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불가능 대한민국 - 고도성장의 기적 이후, 무엇이 경제 혁신을 가로막는가 서가명강 시리즈 26
박상인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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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에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줄임말인 <서가명강>은, 내가 좋아하는 도서시리즈물 중 하나이다. 대학교 수업답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서울대 교수진)들이 자신의 분야에 대해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도 읽을 수 있게 쉽게 쓰셨다고는 하는데, 전문분야가 나오다 보니 학설이나 논문에 나온 내용을 설명할 때는 조금 어려울 수 있다.

서가명강26번째 이야기는 경제경영에 관한 것으로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박상인 교수가 맡았다. 책 제목이 <지속 불가능 대한민국>으로 굉장히 자극적이다. 대한민국은 어째서 지속 불가능일까? 책 표지를 보니 아파트 같은 건물이 실에 묶인 채 공중으로 끌려가고 있다. 그리고 건물의 바닥 일부는 녹아내리고 있다.

<지속 불가능 대한민국>은 경제력이 한 기업에 집중되면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서구열강들과 비교했을 때 경제적으로 낙후되어 있었다. 1950년대에는 다른나라들로부터 원조를 받고 있었으나, 1960년대로 접어들면서 원조도 서서히 끊기게 된다. 게다가 한국이라는 나라는 천연자원도 풍부하지 않다. 그래서 한국은 외국으로부터 돈을 빌려 국가살림을 꾸리게 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타국으로부터 빌려온 돈을 갚기 위해 수출을 장려하고, 수출을 많이 한 기업에게 큰 혜택을 준다. 그래서 기업이 점점 커져 오늘날 한국의 재벌들이 생겨나게 된다. 화장품을 만들었는데 용기 만드는 회사가 없어, 용기까지 만든 기업의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그래서 오늘날 많은 한국기업들이 다양한 계열사를 두고 있구나 이해가 되었다.

예전 뉴스에서 한국의 <재벌>이라는 것은 독특한 기업문화로, 옥스퍼드 영어사전에도 재벌을 그대로 발음한 <Chaebol>로 등재되어 있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정책으로 재벌문화가 사라졌고, 일본의 경우 2차 세계대전 미국 맥아더 장군에 의해 사라졌다고 한다. 다른 나라의 경우 대기업을 가족이나 혈족에게 물려주는 것이 (법적 제제 등으로) 흔치 않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가업을 이어받는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큰 반감이 없었나.

경제성장의 세가지 이론이 있다고 한다. 세계 경제성장 100년을 돌아볼 수 있어 주의깊게 읽어보았다.

1. 솔로(Solow) 성장 이론_ 물적자본의 축적이 경제 성장을 이끈다. 산출량과 생산요소의 투입량 사이에는 일종의 함수관계가 있을 수 있는데, 이를 '생산함수Production Function'라고 한다. 산출량은 생산함수(물적자본, 노동력, 기술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

2. AK 성장 이론 (1970년대 이후 인적자본의 중요성 인식)_ 성장률은 결국 저축률 또는 투자율에 의해서 결정된다. 산출량은 생산함수(물적자본, 노동력, 기술 수준, 인적자본과 R&D자본)에 의해 결정된다.

3. 슘페터주의 성장이론(Schumpeterian Growth Thoery)_ 자본축적이 아닌 새로운 도전이 일어날 수 있는 기회와 유인(재산권 보호)이다.

한국의 경우 1960년대 이후 막대한 물적자본과 노동력, 높은 기술수준을 통해 국가대표선수 기업이 막대한 부를 창출하였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기회의 차이가 현대 미국과 서구유럽의 경제성장 차이를 만들었다. 슘페터주의 성장이론에 맞춰 한국에서도 새로운 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고 그 기업의 재산권을 보호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즉 기존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업(가)를 키워야 한다. 이제 모방형 성장 체제에서 혁신적 성장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2019년 기준 한국은 제조업 비중이 GDP의 25.2%를 차지할 정도로 높으나(제조강국인 일본이나 독일의 경우 20% 내외), 뉴스에서 들어 익히 알 수 있듯이 한국제조시장은 로엔드(Low-end)시장과 하이엔드(High-end)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넛 크래커 Nut-Craker)가 되었다. 한국 제품은 아래로는 중국 제품 등에 밀리고 있고, 위로는 미국이나 유럽제품에 밀리고 있다. 가성비 좋은 샤오미 제품, 세계 1위 애플 제품에 대해서 예를 들고 있는데, 우리집에서도 쓰고 있는 샤오미 청소기, 야플 휴대폰…책 내용에 공감이 갔다.

한국은 아직까지 자동차나 전자제품에 있어 한 두 기업이 독과점을 하고 있어, 변화하는 시장에서 다른 나라와 경쟁이 어렵다고 한다. 수주업체가 하나라 하청업체가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기도 하고,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 또한 한국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 간 급여와 4대보함, 기타 베네핏 등에 급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물론 서유럽이나 일본 등도 차이는 있지만 한국처럼 급격하지는 않다고 한다. 당연히 생각했던 것들이 외부에서 보면 당연치 않은 것들이었다.

자본주의는 경쟁하지 않으면 발전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 대기업은 지금 자국 내에서 경쟁 상대가 없다. 지금 상태라면 대한민국은 지속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1세기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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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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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1957년에 신랑과 신부 둘 다 결혼에 동의할 것을 요구하고, 일부다처혼을 금지하고, 친인척 8촌까지 근친결혼을 금지하는 서양식 민법을 통과시켰다. 그후로 다양한 법 개정이 이루어지면서 한국 사회는 가부장적인 집약적 친족 관계에서 한층 더 멀어졌다. 1991년, 마침내 상속권이 동등하게 바뀌어 이제는 아들과 딸이 똑같이 상속을 받는다. 이 세 아시아 사회 모두에서 가톨릭교회 아래에서 중세 유럽을 지배하던 '유럽 결혼 양상 (European Marriage Pattern)'이 위에서부터 아래로 신속하게 시행되었다.

p598 <Chapter 14 총, 균, 쇠 그리고 다른 요인들> 중에서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은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어릴 적부터 학교에 들어가 교육을 받고 직업을 선택하고 시간을 아껴가며 일과 공부를 한다. 학교의 선생님은 나와 친인적 관계가 아니고, 직장의 사장님이나 선후배/동료 역시 나와 친인적일 가능성은 낮다. 일정한 나이가 되면 결혼을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다. 결혼을 할 경우 일부일처제에 따라 한 사람과 혼인서약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한국 법에 따라 처벌받는다. 종교는 가질 수도 있고 안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위험한 일이 생길 경우 내가 아는 다양한 신들 중 하나에게 기도를 할 수는 있다.


이런 생활방식이 너무나 익숙해서 살아가면서 크게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이 책 위어드 Weird의 사전상 뜻은 ‘기이한, 기묘한, 기괴한’이다. 그러나 아라 노렌자얀, 스티브 하이네와 이 책의 저자 조지프 헨릭이 2010년 <세계에서 가장 이상한 사람들>이라는 논문을 발표하고, 심리와 행동 실험에서 가장 흔히 활용되는 인구 집단에 W.E.I.R.D.라는 이름을 붙었다. 그 후 WEIRD는 교육 수준이 높고 산업이 발달하였으며 부유하고 민주주의가 지배하는, 서양의 흔히 국제 사회의 주류라고 여겨지는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가리키는 말(국제영어대학원대학교신어사전에서 발췌)로 등재되어 있다.


즉 WEIRD Western, Educated, Industrialized, Rich, Democratic의 약자이다. 위어드의 세계에 익숙해 한번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는데, 이 책은 위어드가 왜 생겨났는지, 왜 기이하다고 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행동심리학은 주로 서양(유럽, 미국 등)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되고 연구되었다. 그러다보니 그 결과는 전세계에서 통용될 수 없고, 서양에 한정될 수 밖에 없다. 또한 서양 내에서도 자식을 대학에 보낼 수 있을 정도의 경제력을 가진 가정, 대학에 올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을 가진 사람, 대학생 정도의 나이에 한정하여 연구하고 그 결과치를 낸 것들이 많다. 한 동안 행동심리학자들은 이 근거를 가지고 전세계인들을 이 기준에 맞춰 줄을 세우려고 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논문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근거를 가지고 세계 여러나라의 사람들을 파악할 수 없다. 그래서 위어드 WEIRD는 이상하고 기괴하다.


중세 유럽은 카톨릭 중심국가가 많았다. 카톨릭은 친족간의 결혼을 금지한다. 그래서 친족/씨족 사회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배우자를 찾아 먼 곳으로 떠나야 했다. 중세 카톨릭교회에서는 사람들이 구원받기 위해 교황, 주교, 사제 등을 통해 죄를 씻어야 했다. 그러나 면죄부 판매, 카톨릭 교회의 부정 등이 원인이 되어 마르틴 루터는 종교개혁을 일으켰다. 신교가 탄생한 것이다. 신교(기독교_프로테스탄트)는 사람들이 스스로 죄를 씻고 구원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경을 스스로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신교를 믿는 이들은 글을 배우기 시작한다. 씨족사회가 무너지고, 문자를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은 익명의 사람들끼리 모여들기 시작한다. 그들은 기독교 교리에 따라 근명성실해야 하기때문에 시간을 아껴서 일을 한다. 속으로 나쁜 생각을 한 것은 실제로 나쁜 생각을 한 것과 같이 여기기 때문에, 나쁜 마음을 먹고 겉으로는 선하게 보이는 행위를 극도로 부정하게 여긴다.


속마음과 다른 겉치레에 대해서 많이 배워온 나는 의아했다. 실험결과를 보니 한국(서울)의 경우 집단주의 성격이 높다. 나는 위어드쪽에 속한다고 생각했는데 몇몇 사례들은 나를 비위어드로 만든다. 유대인의 경우 마음 속으로는 부모를 싫어하더라도 겉으로는 안부인사도 하고 살갑게 대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의 기독교 위어드의 경우, 그 행위를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겉과 속이 다르기 때문이다.

범죄행위의 경우, 고의냐 실수냐를 두고 위어드 집단과 비위어드 집단의 의견도 다르다. 나의 경우 범죄행위가 살인과 같은 중대행위가 아닐 경우, 예를 들면 실수로 자기 가방인 줄 알고 남의 가방을 가져간 경우 고의로 가져간 것 보다 처벌이 가벼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유럽 위어드집단은 고의와 실수 모두 동일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세유럽은 결혼가족강령(친족간 결혼금지, 일부일처제, 부모로부터 독립거주 등)으로 씨족, 친족간의 결속력이 약해지고 대신 타인과 학교, 종교, 도제, 상업길드 등으로 묶이게 된다. 전혀 모르는 타인과 계약이 이루어지므로 법이 구체적으로 발달하게 된다. 당시 아시아로 대표되는 중국이 친족간 신뢰를 기반으로 계약를 한 것과 대비된다. 중세유럽의 결속력은 학교로 이어지고, 중세 유럽에 대학교가 다수 설립되는 계기가 된다. 대학에서는 기존의 가치를 뒤집는 다양한 의술과 과학, 천문학 등이 발표된다. 또한 집단 보다는 개인에 집중하므로, 이때 부터는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었을 경우 최초발견자의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보일의 법칙, 피타고라스의 정리(처음에는 피타고라스의 이름으로 불리지 않음) 등이 그러하다.


비개인적 친사회성이 높고, 공평한 규칙 준수를 바라고, 인내심이 높고, 개인중심적인 위어드 WEIRD의 결과를 보여주고 다른 나라와 비교하는 내용이 흥미로웠다. 나는 당연히 위어드 WEIRD 성향이 높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들을 보니 위어드도 비위어드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서 있었다.

유명한 마시멜로 실험도 어떤 집단에서는 유효한 실험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았다. 실험실에 마시멜로 1개를 놓고 기다리면 더 많은 마시멜로를 준다고 아이들에게 약속했을 때 오래 기다린 아이가 인내심 높은 아이이고, 그 아이들이 나중에 더 성공할 수 있다고 알려주는 실험이다. 그러나 수렵채집을 하거나 서구 위어드 WEIRD집단 보다 덜 문명화된 바카야족이나 하드자드족은 모든 것을 공유하므로 지금 하나를 받느냐 나중에 다섯개 받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내일 받는 다섯개가 모두 내 소유가 아니고, 앞서 제시된 물건도 온전한 내 소유가 아니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인간에게 주로 있는 다섯개의 독자적 인성(p486 참고)이 지구상의 모든 인간이 아닌 WEIRD에 한정된 것일 수 있음을 다시금 깨달았다.


그와 동시에 양성평등의 수준과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서 우리의 가족이 재조직화 및 축소되고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점차 우리의 육체노동과 가장 힘든 인지 업무의 다수를 대신하고 있다. 전자상거래가 늘어나고 금융 거래 보안이 강화되면서 평판을 철저하게 관리할 필요성이 줄어들고, 낯선 사람을 신뢰하고 협동하려는 우리의 내면화된 동기가 약해질지 모른다. 이런 신세계를 마주하면서 우리의 마음이 계속 적응하고 변화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p612 <Chapter 14 총, 균, 쇠 그리고 다른 요인들> 중에서


첫번째 밀레니엄에서 서구 위어드 WEIRD는 이슬람, 중국, 인도 보다 발전이 더뎠다. 그러나 두번째 밀레니엄에서 서구 위어드 WEIRD는 뛰어난 발전(소득 등)을 보이고 있다. 세번째 밀레니엄은 어디가 가장 발전되고 어떤 모습으로 진화될지 궁금하다.


위어드 WEIRD의 성향과 이를 비교한 다양한 집단의 사례, 특히 내가 한국인이다보니 한국(서울)이 예시로 나온 자료에 눈길이 간다. 서구문명과 우리의 모습을 비교하고 싶은 분들은 한번 읽어봐도 무방할 듯하다.


(21세기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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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잘 부탁해, 도쿄! - 도쿄 새내기의 우당탕탕 사계절 그림일기
장서영 지음 / 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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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해외여행을 못 갔다. 그래서 책으로나마 여행을 가고 싶어 읽어보았다. 도쿄 여행서적인 줄 알고 책장을 열었는데, 도쿄에 거주 중인 한국인이 1년 동안 일본에서 있었던 일을 기록한 에세이였다. 매우 잘 정리된 타인의 다이어리를 대놓고 훔쳐보는 느낌이었다. ^^ 회사와 집구조, 입고 다니는 옷 등 지극히 개인정보도 있어 진짜 잃어버리면 안되는 다이어리 같은데... 책으로 나왔다!


이 책 초반부에는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작가 본인의 간략한 소개가 나온다. 이 책은 가을인 9월부터 시작해 겨울과 봄을 거쳐 여름인 8월에 이 책이 마무리된다. 왜 9월부터 시작할까? 궁금하다. 이 책에는 작가가 한달동안 여행간 곳, 먹었던 음식, 취미활동(뜨개질)한 것을 그림으로 그려놓았다. 그리고 그림 옆에 소소한 메모를 적어놓았다. 음식을 너무 잘 그려놓아서 실제 음식이 어떤 모습인지 짐작이 간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웹툰 <오무라이스 잼잼> 생각도 난다.


중간 중간 영국카페인데 아메리카쿠키세트를 판다는 둥, 킷삿텐이 카페와 어떤 점이 다르다는 둥 작가의 사설을 적어놓았다. 예전에 다이어리를 꾸밀 때, 나도 다이어리 구석에 작게 적었을 법한 내용이라 공감이 간다. 물론 나는 작가만큼은 다이어리(에세이)를 잘 꾸미지 못했지만 말이다.


여행간 곳의 풍경과 음식사진, 뜨개질 결과물은 그림으로 그려놓았는데, 카페나 가게 영수증, 가게 명함 등은 사진으로 남겨 놓았다. 그래서 날짜 도장을 보고 이 날짜에 실제로 다녀왔구나 추억할 수 있다. 책 제목에 <도쿄>가 들어가는 만큼 도쿄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나가노, 나라, 고베 등으로 여행을 가서 도쿄 뿐 아니라 일본의 다른 지역 풍경도 엿 볼 수 있다.


예전에 도쿄에 갔었는데, 책을 통해 도쿄가 그리워졌다. 시부야의 하치 동상, 세븐일레븐 오니기리, 이자카야의 완두콩...... 조만간 기회가 되면 신주쿠역 근처 라멘집도 다시 가보고 싶다.


(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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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에서 보낸 눈부신 순간들 - 그래픽노블로 만나는
존 포슬리노 지음, 강나은 옮김,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원작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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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데이비드 소로(이하, ‘소로’라고 함)가 월든 호수가에서 지낸 2년(1845.07~1847.09)간의 기록을 펴낸 것이 월든이다. 최근 읽었던 책에서 소로라는 인물과 월든 책이 인용되어 한번 읽어보려고 마음 먹고 있었다.
민음사에서 출판된 <월든>, 해냄 출판사에서 출판된 <비로소 내 마음의 적정 온도를 찾다>를 집에 두고 곧 읽어야지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월든 책이 이 책과 달리 좀 두껍다). 책을 사놓고 묵혀놓고 있어 마음이 무거웠는데, 월든을 그래픽노블로 엮은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책 초반부에 D.B. 존슨이 소로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계기로 월든이 썼는지 간략하게 소개해준다.

소로는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교사가 되나, 아이들을 체벌하라는 지시를 받고 교사를 그만둔다. 1800년대면 미국에서도 아동인권의식이 낮았을 때이다. 체벌이 당연하다는 의식이 팽배했는데, 이를 거부하고 일을 그만둔 것 자체가 시대를 앞서나간 사람같다. 후에 노예제도와 인두세 거부에서 시작된 시민불복종도 시대를 앞서나가는 생각이고 말이다.

소로는 글을 쓰고 싶었는데 생계를 위한 돈벌이를 하면서 글을 쓰기 어렵다고 느낀다. 그러나 형의 죽음과 자신이 병과 싸우면서 깨달음을 얻는다. 원하던 글을 써야겠다고! 마침 아버지처럼 따르던 에머슨이 월든 호수가 옆 삼림지를 구입한다. 그래서 소로는 그 땅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콩과 감자를 기르며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한다.

그래픽 노블을 읽고 책 뒤에 나온 <해설로 다시 만나는 소로> 즉, 작품해설을 읽었다. 그림체가 단순하고 간결해서, 그림작가 그림체가 원래 이런건가 생각했다. 그래서 그림작가의 작품 킹캣코믹스를 살펴보았다. 이 책 그림체 보다 선이 더 복잡했다.

작품해설을 보니 소로의 글을 참고해서 단순하고 의미있게 그린걸 알았다. 소로의 복장, 에피소드, 소로의 오두막에 침입하는 쥐까지 해설 글로 설명해 놓았다.

소로는 오두막에서 사는 동안 자연을 사랑하고 그 속에서 소박하게 사는 법을 깨달았다. 1년에 6주만 일하면 생활하는데 필요한 돈을 벌 수 있고 원하는 글을 쓸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나같은 범인이 보기에는 소로만큼 소박하고 자급자족하고 미니멀리즘하게 살아야해서, 어려울 것 같다.

소로는 폐결핵 진단을 받고 마흔 넷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월든과 시민불복종을 집필하고 인권에 관해 연구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를 시인, 산문가와 더불어 시민운동가로 부르기도 한다. 150여년이 지난 현재를 보고 소로는 무엇이라 말할까. (최근에 자연과 인간을 다룬 ㄴ샹태학 책을 읽어서) 소로가 쥐에게 식사를 나눠주는 장면과 부엉이를 지켜보며 잠든 장면에서 많은 생각을 한다.

(얼에이치코리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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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어른의 하루 - 날마다 새기는 다산의 인생 문장 365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윤연화 그림 / 청림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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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달력이 나오는 것을 통해 한해가 끝나는 것을 깨닫는다. 올해도 서점에서는 책과 그림이 결합된 의미있는 달력이 나오고, 은행에서는 홍보용 달력을 비치하고 있다. <다산, 어른의 하루>는 다산 시리즈를 펴낸 조윤제 작가가 다산 정약용이 살아생전 새겨들었을 <맹자, 논어, 공자, 도덕경, 중용 등>의 글귀를 일력으로 펴낸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조선 후기 문신이자 실학자이며, 정조의 총애를 받은 인물이다. 또한 그가 발명한 거중기는 화성 축조에 사용되었어 건축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다산 정약용의 실제 삶은 아직도 영화나 소설로 그려지고 한다. 또한 그를 모티브로 하여 가상의 명탐정이나 명발명가로 각색하기도 한다.

다산 정약용의 편지를 묶은 <유배지에서 보낸 정약용의 편지>를 읽어보면, 유배지에서조차 그는 닭이 우는 새벽에 일어나 밤늦게까지 유교의 기본 경전인 사서삼경을 공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가 읽은 책들을 이해하기 위해 자기만의 해석을 달아 글을 썼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선비로서 긍지를 가지기 위해 선비가 해야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짓고 그의 아들과 그 제자들에게 이러한 가르침을 전달한다.

그가 살아온 생애와 그의 편지를 읽으며 스스로 실천한 그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다산 정약용이 마음 속에 새긴 문구가 무엇인지, 세세히 알 수 없어 궁금했다. 그런데 이 일력에는 <맹자, 논어, 공자, 도덕경, 중용 등>는 물론 그가 지은 책의 중요 문구가 하루에 한 구절씩 적혀 있어, 그가 생전에 이런 것들을 읽으며 이런것들을 생각하며 후손들에게 이렇게 살라고 한 것이구나 엿볼 수 있다.

매년 나오는 달력과 일력을 생각할 때 아쉬운 점이 있었다. 해당연도에만 쓸 수 있어 좋은 달력을 버리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러나 이 일력에는 해당년도와 요일, 음력 날짜가 적혀 있지 않아 종이만 오염되지 않는다면 매년 재활용해서 쓸 수 있다. 맹자, 논어, 공자, 도덕경, 중용, 명심보감, 열녀전 등의 한자원문과 한글직역, 그리고 이것이 전해주려는 뜻을 풀어놨다. 하루 한장씩 보는 보며 어제의 나를 반성하고, 오늘을 후회없이 살며, 내일을 계획하며 살고자 노력해 보고자 한다.

아직 일력을 구비하지 못했다면, 탁상 한 켠에 이 일력을 놔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는 거실 한 켠에 이 일력을 올려놓고 매일 이 글귀를 읽어볼 생각이다.

​(청림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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