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시 - 푸른 별 지구를 노래한 30편의 시 나무의말 그림책 3
하비에르 루이스 타보아다 지음, 미렌 아시아인 로라 그림, 김정하 옮김 / 청어람미디어(나무의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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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가 '푸른 별 지구를 노래한 30편의 시'로 나무의말 출판사에 나온 아이와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책이다. 출판사 서평처럼 "지구와 시가 만나 탄생한 새로운 형태의 과학 시 그림책!" 참 멋있는 말이다. 시를 품은 과학이라니 정말 아이디어가 너무 좋은 듯하다. 어렵고 공부하기 어렵다고 하는 과학을 만화책 보듯이, 시집 보듯이 공부할수 있는 책인듯 하다. 글자수는 많이 없지만 아이와 함께 읽고 이야기 하다 보면 그 깊이는 더 깊어진다. 시집인듯 과학책이고, 과학책인듯 동화책 같기도 한 카멜레온 같은 서적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 대하여 다양한 30여가지를 풀어놓았다. 아이에게 과학을 설명하자면 무엇부터 설명해야 할지 참 망설여 진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학은 정답을 찾아가는 것이라 흥미도 없을 것이고, 현장 학습을 놀이처럼 문답을 하면서 공부도 해보았지만 용어를 설명한다는 것이 정말 어렵고 생소하다. 과학과 지구에 대한 것을 적어보고 시를 적고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것들도 있기에 아이들에게 시를 적어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듯 하다.

환경문제도 기후문제도 아이들과 이야기 하다 보면 정말 순수한 마음에서 어른들이 생각못하는 해결책을 제공하여 주기도 한다. 사고력을 확장하고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단순한것과 복잡한것, 쉬운 것부터 어려운것으로 단계적으로 설명하면서 아동과 함께 복합적으로 생각하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을것이다. 아이에게 무작정 설명하려면 아웃라인을 잡기도 어렵고 대상을 선정하기도 어렵고 무엇보다 생활적인 접근이 아니라 용어와 그 한계점을 설정해서 지돟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아이의 눈 높이에 맞게 시를 통하여 과학을 설명할 수 있다는 사고의 전환이 너무 훌륭한 책이라 생각한다.

지식은 살아가는데 모르거나 없다는 생각해도 큰 지장이 없지만 지혜는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고 아이들에게 알려주어야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중 하나이기도 하다. 번역을 하면서 아이들의 이해력을 높이고자 추가하였을 것 같은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나라는 모두 다르게 생겼어"라는 제목의 시에 스페인도 이탈리아도 한국도 하나의 나라야라는 부분이다. 나라 이름을 잘 모르는 아이들도 한국이라는 우리나라 이름이 있으니 아~ 스페인도 이탈리아도 나라 이름이겠구나 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편의를 제공한 것 보면 세심함이 눈에 들어 온다.

곶과 만을 비교하는 시에서 바닷가에 살고있지만 아이들에게 만이라는 용어를 설명해준 적은 없는 듯 하다. 만이라는 것은 바다가 육지로 들어온 것이고 곶은 육지가 바다쪽으로 튀어 나온 곳이다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준적이 없는 듯하다. 용어를 설명하여 주지 않았기에 용도는 더 설명해준 적이 없는 듯하다. 가까이에 있는 안면도가 곶이었다는 것도 이 책을 읽고 다른 것 공부하다 처음알게 되었다. 곶은 등대를 설치하여 항해를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면 되고, 만은 바다가 육지 안으로 들어와 있기에 물결이 잔잔하여 안전하기에 대피항으로 많이 이용되고, 항만 시설을 설치하는 곳이 만이라는 것을 아이와 쉽게 설명하였다. 방송에서 만은 많이 나오는데 용어 설명은 한번도 하지 않았고 이야기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부분이었다.

환경문제에 관한 시도 정말 재미있게 교훈적으로 적어 놓았고, 어렵고 함께하기 쉬운 파트별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알아 추적해볼 수 있는 그림책이라 이해력을 높일 수 있었다. 시와 과학이 복합적으로 나온 그림책이기에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문해력도 길러지고, 이해력을 향상 시킬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하였고, 어휘력도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글자가 많은 내용이면 학습 할 수 있는 연령층이 제한 될듯한데 지구의시라는 책은 시로 구성되어 있어서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지식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책인 듯 하다.

책을 읽고 아동의 관심사를 파악하여 함께 그림을 간단하게 그려보거나 시를 쓰는 활동을 통하여 지식을 확인하고 확장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듯 하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경문제와 물 부족문제, 기후문제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취해햐 할 태도등을 익히게 함으로서 잔소리처럼 해야하는 일을 아이들과 웃으면서 할 수 있는 좋은 책인 듯하다.

아이들과 과학을 쉽고 아기자게 공부하여 볼 수 있는 지구의 시라는 책을 함께 읽고 다양한 활동을 통하여 부모와 함께 다양한 활동으로 연결하여 볼 수있는 책이라 적극 추천한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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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문트 바우만 - 유동하는 삶을 헤쳐나간 영혼
이자벨라 바그너 지음, 김정아 옮김 / 북스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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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고 읽으면서 시대를 거스르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액체근대'라는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는데 이책은 본인이 쓴 글이 아니기에 위인전 형식을 빌어쓴 자서전 같은 형식이다. 한사람의 생애들이 모여서 역사를 이루듯 격동의 세월을 살았던 지그문트 바우만의 생애를 읽으면서 아픔이 있는 우리나라의 근대사의 전쟁 전후의 상황이 생각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태백산맥의 빨치산, 독립운동 당시의 상황이나 해방 후의 대한민국 상황이 오버랩되면서 과연 정의란 무엇이고, 이 책에 나오는 민족이란 무엇이고 국가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이 책은 목차가 없다. 찾아보기가 참 어려운 책이기도 하다. 유대인을 거부하는 폴란드에서 폴란드 국민이 되고자 하는 정체성 찾기와 2번의 난민같은 생활을 하게된 과정과 결과가 나오고 2차대전의 과정과 종료후에 행했던 활동과 영국에서의 생활과 은퇴 후의 생활로 정리될 수 있을 듯하다. 내용이 과다하고 자료가 정말 많기에 내용을 파악하는데 정말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작가가 정말 많은 자료의 수집과 인터뷰등 내용을 보면 그 과정이 나오는 듯 할만큼 정말 지그문트 바우만에 대한 많은 자료와 인터뷰내용들이 실려 있기에 지그문트 바우만이라는 사상가의 전 과정을 낱낱이 눈에 보는 듯 선명하게 경험하게 되었다. 

시대가 만든 아픔을 모두 안고 생존을 위해 바우만은 평생 두 번 난민이 되었다. 한 번은 1939-1944년, 다른 한 번은 1968년이었다. (14페이지) 2차대전 발발로 인하여 러시아 (구소련)으로, 한번은 조국이라 믿었던 폴란드의 포그롬(유대인 학살)로 인하여 이스라엘로 간것을 말한다. 격동하는 아픔의 시대를 대변하면서 난민이 되었다. 좋게 보면 일관성이 있고 자신의 선택을 절대적으로 믿고 책임이 확실하지만, 나쁘게 보면 고집이 정말 세고, 시대의 흐름을 잘 못읽고, 자신의 선택을 옹고집처럼 내릴지 모르는 사람이었다. 왜 그런 사람이 될 수 밖에 없었는지 책을 통해 그 과정을 살펴 보고자 한다. 이 책의 큰 줄거리인 유대인이라는 정체성을 안고 실질적으로는 폴란드인이라는 정체성으로 살아가는 과정을 살펴 보아야 할듯 하다. 온 갖 핍박과 학대 및 민족의 학살을 경험하고서도 버리지 못한 그 정체성을 찾는 여행을 하여야 할 듯 하다. 

정체성 자각(나는 누구인가?)과 '주된 지위(master status)'(남이 나를 어떻게 인지하는가?)는 이 책을 가로지르는 두 축이다. 여기서 나는 1945년에 '주된 지위'라는 개념을 제시한 시카고대학교의 뛰어난 사회학자 에버렛 휴스(Everett Hughes)와 생각을 같이한다. 휴스는 타인이 규정하는 개인의 사회적 정체성을 '주된 지위'를 이용해 정의한다. 어떤 사회적 역할에 필요하다고 기대하는 특성이 없는 누군가가 그 역할을 맡으려 할 때 그 지위는 부정된다. 이런 상황은 차별받는 집단에 속한 사람이 높은 자리를 차지하거나 차지하려고 할 때 흔히 벌어진다. 폴란드에서 산 대부분 동안, 바우만이 생각한 정체성(폴란드인)과 주변에서 강요한 주된 지위(유대인)가 계속 갈등을 빚었다 하지만 압도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지위는 유대인이라는 출신에서 비롯했다. (14면) 이 책의 주요 이슈와 축으로서 저 말없이 이 책이 전개 될 수 없는 것이다. 

바우만의 용어를 빌리자면, 자본주의는 사회관계, 사랑, 규칙, 도덕성, 가치관을 '유동'시켰다. 끝임없이 발전하고 진전한다는 인식때문에 한때는 견고했던 '근대' 사회의 절차와 규정이 이제는 새로운 것, 가장 나은 해결책, 혁신을 위한 혁신을 선호하는 특징을 보이며 유동했다. '유동'한다는 느낌, 일시성과 부족한 안정성이 우리 시대의 특징이었다. "유동하는 세상(Liquid World)'에서는 모든 것이 너무나 빠르게 바뀌어, 삶이 잠정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유동하는 시대(Liquid Times)'는 불확실성이 특징이다. 활발히 변동하는 유동성은 사회관계를 바꾸고, 따라서 사회관계를 망가뜨린다. 사회적 유대가 무너져 사람들이 깊은 외로움에 빠진다. 인생전반기에는 한때 사회주의 전파자료 활동해 새로운 사회를 세우고자 참여하는 과정에서 여러 교훈을 얻었고, 인생 후반기에는 냉혹한 몰입과 신념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사람들에게 알렸다. 하지만 바우만은 사회 정의를 꿈꾸었던 이상과 가치관을 지키면서도, 고귀한 목적을 표면에 걸고 새로 생성중인 체제를 날카롭게 분석하였다.(15~16페이지) 폴란드가 버리고, 생존을 위해 선택한 이념의 장이었던 공산주의와 사회주의가 바우만을 버렷지만 바우만은 끝까지 폴란드를 버리지 않았고 사회주의도 버리지 않았다. 

지그문트 바우만이라는 책을 이해 하려면 위에 나오는 문장들을 이해하여야 한다. 내용을 증명하기 위하여 책의 내용은 전개 된다. 

바우만은 유대인이었지만 부모도 생활은 유대인처럼 시온주의를 믿는 분들이지만 종교적인 믿음은 아니었다. 원론주의를 지향하고 생활에서는 유대인처럼 행동하는 바우만에게는 살아 있는 지성이었다. 어머니의 교육철학을 보면 유대인의 생활과 가르침의 모든 것이 녹아 있었다.

하지만 바우만은 자신을 유대인이 아니라 ‘폴란드인’으로 인식했다. 2차대전이 시작하기전 독일등에서 시작한 유대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경험한 바우만이었고, 조국이라 생각하는 폴란드에서도 같은 경험을 당하고서도 바우만은 폴란드를 선택하였다. 유대계 프랑스인이나 유대계 미국인이 될 수 있어도 유대계 폴란드인 같은 존재는 없었다. 그러니 폴란드의 유대인은 둘중 하나를 선택하여야 했다. 유대인이거나 폴란드인인거나.(22페이지) 1939년 2차대전이 일어나고 유대인을 말살하려는 독일을 피해 가족과 함께 소련 땅으로 들어간 바우만은 생존을 위하여 공산주의를 받아들인다. 공산주의는 그에게 민족과 인종에 따른 차별이 없는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던 것이었다. " 차별을 멈추자. 모욕을 멈추자. 이것이 공산주의가 전 후에 내건 약속이었다. 전후 체제에는 이런 약속을 실현 할 수 있다는 환상을 깨뜨리지 않을 요소가 있었다. (228페이지) 공산주의 정권은 혁명이 무르 익을 수록 계급투쟁의 결롸로 반 유대주의가 안정되어 줄어 든다고 봤다.( 229페이지) 전쟁 전 후에 이러한 약속은 핍박과 압박을 당하던 바우만에게는 종교의 교리같은 말들이었고 행동이어서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를 버리 못하였다.

전쟁을 끝나고바우만의 약점이라고는 없는 정직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바우만은 차별과 억압이 없는 해방된 폴란드에서 살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돌아 왔지만 유대인을 받기는 것은 차디찬 환대와 배신을 당했다. 새루운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한 공산주의 활동에 모든 것을 걸었다. 살기위해서 본인이 원하는 국가를 선택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걸었다. (183페이지 개인해석)

국내보안대의 활동이 바우만의 발목을 잡지만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폴란드인 바우만은 나이 스물에 폴란드군 장교가 되엇다. 전쟁 전 폴란드군에서는 반유대주의 때문에 불가능했을, 보기드문 승진이었다. 그러니 바우만은 틀림없이 자신이 진짜 폴란드인으로 인정 받았다고 느꼇을 것이다. 폴란드군 장교는 바우만이 그야말로 애지중지한 폴라드인다움의 정수였다. 이제 지그문트 바우만은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는 폴란드 시민이었다.(177페이지)

참 눈물 나는 장면이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느꼈을 것이다. 정말 이지 사람이 이렇게 종교처럼 내려놓지 못하고 인정받으려는 그 과정을 생각하면 눈물나는 장면이다.

줄여쓰는 것이지만 작가가 정말 많은 자료를 가지고 풀어쓴 내용이라 줄여도 줄인것 같지가 않다.

개인적으로는 선호하는 정치가는 아니었던 스탈린과 스탈린주의 하에서 바우만은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에 회의감을 품으면서 또 이야기는 전개된다. 가장 큰 신호탄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념을 같이 하고, "스승이자 동료였던 호흐펠트의 죽음으로 바우만은 스승이자 친구를 잃었을뿐더러, 보호자도 잃었다." (398면) 이념적 동지였던 호흐펠트의 죽음으로 흔들리던 스탈린주의와 폴란드의 시대적 배경과 맞물려 바우만은 "수정주의"로 낙인되어 생활에서 모든 것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주도권을 장악한 고무우카는 모든 포그롬과 같은 목적 즉 유대인 추방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유대인이 아닌 '시온주의자'라는 용어를 썼지만, 효과는 마찬가지였다. (432면) 사회는 주류와 비주류가 있는데 지식인으로서 주류에 있다가 이제 비주류로 밀려나게 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다가 또 한번의 소용돌이를 거치게 된다. 

주류가 된 고무우카 정권이 반 유대주의를 선동하여 자신들의 입지가 불안하고 사회가 혼란스러운 틈을 이용하여 유대인을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였다. 1968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것처럼 바우만은 이제 적이 되었다. 학생들은 시위를 하고 경제는 어렵고, 각종 소요사태등의 원인을 유대인들의 잘못으로 선동하면서 바우만은 포함한 유대인들은 갈곳을 잃어 버렸다. 선택의 폭은 죽음이냐 떠나느냐일 뿐이다. 국가 포그롬(유대인 학살)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 바우만은 이스라엘로 향한다. 

안타깝지만 바우만은 이스라엘에서도 '유대인'도 아니고 이스라엘 국민도 아니고 그냥 이방인이었다. 바우만이 말했던 이방인은 그 사회의 미결정이고 아직 익숙치 않은 사람을 이방인으로 다른 책에서 한것을 본적이 있다. 고향 같은 이스라엘에서도 결국은 주변인으로 정체성을 찾지 못하였다. 

이스라엘에서 영국 리즈대학교로 가게 된다. 행복한 나날들의 연속이고 직위나 사회에서는 인정받는 단계로 올라지만 바우만은 행복한 그 세월도 결국은 이방인이고 주변인이었다. 

1989년 폴란드의 민주화로 인하여 바우만은 다시는 돌아 갈 수 없을 것 같은 폴라드로 다시 갈수 있었다. 1968년도 폴란드를 떠나면서 공산당에서 탈퇴하고 떠났지만 사회주의를 포기하지 않았었다. 많은 사람들이 배를 갈아 타고 시대의 흐름에 동참하고 세월은 그렇게 흘렀다. 변화된 폴란드는 이제 국내보안대와 공산당 경력을 문제 삼아 바우만을 괴롭혔다.시대의 흐름은 변화하고 달라지지만 모든 것은 고리처럼 바우만을 괴롭히고 사회학자이고 폴란드 국민이 되고 싶은 그의 장애물을 공권력과 제도가 첩첩산중으로 걸림돌이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바우만이 나였다면 어떤 선택을 하였을 것인가 생각해 보았다. 나를 지지하는 않는 국가, 억압과 학살을 일삼는 국가, 추방을 밥먹듯이 하고 인정해주지 않는 국가에 국민이 되려고 하는 그 마음이 어디서 나왔을까 생각하여 보게 된다. 유대인이면서 폴란드 국민이 되는 과정, 사회주의 운동가의 진정한 삶을 배워보는 기회였다. 

책의 말미에 나오는 부분이 결국은 이 책이 일러주는 바우만에 대한 키워드인듯 하다. 

2000년부터 2010년 사이에 바우만은 해마다 책을 적어도 한 권은 출간했다. 내용은 소비주의, 세계화, 근대성, 탈근대성, 두려움, 사랑, 혐오, 반유대주의처럼 사람들의 관심을 끈 사안이다. (598면)

2011년에 바우만은 "나는 어떤 학파나 체계, 지적 동지나 파벌에도 '속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598면)

바우만에게는 주변인으로 사는 것이 특권이었다. 그 덕분에 학계에 퍼진 관습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바우만은 학계라는 족쇄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작가가 되었다. (599면)

이념과 국가를 초월하여 격동의 세월을 살았던 사람의 일생을 통하여 정말 사람을 막는 난관이라는 것이 무엇이고, 민족이란 무엇인지 고민해 보게 되었다. 가진것이 많이 없고 선택의 폭이 없없던 자리에서 그 자리를 지켜야 하는 인간의 강한 뒷면과 나약한 마음의 양면성을 모두 경험하게 하는 책이었다. 우리에게는 이방인처럼 주변인처럼 살았지만 한 번도 절개심을 버리지 않고 대쪽 같은 삶을 살았던 지그문트 바우만의 일대기를 읽고 나면 한민족 한국가인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게 되고 평화로운 시대에 삶을 누리게 된 것도 크나큰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삶은 지난것을 후회하고 다가올 것을 걱정하는 것이지만 오늘을 걱정하며 살아야 했던 지그문트 바우만의 일대기를 읽으면서 ​사람의 올바른 삶이란 무엇일까? 어떻게 사는 것이 바람직한 삶일까 ? 라는 생각을 정말 문득 문득 하게 되었다. 

긴 장거리 여행 같은 격동의 시대와 한 사람의 발자취를 따라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신 작가와 출판사에 감사드린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 부터 책을 기증 받아 개인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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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디로 가니 - 식민지 교실에 울려퍼지던 풍금 소리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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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야기' 완결판이라니 한편으로는 가슴이 허해지고, 좋은 여행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한국인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있을 아픈 과거를 들추어 낸다. 절망적이고 도전적이고 저항하는 우리민족이 겪여왔던 그 길을 다시 한번 지나온다. 아픔은 들추고 씹고 뱉어내어야 상처가 치료되기에 이런 작업을 통해 좋지 않은 기억을 버리고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책속에 던져 준다.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긴다고 하였는데 틀린 말은 아닌 듯 하다. 갈 곳 잃어 방황하는 나같은 이들을 위해서 이제는 가상으로라도 글로서 채찍을 들고 계셔서 너무 감사하다.


학동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서당의 배움거리 천자문에서 시작해서 천자문으로 치닫는다. 부제가 '식민지 교실에 울려퍼지던 풍금 소리' 인데 뜬금없이 천자문이라고 해서 의아한 마음도 들었지만 우리네 삶의 배움의 시작은 먼 옛날 서다으로 부터 시작되었으니 시작의 포문이 너무 마음에 든다.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는 포멧이 동일하다. 꼬부랑길을 꼬부랑고개를 넘어가면서 넘쳐나는 통찰력과 혜안을 곳곳에 던져 주시는 것이다.

글자로 들여다본 어린 시절의 천자문 고개로 현관을 열어 놓는다. ( 현관의 의미를 책의 말미에 올바르게 알게되었다.) 입춘방을 쓰는 이야기로 풀어놓는다. 입춘대길이라는 네 글자는 좌우가 모두 대칭형으로 된 모양을 하고 있어서 재수가 좋은 글자가 된 것이란다. 귀신이 들어와 뒤에서 봐도 똑같은 글자로 보이니까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것으로 알고 들어온 문으로 다시 나가게 된다는 것이다.(16페이지) 마냥 입춘대길 건양다정이라는 입춘방만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 나 같은 나부랭이에게 혜안을 주신다. '대동아공영권'이라는 말에서 그 귀신이 들어오고 만 이야기를 풀어놓으시면서 우리를 고통의 나락으로 빠지게 한 글자가 '권' 이라는 것이다.(20페이지)

하늘은 파란색인데 왜 검을 현자를 사용하는지 그 이유를 책의 마지막에 알려 주신다. 왜 그런지 생각해 보고 마냥 그렇게 쓰여 있으니 그런 줄 알았던 나와는 정말 호기심의 주머니를 생각하게 한다.

서당을 지나 2번째 고개인 학교 고개를 넘어 간다. 꼬부랑길을 넘어가는 학교란 말도 모르고 학교를 다닌 우리들, 서당에는 민들레가 학교에는 벚꽃이라는 것을 포함한 6곳의 꼬부랑길을 넘어간다. "학교"라는 말이 <맹자>에 나오는 말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학교의 어원을 통해서 무엇을 하는 곳인지를 알게하고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 과정을 여과없이 알려준다. 각 꼬부랑길은 넘어가면서 경험해 보아야 그 아름다움을 알기에 내용의 소개보다는 학교는 학생이 가르칠 교자가 들어가는 교실에 가서 공부를 했다. 왜 배울 학을 붙여서 "학실"이라 이름짓지 않았을까? 학생이 배우는 책도 교과서라 불렀다. 학습자 위주의 '학습서', '학과서'라고 부르지 않았다. 책 내용은 가슴아픈 내용들이 많이 나온다. 그 아픈 시기에 배움을 한 사람들만 느낄수 있는 것을 현대인들이 이해 할 수 있도록 풀어 놓았다.

학교 고개를 지나 한국말 고개를 넘는다. 왜 우리말을 사용못하게 하였고, 그래도 우리는 어떻게 우리말을 지켜왔고, 힘으로는 안되는 그 무엇이 있다는 것을 알게하는 과정을 적어 놓았다. 수동적이고 굴욕적이기 보다는 능동적이고 저항적인 우리네 학생들의 아픔을 읽다 보면 눈시울이 붉어진다. 다시 한번 반성하게 하는 부분들이 많은 고개를 넘어 간다.

4번째 고개는 히노마루 고개( 해와 땅을 핏빛으로 물들이는 붉은 기), 국토고개를 넘어 , 마지막 12고개인 이야기 고개까지 아픔을 풀어 놓으며 이제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 준다. 아픈 기억을 묻어만 두면 곫아서 상처가 크게된다. 그 아픔을 나누고 함께 해야 아픈 기억도 고쳐 질것이다. 그래서 그런 기회를 제공해 주는 "한국인이야기"는 우리 민족의 자긍심과 우리민족의 아픔을 함께 한다. 소금장수가 그랫듯이, 시를 통해서 그랫듯이, 노래를 통해서 우리는 우리의 마음을 치료하고 나누고 내일을 준비해 왔던 것이다.

각 고개를 하나 하나 소개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아픔을 짦은 글속에서는 조금 느끼고, 글 쓴 분 마음으로 들어가려면 책 속 여행을 하여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서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해주신 이어령 선생님을 늘 존경해 왔다. 마음이 허하면 길을 알려 주었고, 머리속이 어지러우면 실타래를 풀어 주었으며, 작은 것에 연연하며 방황하면 그 보다 더 짧은 회초리로 방향을 알려 주던 그 책들이 눈에 선하다. " 한국인 이야기"는 마침표를 찍었지만 그 내용들은 언제까지나 우리들의 마음에 현재 진행형으로 남을 것이다. 앞으로도 유작들이 우리들의 마음을 노크 할것이다. 이제 6권이 남았다는 소개글을 보면서 진행형에서 마침표가 보이는 듯 해서 가슴이 허해진다.

책의 부록에는 선생님께서 그렇게 궁금해 하셨던 하늘은 파란색인데 검은색이라고 하는지 동양철학을 혜안으로 분석하여서 그 답을 알려 주신다. 서평 초반에 "현관"이라는 것에도 그 답을 적용한 낱말이라고 하는데 궁금함을 해결은 독자들에게 넘기면서 서평을 대신한다.

한국인이라는 자긍심과 존재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계신분이라면 주저없이 읽어 보았으면 하고 강력 추천한다. 마침표를 맞이하기 전에 선생님의 그 마음을 따라 여행하고 싶은 독자가 강력 추천한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지극해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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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니체 - 지금 이 순간을 살기 위한 철학 수업 마흔에 읽는 서양 고전
장재형 지음 / 유노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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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에 관한 것을 읽으시는 것을 생활화하셨다는 장재형 작가의 마흔에 읽는 니체라는 책이다. 강연가, 서평가이시면서 동서양고전과 철학, 역사에서 서양 미술까지 책을 읽고 실용적인 책을 집필하신 작가분의 책이라고 한다. 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곁에 두고 힘들때마다 읽었다니 정말 대단하시다라는 생각이 든다. 니체의 책중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고 니체의 말처럼 언젠가는 그 책은 읽는 것이 아니라 해석해서 가르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하였는데 그말이 맞을 듯 하다. <니체 전집> 21권을 수없이 읽고 얻은 통찰력으로 쉽게 다가 갈 수 있는 <마흔에 읽는 니체>를 정리 하였다고 한다.



유명한 천재들을 보면 기행을 하신 분들이 많다. 교육학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루소는 <에밀>이라는 책을 집필하였지만 아이들이 번거롭고 양육비가 많이 들어가고 시끄럽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고아원에 보낸 후 에밀이라는 교육학 책을 남겼고, <종의기원>으로 160여년간 인간에게 문제를 던지는 다윈은 마취제와 마취제의 기술이 없을때 의사로서 환자의 비명이 싫어서 생명학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하이델베르크의 시계'라 할 수 있는 칸트는 같은 시각에 같은 거리를 지나가는 인간시계였다는 것으로 유명하다. 더 유명한 일화를 간직한 철학자와 사상가들이 많지만 니체에 관한 책이니 네비를 니체를 향해 돌린다.

전체는 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니체의 철학에서 우리 삶에 특별히 중요하고 유용한 25가지 내용을 담았다고 한다. 니체의 생애에 대하여 공부하여 보면 참 천재적인 사상가요 철학자이지만 늘 병약하고 인생의 마지막에 좋은 모습으로 남겨진 사상가가 아니라서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다. 의사이면서 심리학자이면서 철학자로서 사상가로서 화려하게 보이는 스펙이지만 병과 싸우면서 헤쳐나가는 삶을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위대하고 한편으로는 안타깝다.

1장은 마흔,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가 (니체의 인생 설명서)

2장은 왜 자기 자신을 찾아야 하는가 ( 니체의 운명론)

3장은 어떻게 인생을 여행할 것인가(니체의 자극제)

4장은 어떻게 이 삶을 사랑할 것인가( 니체의 마지막 질문)이라는 파트로 구성하여 25가지 키워드를 1장에는 7개이고 나머지는 6개로 구성하였다.

1장에 니체의 많은 사상이 실려있다. 신의 죽음, 니힐리즘, 초인, 힘에의 의지, 모든 가치의 전도, 아모르파티, 영원회귀의 키워드를 보면 니체의 사상이 전부 녹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장에 니체의 모든 것이 키워드로 나온 것 같지만 빙산의 일각이다. 니체의 사상을 찾아가는 과정이 힘들지 않게 구성되어 있다. 저 키워드 하나당 이해를 하려면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작가분이 정말 니체의 저서를 읽는 것을 생활화 하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어렵고 고리타분하고 난해한 것을 풀어 놓은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 생각한다.

"신은 죽었다"는 니체의 유명한 명언이다. 저자의 단어로는 아포리즘이다. 1,000년이상 정신을 지배해온 기독교의 신이 오히려 인간을 병들게 하였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기독교에서 인간은 죄를 지은 병든 존재이기 때문이다. 무의미하고 두려운 삶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신이 결과적으로 인간을 더 나약한 존재로 만들었기 때문에 더는 필요없게 된 것이다.(19페이지) 니체가 말하는 신은 기독교에서 말하는 신이 아니라 유렵사람들의 정신을 지배하던 모든 철학, 종교, 가치에 대한 죽음을 말하는 것이다. " 신은 죽었다"라는 아포리즘이 없었으면 니체의 사상은 그냥 그런 사고였을뿐이다. 하지만 그 아포리즘으로 1장에 나오는 모든 키워드를 풀어 간다.

마흔에 읽는 니체라는 책은 사상서도 아니고 인문학 서적도 아니고 니체를 정말 많이 이해하는 저자가 작성한 니체에 관한 에세이라는 생각과 자기계발서라는 생각이 들 만큼 내용이 너무 쉽다. 어려운 내용에 관한 내용을 키워드 여행을 통하여 니체의 사상을 이해하는 과정을 지나 작가의 생각으로 함께 공감 할 수 있는 구성으로 진행된다.

니체의 아포리즘이 많이 나오지만 책으로 보시는 편이 더 나을 듯 하다. 니체를 생활화한 작가의 눈으로 현대인에게 주는 메세지는 진정한 자아를 찾는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다. 니체에 관한 책이라고 지레 겁먹고 도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니체의 사상을 정말 쉽게 풀어놓고 작가의 이해와 통찰력으로 재구성한 책이라 인생의 나침반이 고장나거나 흔들리는 마음이 있으신 분이라면 진정한 자아를 찾아 삶의 행복을 찾아가는 그 과정을 함께 하였으면 하는 책이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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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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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책이다. 평면적으로 보면 종이학들이 흩어져 있는 모습이지만 보는 방향에 따라서 특히 불빛을 비춰보면 입체적인 모습으로 변한다. 궁금하면 글감과 사진을 자세히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나카무라 후미노리라는 작가의 책은 처음 읽었다. 추리소설인듯 심리소설인듯 한 책이지만 독자들의 요청으로 10년만에 복간한 책이라고 하여서 정말 두근대는 마음으로 책을 받아 단숨에 읽어 버린 책이다. 텀을 두기 보다는 단숨에 읽어야 작가와 하나되는 그 카타르 시스를 함께 할 수 있는 듯 하다.


아름다운 엄마와 그 엄마를 감시하는 아빠, 사춘기를 겪으면서 그 문제를 여동생에 푸는 아들과 딸의 가족이 집에서 죽었다. 사람이 드나들수 없는 화장실의 창문만 열려 있을뿐 아무런 흔적이 없다. 가장 충격적인 모습은 책표지처럼 312개의 종히학에 묻혀 있던 엄마의 사체, 하지만 범죄현장에서 나온 증거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수면제를 먹고 옷장에서 살아 남은 딸이 모든 키를 쥐고 있지만 그 누구도 진실을 알지 못한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22년이 지났다. 모든 진실을 안고 두려움과 불안함에 떨며 살아온 딸이 22년전의 진실을 말할까하는 줄거리로 흘러간다.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이기에 스포를 하면 책을 읽은 재미가 없을 것이다. 옮긴이의 말처럼 이 소설은 22년전에 일어난 '히오키사건' 의 유일한 생존자 사나에를 만난 신견이 주인공이다. 그리고 신견이 근무하는 사물실에서 벌어지는 정리해고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은 옮긴이의 말을 빌리면 2011년 일본을 충격에 빠트린 동일본 대지진,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난 그 다음해에 발간된 소설이라는 것이다. 소설의 내용이나 배경속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작가의 마음속의 배경으로는 살아 남아 있었을 듯하다.

작가가 겪은 현실의 냉혹함과 대재앙에 대한 두려움과 사건의 처리에 대한 두려움이 아마도 미궁이라는 책속에 그대로 녹아 있을 듯하다. 선과악, 밝음과 어두움, 우울함, 허무함, 두려움등 인간의 심리를 파헤치는 심리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의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정리해고의 과정을 보면 추리소설이 아닌 심리소설이라는 것을 한번더 생각하게 해준다. 사람의 악한면을 보여주면서 희망을 이야기하는 아이러니를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잔인함과 파멸적인 광기가 인간이 해결하지 못하는 대재앙인 지진과 원전에 대한 사실을 미궁이라고 표현한듯 하기도 하다.

소설을 읽다보면 극도의 긴장감과 불안함을 제공하기 보다는 생활에서 사람의 심리를 무한하게 표현한다. 그것도 어두운 면을 광적으로 표현한다. 죽음이 마지막이 아니듯,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모든 것이 책 속에 표현되어 있고, 사나에와 동거한 후 사라진 인물이 현실적인 도피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종이학 사건은 대재앙을 표현하는 것이라면 살아남은 사람이 해야 할 일을 남겨두고 현실을 도피하고 하고 싶지만 현실에 안주하며 모든 문제를 품고 있는 사나에는 대재앙의 그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신견이라는 주인공이 동분서주하면서 겪는 모든 것이 줄거리이다. 회사 정리해고의 당사자일 수 있는 직원, 그 정리해고를 하면서 풀어내는 인간의 사악한 심리를 경험하고 우연히 사마에와 지내면서 만나는 사람들에 의해서 그 종이학 사건이 해결해야할 당면숙제가 되어 그 사건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우연이 자주 일어나기에 그 우연은 필연이 되고 신견이라는 주인공은 아마도 작가가 누구도 해결하지 못하는 2011년 대재앙의 해결사로서 현실의 문제들을 풀어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색을 입힌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책을 읽으면 의외로 사건은 쉽게 해결되기에 미궁에 빠진 종이학 사건이 궁금하고 악마같은 사람의 마음과 천사같은 사람의 마음이 공존하는 두 주인공의 심리게임에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시원한 가을 저녁에 읽어 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사건을 캐나가는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고 있지만 사람의 심리게임과 사람의 광기와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고 정리하는 심리소설이라고 생각한다. 가슴따뜻해지는 이야기면 좋지만 사건은 해결되어가지만 현실처럼 모든 문제의 해결은 마음속에서 심리적으로 해결하여야 한다는 숙제를 던져주는 소설이라고 생각하며 추천한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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