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이상한 물고기 - 환경 생태 감수성 을파소 그림책 2
나오미 존스 지음, 제임스 존스 그림, 김세실 옮김 / 을파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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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표지 상단에 있는 귀여운 물고기 한 마리가 그려져 있다. 책에서 말하는 이상한 물고기가 이 물고기를 말하는 걸까? 아니다! 이상한 물고기는 표지에 그려져 있는 커다란 플라스틱 페트병을 말한다. 플라스틱 페트병이 왜 이상한 물고기가 되었는지 책장을 넘기면 알 수 있다.


요즘 들어 OO감수성이라는 단어가 여기저기에서 보인다. OO에 대한 차별적이거나 불편한 요소를 감지해내는 민감성을 말한다. <아주 이상한 물고기>는 표지에서 보는 바와 같이 <환경 생태 감수성>을 키워주는 책이다. 자연과 자신의 삶을 연결지어 생각하는 자세, 이에 대한 감각을 키워주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바닷 속 환경오염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의 글을 쓴 나오미 존스와 그림을 그린 제임스 존스는 부부이다. 이들은 <블루 플래닛2>라는 다큐멘터리에서 바닷 속 플라스틱을 보았다고 한다. 당시 2살이던 아들이 물고기와 플라스틱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바닷 속 물고기와 생물들은 어떨까. 아마 여기에서 이 그림책이 시작된 듯 싶다. 만일 바닷 속에서 물고기만한 플라스틱 페트병이 넘실넘실 떠다니고 있다면, 물고기들도 플라스틱을 물고기로 알고 말을 걸지 않을까? 하나의 귀여운 에피소드로 남으면 좋으련만, 현실은 플라스틱섬이 되어 버린 바다, 비닐을 먹고 죽은 고래와 거북이의 기사가 넘쳐나 씁쓸하다.


플라스틱들이 물고기처럼 떼를 이루어 넘실넘실 헤어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조류에 휩쓸려 온 많은 쓰레기들이 바닷 속에 쌓인다고 하더니, 이걸 이 그림책에서 이렇게 그리고 있다.


제로웨이스트에 관한 책이나 환경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책들을 조금 읽었다. 그러나 제로웨이스트 실천이 어렵다. 일회용은 도처에 널려 있고, 손쉽게 손이 간다. 친환경제품은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높아서, 구매를 망설이게 된다. 대나무 칫솔, 친환경 수세미, 설거지 비누를 구매했는데, 손에 익지 않아 보조용으로만 사용하게 된다.


이 책 마지막 장에는, 바닷가에서 쓰레기를 줍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사람들이 모여 함께 조깅하거나 산책하면서 공원일대의 쓰레기 줍는 모임(플로깅)이 있다고 한다. (반은 신체운동, 반은 환경운동으로)


그리고 저자는 친환경제품이나 다회용제품을 사용할 것을 말하고 있다. 일회용 비닐랩이 아닌 친환경 밀랍으로 만든 랩도 있다고 소개해 준다. 손의 열기로 밀착시키는 제품인데, 찾아보니 자연에서 백프로 분해된다고 한다. 처음 보는 친환경 제품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 국내에도 많이 소개되었구나 싶다.


이 책은 누리과정, 초등1,3학년 교과연계 도서이다. 아이와 함께 짧은 글과 그림을 보고, 환경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좋은 책이다. 수 많은 물고기가 나오지만 똑같은 물고기는 없어서 더 재미있다.

(을파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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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하늘은 하얗다 - 행복을 찾아 떠난 도쿄, 그곳에서의 라이프 스토리
오다윤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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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을 한지가 오래되었다. 여권을 갱신하자마자 전세계에 역병이 퍼져 여권이 아주 깨끗하다. 물론 일본도 가본지 꽤 오래되었다. 일본은 우리나라에서 가까운 외국이다. 지금은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내가 대학을 다닐 때에는 무박 2일, 1박 3일하는 저렴한 일본 관광상품이 많았다. 방학 때 아르바이트를 하고, 개학 직전 일본 여행을 다녀올 수도 있을 정도로, 여행 패키지가 저렴했다. 물론 저렴한 대신 숙소나 비행시간 등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육체적으로는 피곤하다.

엄마랑 둘이 도쿄로 여행을 다녀온 적도 있어서, 이 책을 읽고 엄마에게 책의 한 부분을 찍어 메시지로 보냈다. 엄마, 우리 메이지 신궁 갔었잖아, 기억나?

인천국제공항과 일본 나리타국제공항도 있지만, 일본 도쿄여행은 역시 김포공항에서 하네다 공항으로 간다. 공항철도를 타고 신쥬쿠의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으로 역 앞 라멘야에서 라멘을 먹었었다. 미소(된장)라멘 시키라고 했는데, 시오(소금)라멘을 먹겠다고 하다가 그 짠맛에 깜짝 놀랐었다.

이 책은 도쿄 일대와 그 곳의 맛집, 볼거리 정보를 제공한다. 여행에세이인만큼 눈요기할 수 있는 사진들이 많다. 이 책과 같은 여행에세이 및 여행정보지를 꼼꼼히 읽고 갔다면 더 좋은 여행을 계획할 수 있었을텐데. 가게명과 위치, 대표메뉴가 잘 기재되어서 이대로만 따라가도 될 듯하다.

저자는 신쥬쿠 일대와 롯본기, 메이지 신궁, 도쿄타워 등 한국인이 많이 관광가는 장소 외에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도쿄의 공원들도 소개한다. 롯본기와 시부야도 좋지만 볼수록 매력있는 기치죠시도 좋다고 말이다. 10, 20대 때에는 북적대는 곳이 좋지만, 회사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다 보니, 나도 어느새 한적한 공원과 호수와 꽃과 나무가 좋아졌다. 작가도 비슷한 감정을 느낀거 같다.

저자는 중학교 때 나카시마 미카의 노래를 접한 이후 덕질을 하면서 일본공부를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나카시마 미카는 유키노하나(눈의 꽃)라는 곡으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가수이다. 이 노래를 박효신이 한국가사로 불러 더욱 유명해졌다. 저자는 그 후 일본에 대한 동경으로, 도쿄대학에서 석사공부를 하고 항공사, 일본에 있는 일본기업과 일본주재 글로벌기업에서 일을 하다가 지금은 번역일을 하고 싶어 귀국 후 번역공부 중이라고 한다. 그래서 도쿄 모습 사이사이에 자신의 이야기와 일본거주 경험자로서의 일본생활팁도 넣어놨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갔던 그대로인 곳도, 변한 곳도 있는 것을 보며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벚꽃이 피는 일본의 4월에, 일본에 다시 가보고 싶다. 아이가 있으니 토토로가 있는 지브리스튜디오랑 오사카 유니버셜스튜디오랑 도쿄 디즈니랜드도 가고 싶다!

(북하우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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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스트 걸 얼라이브
제시카 놀 지음, 김지현 옮김 / 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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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러분, 집으로 데리고 가세요! 바로 여기 우리 곁에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소녀! 럭키스트 걸 얼라이브!

p365

표지 속 한 여자가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머리는 은박지로 코딩되어 있어 빛을 받을 때마다 반짝거리며 다른 색으로 변한다. 얼굴의 절반 이상은 보라색으로 가려져 있다. 우리는 그녀의 한쪽 눈과 코의 일부분, 입술만 확인할 수 있다. 진짜 온전한 그녀는 볼 수 없는가!

출판사는 이 책이

올 여름 가장 강렬한 스릴러, 

미드 <섹스앤더시티>의 캐리 브래드쇼와 

영화 <나를 찾아줘>의 에이미를 결합한 것이라 말하고 있다. 

럭키스트 걸 얼라이브(Luckiest Girl Alive),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소녀 살아남다, 라는 제목이 의미하는 건 무엇일까? 형사의 말 같은 비야냥일까, 아니면 자신을 향한 칭찬인 것일까.

첫 장에서 주인공 아니 파넬리(본명: 티파니 파넬리)와 약혼자 루크 해리슨 5세는 신혼집에 들어갈 주방용품을 쇼핑하고 있다. 일본제 주방용 칼로 유명한 <슌>을 쇼핑하며, 아니는 이걸로 약혼자 루크를 찌르고 싶은 강렬한 욕구를 느낀다. 아니는 나를 찾아줘의 에이미처럼 겉으로는 세상 착한 척 하며 진짜 사람을 죽이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장을 넘겼다. 중반부에 총을 보면서도 이걸로 죽이는 건가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스릴러 다음에 펼쳐진 이야기는 섹스앤더시티의 캐리, 사만다의 이야기처럼 뉴요커의 일상으로 흘러간다. 이 책은 미국에서 2015년에 출간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쯤에 한참 회자된 미드와 닮아있다.

이 책은 분류상 스릴러장르에 속해 있기는 하나, 나는 미스터리 성장소설로 읽었다. 물론 아니 파넬리는 일반 사람들은 흔히 겪을 수 없는 순탄치 않은 과거를 경험했다. 그래서 그녀는 티파니 파넬리에서 아니 파넬리로 이름까지 고쳐가며 과거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나는 이 모든게 하나의 성장소설 같았다. 벗어나고자 하는게 범죄냐 실수냐에 따라 장르가 바뀔 수도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어린 시절, 학창시절 숨기고 싶은 크고 작은 흑역사 같은게 있지 않은가.

이 책은 과거와 현재가 반복되는 형식이다. 현재는 28살의 아니 파넬리와 명망있는 가문의 약혼자 루크 해리슨 5세 (32세), 그리고 아니의 뉴욕집과 그녀의 회사 위민스 매거진 잡지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과거는 14살의 아니 파넬리가 명문 브래들리에 전학가면서 올리비아, 힐러리, 페이턴, 딘 바턴, 리엄 로스 무리와 베스(샤크), 아서 피너먼 무리에 끼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그리고 아니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앤드루 라슨까지 등장하면서 혼란이 왔다.

아니는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누구에게도 정확하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읽는 내내 무슨 일이 있었지는 조각을 맞추며 읽어야 했다. 그러던 차에 과거 브래들리학교에 관한 HBO방송국의 다큐멘터리 <다섯 친구> 인터뷰 요청이 들어온다. 아니가 승낙하고 인터뷰장에 나타나면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탄다.

성장소설과 스릴러가 맞닿아있는 <럭키스트 걸 얼라이브>. 아니는 정말 운 좋게 살아남은 걸까, 아니의 의도대로 아니만 살아남은 걸까. 과거에 벌어진 일과 현재의 일을 함께 읽으며 과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성장소설과 미스터리 스릴러를 좋아한다면 너무 잔인한 부분이 많지 않으므로 가볍게 읽어도 좋을거 같다.

(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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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전쟁편 - 벗겼다, 끝나지 않는 전쟁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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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우린 지금 전쟁이 없는 가장 평화로운 시대를 보내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의 조부모 세대는 전쟁을 직접 겪었고, 나의 부모 세대는 종전 후 어려운 시대를 겪었다고 한다. 그에 반해 나와 우리 세대는 전쟁을 직접 겪지도 않았고, 전쟁 여파로 인한 피해도 보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은 좁은 지역에 국한된 것임을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통해 깨달았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아직도 아프리카와 중동 일부 나라 등에서는 아직도 전쟁 중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tvN에서 벌거벗은 세계사를 본 적이 있다. <헤이트_혐오의 역사는 왜 반복되는가>, <동급생>,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국 근대사>을 읽고 전쟁사에 관해 더 배우고 싶었다. 그러던 차에 벌거벗은 세계사 중 전쟁사 부분만 한권의 책으로 발행되었다고 해서 읽어보았다.


이 책은 <프랑스와 영국의 백년전쟁, 미국독립전쟁, 아편전쟁, 메이지유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 베트남 전쟁, 소말리아 내전, 아프카니스탄 전쟁, 유고내전에 이어 최근에 일어난 우크라이나 전쟁>을 다루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의 백년전쟁, 미국독립전쟁은 너무 오래 전 일이고, 내가 살고 있는 한국과 밀접한 관련이 없는 전쟁사라는 생각에 제3자의 눈으로 유럽과 미국 역사를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으며 지나갔다(물론 거시적으로 보면 다 관계가 있다).


잉글랜드의 왕이 프랑스 왕이, 프랑스 왕위세습을 놓고 문제가 불거지면서 백년전쟁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17살 양치기 소녀 <잔 다르크>가 나타나 극적으로 프랑스를 구했으나, 결국 정치적인 이유로 잉글랜드에 팔려가 화형을 당했다는게 참 어이없다. 그러다가 또 정치적 이유로 잔 다르크 사후 프랑스에서 그녀의 명예가 복권되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세계1,2차 대전을 겪으며, 전쟁기금을 걷을 명목으로 그녀를 이용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일제강점기에 잔 다르크의 전기가 <애국부인전>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퍼졌고 유관순 열사도 읽었다고 한다.


미국독립전쟁은 결국 영국의 식민지에서 독립하고자, 북아메리카 대륙에 있는 영국 식민지 13개가 힘을 합쳐 싸운 이야기이다. 그런데 원주민 입장에서 보면, 왜 남의 영토에 유럽인들이 들어와 싸우는지 모를 일이다.


아편전쟁과 메이지유신에 관한 일은, 당시 우리나라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전쟁이라 화가 났다. 왜 유럽인들이 몰려와서 동북아시아의 개항을 요구하고 싸움을 거는지, 그 피해가 우리나라에까지 영향을 미쳤는지 감정이입이 되었다.


일본의 내분을 바깥의 전쟁으로 돌리자는 것입니다. _중략_ 전쟁에서 이기면 조선을 얻고 져도 불만 세력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p146 벌거벗은 메이지유신 중에서


미국에게 당한 불평등조약을 조선(대한제국)의 강화도 조약으로 갖다쓴 일본 전쟁사를 보니, 화가 난다. 일본은 전쟁이 돈이 된다는 걸 알고 대만, 조선 등에서 차례차례 전쟁을 일으켰다고 하니, 돈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렇게 죽어갔구나 마음이 아프다.


영국의 이중약속이 빌미를 제공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한다.


한국군도 참전한 베트남 전쟁은 미국이 최초로 패한 전쟁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해방 후 우리나라처럼 공산진영과 자유진영이 베트남 중앙에 휴전선을 그어, 공산주의 북베트남과 민주주의 남베트남으로 가르면서 비극은 더욱 심화되었다고 한다. 고엽제와 네이키드 팜에 관한 설명을 들으니 전쟁이 더욱 와닿는다. 어린 여자아이가 공포에 질려 뛰어나오는 사진이 전쟁의 실상을 알려준다.


최근 모가디슈라는 영화로도 알려진 소말리아 내전은 독재와 부패한 정부에 의해 일어났다. 물론 아프리카를 임의로 나눈 서구 열강의 잘못은 기본적으로 깔려있다. 소말리아는 기근이 심해, 먹고 살기 위해서 민병대에 들어간다고 한다. 돈도 주고 밥도 주고 무기도 주니까. 또한 미래 희망직업 1위와 최고의 신랑감 후보가 <해적>이라고 한다. 해적지원기금을 전담하는 은행도 있고, 소말리아해적을 지원하는 유럽과 아시아의 투자자들고 있다고 하니, 전쟁을 막는 것인지 하라고 부추기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프카니스탄 전쟁은 tv에서 본 것인데, 고문이 너무 잔인해서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기억나는 한 장면은, 아프카니스탄 방송국에서 앵커 같은 사람이 방송을 하고, 그 뒤에 세 네명의 무장군 같은 사람이 앵커를 향해 총을 들고 있다. 총이 발포되면 방송으로 앵커의 죽음을 국민들이 봐야하는 것이다.


현대에 가까워질수록 책에 첨부된 자료들이 잔인하다. 삽화가 아니라 실제 사진을 넣어놨다. 시체의 모습도 보이고, 피격당한 사람들의 신체훼손 사진도 있다. 또한 고문당한 사람들의 실제 모습도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한손으로 사진을 가리고 읽은 내용도 있다. 인간이 인간에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는 것인가.


내가 회사생활을 할 때 유고의 관공서에 업무서류를 제출해야 했던 적이 있다. 우리 회사측에서 몇 년만에 연락을 한 것이다. 서류를 준비해서 유고쪽 사무소에 연락을 했더니, 국가가 나눠졌으며 분리된 각 국가마다 각각 연락하라고 했었다.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 지도를 꺼내고 각 사무소 연락처를 찾기 시작했다. 그때는 몰랐는데, 국가가 분리된 이유를 이 책에서 찾았다. 그리고 평화적인 독립/분리는 없다는 것도 말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전쟁으로 사망하고 부상당한 사람들의 숫자가 백단위, 천단위를 훨씬 상회한다. 여름철 물놀이를 하다 사망한 한 두 사람의 일을 뉴스로 전해들어도 안타까운데, 전쟁으로 인한 사상자의 수는 너무 예상 밖이다. 처음에는 놀랍다가 나중에는 점점 감흥이 없어진다. 물론 뉴스를 보고 인터뷰를 들으면 눈물이 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한다. 그러니 사망자 1명이라는 수치는 손으로 꼽을 수 있는 현실적이라 숫자인데 반해, 사망자 1만명은 거짓말 같은 숫자라 쉽게 머릿 속에서 받아들이지를 못한다.


다른 사람도 내 집에서 마음편히 쉴 수 있는 평화가 오기를 바라며 감상평을 끝낸다.


(교보문고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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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이름 책고래숲 6
김태란 지음 / 책고래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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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손에 잡혀 끌려다니는 표지 속 여자는, 꽃들 사이에서 느긋하게 바람 맞는 걸 좋아하는 여자였다. 긴 생머리 나부끼며 온전히 바람을 맞던 여자는, 이제 머리를 곱게 손질할 시간이 없다. 긴 머리를 틀어올려 끈으로 질끈 묶고 아이를 따라 나설 뿐이다.


최근 나는 아이랑 많이 다툰다. 즐거운 때는 한없이 사이가 좋다가, 어떨 때는 크게 다투고 각자의 공간으로 들어간다. 아이가 아주 어릴 때는 밥 잘 먹고 건강한 것만 바랬는데, 아이가 커감에 따라 아이에게 바라는 것이 많아졌기 때문일 거라 생각은 한다. 그럼에도 욕심과 바람은 놓을 수 없기에, 온전한 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기에 오늘도 싸운다.

어느 날은 내가 왜 온전히 <나>의 일이 아닌, <아이> 때문에 기운을 쓰고 힘들어야 하는지, 아이를 이해하고 싶지 않은 날에는 더 크게 싸우는거 같다. 나도 엄마이기 전에 감정을 가진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아이가 태어나고 성인이 될 때까지를 그리고 있다. 지금 우리는 이 책은 중간 부분에 해당한다. 서로에게 큰소리치는 구간이다.

이 책을 읽기 직전에도 아이랑 한차례 다툼이 있었다. 내가 학교를 다니고 회사를 다닐때는 , 팀플레이가 아니라 개인플레이를 할 때가 많았다. 물론 팀별 발표를 할 때도 있지만, 과제며 시험 등은 온전히 내가 스스로 노력해서 치뤄야 하는 일이었다. 회사 또한 도움을 주거나 받을 수 있지만 해당 업무를 처리하고 평가받아야 하는건 오로지 나의 몫이었다. 그러던 내가 아이를 낳고, 내가 사라지고 <누구의 엄마>라는 틀에 갇혀, 밖에서 아이와 내가 한 팀이 되어 움직여야 했다.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놀이터에서 친구랑 싸우면 내가 사과해야 했고, 아이가 학교 가기 전 한글을 못 떼면 내가 죄인인양 작아졌다.

혹자는 그 나이면 한창 예쁠땐데 왜 다투냐고 의아해한다. 삶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다. 내 삶은 비극은 아니지만, 삶을 마주하는 사람들에게는 힘듦이 있다. 10년 후의 내가 지금을 돌아보면서, 왜 그랬냐고 물어볼거 같다.

나도 우리 엄마가 있다는걸, 나도 울 엄마의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아이에게 알려줘야겠다. 나는 누구의 엄마가 아닌, 책 읽는거 좋아하고, 맛있는거 먹는거 좋아하는 한 사람이라는 또다른 이름이 있다.

(책고래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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