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인생 1 - 홍끼의 맛있고 따뜻한 음식 일기
홍끼 지음 / 비아북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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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데 진심입니다.
먹는 것을 보여주는 데도 진심입니다.
한 컷으로 누군가를 배고프게 만들 수 있다면 여한이 없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웹툰을 좋아해서 시간날때 웹툰을 몰아서 본다. 그 다음편을 기다리기 너무 힘들어서 묵혀서 보거나 미리보기 선결제를 해서 몰아본다. 요즘에는 새로운 웹툰을 보기보다는 기존에 보던 작품 또는 아는 작가의 후속작을 즐겨본다. 예전부터 좋아하는 웹툰이 몇개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네이버웹툰의 <노곤하개>였다. 홍끼작가가 제주도에서 반려견과 반려묘를 키우며 이에 대한 에피소드를 그린 생활웹툰으로, 나의 힐링툰이었다. 몇년동안 쭉 보던 웹툰이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홍끼 작가님이 노곤하개 연재를 중단해버렸다! 홍구(멍멍이), 재구(멍멍이), 종구님(작가님 남편분;;), 귀여둥이 고양이들과 야생 맴을 웹툰으로 더 볼 수 없어서 속상.

그런데 어느 날 네이버웹툰에 새로운 공지가 올라온다. 노곤하개의 작가가 새로운 웹툰을 연재하기 시작했다고!

홍끼 작가님이 새로운 준비한 웹툰이 바로 <먹는 인생>이었다. 매회 맛있는 음식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아주 가끔 노곤하개 반려동물들도 카메오 출연을 한다. 소식가이지만 미식가이고 직접 만들어 먹는 걸 좋아하는 홍끼 작가님과 피자와 라면, 육류를 사랑하는 막입(죄송합니다;;) 종구님의 에피소드가 웹툰을 명랑만화로 만든다. 홍끼 작가님을 도와 그림을 전공한 종구님이 가끔 본인이 그린 삽화를 웹툰에 올리는데, 실사인지 그림인지 구분이 안간다. 독자들 사이에서 음식사진을 웹툰에 바로 올리시면 어떡하냐는 농담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먹는 인생은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웹툰이 총 100회로 마무리되었으므로 권당 약 30개의 음식이 등장한다. 1권에서는 라면죽, 떡볶이, 아이스크림, 해물파전, 간장계란밥 등이 음식이 등장한다. 같은 음식 다르게 먹는 법도 등장하는데, 작가님이 음식에 대한 실험정신이 강해서이다(쩝쩝박사님!). 풀반찬을 싫어하는 종구님의 표정도 리얼하다.

힐링웹툰을 좋아하는 분, 명랑툰, 생활툰을 좋아하는 나같은 독자라면 보는내내 입꼬리를 올린채 흐뭇하게 볼 수 있다. 별로 안좋아하는 음식도 웹툰에서는 맛있어 보이고, 좋아하는 음식은 내일 꼭 먹어야지 다짐하게 만든다.

핸드폰 작은 화면으로 보던 웹툰을 큰 종이책으로 볼 수 있어 좋다. 그리고 종이책에만 특별부록(특별음식그림)과 저녁메뉴 카드가 따라와서 선물받는 느낌이다. 내가 받은 저녁메뉴 카드는 소고기 톳밥이다(달래를 구하기 힘드니 소고기 톳밥은 나가서 사먹는 걸로 ^^;;).

홍끼 작가님의 그림과 이야기에는 따뜻함이 있어서 늘 기분이 좋다. 먹는 인생도 100화를 끝으로 연재종료하셨는데, 후속작도 기대된다. 노곤하개도 좋고, 먹는 인생 다른 시즌도 좋고, 노곤하개 먹는 인생도 좋다. 건강하게 돌아오시길 기다립니다~

(비아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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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드링크 서점
서동원 지음 / 문학수첩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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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그저 잠깐 통과하는 '문' 같은 곳이야. 들어오고 나가는 문. 손님들이 이곳의 문을 열고 들어오면 나는 이곳에 준비된 걸 내어주는 거지. 하지만 '달'은 달라. 사람들은 달을 보면서 소원을 빌잖아. 여긴 소원을 이루어 주는 곳이 아니야.
p176 <5. 보석 요정> 중에서

달 드링크 서점은 작가의 첫 작품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출간되었다. 권서영 일러스트(레드벨벳 앨범 커버 작업으로 유명)가 표지 작업을 하여 표지가 모두 밝고 달콤한 느낌이다.

달 드링크 서점은 말만 <서점>이고 사실은 술을 파는 주점이다. 달 드링크 서점은 전직 하늘 도서관 관리자 문(주인)과 힘센 달토끼 보름이(종업원)가 달 드링크 서점이라는 주점에서 술을 팔고 안주를 제공하는 이야기이다. 문은 손님들에게 특이한 주류명이 가득한 메뉴판을 건네고 주문을 받는다. 그리고 손님이 주문한 술에 맞는 특별한 안주를 제공한다. 손님들은 술을 마시며 과거를 회상하기도 하고 죽은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미래의 자신을 만나기도 한다. 그래서 손님들은 술에 이상한 약이라도 탄 게 아니냐며 주인장 문과 종업원 보름이를 째려본다. 나 같아도 마시자마자 환상을 보게 되니, 의심스러울 거 같다. 특히 토끼귀(사실은 토끼라서 진짜 본인 귀) 머리띠를 하고 있는 종업원도 너무 수상쩍다.
주점에는 달콤한 술도 있고, 쓴맛나는 술도 있고, 마시자 마자 구역질나는 술도 있다. 또한 잘못 찾아온 미성년자를 위해 논알콜 음료도 있다.

책을 읽으면서 달 드링크 서점이 아무나 갈 수 없는, 특별한 주점이라는 점에서 어린이 도서 <만복이네 떡집>의 떡집, <전천당> 속 과자 가게가 생각났다. 어쩌면 달 드링크 서점은 꿈속의 주점일 수도 있고 저승과 이승 사이에 있는 주점일 수도 있다. 자신의 모습을 술에 취한 채 보게 된다는 점에서 <달러구트 꿈의 백화점>도 생각나고, 내가 좋아하는 웹툰 <쌍갑포차>도 생각난다. 문은 손님이 나갈 때 술값을 받는데 술값이 어떻게 책정되는지는 잘 나와있지 않다. 그래서 보름이는 문에게 물어보지만 문은 알려주지 않는다. 현실 세계가 아닌 거 같은데 현실의 돈으로 받아도 되나?

읽으면서 위의 책들과 웹툰이 떠오르지만 그럼에도 달 드링크 서점에는 힘센 달토끼 보름이, 수상한 전직 도서관리자 문, 그 외 다양한 우주 종족들이 나와 위의 책들과 차별된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문과 보름이의 인연은 물론 가게와 손님들과의 인연이 조금씩 밝혀진다. 이야기를 읽을 때는 손님당 하나의 이야기가 끊어져서 소개되는구나 생각했지만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서는 책 한권이 하나의 큰 이야기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마치 시작과 끝이 꼬리를 물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뒤돌아봤을 때, 후회가 적은 게 좋은 결말 아닐까? 고생했던 경험을 떠올리면서도 추억에 젖어 웃음을 터트리곤 하잖아.
p132 <4. 음료가 만들어지는 과정> 중에서

달 드링크 서점은 불법 주점이다. 걸리면 철창신세를 져야 한다. 주인장인 문은 쿨하게 말하지만, 힘은 세지만 간이 콩알만 한 보름이는 악몽까지 꾼다. 내가 책에서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보름이가 경찰한테 취조를 당하는 모습이다. (우주 경찰이라 사람이랑 생김새가 다르다) 알 전구 모양의 몸에 팔 다리가 붙은 우주 경찰이 보름이를 취조한다. 보름이가 대답하지 않자 테이블에 전구를 깨고, 경찰은 깨진 알 전구의 모습으로 보름이를 위협한다. 심각한데 협박하는 알 전구 경찰의 모습이 너무 코믹하지 않은가.

주인장 가슴에는 <문>이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다. 보는 사람에 따라 달(mooon) 또는 공간을 연결하는 문(door)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달은 소원을 이루어주는 존재지만, 문(door)은 잠시 통과하는 존재하는 말처럼 글을 읽는 독자가 생각하기에 따라 느낌이 달라질 것 같다.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저런 아기자기한 코믹 요소가 있어서 가볍게 읽었다. 2권이 나온다면 보름이와 문의 관계가 더 자세히 밝혀지지 않을까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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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플롯 짜는 노파
엘리 그리피스 지음, 신승미 옮김 / 나무옆의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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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었지만 별다른 점이 없었다. 그런데 단서가 실제로 책 속에 있었다면?
p414 <33장 베네딕트: 커플 잠옷> 중에서

이 책을 읽기 전, 이 책의 소개글을 얼핏 읽어보았다. 미스 마플과 같은 노부인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라고. 미스 마플은 애거사 크리스티가 쓴 추리소설에 나오는 할머니 탐정이다. 그렇다면 표지 속 흔들의자에 앉아 있는 할머니가 탐정이겠구나, 할머니가 얼마나 멋진 추리를 할까 생각하며 책을 펼쳤다.

그러나 미스 마플, 아니 아흔 살의 페기 스미스는 프롤로그에서 흥미진진한 사건 수첩을 보여주더니, 그 다음 장에서 사망된 채 발견된다. 미스 마플이 주인공인데, 왜 미스 마플이 죽지?

이 작품은 영국 쇼어햄에 위치한 시뷰 코트(퇴직자용 공동주택)와 애버딘의 문학축제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9월 10일 월요일 간병인 나탈카가 아흔 살의 노부인 페기를 방문하는데, 페기는 의자에 앉은 채로 죽어 있다. 고령에다가 심장병도 있어서 처음에는 다들 자연사겠구나 생각했다.

나탈카와 베네딕트, 에드윈은 페니 가족의 부탁으로 페기의 유품을 정리한다. 그러던 중 <우리가 당신을 찾아간다>고 쓰인 수상한 엽서와 페니의 이름이 새겨진 <살인 컨설턴트> 명함을 발견하고 페니의 죽음에 의문을 갖는다. 어쩌면 노화와 심장병에 의한 자연사가 아닌 타인에 의한 살인사건이 아닐까?! 게다가 할머니가 탐정인줄 알았는데 악당이었다니!

경찰과 페니 지인들이, 페니의 타살에 무게를 두고 누가 범인일까 수사하기 시작할 때 나 역시 용의자 리스트를 만들고 모두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페니의 돈을 노린 아들 나이절과 며느리 샐리,
페니가 죽기 직전 관찰 노트에 적은 수상한 두 남자,
같은 시뷰 코트에 사는 인생이 따분한 노인 에드윈,
우크라이나에서 온 나탈카,
성직자 생활을 하다 뜬금없이 이 곳에 카페를 연 베네딕트,

그러다가 또 다른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이제는 경찰조차 의심스럽다. 작가가 애거사 크리스티 소설을 좋아한다고 했다. 애거사의 소설에서도 경찰이 범인인 소설이 있었다. 가장 믿음직스럽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용의자일지도 모르겠다. 경찰과 출판업계 종사자, 작가들을 용의자 리스트에 추가하고 책을 읽어나갔다. 도대체 몇 명이 더 죽어야하는 걸까.
이 사람이 의심스럽다고 생각되면 그 다음 장에서 그 사람이 살해당한다.

“저번에 코난 도일의 책을 읽는데 닥터 왓슨이 아프카니스탄 전쟁에서 막 돌아왔다는 말이 있더군요. 아직도 그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니 정말 끔찍한 일이에요.”
“크림반도도 마찬가지예요.”
_중략_
“인간은 괴물이예요.”
p407~8 <33장 베네딕트: 커플 잠옷> 중에서

지금은 온화하고 간병인의 도움 없이 거동이 불편한 시부코트의 여든 살, 아흔 살, 백 살의 노인들에게는 그들만의 비밀이 있었다. 암살단(책 속에 언급된 전쟁이 지금도 반복된다. 어쩌면 암살자와 밀고자, 스파이가 아직도 우리 곁 살며 그들만의 비밀을 공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작가, 살인 컨설턴트, 동성애자…범인을 추리하는 과정은 물론 의외의 범인이 등장했을 때 머릿속의 물음표가 느낌표가 되는 희열을 느꼈다. 그래서 그때 그 사람이 그렇게 말한 거구나, 하고 말이다.
영미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읽을만하다. 만일 이 책이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나탈카가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하다.

아울러, 이 책을 읽는 동안 책 제목과 출판사 이름이 너무 잘 어울려서 나무 옆 의자(출판사 이름)에 앉아 살인 플롯 짜는 노파으로 읽었다. 책을 더 재미있게 읽고 싶다면 나처럼 뒤표지를 읽지 말고 바로 내용부터 읽기를 권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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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크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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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크.
기욤 뮈소의 기존 작품과 달리 이번에는 사람 이름을 책 제목으로 사용하고 있다.

표지에는 한 여자가 집을 내려다보고 있다. 이 여자가 안젤리크인가? 뒤표지에 안젤리크는 죽은 스텔라의 집에 붕대를 교체주기 위해 드나드는 간호사라고 적혀 있다. 이 간호사가 이 책의 주인공일까 생각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결론은, 읽는 사람에 따라 안젤리크를 주인공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2021년 12월 27일 월요일 오전 마티아스 타유페르는 심장 이상으로 파리 퐁피두 병원에 입원했다. 잠결에 들리는 첼로 소리를 듣고 눈을 떠 보니 한 소녀가 자신의 옆에서 진짜로 첼로를 켜고 있다. 마티아스는 소녀에게 누구냐고 묻고 소녀는 자신은 루이즈 콜랑주이며 17살로 의대 2학년이라고 밝힌다. 그리고 석 달 전 엄마 스텔라 페트렌코가 집에서 추락사(2021년 9월 6일)를 당했는데 아마 살인사건 같다고 수사를 부탁한다. 경찰에서는 사고사로 판단하고 수사를 종결한 것 같다고...

사실 마티아스는 5년 전에 은퇴한 전직 형사이다. 마티아스는 은퇴를 이유로 이 사건 의뢰를 거부한다. 그러나 소녀의 끈질긴 부탁에 결국 사건 수사에 끼어든다.


사건이 진행될수록 마티아스의 과거, 스텔라 페렌트코의 비밀, 소녀가 콕 집어 마티아스에게 사건을 의뢰한 이유가 밝혀진다. 역자의 말처럼 1. 어두운 과거를 딛고 밝은 곳으로 나가고자 하는 사람과 2. 어두운 과거를 묻고 더 어두운 곳으로 가고자 하는 사람의 대립이 이 책의 묘미이다.

이 책은 최근에 읽었던 <파리의 아파트>(2017년작)와 비슷하게 흐른다. 과거에 있었던 일을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이고 사건 의뢰에서 해결까지 6일이 소요된다. 그러나 내용은 전혀 다르다. 기욤 뮈소의 소설은 한편의 서스펜스 오락영화를 보는 거 같다. 다양한 인물들이 제한된 시간동안 동분서주 뛰어다닌다. 얽힌 하나의 실타래를 풀면 다른 실타래가 툭 튀어나온다. 그러나 그 실타래를 푸는 속도가 매우 빨라 지루하지는 않다.

앞서 말한 표지의 아파트는 스텔라가 살해당한 아파트의 이미지를 가져왔지만 그렇다고 사실대로 표현하지도 않았다. 사건이 해결되는 순서를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그린 것이다. 맨 아래 첼로 켜는 소녀와 환자의 모습은 루이즈 콜랑주와 마티아스 타유페르의 만남을, 발레리나의 집은 사망한 스텔라 페트렌코의 집을 두 사람이 방문하여 재차 현장검증하는 모습을, 그 위 화가의 방은 스텔라 페렌트코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여 수사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실제 스텔라가 거주하는 아파트는 7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는 6층까지만 운영한다.
맨 아래층인 2층과 3층은 복층 아파트로 랑베르 부부가 변호사 사무실로 사용하면서 거주하는 곳,
4층에는 블랑 박사의 진료실과 살림집이고,
5층은 미국인 소유로 봄에만 거주한다.
6층에는 사망한 스텔라 페트렌코의 집과 마르코 사바티니라는 화가의 미술 도구 보관실이 있고,
7층은 마르코 사바티니(아쿠아 알타 명품브랜드 상속자)의 작업실이 있다. 마르코 사바티니는 코로나19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오른쪽에 망원경이 있는 집은 이들을 염탐하는 사람을, 왼쪽은 어쩌면 스텔라 페트렌코 사망 당시 목격자가 있지 않았을까 의심되는 사람이 살고 있다. 어쩌면 경비원 미리암 모를리노가 경비를 맡고 있는 27, 29, 31번지 건물 세 채를 나란히 그린 것일 수도 있다.


2021년 12월 27일 파리의 병원에서 사건이 시작되어 2021년 12월 31일 이탈리아의 병원에서 사건이 끝난다.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내는 재미도 있지만 이들의 과거를 밝혀내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기욤 뮈소의 책이 그렇듯이, 이전 작품의 등장인물이 카메오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번에 발견한 인물은 <파리의 아파트>에 나온 화랑 주인 베르나르 베네딕이다. 다른 책을 읽으신 분들은 다른 카메오를 발견할 것이다. ^^

대학 다닐 때 기욤 뮈소의 책 정말 많이 읽었는데, 다시 만나 반갑다.

(밝은 세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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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 나이가 들어도 몸의 시간은 젊게
정희원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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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산병원 노년내과 전문의가 쓴 인문서적으로 젊은이들에게 건강하게 늙는 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목차를 살펴보다가 <4부 나이를 먹으면 아픈 것이 당연하다는 착각> 부분이 눈에 띄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나이를 먹으니 무릎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다고 투정 부렸는데, 뜨끔했다. <나이가 들어도 몸의 시간은 젊게>라는 부제에 맞춰 이 책은 몸의 노화를 늦추는(노화 가속화를 막기 위한) 이야기, 건강하게 늙기 위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책에서 강조하는 점은 내 몸은 빠르게 나빠질 수는 있으나 빠르게 좋아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꾸준히 운동하고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은 힘들지만, 텔레비전 앞에 앉아 한 손에 리모컨을 쥐고 한 손으로 고칼로리의 음식을 먹는 것은 참 쉽기 때문이다. 새해 계획을 짜지만 작심삼일로 끝나는 게 좋은 줄은 알지만 지키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서는 천천히 늙기 위해 나쁜 습관 회로(부정적인 중독)를 없애고 좋은 습관 회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좋은 습관 회로는 사람들이 바르게 앉기, 충분히 운동하기, 좋은 음식을 적당히 먹기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단계를 높여간다. 좋은 습관 회로는 내재 역량을 높이고, 내재 역량이 높아지면 노화가 느리게 진행된다.

노화, 질병, 장애 욕조에 물이 가득 차면 사람들이 노화, 질병, 장애를 얻는다고 생각해 보자. 욕조에 물이 빨리 차지 않기 위해서는 1. 욕조를 넓히거나 2. 욕조에 흘러가는 물의 속도와 양을 줄이면 된다. 1,2의 방법으로 저자는 내재 역량을 이야기한다.

여러 가지 내재 역량이 있겠지만, 이 책에서는 미국 병원협회 (American Hospital Association, AHA)와 미국 노인병 학회(American Geriatrics Society, AGS)에서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분류한 4M에 따라 서술하고 있다.

4M은 아래와 같다. 그리고 삶을 이루는 여러 영역, 즉 도메인(Domain)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1) 이동성 Mobility (신체기능, 활동, 운동)
(2) 마음건강 Mentation (정서, 인지, 회복)
(3) 건강과 질병 Medical issues (식습관, 건강관리, 의료)
(4) 나에게 중요한 것 What Matters (삶의 목표 설정)

내재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위 네가지 항목 중 하나만 발달시켜서는 안된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으므로 골고루 향상시켜야 한다. 아무리 좋은 걸 먹어도 정신적 스트레스가 너무 크다면 내재 역량이 전체적으로 높아졌다고 보기 힘들다.

인간의 신체는 사냥하고 수렵하던 시대와 비슷한데, 최근 일 이백 년 사이에 주변 환경이 많이 변했다. 고열량의 식사를 하고 적게 움직인다. 사무직 업무를 볼 때도 25분 일하고 5분 몸을 풀어줘야 하는데, 우리는 편안한 의자에 앉아 일어나지 않는다. 나쁜 습관 회로이다. 이래서는 미래 사무직 노동자 엠마의 모습이 곧 현실로 닥칠지도 모른다.


또한 쉴 새 없이 울려 퍼지는 휴대폰 메시지 알람으로 우리의 뇌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늘 긴장상태에 머물러 있다. SNS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을 드러내고 그들의 삶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과한 스트레스를 부여하고 있다. 현대인의 많은 문제를 콕 집어 이야기하면서, 이래서는 건강하게 늙을 수 없다고 저자는 재차 이야기한다.

문제 해결은 (심한 질병이 없다는 전제하에) 자신에게 있으며, 하루아침에 좋은 습관을 만들 수는 없지만 목표를 정하고 서서히 고쳐야 한다. 4M을 골고루 균형 있게 높이면서! 사람들이 100살까지 산다고 했을 때, 100살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죽을 것인지, 아니면 80세부터 20년간 병원에 누워 지낼 것인지 자신이 선택해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앞서 언급했듯이 노년내과 전문의이다. 그래서 의학 용어들(구체적인 사례를 언급하기 위해 꼭 써야 하는 단어들)이 있어 어렵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 책의 핵심은 왜 건강하게 늙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어떤 현실적인 문제가 있는지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흐름만 파악하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예전에 미국의 노인 병동이나 클리닉센터는 평가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내용의 책을 본 적 있다. 노인들의 병 특성상 병의 완치가 아니라 병의 호전이나 유지를 목적으로 치료가 진행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이 책은 20대부터 40대의 청장년층에게 여러 번 이야기한다. 젊을 때 좋은 습관을 만들어 두면 나이가 들어서 덜 고생할 수 있다고. 노인이 된 이후에는 완치는 없다, 더 나빠지지 않기 위해 힘든 치료만 있을 뿐이다.

(더퀘스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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