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어디로 가니 - 식민지 교실에 울려퍼지던 풍금 소리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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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야기' 완결판이라니 한편으로는 가슴이 허해지고, 좋은 여행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한국인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있을 아픈 과거를 들추어 낸다. 절망적이고 도전적이고 저항하는 우리민족이 겪여왔던 그 길을 다시 한번 지나온다. 아픔은 들추고 씹고 뱉어내어야 상처가 치료되기에 이런 작업을 통해 좋지 않은 기억을 버리고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책속에 던져 준다.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긴다고 하였는데 틀린 말은 아닌 듯 하다. 갈 곳 잃어 방황하는 나같은 이들을 위해서 이제는 가상으로라도 글로서 채찍을 들고 계셔서 너무 감사하다.


학동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서당의 배움거리 천자문에서 시작해서 천자문으로 치닫는다. 부제가 '식민지 교실에 울려퍼지던 풍금 소리' 인데 뜬금없이 천자문이라고 해서 의아한 마음도 들었지만 우리네 삶의 배움의 시작은 먼 옛날 서다으로 부터 시작되었으니 시작의 포문이 너무 마음에 든다.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는 포멧이 동일하다. 꼬부랑길을 꼬부랑고개를 넘어가면서 넘쳐나는 통찰력과 혜안을 곳곳에 던져 주시는 것이다.

글자로 들여다본 어린 시절의 천자문 고개로 현관을 열어 놓는다. ( 현관의 의미를 책의 말미에 올바르게 알게되었다.) 입춘방을 쓰는 이야기로 풀어놓는다. 입춘대길이라는 네 글자는 좌우가 모두 대칭형으로 된 모양을 하고 있어서 재수가 좋은 글자가 된 것이란다. 귀신이 들어와 뒤에서 봐도 똑같은 글자로 보이니까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것으로 알고 들어온 문으로 다시 나가게 된다는 것이다.(16페이지) 마냥 입춘대길 건양다정이라는 입춘방만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 나 같은 나부랭이에게 혜안을 주신다. '대동아공영권'이라는 말에서 그 귀신이 들어오고 만 이야기를 풀어놓으시면서 우리를 고통의 나락으로 빠지게 한 글자가 '권' 이라는 것이다.(20페이지)

하늘은 파란색인데 왜 검을 현자를 사용하는지 그 이유를 책의 마지막에 알려 주신다. 왜 그런지 생각해 보고 마냥 그렇게 쓰여 있으니 그런 줄 알았던 나와는 정말 호기심의 주머니를 생각하게 한다.

서당을 지나 2번째 고개인 학교 고개를 넘어 간다. 꼬부랑길을 넘어가는 학교란 말도 모르고 학교를 다닌 우리들, 서당에는 민들레가 학교에는 벚꽃이라는 것을 포함한 6곳의 꼬부랑길을 넘어간다. "학교"라는 말이 <맹자>에 나오는 말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학교의 어원을 통해서 무엇을 하는 곳인지를 알게하고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 과정을 여과없이 알려준다. 각 꼬부랑길은 넘어가면서 경험해 보아야 그 아름다움을 알기에 내용의 소개보다는 학교는 학생이 가르칠 교자가 들어가는 교실에 가서 공부를 했다. 왜 배울 학을 붙여서 "학실"이라 이름짓지 않았을까? 학생이 배우는 책도 교과서라 불렀다. 학습자 위주의 '학습서', '학과서'라고 부르지 않았다. 책 내용은 가슴아픈 내용들이 많이 나온다. 그 아픈 시기에 배움을 한 사람들만 느낄수 있는 것을 현대인들이 이해 할 수 있도록 풀어 놓았다.

학교 고개를 지나 한국말 고개를 넘는다. 왜 우리말을 사용못하게 하였고, 그래도 우리는 어떻게 우리말을 지켜왔고, 힘으로는 안되는 그 무엇이 있다는 것을 알게하는 과정을 적어 놓았다. 수동적이고 굴욕적이기 보다는 능동적이고 저항적인 우리네 학생들의 아픔을 읽다 보면 눈시울이 붉어진다. 다시 한번 반성하게 하는 부분들이 많은 고개를 넘어 간다.

4번째 고개는 히노마루 고개( 해와 땅을 핏빛으로 물들이는 붉은 기), 국토고개를 넘어 , 마지막 12고개인 이야기 고개까지 아픔을 풀어 놓으며 이제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 준다. 아픈 기억을 묻어만 두면 곫아서 상처가 크게된다. 그 아픔을 나누고 함께 해야 아픈 기억도 고쳐 질것이다. 그래서 그런 기회를 제공해 주는 "한국인이야기"는 우리 민족의 자긍심과 우리민족의 아픔을 함께 한다. 소금장수가 그랫듯이, 시를 통해서 그랫듯이, 노래를 통해서 우리는 우리의 마음을 치료하고 나누고 내일을 준비해 왔던 것이다.

각 고개를 하나 하나 소개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아픔을 짦은 글속에서는 조금 느끼고, 글 쓴 분 마음으로 들어가려면 책 속 여행을 하여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서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해주신 이어령 선생님을 늘 존경해 왔다. 마음이 허하면 길을 알려 주었고, 머리속이 어지러우면 실타래를 풀어 주었으며, 작은 것에 연연하며 방황하면 그 보다 더 짧은 회초리로 방향을 알려 주던 그 책들이 눈에 선하다. " 한국인 이야기"는 마침표를 찍었지만 그 내용들은 언제까지나 우리들의 마음에 현재 진행형으로 남을 것이다. 앞으로도 유작들이 우리들의 마음을 노크 할것이다. 이제 6권이 남았다는 소개글을 보면서 진행형에서 마침표가 보이는 듯 해서 가슴이 허해진다.

책의 부록에는 선생님께서 그렇게 궁금해 하셨던 하늘은 파란색인데 검은색이라고 하는지 동양철학을 혜안으로 분석하여서 그 답을 알려 주신다. 서평 초반에 "현관"이라는 것에도 그 답을 적용한 낱말이라고 하는데 궁금함을 해결은 독자들에게 넘기면서 서평을 대신한다.

한국인이라는 자긍심과 존재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계신분이라면 주저없이 읽어 보았으면 하고 강력 추천한다. 마침표를 맞이하기 전에 선생님의 그 마음을 따라 여행하고 싶은 독자가 강력 추천한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지극해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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