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 2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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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행성>은 <고양이>, <문명>에 이은 고양이시리즈 3부작의 마지막 이야기이다. 지구라는 행성에서 인간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지구에 다양한 종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1권에서 고양이 바스테트는 고양이는 물론 인간을 비롯한 다양한 종의 동물들을 배에 실고, 파리에서 뉴욕으로 건너왔다. 파리의 쥐 대장 <티무르>와 그의 쥐떼를 피해, 그나마 살만하다고 여긴 뉴욕으로 온 것이다. 그러나 뉴욕에는 <알카포네>라고 하는 비만쥐와 그의 무리들이 설치고 있다. 안전하다는 정보가 잘못되었다! 게다가 바스테트를 잡으러 파리에서 <티무르>까지 건너온다.

쥐떼들이 바글바글 거리는 장면을 읽으니, 몸이 너무 간지럽다. 쥐떼들에게 항서그룹이 앞니에 물리는 장면을 읽으니, 내 팔뚝도 같이 아프다. 결국 바스테트는 티무르와 알카포네 연합에 맞서 용감하게 돌진하기로 한다.

나는 이제 인간들의 문명이 와해한 이유를 좀 더 분명히 알 거 같다.

그들은 서로 사랑하지 않는다.

그들은 공통점보다 차이점에서 존재 이유를 찾으려 한다.

p67 / 41. 첩첩산중

고양이 바스테트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통해 지식을 쌓고, 어머니에게 지혜를 배웠다. 거기에 용기있고 실행력이 뛰어나게 태어났다. 쥐를 제외한 인간과 지구동/식물들은 바스테트에게 많은 빚을 졌다. 그러나 정작 인간들은 바스테트의 실수만 꼬집어 질책하고 비난한다. 또한 그녀가 인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시한다. 재주는 고양이가 부르고 공은 인간들, 아니 정치하는 무리들이 차지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파리에서 뉴욕으로, 뉴욕에서도 범선에서 파이낸셜 디스트릭트로 다시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로 이동했으나, 결국 쥐떼를 피해 다시 보스턴으로 걸어서 이주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공장은 그나마 식량도 자급자족 가는하고 방어선도 안정적으로 구축되어 있어, 크게 욕심만 부리지 않으면 조용히 살 수 있겠다 싶었다. 대화와 공존을 원하는 고양이 바스테트와 달리, 인간 대표단장들은 싸움을 원한다. 그래서 화를 부르고, 뉴욕의 <티무르>를 부른다.

인간들은 이 세계의 조화를 위해 햄버거를 포기할 존재들이 아닌데, 내가 전략적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어

p291 / 67. 폭풍이 지나간 자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스테트가 고양이다운 넓은 아량으로 인간들을 보듬는 이유는, 인간들은 스스로 무지함을 자각하고 보완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유일한 존재라는 점 때문이다. 물론 일부 인간들은 보듬어 줄 수 없겠지만 말이다.

2권의 마지막을 읽으면서, 표지의 고양이 여신상에 대한 메시지를 알게 되었다. 자유의 여신상은 <티무르>와 <알카포네>의 궁전인데, 왜 표지는 고양이일까하는게 계속 의문이었는데 말이다.

인간들끼리 때리고 총질하고, 거기에 인간이 만든 로봇까지 인간학살을 할 때에는, 내가 바스테트에 빙의되서, <내가 왜 이런 인간들을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마지막 바스테트의 연설에서 <바스테트는 이기적인 인간이 아니라 고양이니까 가능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읽은 디디에 반 코뵐라르트의 <식물의 은밀한 감정>과 읽고 있는 <최재천의 공부>에 인간이 자연을 무시하면 화를 당한다라는 메시지를 보았다. 바스테트는 필경사 나탈리와 어떤 고양이 성경을 완성하였는지 내용이 궁금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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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1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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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주님께서는 고양이를 위해 인간을 창조 하기로 하셨다. 인간에게는 관절 달린 다섯 개 손가락이 붙은 손을 만들어 주어 고양이가 필요할 때 즉시 음식과 잠자리 제공하도록 만드셨다.p269 / 24. 고양이 성경 <창세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간이 나왔다. 10대, 20대 시절에 <파피용, 나무, 뇌,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등을 한창 열심히 읽었는데, 삶이 바빠서 한동안 그 책들을 잊고 지냈다. 표지에는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대신 고양이 여신상이 그려져 있다. 여러 버전의 자유의 여신상 중에서 제일 귀엽고 사랑스럽다.



행성은 두 권의 책으로 이루어져 있다. 책은 고양이 바스테트의 관점에서 쓰여진 이야기와 책 속 책인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의 이야기가 교차로 나오되고 있다. 고양이 입장에서 하는 이야기는, 나쯔메 소세키의 소설 <나는 고양이소로이다>와 비슷한 느낌이다. 둘다 인간들의 행위를 냉소적으로 보고 있어서일 거다.



우주여, 제가 이 행성을 통치하게 되길 바라신다면 지금 저를 구해 주소서! p256 / 23. 엎친 데 덮친 격



바스테트는 로망 웰즈에 의해 머리에 제3의 눈이라고 하는 장치(USB단자)를 달았다. 바스테트는 이 장치를 통해 컴퓨터에 접속할 수 있고, 목에 매달린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USB도 읽을 수 있고, 집사 나탈리와도 이야기할 수 있다.



바스테트는 고양이 144마리, 인간 12명, 돼지 65마리, 개 52마리, 앵무새 1마리를 대형 범선 <마지막 희망>호를 태워,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파리에서 뉴욕으로 상륙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내 생각에는 인간들에 의해 이주한거 같은데, 이 이야기는 자의식이 강한 바스테트의 입장에서 쓰여진 글이라 이해하고 넘어가자).



암고양이 바스테트, 수고양이 피타고라스(바스테트 남편/ 샴고양이), 수고양이 안젤로(바스테트 아들), 암고양이 에스메랄다(바스테트의 라이벌), 바스테트의 인간집사 나탈리와 나탈리의 애인 로망 웰즈 교수, 앵무새 샹폴리옹, 보더콜리 나폴레옹, 돼지 바댕테르를 소개하길래 이들이 주요 등장인물(동물)인 줄 알았다. 바스테트가 인간 보다 돼지 바댕테르를 더 똑똑하다고 설명하길래 중요한 동물인 줄 알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살아남은 인물(동물) 수가 점점 줄어든다. 바스테트의 입에서 나오는 명단이 데스노트에 적힌 이름이었나보다.



한마디로 통신이 가능해진 대신 우리의 기억은 모두 소실 된다는 거죠?
p170 / 15. 길고 지루한 토론 중에서



바스테트 일행은 쥐 떼의 공격을 피해 범선에서 파이낸셜 디스트릭트로 다시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로 이동한다. 그곳에서 101인의 부족 대표단을 보게 된다. 실뱅(드론팀), 제시카넬슨(뱅크 오브 아메리카 타워/ 컴퓨터 바이러스 전공), 이디스골드스타인 (파이낸셜 데스트릭트/ 생명공학전공) 등의 인간들은 힘을 합쳐 쥐떼들의 공격에 반격을 가한다. 부족 대표단 의장으로 힐러리 클린턴이 나와서 눈을 비비고 다시 읽었다. 못 이룬 대통령의 꿈을 이 책에서 이루는구나.



사람들의 이름은 흔한, 많이 듣는 이름인데 여기에 나오는 동물들의 이름은 의미심장하다.



이집트 여신의 이름을 딴 <바스테트>, 수학자 <피타고라스>, 노틀담의 꼽추에 나오는 매혹적인 여인 <에스메랄다>, 이집트 학자 <샹폴리옹>, 프랑스 정치가 <바댕테르>, 정복자 <나폴레옹>, 미국 현대문학의 아웃사이더 <부코스키(망할 놈의 예술을 한답시고의 저자)>, 카르타고의 장군 <한니발>, 성 바울로 <폴>이 항서그룹이다.



그리고 악으로 규정된 프랑스 쥐떼 대장 <티무르(몽골 제국의 건설자)>, 미국 쥐떼 대장 <알카포네>와 그를 따르는 <제후들>이 있다.

샹폴리옹이 부코스키에게 잡아먹힌 것은 이집트 문학이 미국 문학의 이단자에게 잡아먹힌 걸로 확대 해석해야 하나? 이게 프랑스식 고급 유머인가, 알아들으려면 사전지식이 많이 필요하겠다. 그런데 몽골 티무르와 프랑스는 무슨 관계일까.




인간들은 신이라는 것을 상상해 만들어 내고 그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들을 서슴없이 죽인다.p124 / 11. 맨해튼 빌딩 꼭대기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은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인데, 이 책에서는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담은, 적 티무르도 탐내는 지식백과로 나온다. 언제 14권까지 내신건지(이 책에서 가상의 14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옴). 고양이 바스테트 보다 멍청하고 개인적인 인간들이 과연 쥐떼들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까.



쥐떼에 대항하는 <항서抗鼠연합> 대 <쥐떼 연합>, 가까운 미래는 쥐 또는 고양이가 다스리는 디스토피아가 될 지 유토피아가 될지 빨리 2권을 읽어 봐야겠다. 그리고 바스테스의 귀에 맴도는 엄마의 목소리가 진짜 그녀의 엄마인지도 궁금하다. 덧붙여서, 자유의 여신상을 점거하고 있는 건 쥐떼들인데, 왜 표지는 고양이 얼굴의 여신상인지, 2권에 밝혀지려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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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고생구 낙원동 개미가 말했다 - "휴, 간신히 여기까지 기어왔네."
송개미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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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 흰 글자들이 눈에 잘 들어와, 제목 “서울시 고생구 낙원동 개미가 말했다”와 그 아래 “휴, 간신히 여기까지 기어왔네”가 부제처럼 읽힌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첫 번째는 표지가 아기자기하니 너무 내 취향이다. 두 번째는 내 (어설프고 힘들었던) 20대를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작가가 결국 고생을 해서 변호사가 된 “인간승리 이야기”를 담고 있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혹자는 “무슨 변호사가 무슨 개미야?” 라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그 중 하나였다. 그래서 궁금해서 읽어본 것도 있다.

이 이야기는 작가가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작가는, 집안 사정이 넉넉치 않아 대학합격통지서를 받자마자 오빠 손에 이끌려 학자금 대출 통장부터 만들었다고 한다. 19살의 소녀가 400만원씩 일년에 두번, 4년동안 대출받을 생각을 하네 얼마나 갑갑했을까 싶다.

프랑수와즈 사강의 어록 중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지만, 나는 버스보다는 재규어를 타고 울고 싶다. Money may not buy happiness, but I'd rather cry in a Jaguar than on a bus.)”는 말이 있다.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돈이 있으면 없는 것보다 삶이 좀더 편안해지지 않을까 싶다.

작가는 대학에 입학 후 과외는 물론 학원, 마트, 호텔, 파티홀 등에서 일한다. 그 중에서 월 30만원만 용돈(교통비, 식비, 통신비, 교재비 등)으로 남기고 나머지는 부모님께 드린다. 물론 부모님도 일을 하시지만, 생활이 궁핍한 건, 추측컨데 갚을 빚이 좀 많았던거 같다.

작가의 아르바이트 이야기를 보면서, ‘세상물정 모르는 대학생을 최저시급 주면서 막 시키는 사람이 아직도 있구나, 나 때도 있었는데’라고 감정이입하며 읽었다. 그리고 자기가 월급 주는 것도 아니면서 정직원이라는 이유로 아르바이트생을 막 대하는 사람들도 아직 있구나 싶다. 인과응보, 벌 받을거다. 나도 대학생 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여러 일을 겪었는데, 나 보다 어린 작가도 이런 일을 관문처럼 겪었다니 씁쓸하다. 성희롱도 섞인 말도 그때는 월급이랑 일당 잘 받아야해서 어색하게 웃으면 넘겼는데 말이다. 나보다 20살은 많은 본사 아저씨들이 대학생 아르바이트생들한테, 젊은 여자들이 같이 야유회 가야 즐겁지라는 말이나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데 남자손님이 주인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여기 얼마 받냐고, 자기 술집에서 일하지 않겠냐는 말, 지금 그말 들으면 버럭 소리를 지를텐데 말이다.

작가는 가난 때문에 연인과도 헤어진다. 결국 작가는 가난의 고리를 끊기 위해, 자기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보기 위해 로스쿨에 들어가 결국 변호사 자격증을 딴다. 로스쿨에 들어가서 공부하는게 많은 돈을 필요로 한다는 것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다. 그래서 책을 읽기 전에는 그냥 “중산층 가정의 아가씨”가 대학 때 알바 조금하고 공부해서 변호사된 이야기인가 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처절하게 공부하고 처절하게 일한 20대에게 바치는 글이었다. 앞으로 백화점에서 플렉스한 신발 신고 꽃길만 걸으시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서울시고생구낙원동개미가말했다 #송개미 #더퀘스트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에세이 #아르바이트 #학자금대출 #로스쿨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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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범죄도 사소하고 가벼운 것은 없다.

p80 2강 악의 마음을 읽으면 범죄를 억제할 수 있다 중에서


표지 문양이 007시리즈 배럴샷과 닮아있다. 그래서 책 표지와 책표지를 닮은 주황색 속지를 볼 때마다, 007시그널 음악이 귀에서 울린다.


권일용 전 프러파일러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자주 뵈었다. 그 후 범죄 관련 프로그램에서 주로 뵙다가 경찰직을 그만두고서는 예능에도 뵐 수 있게 되었다. 얼마 전까지 김남길 주연의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다시보기)을 보고, 그 드라마의 원작자가 권일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범죄 관련 서적을 쓰고 계셨구나. 그리고 이번에 인생명강 시리즈인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가 출간되었다는 걸 알고 읽어보게 되었다.


저자는 최근 들어 사람들이 범죄에 관심을 많이 갖는 이유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내가 언제든지 범죄 노출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라고 한다. 예전에 나도 나와 범죄는 관련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의 발전과 SNS문화가 확장되면서 피싱이나 몰카 등의 범죄에 언제든지 노출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어떠한 동기도 없는 묻지마 범죄로 인해, 원한 관계가 없어도 우리들은 이 범죄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생각한다.


법은 늘 범주에 뒤를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발생하지도 않은 행위를 미리 법으로 차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p54 1강 범죄, 남의 일이 나의 일이 되는 순간 중에서


이 책은 2000년대 일어난 연쇄 살인, 묻지마 범죄와 같은 사건 외에도 최근에 발생한 사이버범죄, 아동학대, 촉법소년들의 범죄 등도 예로 들어 범죄의 심각성과 법이 가야 되는 방향에 대해서 알려 주고 있다. <십 수년전에 만들어진 법이 아직도 개정되고 있지 않고 있다. 사이버 범죄가 날로 늘어나고 있는데 그에 대한 처벌이 구체화 되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는 방송에서 권일용 작가가 늘 하던 말이었다. 과거 과수원에서 수박서리를 하던 촉법소년들과 현재 할머니에게 담배를 사오라고 때리고 이를 영상으로 찍어 유포하는 촉법소년들은 결이 다르다.


히가시노게이고 작가의 일본소설 <방황하는 칼날>에도 촉법소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법이 해결하지 못하게 때문에 피해자의 부모가 직접 복수하는 이야기이다. 법이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피해자는 법을 믿을 수 없고 직접 처벌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법치사회는 무너질 것이다.


이 책에는 가스라이팅과 그루밍의 전형적인 수법과 사이비 종교에 빠지게 되는 상태에 대해서도 서술하고 있다. 가스라이팅, 그루밍, 사이비 종교의 피해자들은 가해자로들로부터 (심리적인) 교묘한 수법에 걸려들어 피해를 본 것이다. 피해자를 동조, 순종, 복종로 만들거나 마음에 부담을 주어 피해자들을 압박한다. 거기에 걸려 들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마음에 단속을 해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걸려든 피해자가 있다면 “왜 바보 같이 당했어?!” 라고 그들을 비난하기 보다는 도움의 손길을 먼저 내걸어야 한다는 것이 권일용 작가의 당부이다.


아이들과 직접 대화를 나눠 보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했을 때 의외로 죄책감을 갖는 경우가 많다. 부모님한테 미안하고, 자기가 이렇게 죄책감을 갖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p104 2강 악의 마음을 읽으면 범죄를 억제할 수 있다 중에서


마지막으로 자식을 키우는 부모로써, 요즘 아이들이 노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는 작가의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일전에 읽은 육아서에도 나오는 내용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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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는 죄가 없다 - 우리가 오해한 신화 속 여성들을 다시 만나는 순간
나탈리 헤인즈 지음, 이현숙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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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리스로마신화처럼 술술 읽혀 내려가는 책이 아니다, 그리스 신화와 10명의 여성에 대해 연구한 인문서적이다. 한 인물당 시대별로 다양한 문학작품(희곡 등)과 항아리와 그림 등을 비롯한 예술품들을 예로 들어 해당 인물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주고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예로 든 예술 작품들을 책에 실어주었다면 독자가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아보는 수고가 덜 했을텐데, 그리고 책을 좀더 수월하게 읽었을텐데.

책 제목이 “판도라는 죄가 없다”길래 판도라에 대해서만 쓴 인문학 서적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책은 판도라 뿐만 아니라 그리스신화 속 여러 여성들(판도라, 이오카스테, 헬레네, 메두사, 아마존 전사들, 클리타임네스트라, 에우리디케, 파이드라, 메데이아, 페넬로페)을 다루고 있다. 이 중 이오카스테와 클리타임네스트라, 에우리디케, 파이드라는 이름이 낯설어서 다른 등장인물 보다 주의깊게 읽었다.

“세상에 온갖 악을 가져온 판도라, 트로이의 왕비인 헬레나, 머리가 뱀으로 되어 사람들을 돌로만들어 버리는 메두사, 여자들만의 공동체를 만든 아마존 전사들, 마녀 메데이아, 오딧세우스의 정숙한 아내 페넬로페”가 지금껏 내가 알고 있는 그녀들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이름을 새로 알게된 오이디푸스의 친어머니이자 아내 이오카스테, 아가멤논 왕의 부인 클리타임네스트라, 오르페우스가 저승에서 데려오려고 한 부인 에우리디케, 의붓아들을 사랑한 파이드라는 악녀 또는 수동적인 여성으로 낙인 찍힌 신화 속 여성들이다.

작가는 남자들의 신화 속에 숨겨진 여자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시대가 흐름에 따라 어떻게 다른 이야기로 변해 왔는지 밝히고 있다. 한 예로 왜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를 벌하기 위해 판도라를 보내고, 모든 재앙에 대한 원망을 단지 “도구로 쓰인 판도라”에게 향하게 했는지 밝히고 있다.

작가는 또한 그리스 신화 속 다양한 상징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베짜기는 정숙한 여인을 나타내는 덕목이며, 여성이 목을 매고 자결하는 것은 순결한 여성의 자살 방법이라고 한다. 이오카스테가 목을 매고 자살하는 것은, 그녀가 결혼하기 전 순결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 신화들이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는 남녀 불평등의 사회였다. 남자들은 여러 여자들과 결혼을 하거나 관계를 맺을 수 있지만 여자는 페넬로페처럼 남편을 위해 평생 정절을 지켜야 했다. 또한 영아 사망율이 매우 높아 지금은 이해가 되지 않는 영아 살인과 방치는 그 당시에는 그리 충격적인 장면이 아니었다고 한다. 우리 애도 많이 죽아나가는 마당에 남의 애의 죽음에 슬픔을 애도할 만큼 감정이 넘쳐나지 않다는 내용이 나온다.

처음 희곡으로 발표되거나 구전으로 나왔을 당시에, 대부분의 여자들은 대사가 없거나 서사가 없었다. 특히, 10,20대의 매혹적인 소녀 또는 결혼적령기의 여자가 아니라면 더더욱 묘사를 볼 수 없었다 한다.

그러나 현대로 돌아오면서 이제 이 이야기는 여성의 관점으로 다시 쓰여지고 있다. 어릴적 당연히 읽었던 그리스 신 아래 여성들의 관점에서 다시 한번 읽어 보는 건 어떨까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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