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불가능 대한민국 - 고도성장의 기적 이후, 무엇이 경제 혁신을 가로막는가 서가명강 시리즈 26
박상인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울대에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줄임말인 <서가명강>은, 내가 좋아하는 도서시리즈물 중 하나이다. 대학교 수업답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서울대 교수진)들이 자신의 분야에 대해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도 읽을 수 있게 쉽게 쓰셨다고는 하는데, 전문분야가 나오다 보니 학설이나 논문에 나온 내용을 설명할 때는 조금 어려울 수 있다.

서가명강26번째 이야기는 경제경영에 관한 것으로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박상인 교수가 맡았다. 책 제목이 <지속 불가능 대한민국>으로 굉장히 자극적이다. 대한민국은 어째서 지속 불가능일까? 책 표지를 보니 아파트 같은 건물이 실에 묶인 채 공중으로 끌려가고 있다. 그리고 건물의 바닥 일부는 녹아내리고 있다.

<지속 불가능 대한민국>은 경제력이 한 기업에 집중되면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서구열강들과 비교했을 때 경제적으로 낙후되어 있었다. 1950년대에는 다른나라들로부터 원조를 받고 있었으나, 1960년대로 접어들면서 원조도 서서히 끊기게 된다. 게다가 한국이라는 나라는 천연자원도 풍부하지 않다. 그래서 한국은 외국으로부터 돈을 빌려 국가살림을 꾸리게 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타국으로부터 빌려온 돈을 갚기 위해 수출을 장려하고, 수출을 많이 한 기업에게 큰 혜택을 준다. 그래서 기업이 점점 커져 오늘날 한국의 재벌들이 생겨나게 된다. 화장품을 만들었는데 용기 만드는 회사가 없어, 용기까지 만든 기업의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그래서 오늘날 많은 한국기업들이 다양한 계열사를 두고 있구나 이해가 되었다.

예전 뉴스에서 한국의 <재벌>이라는 것은 독특한 기업문화로, 옥스퍼드 영어사전에도 재벌을 그대로 발음한 <Chaebol>로 등재되어 있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정책으로 재벌문화가 사라졌고, 일본의 경우 2차 세계대전 미국 맥아더 장군에 의해 사라졌다고 한다. 다른 나라의 경우 대기업을 가족이나 혈족에게 물려주는 것이 (법적 제제 등으로) 흔치 않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가업을 이어받는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큰 반감이 없었나.

경제성장의 세가지 이론이 있다고 한다. 세계 경제성장 100년을 돌아볼 수 있어 주의깊게 읽어보았다.

1. 솔로(Solow) 성장 이론_ 물적자본의 축적이 경제 성장을 이끈다. 산출량과 생산요소의 투입량 사이에는 일종의 함수관계가 있을 수 있는데, 이를 '생산함수Production Function'라고 한다. 산출량은 생산함수(물적자본, 노동력, 기술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

2. AK 성장 이론 (1970년대 이후 인적자본의 중요성 인식)_ 성장률은 결국 저축률 또는 투자율에 의해서 결정된다. 산출량은 생산함수(물적자본, 노동력, 기술 수준, 인적자본과 R&D자본)에 의해 결정된다.

3. 슘페터주의 성장이론(Schumpeterian Growth Thoery)_ 자본축적이 아닌 새로운 도전이 일어날 수 있는 기회와 유인(재산권 보호)이다.

한국의 경우 1960년대 이후 막대한 물적자본과 노동력, 높은 기술수준을 통해 국가대표선수 기업이 막대한 부를 창출하였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기회의 차이가 현대 미국과 서구유럽의 경제성장 차이를 만들었다. 슘페터주의 성장이론에 맞춰 한국에서도 새로운 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고 그 기업의 재산권을 보호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즉 기존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업(가)를 키워야 한다. 이제 모방형 성장 체제에서 혁신적 성장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2019년 기준 한국은 제조업 비중이 GDP의 25.2%를 차지할 정도로 높으나(제조강국인 일본이나 독일의 경우 20% 내외), 뉴스에서 들어 익히 알 수 있듯이 한국제조시장은 로엔드(Low-end)시장과 하이엔드(High-end)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넛 크래커 Nut-Craker)가 되었다. 한국 제품은 아래로는 중국 제품 등에 밀리고 있고, 위로는 미국이나 유럽제품에 밀리고 있다. 가성비 좋은 샤오미 제품, 세계 1위 애플 제품에 대해서 예를 들고 있는데, 우리집에서도 쓰고 있는 샤오미 청소기, 야플 휴대폰…책 내용에 공감이 갔다.

한국은 아직까지 자동차나 전자제품에 있어 한 두 기업이 독과점을 하고 있어, 변화하는 시장에서 다른 나라와 경쟁이 어렵다고 한다. 수주업체가 하나라 하청업체가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기도 하고,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 또한 한국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 간 급여와 4대보함, 기타 베네핏 등에 급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물론 서유럽이나 일본 등도 차이는 있지만 한국처럼 급격하지는 않다고 한다. 당연히 생각했던 것들이 외부에서 보면 당연치 않은 것들이었다.

자본주의는 경쟁하지 않으면 발전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 대기업은 지금 자국 내에서 경쟁 상대가 없다. 지금 상태라면 대한민국은 지속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1세기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