈의 에세이이다. 알베르 까뮈는 1957년 마흔넷 최연소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주목을 받았는데, 노벨 수상후 3년 뒤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내게 있어 그의 작품 <이방인>은 어머니의 죽음과 강렬한 햇빛, 총소리, 살인으로 남아있다. 짧지만 강한 소설 <이방인>의 작가는 어떤 에세이를 썼을까 싶어 이 책을 읽어 보았다.


프랑스에서는 <결혼>과 1954년에 출간된 <여름>을 함께 묶어 한권의 에세이로 출간된다고 한다. 그러나 흄세 출판사에서 출판한 이 책은 알베르 까뮈가 23, 24살 무렵(1938년)에 쓴 <결혼>의 단편만으로 이루어져있다. 이방인이 1942년에 출간되었다고 하니 더 젊은 시절에 쓰여진 것이다.


책 제목이 <결혼>이라 사랑과 결혼에 대한 작가의 에세이인 줄 알고 읽기 시작했다. 다 읽어보니 연인과의 사랑과 결혼이 아닌, 자연과, 남겨진 유적과 그들이 남긴 정신과의 결합(결혼)이었다. 20대 초반에 쓰여진 만큼 때가 반짝반짝 빛나는 순수함이 글에 묻어난다. 그리고 햇살을 받으며 바다에 뛰어들고, 해변에서 해바라기를 하기도 하며 자연을 예찬하고 젊음을 반끽한다. 젊은 남자들의 반짝임을 예찬하기도 애석해하기도 한다. 침묵은 태양에서 태어났느냐, 어둠에서 태어났느냐 생각하며 그 침묵의 질을 생각하기도 한다.


글 사이 사이에 보이는 시각적인 묘사와 삶에 대한 허무가 몇 년 후 이방인이라는 글을 탄생시켰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불행을 극복한다는 희망을 페스트라는 글에 담지 않았을까 싶다.


까뮈는 프랑스 사람이지만, 프랑스 식민지인 알제리에서 나고 자랐다. 그래서 그는 이 책에서 알제리와 알제리의 수도 알제(다른 도시 출생임)를 고향으로 느끼고 있다. 까뮈는 프랑스인이지만 아버지의 사망과 가난으로 알제리 빈민가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그래서 그의 에세이는 지배층으로서 식민지 알제리를 바라보는 것이 아닌, 그 속에서 그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썼다. 친구들과 패싸움도 벌이고, 풍요롭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자 하는 자에게는 한없이 지루한 알제리에 대해 말이다.


까뮈는 결혼 에세이를 습작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에세이를 읽어본 이들은 까뮈의 글들 중 서정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한다고 한다. 알제의 동네 영화관에서 파는 박하사탕 속 사랑고백처럼, 까뮈는 습작을 통해 자신이 느낀바를 솔직하게 고백한다. 우리는 박하사탕 속 대답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고개를 저으면 된다.


(휴머니스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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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고? 진짜?
로럴 스나이더 지음, 댄 샌탯 그림, 홍연미 옮김 / 오늘책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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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이다. 양장본 표지가 금박으로 덮혀져 있어, 햇빛을 받거나 불빛을 받으면 반짝반짝 빛난다. 표지 중앙에는 빨간 망토를 입은 꼬마 아가씨가 있다. 그 꼬마를 기준으로 소년소녀와 거위, 돼지, 늑대는 물론 목적지인 집과 그곳으로 가기 위한 화살표(길)가 꼬불꼬불 이어져있다.


동화를 읽으면 <그들은 그후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고 끝을 맺는 경우가 많다. 그것에 의문을 품고 이 책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고? 진짜?>라고 묻는다. 선택 과정에 따라 이 책의 주인공은 행복할 수도 있고, 찜찜할 수도 있고, 불행할 수도 있다. 그래서 선택을 신중하게 해야한다!


​책은 엄마 심부름으로 로저(꼬마 아가씨)가 엄마표 파이를 들고 할머니 집에 배달가는 미션을 받고 시작된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빨간망토>이야기이다. 그러나 그 후 나(독자)는 로저가 되어 양자 선택을 해야 한다. 처음부터 선택을 잘못해서 선택 두번만에 로저가 죽었다. 동화가 왜 이렇게 새드엔딩이야, 갑자기 아기 돼지 삼형제가 왜 나와, 라고 생각하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그 후 심각한 게임을 하듯 이 꼬마 아가씨의 끝이 행복해지도록 선택에 신중을 기하기 시작했다. 물론 신중을 기했음에도 연달아 불행한 결말을 맞이했다. 그리고 대여섯번의 시도 끝에 만족스러운 엔딩을 맞이했다(심부름은 어렵다). 빨간망토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아기돼지 삼형제,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잭과 거위,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와 맞물리기도 한다. 그래서 아주 어린 아이 보다는 위의 동화를 아는 초등학생이 읽으면 어떨까 싶다.


어렸을 때는 의심없이 읽었지만 철이 들고 동화가 결코 아름답지 않다는 걸 알았다. 빨간 모자의 엄마는 왜 숲 길을 지나 먼 곳에 있는 할머니집에 꼬마 아이 혼자 심부름을 보내는 걸까. 그러니까 이 책에 나오는 사고를 당하지…(대학교 때 독일문학사에서 빨간망토를 배운적이 있다).


이 책은 앞서 언급했듯이 인터렉티브(interactive) 북이다. 상호작용을 통해, 내 선택에 따라 결말이 달라질 수 있는 책이다. 어릴 적에 이런 책을 많이 읽었는데…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심리테스트를 해 본적이 있는 어른들은 이 책이 익숙할 것이다. 또한 넷플렉스 같은 TV컨텐츠에서도 인터렉티브 프로그램이 있어, 이를 경험해본 아이들은 책을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책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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