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 나이가 들어도 몸의 시간은 젊게
정희원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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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산병원 노년내과 전문의가 쓴 인문서적으로 젊은이들에게 건강하게 늙는 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목차를 살펴보다가 <4부 나이를 먹으면 아픈 것이 당연하다는 착각> 부분이 눈에 띄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나이를 먹으니 무릎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다고 투정 부렸는데, 뜨끔했다. <나이가 들어도 몸의 시간은 젊게>라는 부제에 맞춰 이 책은 몸의 노화를 늦추는(노화 가속화를 막기 위한) 이야기, 건강하게 늙기 위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책에서 강조하는 점은 내 몸은 빠르게 나빠질 수는 있으나 빠르게 좋아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꾸준히 운동하고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은 힘들지만, 텔레비전 앞에 앉아 한 손에 리모컨을 쥐고 한 손으로 고칼로리의 음식을 먹는 것은 참 쉽기 때문이다. 새해 계획을 짜지만 작심삼일로 끝나는 게 좋은 줄은 알지만 지키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서는 천천히 늙기 위해 나쁜 습관 회로(부정적인 중독)를 없애고 좋은 습관 회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좋은 습관 회로는 사람들이 바르게 앉기, 충분히 운동하기, 좋은 음식을 적당히 먹기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단계를 높여간다. 좋은 습관 회로는 내재 역량을 높이고, 내재 역량이 높아지면 노화가 느리게 진행된다.

노화, 질병, 장애 욕조에 물이 가득 차면 사람들이 노화, 질병, 장애를 얻는다고 생각해 보자. 욕조에 물이 빨리 차지 않기 위해서는 1. 욕조를 넓히거나 2. 욕조에 흘러가는 물의 속도와 양을 줄이면 된다. 1,2의 방법으로 저자는 내재 역량을 이야기한다.

여러 가지 내재 역량이 있겠지만, 이 책에서는 미국 병원협회 (American Hospital Association, AHA)와 미국 노인병 학회(American Geriatrics Society, AGS)에서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분류한 4M에 따라 서술하고 있다.

4M은 아래와 같다. 그리고 삶을 이루는 여러 영역, 즉 도메인(Domain)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1) 이동성 Mobility (신체기능, 활동, 운동)
(2) 마음건강 Mentation (정서, 인지, 회복)
(3) 건강과 질병 Medical issues (식습관, 건강관리, 의료)
(4) 나에게 중요한 것 What Matters (삶의 목표 설정)

내재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위 네가지 항목 중 하나만 발달시켜서는 안된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으므로 골고루 향상시켜야 한다. 아무리 좋은 걸 먹어도 정신적 스트레스가 너무 크다면 내재 역량이 전체적으로 높아졌다고 보기 힘들다.

인간의 신체는 사냥하고 수렵하던 시대와 비슷한데, 최근 일 이백 년 사이에 주변 환경이 많이 변했다. 고열량의 식사를 하고 적게 움직인다. 사무직 업무를 볼 때도 25분 일하고 5분 몸을 풀어줘야 하는데, 우리는 편안한 의자에 앉아 일어나지 않는다. 나쁜 습관 회로이다. 이래서는 미래 사무직 노동자 엠마의 모습이 곧 현실로 닥칠지도 모른다.


또한 쉴 새 없이 울려 퍼지는 휴대폰 메시지 알람으로 우리의 뇌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늘 긴장상태에 머물러 있다. SNS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을 드러내고 그들의 삶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과한 스트레스를 부여하고 있다. 현대인의 많은 문제를 콕 집어 이야기하면서, 이래서는 건강하게 늙을 수 없다고 저자는 재차 이야기한다.

문제 해결은 (심한 질병이 없다는 전제하에) 자신에게 있으며, 하루아침에 좋은 습관을 만들 수는 없지만 목표를 정하고 서서히 고쳐야 한다. 4M을 골고루 균형 있게 높이면서! 사람들이 100살까지 산다고 했을 때, 100살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죽을 것인지, 아니면 80세부터 20년간 병원에 누워 지낼 것인지 자신이 선택해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앞서 언급했듯이 노년내과 전문의이다. 그래서 의학 용어들(구체적인 사례를 언급하기 위해 꼭 써야 하는 단어들)이 있어 어렵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 책의 핵심은 왜 건강하게 늙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어떤 현실적인 문제가 있는지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흐름만 파악하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예전에 미국의 노인 병동이나 클리닉센터는 평가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내용의 책을 본 적 있다. 노인들의 병 특성상 병의 완치가 아니라 병의 호전이나 유지를 목적으로 치료가 진행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이 책은 20대부터 40대의 청장년층에게 여러 번 이야기한다. 젊을 때 좋은 습관을 만들어 두면 나이가 들어서 덜 고생할 수 있다고. 노인이 된 이후에는 완치는 없다, 더 나빠지지 않기 위해 힘든 치료만 있을 뿐이다.

(더퀘스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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