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흄세 에세이 1
알베르 카뮈 지음, 박해현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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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결혼>은 이방인, 페스트로 유명한 노벨문학수상자 알베르 까뮈의 에세이이다. 알베르 까뮈는 1957년 마흔넷 최연소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주목을 받았는데, 노벨 수상후 3년 뒤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내게 있어 그의 작품 <이방인>은 어머니의 죽음과 강렬한 햇빛, 총소리, 살인으로 남아있다. 짧지만 강한 소설 <이방인>의 작가는 어떤 에세이를 썼을까 싶어 이 책을 읽어 보았다.


프랑스에서는 <결혼>과 1954년에 출간된 <여름>을 함께 묶어 한권의 에세이로 출간된다고 한다. 그러나 흄세 출판사에서 출판한 이 책은 알베르 까뮈가 23, 24살 무렵(1938년)에 쓴 <결혼>의 단편만으로 이루어져있다. 이방인이 1942년에 출간되었다고 하니 더 젊은 시절에 쓰여진 것이다.


책 제목이 <결혼>이라 사랑과 결혼에 대한 작가의 에세이인 줄 알고 읽기 시작했다. 다 읽어보니 연인과의 사랑과 결혼이 아닌, 자연과, 남겨진 유적과 그들이 남긴 정신과의 결합(결혼)이었다. 20대 초반에 쓰여진 만큼 때가 반짝반짝 빛나는 순수함이 글에 묻어난다. 그리고 햇살을 받으며 바다에 뛰어들고, 해변에서 해바라기를 하기도 하며 자연을 예찬하고 젊음을 반끽한다. 젊은 남자들의 반짝임을 예찬하기도 애석해하기도 한다. 침묵은 태양에서 태어났느냐, 어둠에서 태어났느냐 생각하며 그 침묵의 질을 생각하기도 한다.


글 사이 사이에 보이는 시각적인 묘사와 삶에 대한 허무가 몇 년 후 이방인이라는 글을 탄생시켰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불행을 극복한다는 희망을 페스트라는 글에 담지 않았을까 싶다.


까뮈는 프랑스 사람이지만, 프랑스 식민지인 알제리에서 나고 자랐다. 그래서 그는 이 책에서 알제리와 알제리의 수도 알제(다른 도시 출생임)를 고향으로 느끼고 있다. 까뮈는 프랑스인이지만 아버지의 사망과 가난으로 알제리 빈민가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그래서 그의 에세이는 지배층으로서 식민지 알제리를 바라보는 것이 아닌, 그 속에서 그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썼다. 친구들과 패싸움도 벌이고, 풍요롭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자 하는 자에게는 한없이 지루한 알제리에 대해 말이다.


까뮈는 결혼 에세이를 습작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에세이를 읽어본 이들은 까뮈의 글들 중 서정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한다고 한다. 알제의 동네 영화관에서 파는 박하사탕 속 사랑고백처럼, 까뮈는 습작을 통해 자신이 느낀바를 솔직하게 고백한다. 우리는 박하사탕 속 대답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고개를 저으면 된다.


(휴머니스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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